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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해서 끄적.
곰곰 생각해보니 이게 패턴이 있더라구요.
제가 남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편이고 말을 옮기고 그러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자기들 힘들 땐 몇 시간이고 우리 집에 와서 괴로운 심사를 털어놓더군요.
유익한 정보나 즐겁고 재미날 일이 있을 땐 거의 아는 척 안하구요.
그렇게 들어줘도 제가 한 번 속상한 일로 누구랑 말이라도 하고 싶을 땐 어찌 그리 다들 바쁜지.
아..내가 니들 마음의 쓰레기 수거장도 아니고...뭐 이렇게 경우없는 인간들이 다 있냐?
그렇게 상대방들을 질타해봤자 내가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는 거.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니 자신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남에게 받을 줄은 모르고 줄 줄만 아는구나. 그렇다면 나에게도 문제가 있다.
인간관계는 기브앤테이크인데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 갈 수가 없다.
사람에게서 위로를 주고 받겠다는 생각 자체가 과대망상은 아닐까..
고민하다가 근처 성당에 한 번 들어가봤어요.
현관문을 밀고 들어가니 게시판에 뭔가가 좍 붙어있는데
1.헌금 낸 사람과 금액이 쓰인 A4용지들.
***정형외과 얼마 ,누구 얼마 ...어린이 간식비 내 주신 분들 명단...
2.다음 주 봉사자 명단
3.지역봉사 단원 추천바란다는 공지-->여긴 추천제외자를 써뒀더군요
--노약자, 임신부, 인격에 결함이 있는 사람<--와, 이 말이 정말 무섭더군요.
전 제 인격이 완전하다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고 결함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만약 누군가가 나보고 저 인간, 인격에 결함이 있으니 추천하지 마라고 공식적(?)으로 언급된다면?
음..좀 상상력이 앞서갔나요? 내성적이고 체력도 약해서 매주 봉사니 사교니 그런 활동에 적극 참여 못할거구
그럼 알게 모르게 소외되어 마음의 위로를 얻으러 간 곳에서 더 마음 다치는 거 아냐?
흠..그냥 인간심리에 대한 책이나 사보고 영화나 보고 혼자 막 걸어다니고 그러지뭐.
쭉 해오던 대로. 속 편하게.
그러던 중에 아는 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나름 잘 나갈 땐 절대 아는 척 안하더니 남편이 실직했다며
세일즈하게 됐다더군요. 예전에 이 엄마하고 친할 때 온갖 속내 얘기 다들어줬지만
내가 속상한 일이 있어 연락했더니 아주 싹 무시하더군요.
그동안에 사람들 때문에 속상했던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딱 그녀가 내게 했던 짓이더구만요.
세상사 돌고 도는구나.
남에게 나쁘게 할 것도 없지만 누구든 차별없이 다 잘해주고 성심성의껏 할 필요없겠구나.
예전 이 게시판에서 본 듯 한데 스쳐 지나가야 할 인연을 너무 많이 쉽게 맺어놓으면
물건이 너무 많은 집처럼 정신 사납고 피곤하겠구나.
불황기에 남편 실직까지 했다고 하니 그 집 아이들 얼굴이 어른거려 십만원 상당의 필요 물품을 샀습니다.
옛날의 나 같았으면 그 전 일이야 어쨌든 너무 안되어서 좀 더 도와주었겠지요. 신문에 생활고로 인한 사건사고
소식을 보면 오래 마음 아파했거든요.
그러나 이젠 저도 조금 변했나 봅니다.
예전처럼 남에게 애틋한 마음은 생기지 않네요.
**엄마. 내가 힘들 때 어떻게 지내느냐고 전화 한 통 했었어도 지금보다는 내가 더 당신에게 공감했겠지.
이만큼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야. 그렇지만 잘 지내길 바래.
1. 그러게요
'08.12.9 1:30 PM (123.111.xxx.113)세상사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죄짓지 말고 살아야 할텐데...
인간인지라 참 어렵네요.
오늘 하루를 살아도 뜻처럼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거늘...
되돌아보니 너무 많은 죄를 지었네요,
조금 손해보는 듯 하게 살아야 행복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내 자식이 손해본다고 생각하면 어째서 마음 조절이 안되는지 모르겠네요. 저는.2. 웃음조각^^
'08.12.9 1:48 PM (210.97.xxx.7)원글님 마음이 착하고 좋은 분 같아요.
저라면 상처입힌 사람에게 쉽게 도움주기 힘들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사람을 위해 뭔가 하시잖아요.3. 제 얘길를
'08.12.9 2:39 PM (123.214.xxx.75)써놓으신거 같아서 깜짝 놀랐네요
윗 글님 말씀처럼 세상사 돌고 돌아요
그런 사람들 꼭 자기가 했던 그런 꼴을 당하고 살더라구요
저도 이가 갈릴정도로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지만
제가 갚아 주지 않아도 꼭 그런 꼴 되돌려 받고 당하고 삽디다
그래서 전 항상 그러죠
사람은 심성을 잘 쓰고 살아야 한다고요
착하게 살면 복 받는다구요...자식이라도 복 받는다고 외치지요
왜 어떨떈 남의 얘기라도 늘 징징거리는 사람얘기는 싫을때가 있잖아요
그런 뻔한 얘기를 자꾸 들어줄려면 스트레스 받잖아요
그래도 어쩌랴 싶어서 남들 하소연 들어주곤 하는데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남을 잘 깔보고 우습게 보잖아요
말도 함부로 하지요
그래서 씨는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도 있나봐요
저도 하도 상처를 받다보니 남들에게 너무 잘 할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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