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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준비하는 농부의 고민

고향나루 조회수 : 277
작성일 : 2009-02-22 23:10:33
저는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입니다.
자그마치 비닐하우스 2700평을 운영하고 있지요.
그런데 봄은 바로 코 앞에 다가와 있는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지난 가을에도 있었던 현상이 올해에도 발생하고 있다는 거지요.

무슨말이냐 하면 이런 이야기 입니다.
지난해 가을작형 토마토가 과잉생산되어 한때에는 방울토마토 5kg 1박스에
가락시장 경매가격이 1000원-2000원, 일반토마토 10kg 1박스에 2000원-3000원
씩 경락되어 아예 수확을 포기하고 만 주변 어느 농업인의 사례까지 있었다는 거지요.

저는 가을작형 육묘단계부터 저는 대략적으로 예상을 했었습니다.
몇군데 육묘장을 돌아본 결과 토마토 육묘가 엄청나게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본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가을작형 토마토농사를 아예 포기하려다가 그래도 홈피 회원고객이 800여명이나
되는데 단골고객들을 위해서 면적을 줄여서라도 남들보다 좀 늦게 수확하는 작형으로 하여
방울 400평, 일반토마토 800평만 재배하고 너머지 하우스에는 멜론과 오이를 재배하였답니다.

9월초에 정식하여 11월부터 수확하여 지금은 끝물수확하고 있는 단계로 다음주 2월말경이면
수확이 모두 끝나고 또 다음  작목을 준비하게 되지요.
대신 한겨울 재배라서 기름값은 무척 많이 들어갔지요.
그런데 다행이 1월 4일 KBS-2TV 싱싱일요일 부농백서 프로에 방영되면서 겨우네 없어서
못팔정도로 잘 팔렸지요.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는 토마토 특성상 제아무리 친환경인증 농산물이라도 맛이 없으면
두번다시 찾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행스러운것은 무농약재배 친환경농산물 인증농산물에 맛까지 아주 좋다보니 인기가 좋았던
것이었지요.
이렇게 시기를 제대로 맞추기란 정말 어려울 수 밖에 없답니다.

올봄 농사도 또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답니다.
다른작물은 재배면적이 줄어도 토마토만은 재배면적이 4.5%정도 늘어난다고 하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지요.
지난해 가을 작형때와 마찬가지로  또 수확을 포기하는 농업인들이 있을 수 있다는 거지요.
저는 그래서 작목 전환을 일부 시도하고 있답니다.

2700평 모두 토마토를 재배했다가는 자칫잘못했다가는 농업 자체를 포기해야 할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부 작목전환과 차별화를 하기로 했지요.
방울토마토는 흑방울토마토로 재배하고 일반토마토 면적도 가을작형 면적만 재배하며 600평은
오이를 600평에는 멜론을 재배한 후 후작으로 딸기를 나머지 300평은 미니단호박을 두번 재배하
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답니다.

아마도 올 봄작형 토마토가 한창 수확되는 5-6월달에는 가을 못지않게 가격이 하락할것 같습니다.
토마토 재배 농업인들 정말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그래서 토마토를 가공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토마토 죽 제조방법을 개발하여 특허를 받아놓고
있으나 농사꾼으로서 가공식품 공장을 운영한다는 것도 이만저만 어려운일이 아닙니다.

요즘 농촌은 너무나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결국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상거래로 연계하여 소득을 높이려 노력해보지만 1차농산물로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랍니다.
매년 세우는 한해의 영농계획이지만 갈수록 계획세우기도 더 어려워 지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농촌의 현실입니다.

IP : 121.185.xxx.20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2.22 11:57 PM (125.186.xxx.144)

    토마토죽은 생소하고요, 생협에서 토마토 주스랑 토마토 퓨레, 토마토케첩 등을 팔던데요. 케첩은 맛있는데 비싸요. 농부님 잘되시기를 바랄게요.

  • 2. 힘내세요
    '09.2.23 12:32 AM (220.122.xxx.155)

    저번에 토마토죽 개발했다고 글 올리신거 기억나네요. 어딘지 알면 토마토 주문해서 먹고 싶어집니다. 딸기도 그렇고 미니단호박도...
    전자상거래 거래도 한계가 있는것 같은게 사실인거 같아요. 개인이 주로 주문하다보니 소량 주문이 많지요... 저도 마트의 케첩은 못 미더워서 생협의 케첩을 주로 먹고 있어요...
    가공품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힘들어서 그렇지요. 잘 되시길 바랍니다.

  • 3. ㅎㅎ
    '09.2.23 12:37 AM (222.104.xxx.143)

    농사 지은 분들의 고통을 저도 알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 평생 농사를 짓고 계시고 저도 작년 처음으로 아주 조금 농사라고 지어봤습니다
    토마토도 20구루 해봤는데요~쉬운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리고 흙방울토마토? 한번쯤 들은애긴데 쉽게 구할수 있음 올해도 몇구루만 심고 싶은데 가능할지모르겠네요~
    암튼 올 농사 잘 지의시길 바랄게요~
    힘내세요~^^

  • 4. 건이엄마
    '09.2.23 12:56 AM (59.13.xxx.23)

    수박처럼 생기 방울토마토,노란방울 토마토,까만방울 토마토등 토마토 시장이 세분화 되어 가는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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