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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는 딸내미

조회수 : 1,872
작성일 : 2009-02-06 12:36:08
큰딸이 중학교 3학년인데요
자식사랑이 유별난 남편이  어려서 부터
형편이 닿는한 해달라는건 다 해주면서 키웠어요

자기 자신은 머리 깍는 비용도 아까워서
너무 길어서 보기 싫을때까지 버티다가 마지못해 깍고
구두도 15년넘게 한켤레로 버티고 살면서
자식들에겐 좋은 음식 좋은옷등 좋은것만 입고 먹이고 보여주고
싶어 하더군요

저는 너무 그렇게 키우면 안좋다고
자기자신도 챙기며 살라고 충고 해주지만
그게 자신의 낙이고 보람이라니 어쩔수가 없더군요
시부모님이 그런분들 이셨는데 그런면도 유전인가봐요
남편은 지금 지극한 효자네요;;

작년에 전재산 투자 했던 주식이 반토막 이하가 되고
직장도 구조조정이니 뭐니 해서 나이도 있고 다들 불안해 하면서 다니는지라
남편이 걱정을 많이 하고 얼굴빛도 많이 안좋아져서
안스럽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큰 딸애는 고등학교 입학한다고 새신발 새가방 또 요즘엔
전자사전까지 요구하네요
학원비 과외비 해서 자기 교육비로 나가는 돈도 많고
메이커 교복 원해서 사주고 학교에 내는 등록금도 만만치 않더군요

딸애하고 대화를 하면서 지금 아빠사정을 얘기하고
지금껏 많이 누렸으니 집안 경제가 어렵고 아빠가 힘들때는
이해좀 해주고 꼭 필요한것이 아니면 자제하는 법도 배우라고 했네요

처음에는 이해하는듯 하더니
몇일 안가서 친구들과 비교하고 입내밀고 보채더군요

당장 망한게 아니고 자기가 보기에 큰 변화가 없는거 같으니 저러는거 같아요

남편도 딸애에게 아빠가 힘드니  이해해달라고 했는데도
애가 철없이 저러는거보니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면서 키운 부작용이 아닌가 싶네요

마음 약한 남편이 신발도 가방도 다 사주라고 하고
오늘 전자사전 주문했다고 졸업선물로 주라고 하네요

사춘기도 비교적 조용하게 넘기고 공부도 잘해서  

큰 걱정은 안끼치는 애인데

경제 관념이 너무 없고 철이 없어서 어떻게 교육 시켜야 할지 걱정돼요;;





IP : 119.69.xxx.4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 입장에서
    '09.2.6 12:42 PM (61.72.xxx.201)

    태도가 한번에 변하기는 어렵지요...

    제가 어렸을적 철딱서니여서 따님 맘에 어떨지 좀 상상은 가는데요....

    그중에 한두가지만 선택하자고 딜을 하셔보세요.

    그리고 주식 통장도 한번 보여주시고요...

  • 2. 경제관념
    '09.2.6 12:49 PM (211.212.xxx.34)

    저는 경제관념 너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결혼하고 보니,, 시댁에서는 모자른것없이 잘키워, 너무 부족한 저한테 줬다 약오른것 같지만,,
    제가 볼때는 너무 막해줘서,, 경제관념 부족한 남자란 생각 밖에 안들고,,
    내가 선택했으니, 내 발등 찍은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잡아줘야 나중에 정말 후회 안하실듯..

  • 3. ....
    '09.2.6 12:55 PM (58.122.xxx.229)

    아이를 망치는 항목중에 아이가 원하는걸 다 들어줘라,가 첫번째던가요

  • 4. ,다가르치기나름
    '09.2.6 12:56 PM (122.46.xxx.62)

    자식 예쁘다고 어랄 때부터 너무 오냐오냐하고 뜻 다 받아준 결과입니다.

    다 부모가 가르치기 나름, 버릇 들이기 나름이지요.

    이제 고 1 이 되는데도 아직 속이 전혀 안들었으니 또 머리가 상당히 굵어졌으니

    쉽게 고쳐질지 아니면 안 고쳐지고 그 상태로 성년이 될지는 알 수 없지요.


    어릴 때부터 절약정신 등 속 차리는 교육을 시켰어야 하는데


    저 아직 어릴 때 이웃집 애, 자기 아버지가 육군대령이었고 상당히 유복한

    형편이었는데 그 때 중 3 인데, 보니까 그 애 엄마가 철저히 가정 교육시켜요.

