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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내가 되고 싶은데, 자신감 없는 남편의 성격이 답답해요

내조 부인 조회수 : 1,157
작성일 : 2009-02-16 03:40:05
'좋은 아내가 되는 법'같은 거 가르쳐주는 학원이라도 있음 다니고 싶어요.

다른 분들이 보실 땐 작고 사소한 일 같겠지만, 제 결혼생활에서 늘 고민되는 부분이라...
82cook의 인생선배들에게 여쭤요.
(정말... 제게는 큰 고민이니,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작은 댓글이라도 감사히 듣겠습니다. (_ _)



제 남편은... 잘나신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이 있어요.
(원래 아버지가 잘나면 아들들은 컴플렉스를 갖는다고 하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아버님보다 제 남편은 못났어요.
(저한테야 남편이 더 잘난 사람이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요)

남편도 그걸 잘 알고 있고 있어서... 항상 기가 죽어 있고, 성격도 소심해서 의기소침한 사람인데...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남편 기를 많이 죽이셨어요.
뭐만 하면 "네가 그렇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세요.

(예를 들어, 아주 작은 일 말예요. 밭에 비료뿌리는 일 같은 거... 그런 건 밭일 안 해본 사람은 요령이 없잖아요.
그래서 남편이 잘 못하는 것 뿐인데도
저희 아버님께선 "넌 이것도 못하냐"고 나무라시며 필요없으니 비키라고 그러세요.)

그러니 저희 남편... 늘 "내가 그렇지 뭐...", "내가 하는 일이 그럴 줄 알았어"이 입에 붙었어요.
뭐든 자기가 하는 일은 안 될 거라 생각하고, 자기는 능력도 없고, 운도 없는 사람이라고요.

또, 작은 일이라도 문제를 맞닥뜨리면 어려워하고, 뒷걸음질 치는 게 눈에 보여요. 매우 당황해 하고요.
다른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뭐, 일단 해보는 거야, 라고 생각할 작은 일에도요.

(예를 들어, 오늘까지 서류 내야하는 중요한 일이 있는데, 그 서류가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근처 pc방에 달려가 인터넷으로 어떻게든 서류를 준비하면서
할 수 있는 데까진 최선의 노력을 다해봐야지 않나요??
근데 제 남편은 "오늘까지였네... 그럼 그렇지, 내가 하는 일이 그럴 줄 알았어"라며 그 자리에서 체념하고 뒤돌아서요.
실제 있었던 일이예요. 제가 남편 설득해서 pc방에서 서류 준비해, 그날까지 냈었고요.)

이렇게... 자신감 없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남편이 안쓰러워
저라도 남편 기 세워주고, 자신감 얻게 해주고, 내조 잘하고 싶은데... 그게 생각처럼 안 되어서 늘 고민이예요.



저도 남편처럼 소심하긴 하지만... 전 살짝 다혈질 기질이 있거든요.
그래선지 남편이 하는 걸 보고 있음 답답해서... 울컥하곤 해요.
겉으로는 티 안 내려 무지 노력하지만, 남편도 알고 있어요. 제가 남편을 답답해하는 걸요.

오늘 있었던 일은 아주 작은 일이고...
이걸로 판단할 수 있는 얘긴 아니지만, 82cook분들도 아실만한 내용이라, 이걸 예로 들어볼게요.

오늘 있었던 일이예요.
어제 82cook에 올라온 '남편의 5년간의 바람으로 가슴이 먹먹하다'는 분 글 있잖아요...
제가 그걸 남편에게 얘기해주면서,
사람들이 해외 나가서 남편과 그 여자가 떨어져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나도 가족 전체가 해외에 나가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은 "아이가 중학생때 외국 나가면, 적응 못하고 삐뚫어지기 때문에 외국 나가는 건 안 된다"고 얘기하더군요.

외국 나간다고 아이가 무조건 잘못되는 것도 아니고... 확률로 따져보자면 1/4 정도의 일이지 않을까요?
아이가 적응을 잘 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
안 될 일을 먼저 얘기하는 남편이 답답하더군요. 왜 잘 될 확률 3/4을 먼저 보지 않을까요?

이 일 뿐만 아니라, 저는 남편이 평소에도 일을 대함에 있어
먼저 어려워하고, 당황해하고, 안 될 거라 생각하는 게... 답답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먼저 도전해보지 않고
먼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안 될 거라고 지레 포기해버리면... 잘 될 일도 잘 될 턱이 있을까요??

