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나온 <재심, 시효, 인권>이라는 책을 봤습니다. 양현아 교수님의 "수지 김" 사건
유족들의 피해 상황에 관한 논문을 보고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조작된 간첩사건이 얼마나 무서운지, 얼마나 한 개
인과 그 가족들을 파괴시켜 가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민가협 총무이신 송소연님의 "거그서 당한 거는
말로 못해라"는 글을 읽고는 얼마나 마음이 먹먹해지던지요. 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조작간첩 사건 피해자들
의 고통들... 한인섭 선생님의 서론 글은 우리의 과거를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는데, 읽으면서 어찌나 마음이 아프
고, 때로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는지 모릅니다...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2000년 제정되기까지 얼마나 힘
들었었던지요. 이소선 "어머니"의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에도 잠깐 나왔었지요. 1998년부터 무려 422일간
을 국회 앞에서 농성을 했고,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경력으로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차마 민가협 분들을 마주
보지 못하고 얼굴을 봉투로 가리며 국회 안으로 들어갔다지요. 그래도 우린 해냈습니다. (제가 한 일은 없지만;;;)
이렇게 한 발씩 "되돌릴 수 없는 진보의 기억을 경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무척 더디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다시 원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너무나 힘들지만. 그런데, 왜 이 정부 들어서는 그런 중요한
위원회들을 마구 없애려고 하는지... 정말 너무 안타깝네요...
아직도 파업을 하려면 노조 지도자들은 전원 구속을 각오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정말 권두섭 변호사님 말씀대로
도대체 우리 나라에서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긴 한 것인지 아직도 의문인 상황이구요. 얼마전에 소심소심님께
서 문화방송 노조 지도부가 전원 구속을 각오하고 있다는 글을 쓰셨을 때 어찌나 가슴이 먹먹했는지. 도대체 이
럴 거면 파업권은 왜 헌법에 규정해 놓은 것인지. 게다가 이영희 노동부장관은 교과서에서는 "정치 파업"-한 사업
장 내에서의 근로조건과 관련해서 일어나는 파업이 아니라 국회나 정부의 노동입법 또는 노동정책에 반대하여 일
어나는 파업을 말합니다.-도 파업권의 행사로서 정당하다고 하셨었는데, 요즘 발언은 어찌된 일인지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동명이인인 다른 분이신 것인지... 검색해보면 같은 분이신 것 같은데...
시절이 하도 수상하여 가슴이 먹먹하군요.
전에도 밝혔지만, 제 꿈은 법정 드라마 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다만, 제가 글재주가 별로 없는 관계로 분업을 해야
겠지요. 저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재판이 있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사회주체들의 행동들, 그리고
조직 안에서 한 법률가 또는 여러 법률가들이 어떤 변모를 보여가는지 등을 연구하고, 이야기의 얼개를 만드는 역
할을 하고 싶어요. 실제로 그 안에서 글-대본-을 쓰는 것은 다른 사람과 분업하구요. 피해자들의 피해 상황을 "재
현"하고, 그러기 위해서 훌륭한 녹취문을 "생산"해내고, 이야기의 얼개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중요하겠지요. 일종
의 "기획" 일인데, 법사회학자 중에는 이런 방식의 연구를 "사회 드라마"를 쓰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 같더
군요. 사실은 게으른 탓에 생각만 하고, 진척이 거의 없지만요. 여태까지의 우리 법정 드라마가 하도 답답해서 나
라도 해보자는 생각만 하고 있는 거죠 뭐. 투덜투덜. (혹시나 제가 드라마 작가인 것으로 오해하실까봐 덧붙였습
니다. 아직은 그냥 아무 것도 아니에요.;;;)
아... 누군가 함주명 사건, 수지 김 사건, 부천서 사건, 망원동 수재 집단 소송 사건을 멋진 드라마로 써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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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슴이 먹먹해서...
하늘을 날자 조회수 : 519
작성일 : 2009-01-05 16:38:24
IP : 124.194.xxx.14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각오
'09.1.5 5:48 PM (211.209.xxx.2)저도 요즘 70~80년대 간첩 사건으로 희생된 많은 분들의 고통을 접하면서...가슴이 찢어지고 잠이 오지 않습니다.
그분들의 한을 어떻게 씻어줄 수 있을까요...우리 모두 방관자이며 죄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우리 모두 각오, 또 각오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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