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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남에게 맡겨 돈 뿌리는 천박한 교육 그만 둬라”
저는 지난 2004년 부산에 인디고 서원을 열었습니다. 저의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학생이 1년 동안 책을 읽고 대기해야 합니다. 저는 1년 단위로 수업을 하는 사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독서공동체이자 인문학 교양독서운동이죠. 지금까지 18기의 수업이 이루어졌고 내년이면 만 20년 동안 독서공동체를 운영하게 됩니다. 잘 모르는 아이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친구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친구들과 어떻게 하면 함께 책을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왔습니다. (중략)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도 현 교육문제를 인식하고 있는데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일했던 386세대들이 이 위급한 문제에 침묵하는 것을 보면 답답합니다. 더 모욕적인 것은 그분들이 자신의 자식을 특목고에 보내거나 외국에 유학을 보내는 등 문제를 은폐하는 데 더 노골적이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투사였다고 하시는 분들이 막상 자신의 아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치관이 다릅니다. 내가 과거에 무언가를 했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역사의식이 없는 거죠.
모든 교사는 아이들이 겪는 불평등과 부당함을 목격한 자로서 소리내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사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 사람의 영적인 영혼의 성장은 이 세상을 바꾼다.” 교사는 가르치는 일로 영적인 성장을 일으켜야 합니다. 지난해 빈곤·전쟁·질병으로 죽어간 아이들의 수는 헤아리기가 두려울 만큼 끔찍한 것이었습니다. 쓰촨성에서 지진이 나서 아이들이 죽어갈 때 그냥 죽어가는가 보다라고 느끼면 안됩니다. 그 일들에 내 심장이 멈출 만큼 고통스럽거나 아프거나 나의 문제로 다가와야 합니다. 타자의 고통에 대한 상상력을 잃은 정말 비인간적인 모습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사회가 어떻습니까. 허상의 입시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입시경쟁에 시달리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무슨 벼슬이나 하고 있는 듯 자기들이 어디에 끌려가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부모가 태워주는 승용차 뒷자리에 앉아 신세한탄을 합니다. 전쟁에 나가면서 호사부리는 아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웃을 일이 아닙니다. 경쟁구도·학벌중심사회, 천박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지독히 낭비적이며 강요된 전쟁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반쯤은 죽어나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왜 아무도 전쟁을 멈추려 하지 않을까요? 교육의 근본을 다시 묻고 아이들의 행복할, 평화로울 권리를 찾아주어야 할 우리들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송아지는 억지로 어미소의 젖을 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들은 어떻습니까?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들의 입을 억지로 벌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입시경쟁이 한 개인의 영혼과 정신과 육체의 성장에 얼마나 지독한 폭력인지, 그것을 이해하는 우리 모두가 감수성 회복과 도덕적 각성, 따뜻한 사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입니다. 우리 새끼들을 남에게 맡겨서 돈 뿌리는 정신나간 짓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아이들 죽이는 일인 건 왜 모르십니까?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학교라고 하는 연못에 풀어놓습니다. 그러면 뭐합니까? 이미 연못은 썩어가고 있는데요. 결국 다 같이 죽는 겁니다.
이 천박한 시장 속으로 교육을 밀어넣는 일만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자발적이고 즐거운 배움의 장에서 삶의 소중한 가치와 지혜를 배우는 것, 개인이 가진 소중한 잠재적 능력과 독창성을 이끌어내는 가르침, 그것이 서로 자유롭게 소통되어 삶의 총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은 그 방법 또한 ‘교육적’이어야 하고 ‘아름다워야’ 합니다.
<허아람 | 인디고 서원 대표>
<정리 | 최민영기자>
1. .
'08.12.18 1:03 PM (59.10.xxx.194)그럼 어캐얄지 의견좀 주세요.
2. 사랑이여
'08.12.18 1:16 PM (210.111.xxx.130)예전처럼 개천에서도 용이 나게 해야 하지 않나요?
