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엄마 전화가 왔습니다.
"월요일 오후에 눈 수술할란다!"
" 방학 때 하기로 했잖아요."
"의사가 간단한 수술이라고 그냥 혼자 와서 하란다."
"생각 좀 해봅시다."
그리고 다음 용건으로 넘어가는데
"다리가 이제 허벅지, 뒷꿈치 까지 아프다. 그 놈의 의사가 수술을 하란다."
"여름방학 때 가톨릭 병원 갔을 때는 운동만 해도 좋아진다고 했잖아요."
"여기 병원 의사도 주사 맞고 치료하면 된다 카더만 이제와서 안된다고 수술해야된단다.."
"생각 좀 해봅시다"."
엄마랑 나는 주로 이른 아침에 전화합니다.
아침에 운동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엄마에게 안부 전화하거든요.
오늘 아침에는 그냥 화가 막 나서 엄마에게 성질을 냈습니다.
"엄마는 왜... 내가 시간 나는 토요일 오후나 놀토는 뭐하고 꼭 월요일날 수술 받는다 캐요?
그리고 수술한다 만다 카면서 미룬 게 도대체 몇번이나 되노? 의사가 아무리 수술하라고 꼬셔도
방학 때 하기로 했으면 엄마 의사를 분명히 전해야지.
주중에 노인네 혼자 수술하다 뭔 일 있으면 누가 책임지노?
방학까지 열흘도 안 남았구만!
다리도 마찬가지야. 맨날 다리운동하고 다리 펴고 앉으라해도 쪼그리고 앉고 운동 안하더니...
80나이에 그 큰 수술은 우찌 한단 말이고!!!
나는 방학을 해도 맨날 엄마 뒷 치닥꺼리 하다보면 내 시간이 없어요.
나도 방학 때 치료 받고 싶은 곳도 있고, 계획도 있고, 연수도 받고 싶어요."
아침부터 엄마 가슴에 대못을 박았지요.
하루종일 나도 기분이 안 좋아 일에 대한 집중도 안 되고...
그러다 오늘 요 사이트 들어와서 읽게 된 내용 때문에 참 무안해졌습니다.
엄마가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데 노인네 식사 시간이 7분 밖에 안되고
밤에 수면제 먹여서 저녁 7시만 되면 재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맞아. 우리 엄마는 얼마나 다행이야.
아직 집에 계시고 정신도 멀쩡하시고...
정말 아프시지만 않으면 걱정이 없으련만...
세상 모든 일에 완벽한 환경이란 없으니 이 정도에 안분지족하며 즐겁게 살아야지...
저녁에 다시 전화해서 가슴에 쌓인 것 좀 풀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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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딸
해질녘 조회수 : 501
작성일 : 2008-12-15 16:55:36
IP : 125.242.xxx.1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힘내세요.
'08.12.15 7:09 PM (123.111.xxx.149)님, 못된 딸 아니세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잘 하고 싶어 그러시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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