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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등학교 입학 시켰는데 벌써부터 준비물들고 학교 갔다왔어요.

아들의엄마 조회수 : 898
작성일 : 2009-03-03 11:21:29


아침 6시50분에 집을 나서 54분에 통학버스에 몸을 실으면 10시 넘어서 집에 온다고 합니다.

공부하는 게 벼슬입니다. 학교 다니는것도 벼슬이고.

따르릉 (발신자 표시가 공중전화, 학교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챔)

삼공 바인드 공책이랑, 언어의 맥 갖고 학교로 오란다.

나는 반사적으로 신경질이 나서 전화통에다 화를 좀 냈어요. ( 원래 화 잘냄)

고등학생이 된 지 사흘이나 지났으면  몰라, 어제 입학하고 오늘 첫 수업인데

벌써부터 준비물을 갖고 8시 30분까지 학교 운동장으로 오랍니다.


작은놈 보내고 아랫목에서 달콤하게 잠을 자려고 했는데 ....

차도 없는데....

버스를 오랜만에 타서 카드 어데다 찍는지 버벅거렸더니 기사 아저씨가 손짓으로 가르쳐주더군요.

빈자리에 앉아서 저 멀리 버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가관이더군요.

내 얼굴을 내가 안보고 사니 이렇게 견딜 수 있지, 인간의 비극이 거울에서 시작됐다는 말을 실감하며 아들에게 화를 안내기로 했습니다.

(  한번 화나면 물불을 안 가리고 잔소리는 기본이 3절임)

학교 본관 앞에서 우산을 쓰고 초라하게 아들을 기다리고 있노라니 아들이 겸연쩍은

미소로 맞이하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면서 기도했습니다. 비록 종교는 없지만.

절망만은 아들이 모르게 해 주십시오....

중학교때처럼 성적이 안나오더라도 절망하지 말기를....




IP : 59.14.xxx.14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병상련
    '09.3.3 11:27 AM (221.158.xxx.192)

    제 가슴은 이미 숯검뎅이보다 더 새까맣습니다 --;; 그저 전생의 업이려니.... 도 닦는 심정으로 사시길....상처에 소금뿌리는 말 같아서 죄송 ㅜㅜ

  • 2. 그냥
    '09.3.3 11:28 AM (211.205.xxx.74)

    글을 읽고 울컥하네요^^
    오늘 우리 아들도 고등학교 입학을 합니다.
    저도 요며칠 이녀석한테 온갖 잔소리에 어제는 제가 더 열을 받아 집을 잠시 나갔다 왔답니다.

    그래도 착한 아들
    오늘 입학인데도 7시반에 나가더군요.
    아마 내일부터 집에오면 10시겠지요.

    정말 또 울컥하네요.

  • 3. 동지로서
    '09.3.3 11:34 AM (59.30.xxx.50)

    금방나아져요.
    첨에 한두번은 환경이 바뀌니 그렇구나 하고
    이해하다가.....
    3월에 몇번학교 드나들다가 폭발했었어요.
    4월부터 괜찮아졌던것 같네요.

  • 4. 초딩3학년
    '09.3.3 11:35 AM (211.237.xxx.25)

    아들 교과서갖다달라고 콜렉트콜로 전화걸어서 저도 머리말리다 말고 바람처럼 뛰어서 가져다 주었네요. 학교랑 집이 가까우니 망정이지... 중학생되서도 빠진 준비물 갖다달라고 할까봐 겁나네요

  • 5. 저도
    '09.3.3 11:36 AM (119.149.xxx.202)

    아들의 엄마... 어제 중학교 입학하고 오늘 첫 등교입니다. 보내놓고 보니 오늘 들은 시간표의
    책들이 그대로 남겨져 있는 거예요. 에고 이녀셕아 서둘러 비를 뚫고 차 몰아서 쫓아 갔어요.
    문방구에서 노트 몇권사서 나오다가 엄마를 보고 놀라더라구요. 차에 태워 학교까지 바래다
    주며 오늘은 무슨 요일이야? 월요일이야 화요일이야? 하며 책 바꿔 넣으랬더니 가고 나서
    보니 이번에는 노트를 차에 두고 갔네 그려... 정신없는 자식 첫날부터 엄마만 바쁘다 바뻐~

  • 6. ㅎㅎ
    '09.3.3 11:41 AM (124.80.xxx.133)

    저도 울 아덜 중학교 입학하고 오늘 첫날 이라
    무쟈게 신경 쓰여요!
    6학년때도 가끔 콜렉트콜 전화로 저을 호출 했거덩요!
    중학교 가서도 그럴까봐 늘~저녁때 잔소리 함니다! 잘~챙기라고!
    제 부시시한 모습 갑자기 호출해서 보이기 싫어서요!
    원글님 이해 함니다요! 그!~~맘

  • 7. 중학교는 첨이라
    '09.3.3 11:44 AM (59.18.xxx.171)

    백번 잔소리해도 소용없습니다. 어차피 전화하면 엄마가 갖다줄텐데..뭐...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 절대 안갖다줍니다. 몇번 선생님한테 욕먹더니 이젠 잘 챙겨나갑니다. 아이들 버릇을 잘못들이는 우리들도 반성해야 합니다.

  • 8. 늦은사랑
    '09.3.3 12:36 PM (222.99.xxx.230)

    ㅎㅎㅎ 소심쟁이 둘 딸두 햇병아리 고딩이여요~~ 담임선생님이 시간표를 안가르쳐 졌다구 전정긍긍하더니 오늘 아침 아빠 저 좀 학교까지 태워다 주세요 하더라구요..전 교과과목 다 가져가야 한다구요 ㅎㅎㅎㅎ 책이 한보따리 아침에 울 신랑이 태워다 주고 왔어요

  • 9. .
    '09.3.3 6:58 PM (218.54.xxx.40)

    대부분 수긍하시는군요.
    전 초등생 키우지만, 저라면 안갖다줄텐데요. 잘못 키우시는 것 같습니다.
    .....

  • 10. 재미공감
    '09.3.3 11:27 PM (61.255.xxx.250)

    글을 재미있게 잘쓰셔서 그런지 ㅎㅎㅎ
    덧붙여 우리딸은 전화도 안합니다. 답답은 제가 먼저 뛰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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