    집안 청소는 물론이고 자기 엄마 고무신도 언제나 잘 씻어 놓지 않으면 혼나고

    식사 준비도 언제나 엄마 거들어야하고 동생도 업고 봐줘야하고


    그렇게 집안일도 열심히 하는 애가 얼굴도 미녀인데 공부도 전교 1 등 ,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지만 어쨋던 그 정도니 동네에서 칭찬이 자자 , 모르는 사람이

    없었죠. 그 엄마가 워낙 훌륭한 분이었으니 자연히 딸도 닮더라고요.

  • 5.
    '09.2.6 1:02 PM (219.240.xxx.246)

    건너지인중에 분당 파*뷰 사시는 부부의사가 있는데 자식..특히 큰딸한테 아주지극정성이셨네요. 진료하다가도 아이가 학교서 뭐필요하다믄 미뤄놓고 갖다주고 뭘 잘못해도 혼내는법없이 완전 떠받들고 사시는...
    애가 무지 공부잘해서 작년인가 민사고였나 과학고였나 들어갔습니다. 재력도 받쳐주지 머리도 되지, 얼굴도 뭐 그럭저럭...
    근데 지 부모알기를 정말 민망할정도로 우습게 보더군요.
    옆에 사람있거나 말거나 부모가 어려운 상황이거나말거나 지 하고싶은데로 다 말하고 행동하는데 너무 놀랐어요.
    그래...해달라는거 다해주고 아껴준다고 그맘을 다아는게 아니구나..
    물론 부모가 잘해준다고 다 얘처럼 되는건 아니지만 가능성은 높다고 봐요.
    모자람을 알고 그 모자람을 자기노력으로 채워보는 경험이 꼭 필요한거 같습니다.
    저도 아이키우는 입장이라 뭐라 조언을 못드리겠지만 너무 아이하자는 데로 휘둘리지는 마셨음...싶네요

  • 6. -.-
    '09.2.6 1:06 PM (219.240.xxx.246)

    공부잘하는 애들의 이기심이 더 무서운거 같아요.
    차라리 머리라도 나쁘면 그거 미안해서 기라도 죽지 공부잘하면 다 자기가 잘나서 그러는줄 알고 더 기고만장한경우를 많이 봐서...-.-;;
    요즘 애들 성향이 많이들 겉치레위주로 흐르는 면이 없잖아있지만 마냥 그대로 놔둔다면 그것도 문제네요

  • 7. ...
    '09.2.6 1:19 PM (222.109.xxx.181)

    지금부터라도 바로 잡아주세요.. 우리애는 초딩인데 안되는건 딱 잘릅니다.. 집안 분위기도 딸이 파악했으면 좋겠네요..

  • 8. 네.. 풍족하게
    '09.2.6 2:17 PM (115.178.xxx.253)

    해주고 싶고, 해줄수 있어도 그게 아이한테는 꼭 좋은일이 아닌 경우도 많아요.
    그런데 지금 딸이 해달라는 정도는 그다지 사치스럽거나 불필요한 물건들은 아니네요..
    중고생정도면 다 가지고 있는것들이니까요..

    하지만 집안 경제사정을 자세히는 몰라도 아이도 이해하고는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 9. 그래도
    '09.2.6 2:31 PM (211.36.xxx.49)

    고등학교 들어가서 어느정도 생각이란게 생기기 시작하니
    어려운 옆친구 얘기를 듣고 자기 행동을 반성할 줄도 알고,
    부모의 고마움을 느끼기도 하더군요.
    저희 집도 딸 달랑 하나라서
    어려서 부터 그냥 부족한 것 없이 해달라는 건
    웬만하면 다 해주고 살았더니
    너무 어려운 걸 몰라서 슬슬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끝나갈 즈음 만난 짝궁이 얘를 사람 만들더군요.
    그 친구는 집안 형편이 굉장히 어려운데
    학원을 마음놓고 다닐 형편도 아니고 해서
    방학때 죽어라 알바해서
    다니고 싶었던 일어학원 두어달 다녔노라고 하더래요.
    그 친구 꿈이 고등학교 졸업하면 일본에 가 보는 건데
    겨우 두달 다녀서 어떻게 일어 실력이 늘겠냐고
    그 말 전하는 제 딸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엄마 아빠 고맙다'고 절 꼬옥 껴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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