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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먹고 정수물 끓이고..다이옥산 공포

타도 0.000MB 조회수 : 704
작성일 : 2009-02-05 22:38:56
생수 사먹고, 정수물 다시 끓여먹고... 웬 난리?



- 물도 믿고 마시질 못하니 이제 뭘 먹고 살아야 할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화학물질에 대한 공부를 참 많이 합니다. 광우병 정국 때는 '프리온', 멜라민 파동 때는 '멜라민'을 공부하더니 이번에는 '다이옥산'이랍니다.

지난 1월 낙동강에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이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치를 일주일 넘게 웃돌면서 제가 살고 있는 대구에는 '다이옥산'(소각시설에서 주로 발생하는 맹독성 화학물질인 다이옥신과는 전혀 다른 물질)에 대한 공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선 다이옥산이란 독성이 강하고 접착제, 표면 코팅제,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발암 물질로 낙동강 상류 수계인 구미, 김천 등지의 화섬업체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낙동강 물을 정수하여 수돗물로 사용하고 있는 대구 시민 입장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다이옥산 물 공포에 정수기·연수기 관심 증폭



         ▲ 낙동강 1,4-다이옥산 검출로 제 주변에는 '정수기'에 관한 관심이 급상승하였습니다.
            ⓒ 최은경

고등학생이던 1991년에도 지금과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낙동강에 페놀이 유입되면서 수돗물에 대한 공포가 극심했습니다. 그 때문에 저희 아버지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대구 외곽지에서 생수를 받아오곤 했었습니다.

낙동강에는 비단 이번 1,4-다이옥산 검출과 91년 페놀 오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낙동강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수질오염사고가 무려 75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1년에 7건 이상인 셈입니다.

어쨌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이 이처럼 불안감을 주자 사람들 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당장 슈퍼나 마트에서 물을 사먹는 이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생수나 약수를 받으러 가야겠다는 이들도 늘어났습니다.

물론 제게도 변화는 있었습니다. 집에 있는 정수기가 다이옥산을 완벽하게 걸러주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불안했습니다. 그러다 TV 뉴스에서 1,4-다이옥산은 10분 이상 끓이면 90% 이상 없어진다고 해서 그 뒤부터 정수기로 정수한 물을 다시 끓여서 먹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정수기'에 관한 관심이 급상승하였습니다. 'OO제품이 다이옥산을 완전히 걸러준다'더라 '인터넷을 보니 OO제품은 다이옥산 걸러준다고 광고해놓고, 실제 실험을 해보니 못 걸러준다'더라 '정수기로는 다이옥산을 걸러주는 데 한계가 있다더라' 등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정수기도 정수기지만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아토피 걱정으로 '연수기'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다이옥산이 미세하기는 하나 피부로도 흡수될 수 있다는 점을 얘기하며 연수기 구입이나 대여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정수기, 연수기를 구입이나 대여하고 싶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물을 뜨러 갈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수돗물을 끓여 먹는다'고 하소연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관광지 개발하면 수질오염 더 심각해질 텐데...'



           ▲ 경북 상주시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전경   ⓒ 김태헌

낙동강 다이옥산 검출은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불신도 커지게 만들었습니다. 정부에서는 낙동강 수질오염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다 하고, 지자체는 정수처리시설을 보강한다고 발표하자 "꼭 무슨 일이 터져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한다"면서 '사후약방문'식 대책에 화를 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다이옥산 배출 오염원을 지금까지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관련기관의 무능을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일 경상북도가 '낙동강 유역 10개 도시를 역사문화 관광지로 개발한다'고 발표하자 '어찌됐든 개발하면 환경에는 더 좋지 않을 텐데'라며 낙동강 수질오염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낙동강 다이옥산도 해결 못하면서 무슨 4대강 정비고, 대운하냐'며 건설공사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낙동강 1,4-다이옥산 사태'는 사람들에게 물질적, 정신적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불신감도 높였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유달리 이번 정권에서는 '먹을거리'에 대한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먹을거리'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 중에서도 '물'은 공기처럼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에 더욱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제 물마저 믿고 마실 수가 없으니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 될지 모르겠다'는 서글픈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살기가 어려운데 마시는 '물'까지 힘겨움을 더하니 서민들은 말 그대로 죽을 지경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개발 아닌 '개선'




         ▲ 마음 놓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수질 '개선'이 시급합니다.
며칠 전 신문을 보니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이제는 낙동강 다이옥산 검출량이 기준치를 밑돌아 안전하다고 합니다. 사실 수돗물이 안전하다는 얘기는 과거에도 수없이 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믿고 수돗물을 개운하게 마시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다는 것입니다.

먹을거리에 대해 한 번 생긴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이런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관련 기관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입니다.

이들 정부 기관에 바람이 있다면 지금 낙동강과 서민들에게 필요한 것이 시멘트를 쏟아 붓는 '개발'인지, 마음 놓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수질 '개선'인지 한 번 잘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입니다.
IP : 203.170.xxx.8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도 0.000
    '09.2.5 10:40 PM (203.170.xxx.81)

    제가보기에는 이것도 4대강정비할려고 MB가강물에장난치는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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