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사람이 일자리를 잃으면 경기 침체, 내가 일자리를 잃으면 불황”이란 말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렵고 우울한 연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어렵고 힘들수록 서로에게 버팀목이 돼야 하지 않을까. 그런 뜻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함께 나눌 ‘2008 송년 십계명’을 여기 적어본다. 1.일일이 따지지 말자 2.이 자리 얘기를 저 자리로 옮기지 말자 3.삼삼오오 어울려 살자 4.사생결단 내지 말자 5.오기 부리지 말자 6.육체적 스킨십을 늘리자 7.칠십프로에 만족하자 8.팔팔거리는 심장을 잊지 말자 9.구구히 변명 말자 10. 십분의 일은 세상에 돌려주자.
# “일일이 따지지 말자.” 어렵고 힘들면 피차 각박해지기 쉽다. 이럴 때일수록 넉넉한 마음이 아쉽다. 그러니 집 안에서든 직장에서든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여유를 두자. 그게 서로를 살린다. “이 자리 얘기를 저 자리로 옮기지 말자.” 항상 모든 분란은 말이 옮겨지며 시작된다. 그러니 말을 옮겨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키며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자. 가뜩이나 힘든데 좀 조용히 살자.
# “삼삼오오 어울려 살자.” 언젠가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이렇게 말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오래 가려면 함께 가라”고.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생결단 내지 말자.” 아무리 세월이 엄혹해도 당장 죽을 일은 없다. 어려울수록 심호흡 크게 하며 길고 멀리 보자. 내일엔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오기 부리지 말자.” 때로 오기도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긍정의 힘이 아니라 부정의 힘이다. 결국엔 자신을 고꾸라지게 만들고 세상을 망친다.
# “육체적 스킨십을 늘리자.” 이 말에 괜한 상상을 할 이유는 없다. 힘들수록 서로를 보듬자는 것이다. 어려울 때 누군가가 내미는 손길은 따뜻할 뿐 아니라 그 자체가 힘이 된다. 서울 강남성모병원의 한 의사는 암환자, 특히 수술받은 유방암 환자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포옹을 해준다. 여성다움의 상징인 유방을 절제한 여성들에게 가위눌림처럼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실감을 덜어주는 데 포옹이 약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상실감에 젖어 산다. 그러니 서로 더 많이 안아주자.
# “칠십프로에 만족하자.” 사람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그 욕심에 포로가 되면 결국 인생을 날린다. 그러니 그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진짜 지혜다. “팔팔거리는 심장을 잊지 말자.” 나이와 열정은 반비례하지 않는다. 나이 든다고 열정이 식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미 카터가 ‘나이 드는 것의 미덕’에서 말한 것처럼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 그러니 꿈이 후회를 뒤덮게 하자. 나이는 들지언정 열정은 살아 우리의 심장을 팔팔 뛰게 할 테니.
# “구구히 변명 말자.” 변명으로는 삶을 돌파할 수 없다. 그저 주저앉힐 뿐이다. 맞고 깨지고 터진 곳은 부풀어 오르고 멍이 들게 마련이다. 그 멍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춰지지 않듯이 실패도 패배도 변명으로 감춰지지 않는다. 졌으면 깨끗이 졌다 해야 진짜 다시 이길 수 있다. “십분의 일은 세상에 돌려주자.” 우리에게는 각자의 달란트가 있다. 그것의 십분의 일을 세상에 내놓아 유익하게 써 보자. 어떤 이는 돈 버는 재주가 있고, 어떤 이는 청소하는 재주가 있으며, 또 어떤 이는 남을 즐겁게 하는 재주가 있다. 그것들을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모아서 나누자. 그러면 세상은 그래도 살맛 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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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십계명
십계명 조회수 : 299
작성일 : 2008-12-20 00: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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