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의 공사생활은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청렴결백, 선공후사의 표상이다.
전국 최대 부수의 언론사를 경영하고 국회의원을 지내고도 전셋집을 면치 못하고 아들 둘을 대학 문턱에도 들여보내지 못하면서, 이웃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마음 씀은 차라리 성자의 모습을 닮았다고 할까.
측근들이 지켜보았던 ‘미담’ 몇 가지를 소개한다.
우리 <동아> 해고자들 가운데 장선생 큰 자제 장호권의 약혼녀 신정자씨가 있었다. 두 사람은 우리가 해고된 뒤인 5월 중순 종로 태화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장선생은 축의금을 몽땅 당시 동아투위 위원장이던 권영자 여사에게 넘겨주시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동아일보ㆍ동아방송 해직 언론인들의 생활비에 보태라고 내놓으셨다. (주석 1)
70년대 초 어느 날, 아주 궁핍하신 생활 때문에 가족회의에서 둘째 아드님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공군 입대를 결정하셨던 그때, 동대문구 중화동에 거주하는 노 야당원 한 분이 찾아와 자기 막내아들 대학 입학금이 없으니 장선생님께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거절 못하시고 지금 당장 없으니 사흘 후에 다시 오시면 마련해 보겠다고 하시며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어렵게 돈을 마련한 후 입학금 전액을 그분에게 전해주시고 입학을 축하해 주신 선생님, 옆에서 지켜본 저는 그냥 고개만 숙여질 뿐이었습니다. (주석 2)
한 때 우리나라에서 최대 부수를 자랑한 잡지사의 사장이었고, 국회의원도 지낸 그였건만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이었다. 혹자는 그의 청빈한 생활을 위선이라 하거나, 비아냥거리기도 했지만, 그가 떠난 후 그의 자녀들이 가난 때문에 학업까지 중단했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설명했다. 그토록 가난하면서도 내색을 않던 그분이 떠나버린 오늘, 우리는 모두 죄인이라고 아니할 수 없겠다. (주석 3)
편집회의(<씨알의 소리>- 저자)까지도 항상 자기 집에서 모이자고 자청하는 것이었다. 모일 때마다 집이 옮겨지곤 했다. <씨알의소리> 편집회의도 그의 전셋집을 따라 옮겨지곤 했다. 더욱 의아스럽고 놀랐던 일은 자기 집에 손님을 초대해 놓고 차려내는 저녁 밥상이었다. 항상 콩비지, 오이나물, 김치 그리고 밥뿐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한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손님들인데 이럴 수가 있는가 싶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 그집 밥상을 대하게 된 후에는 오히려 내쪽에서 송구스럽게 생각되었다. 그런 밥상을, 내놓으면서도 미안해 하는 표정도 없고 고통스런 표정도 없이, 전연 개의치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조용한 농담을 즐기는 그의 안빈락도가 나로 하여금 머리를 숙이게 했다. (주석 4)
당신이 돌아가신 날 60만 환짜리 삭월셋방과 쌀뒤주에 쌀 한 됫박을 부인 김희숙 여사와 아들 삼형제들한테 남겨 두었습니다. 초상집에 소주를 사가지고 가서 술을 마신 일은 어느 때 어느 곳에도 없었던 가슴팍 찌르는 풍경이었습니다. 조객들이 밤샘의 밤참으로 호주머니를 털어 라면을 사가지고 가서 끓여먹는 풍경이 어느 초상집에 있었겠습니까. (주석 5)
출처:오마이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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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선공후사의 표상
리치코바 조회수 : 236
작성일 : 2009-02-02 16:51:17
IP : 118.32.xx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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