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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굼벵이 주부: 공감이 많이 가서 인용해봅니다.

애프터눈티 조회수 : 739
작성일 : 2009-01-22 12:25:54
< 굼벵이 주부가 오래산다 >



주부들 가운데는 집안일을 번개처럼 빨리, 간단히 해치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부들은 번개처럼 못할지언정 보통으로는 한다. 이 두형 외에 또 하나의 주부 유형이 있는데, 이들이 집안일을 하는 속도는 가히 굼벵이에 견줄 만하다.



평균 유형에 속하는 나는 국가 대표 급 살림꾼에게 감탄을 금치 못한다. 양파를 텔레비전에 나오는 요리 전문가처럼 어쩌면 그렇게 빨리, 아주 작게, 그러면서도 규칙적으로 써는지! 나도 여러번 시도해 보았지만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내 어머니는 롤 케이크를 만들 때마다 "롤 케이크는 정말 간편해. 12분이면 완성이거든!" 하신다. 내가 만들면 30분은 족히 걸리는 것을.



하지만 나는 국가 대표 급들 못지않게 굼벵이들에게도 감탄해 마지않는다!

내가 굼벵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는 도중 잠시 쉬면서 신문을 보거나 전화를 하거나 커피를 한잔 마시는 등,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태도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굼벵이란 끊임없이 일을 하고는 있는데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다. 국가 대표 급들이 1킬로그램의 감자를 벗기고, 보통 사람들도 500그램은 벗길동안 굼벵이들은 감자 한개를 가지고 한숨을 쉰다.



롤 케이크는 따끈할 때 말아야 하기 때문에 굼벵이들은 아예 만들지도 못한다.

"잼을 바르는 동안 빵이 다 식어 버리는데 어떻게 말아!"

굼벵이는 이렇게 말하며 머리를 가로젓는다.

  

국가대표급과 보퉁 급 주부들은 주변의 굼벵이 주부를 놀리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러지 말것!

나는 얼마전 어머니와 이 문제에 관해 토론했다.



내 어머니의 기억력은 거의 4분의 3세기에 걸치는데, 어머니가 그동안 보아 온 바에 따르면 굼벵이들은 모두 엄청난 고령에 죽었거나 아직도 살아있다.



반면 국가대표 급들은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까지도 못 살고 죽은 경우가 많다고 하셨다.

그러니 번개 아줌마, 조금만 느린 동작으로 보여주세요!



IP : 115.94.xxx.11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슴뛰는삶
    '09.1.22 12:36 PM (218.38.xxx.99)

    아주 유쾌하고 위트있는 책이죠..

    아주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 2. .
    '09.1.22 1:11 PM (119.203.xxx.145)

    후후 저도 제가 굼뱅이라 스트레스 엄청 받느데
    좋은 점도 있는거군요.
    주부 생활 17년차인데 점점 힘들어
    이제 사표제출 하고 싶어요.^^
    남편에게 맨날 날좀 버려줘 외치고 있어요.

  • 3. 내가 굼벵이
    '09.1.22 1:22 PM (58.148.xxx.31)

    굼벵이 컴플렉스가 있는 제게는 위로가 되는 책이군요! ^^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 4. ㅋㅋ
    '09.1.22 1:26 PM (116.44.xxx.103)

    제 남편 별명이 굼벵이 인데.
    연애할 때 하도 답답해서 "ㄱ ㅂ ㅇ 같다"고 했더니
    "고바우?" 그러더군요.
    이제는 적응을 해서 답답함이 편안함 쪽으로 많이 바뀌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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