헌법에 나와 있는 전문이 아니라해도 교육만큼은 누구나에게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운명이 정해지는 현 논리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가진 자들만의 세상을 만들려는 현 정권의 교육논리에 우리 함께 손을 잡고 저항해야 하는 이유입니다.3. .
'08.12.18 1:21 PM (220.122.xxx.155)저도 로스쿨이나 의전이니 많은 특목고니 이런거 없어졌음 좋겠어요.
자꾸 장벽을 만들어서 진입을 못하게 만들어요. 처음부터 기를 꺽어 놓으려는...4. faye
'08.12.18 1:38 PM (216.183.xxx.111)욕먹을 말일 줄 알지만... 한국의 교육문제에 대해서 몇가지 말하면...
1. 해방이후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한국정부의 교육에 대한 투자 및 지원은 극도록 악화되었습니다.
이유는 정부입장에서 국민들이 질좋은 교육을 받는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질좋은 교육을 받아봐야 정통성없는 현 정부를 좋게봐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가장 쉽게 찾을수 있는 근거는 교사에 대한 월급수준이 타직종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것이고, 그로인해 교사라는 직업의 사회적 레벨이 급속도로 하락되었다는 점입니다.
2. 그나마 박통시절,전통시절의 교육제도는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평등성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고교평준화 작업은 창의성의 억제, 청소년기의 자율성의 억제 등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빈부격차에 의한 교육기회제공의 평등함의 원칙을 지키었기 때문이죠. 만약 고교평준화가 끼치는 해악을 지적하여 - 군대식이라느니, 획일적이라느니 등등 - 당시의 교육을 비판할 요량이면, 현재의 교육상황과 비교해보시길 바랍니다. 혹은 미국의 교육상황과 비교해보시길...
빈부의 격차에 의한 차별이 더 나쁜지, 획일적 교육에 의한 암기식 교육의 폐혜가 더 나쁜지.....
가난한 집의 노력형 천재가 서울대에 들어가거나, 사시에 합격하여 개천에서 용날 확률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3.며칠전에 미국대학을 비교하는 글이 있었고, 나름 미국대학이 우수하다는 댓글도 많았는데, 사실 미국대학이 여러가지 통계상으로 혹은 객관적으로 나은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대학이 우수한건 사실인데, 딴지걸고 싶은 것은, 그럼 그 좋은 하버드를 - 자기말로 - 수석으로 졸업했다는 홍아무개는 왜 그러고 사냐는 질문을 하고 싶군요. 그것은 학교와는 상관없이 그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좋은 대학의 좋은 교육을 받고서 결국 나라를 팔아먹고, 가난한 사람들을 우롱하고, 한다면 그런 교육이 과연 쓸모있는 교육인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구요. 이라크 전쟁 일으킨 사람들, 수많은 무고한 시민을 우습게 사살하도록 명령한 사람들 모두 아이비 리그 출신들이지요. 또한 최근의 금융위기의 원흉인 선진사기금융술을 개발한 사람들도 모두 아이비 리그의 천재들입니다. 그들이 배우는 것은 결국 지구가 망하도록 하는것만 배우는것 같아요.5. 어려운문제
'08.12.18 2:34 PM (121.132.xxx.65)올려진 글도 그러고 faye님 의견도 다 좋은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는지요... 막막하기만 하네요.
솔직히 사교육 싫어서 집에서 아이랑 같이 공부하고 있지만
이것 또한 인간적인 교육이다... 라고 자신이 없네요.
결국은 입시의 관문을 뚫기 위한 저의 욕심이니까요.
이제 7살인 아이는 아무 생각이 없는데 말이죠~ ^^6. 부모교사
'08.12.18 2:38 PM (58.230.xxx.2)교사 직급은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레벨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닙니다.
선진국도 그렇구요.
과거 교사부부셨던 저희 부모님들 세대보다
지금 교사의 대우도 많이 좋아진 편 아닌가요?
사회적 존경이야
어떤 직업이든 없어진지 오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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