그리고... 위에 얘기한 그분들의 얘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가정을 되살리는 일이지 않나요?
제가 생각할 땐, 화목하지 않은 가정(혹은 이혼가정)에서 아이가 자라는 것보단
부부사이를 되살려 가정을 지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 교육은 부차적인 얘기거든요.

그래서 전 제 남편이 '부부사이'보다 '자녀교육'을 먼저 얘기하는 게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주제를 벗어난 얘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숲을 먼저 봐야 하는데, 숲 속의 작은 돌을 먼저 보고 그 돌뿌리에 걸려 넘어질까 걱정하는 것처럼
핵심을 벗어난 사소한 일부터 먼저 걱정하고 있는 답답한 사람처럼요.

(이 부분의 예를 들어볼게요. 연로하신 부모님께 DVD플레이어 사용법을 알려드릴 때,
저라면 DVD 기계를 키고, DVD를 넣고, 메뉴로 가는 법과 자막 설정, 플레이 누르는 법만 알려드릴 것 같은데,

남편은 TV화면의 영상비율(16:9인지 4:3인지)를 얘기하면서, 이게 낫나, 저게 낫나 혼자 고민하며 중얼거리고,
부모님이 "그건 뭐냐?"고 물으시니, "이건 스크린비율이란 건데... 아, 이건 왜 이렇게 돼있지?" 그래버리고
영화보다 중간에 끊고 다시 켰을 때, 씬 설정해서 가는 법을 설명드리고 있더라고요.

제가 생각할 땐, 그건(영상비율이나 씬 설정은) DVD 보는 거에 있어서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거든요.
상대가 초보자이니 일단 중요한 것만, 알아듣기 쉽게
핵심을 요약하여 말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설명을 해버리니 듣는 사람 헷갈릴 테고요.

결국, 부모님께선 모르겠다 하시고, 나중에 전화해서 물어보마 하셨어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희 남편은 기계쪽에서 일하고 있어 이쪽에 대해 잘 알아요.
그리고 위의 얘기는 양가 부모님 댁에서, 두 번에 걸쳐 똑같이 있었던 일이고요.)



제가 예로 든 얘기가, 다 일상생활의 일들로만 말씀을 드렸는데,
일적으로도 저희 부부는 비슷한 쪽이어서
일하는데 있어서도 조금 걱정이 돼요... 회사에서도 그럴까봐요.

전 일할 때, 빠릿빠릿 똑부러지게 일하는 사람이 멋져보이거든요.
한번 한 일은, 두번 손이 안 가도록. 그래서 일을 맡겨놓으면 걱정이 안 되는 직원이요.
그런 직원이 유능하지 않은가요?
저라면... 회의하는데 일이 잘 되지 않을 확률 1/4을 계속 얘기하는 직원이나,
(제가 생각할 때는)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난 걸 계속 얘기하고 있는 직원이 있다면... 굉장히 답답할 것 같거든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그렇다면, 제가 이상하다고 말씀해주세요.
제가 너무 사소한 걸로 고민하고 있는 거라면, 그렇다고도 말씀해주세요.
(니가 부모도 아닌데, 뭘 그렇게 남편을 조종하려 드느냐, 너라고 단점이 없겠느냐,
그러니 남편의 장점을 보고 만족하며 살아라-고 말씀해주셔도 좋아요.)

전 정말... 진심으로 걱정돼서 여기에 털어놓는 거거든요.
정말... 제겐 큰 고민이예요.

하루에도 몇 번씩, 남편 칭찬해줘야지... 그래서 기 살려줘야지... 다짐하는데,
남편이 하고 있는 거 보면은 답답해서, 늘 한숨 쉬고 있게 되거든요.
남편 내조 잘해서 좋은 아내되고 싶은데, 그래서 남편 성공시켜 주고 싶은데... 저 어떡하면 좋을까요??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_ _)  

무플은 싫어요........(ㅠ_ㅠ)
IP : 222.110.xxx.13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목부터..
    '09.2.16 6:24 AM (99.225.xxx.99)

    ...짚고 넘어가자면요, 좋은 아내가 되고 싶다는 점과 남편의 성격때문에 답답하다는 점
    두가지를 얘기하고 계신것 같아요. 남편의 성격이 답답해서 좋은 아내가 되고 싶은데도
    그렇지 못해 속상하다라는 얘기같지만, 두가지를 일단은 별개의 것으로 놓고 바라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원글님글을 읽으면서 답답한 마음이 크시구나...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또하나는 '원글님은 남편의 어떤 점을 보고 평생의 배우자로 낙점하여 살게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어보았습니다.

    .....성격의 형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며 상당부분 타고난다는 점도 항상
    인지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이미 원글님을 만나기 전에 거의 완성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닌
    '어른 남편'을 선택한 또 다른 '어른 아내'가 '부모'도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다고 여긴
    다면 불행의 시작이 되지 싶어요.
    자신감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으나 원글님과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혹은 다른 성격을
    가진 남편에 대한 이해 그와 더불어 자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가까운 복지관이나 상담센타 등에서 'MBTI' 성격유형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해보시구요, 함께 받아보세요. 정말 도움이 될겁니다.)

  • 2.
    '09.2.16 7:57 AM (125.139.xxx.90)

    제가 그래요. 매사에 자신없고 주눅들고 특히나 친정엄마나 시어머니 앞에서는 더더욱 주눅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그래요. 정말 잘난것 하나도 없고 내세울것도 없어서 결혼전 친정엄마에게 동생과 수없이 비교당하던 저를 남편이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저를 치켜세워주면서
    어느새 자존감을 회복하게 되었어요.
    이건 한두달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닌듯 해요.
    남편이 잘하시는 것이 있을때 과장되게 칭찬해 주셔요. 인정받게 해주셔요.
    밥을 맛있게 먹어줘도 '당신은 밥 먹는데 복이 들어있어요. 밥 먹는 모습을 보면 멋지고 근사해' 라고 말해줘 보셔요. 단, 인내심이 많이 필요합니다.
    남편이 잘못을 하거나 실수를 하면 위로를 해주셔요.
    그리고 시아버지께 살짝 부탁드려보셔요.
    칭찬 좀 해주시라고, 격려 좀 해주시라고...

  • 3. ^^
    '09.2.16 9:22 AM (61.83.xxx.82)

    저는 제가 남편 기를 잘 죽이는데...원글님 남편과 비슷하거든요.

    위의 님 말씀 듣고 많이 반성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원글님도 저랑 같이 오늘부터 칭찬, 칭찬..해봐요.

  • 4. ..
    '09.2.16 9:41 AM (222.109.xxx.207)

    저는 남편이 아닌 우리 큰아이.... 글 내용 보면 많이 비슷하네요.. 저도 반성하고 칭찬 많이 해
    줄렵니다..

  • 5. 감정보다
    '09.2.16 10:28 AM (58.102.xxx.10)

    이런 경우 감정보다 사실을 적시해야 합니다.
    남편이 답답하다......그래서 좋지않다라는 감정적 평가는 금물.
    왜냐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 아무리 표현하지 않으려해도 상대방은 느낍니다.

    남편의 DVD작동법 설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자신의 의견만 제시하거나
    아님 옆에서 기초부터 조금 설명해주는거예요.
    그러면서 남편에게 기회를 주는거죠?
    DVD는 이렇게 작동하는데라고 설명하면서
    스킵은 여보 어떻게 하는거죠? 당신이 설명해주세요라고 기회를 주구요.

    남편이 내가 이렇지 이래..라고 하면
    당신이 어때서?
    난 너무 조급한 사람보다는 다정하고 여유있는 사람이 더 좋아라고 해주고요.

    사실 사사건건 남일에 트집잡고 잘난척하는 사람보다는 따뜻한 사람이 더 낫습니다.
    정말로 남편을 따뜻한 맘으로 대해주세요.

    그리고 부모님과 가능한 멀리 떨어져 사시구요.
    이민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6. 원글님
    '09.2.16 4:36 PM (221.139.xxx.223)

    마음 전 충분히 알거같아요.
    저희 남편도 비슷하거든요.
    해보지도 않고 안될거라고 포기해버리고, 현재의 모습에 안주해버리고, 소심하고, 등등...
    그런 남편의 성격이 너무나 싫었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저또한 그런 남편의 모습과 닮았다는.. 어쩌면 그래서 더 싫은지도요.
    나는 남편을 존경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데, 남편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건 내 핑계일거라 생각들었어요.
    뭐. 남편은 내가 맘에 다 차기만 하겠어요?
    서로 모자란 부분 채워주고 다독여주며 사는 게 부부라는데, 제가 많이 모자란거다 하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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