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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한 남편이 절 힘들게 해요

돈 보다도... 조회수 : 3,671
작성일 : 2008-12-03 19:06:09
실직한 지 4개월이 다 되어가는데요
벌어 놓은 돈이 없어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 줄 알았는데....그것과는 비교 안 되는 문제가 있네요
바로 남편...마음이 힘든 건 알겠지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점점 집안 일에  간섭도 많아지고..짜증도 잘 내는군요. 16년 살면서 시댁일로 갈등한 시간도 길었고... 또 남편은 골수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지금껏 저와 그닥 관계가 좋게 지낸 것이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아이들 커가면서 조금씩 절 이해해 주고 관계가 호전되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해직당했어요. 전 남편이 힘들까봐 잘 될거라 희망적으로 말하고 자기 하고픈대로
하게 가만히 두거든요.그리고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 많아지니 전 더 바쁘쟎아요
돈땜에 외식도 일체 못하고 외출했다가 늦어도 집에 와서 해 먹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한가해지니까 자기 몸 건강 챙기고 도서관 다니면서 지내면서
집에 있는 날에는 아침에 이불개는 거랑 어쩌다가 설겆이 도와주면서...    
집안이 어질러 있을때도 있는데 그것 잠깐 치우면서 잔소리...쓰레기통 비우라 잔소리..
두 딸에게도 치우라고 잔소리...엊그젠 초딩6인 큰 애랑 말싸움까지 하더라구요

딸애가 저 김장 담는데 마늘까면서 아빠도 하라니까 할 시간 없다고 하더군요
딸래미가 그럼 아빠 김치 먹지 말라니까 바로 삐쳐서 "그럼 아빠 대신 네가 돈 벌어와라"
고 응수하네요 그리고도 계속 딸에게 싫은 소리 하구요
그게 딸에게 할 말입니까??울 딸이 제게 그래요 아빠 넘 소심하다고...짜증난다고..

이젠 저에게  가계부까지 보겠다며 자기가 보기 쉽게 써서 일주일마다 달라네요 통장도 조회해 보겠다 하고요
그동안 제가 알뜰하게 살아온 것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어려워지니 못 미더워 하는 것 같아 속상하더라구요
왜 이리 쫌스럽게 변해가는지...  
제가 그랬어요.. 서로 힘든 상황인데 서로에게 좀 편하게 대하자고..
집안 일에 일일히 간섭하지 말라고...
그랬더니 오히려 자기를 존중해 주지 않는다며 이래서 노숙자가 생기느니 어쩌니 하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네요   오늘은 딸애가 3개월동안 교육받은 과정의 수료식을 가졌는데..상도 받고 발표도 하는데 안 오고 도서관에 가 버렸어요..저 혼자 가서 보니까 아깝더라구요 모든 선생남들이 칭찬 많이 해 주던데..
 
앞으로 언제 취직이 될지 모르는데..권위적이고 밴댕이 속을 가진 남편이랑  보낼 시간이 점점 암울합니다
이달 말에는 월세로 이사도 가야 하는데요
맘 같아서는 저 혼자 따로 어디 가서 살고 싶으네요



 
IP : 222.106.xxx.20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3 7:12 PM (125.186.xxx.3)

    남편분 기분도 알겠습니다만,
    가계부 일주일에 한 번씩 검사하고 생활비 어떻게 쓰나 통장조회 해보는 건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 것 아닌가요?
    서로 존중해야지, 남편분은 자신만 존중해달라 하시네요.

  • 2. 휴....
    '08.12.3 7:13 PM (147.6.xxx.101)

    남편 분도 많이 힘이 들겁니다.
    같이 슬기롭게 잘 넘기시구요.... 지금 제 정신이 아닐것 같네요.
    엄청난 스트레스에.... 그래서 평소의 도를 넘어서는것 같은데....
    물론, 가부장적이라서 더 그럴꺼구요..... 어쩜 좋을까요?
    힘내시구요.... 잘 구슬러보세요. 돈 벌어오라는 얘긴 입 밖에도 내지 마시구요.
    박박 끌거도 돈 못벌어 올수도 충분 있구요.... 자의든 타의든....

  • 3. 차라리
    '08.12.3 7:28 PM (220.75.xxx.164)

    차라리 원글님이 당분간 어디 취직하시는건 어떨까 싶어요.
    남편분하고 함께 있어서 이러저러 부딪히느니 원글님이 나가시는게 편할거 같아요.
    점심이고 저녁이고 남편분이 알아서 챙겨 드시라 하세요.

  • 4. **
    '08.12.3 7:29 PM (123.108.xxx.96)

    지금 가장 힘드신건 남편 분이십니다
    결혼식때, 기쁠때나 슬플때나 함께 하자고 맹세 하셨잖아요
    그동안 애쓴 남편, 더 위해 주시고, 보듬어 주세요
    딸애한테도 아빠 힘내시도록 잘하자고 얘기해 주세요
    저도 그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예요
    지금도, 남편이 가여워요
    저도 님같은 심정일때가 있었어요ㅠㅠ
    어느날 문득 깨달아지더라구요

  • 5. 실직..
    '08.12.3 7:30 PM (221.155.xxx.32)

    저도 남편이 실직한적 있어서 님 심정 이해갑니다.
    경제적으로도 힘든데, 남편이 쫌스럽게 변해서 더 힘들었어요.
    직장 다닐땐 안그랬는데 집에 있으면서 잔소리에,먹는타령에,툭하면 삐치고...
    어쩔수 없이 싸우게 됩니다.
    당분간은 남편분 투정 받아주세요. 남편도 곧있음 원글님이 힘들어하시는거
    알게되실겁니다. 오전엔 같이 뒷산이라도 올라가셔서 운동하세요.
    저도 매일 남편이랑 산에갔었답니다.
    에궁...힘든시간들이 빨리 지나가야 할텐데요.
    빨리 재취업하시길 빌겠습니다.

  • 6. 돈 보다도...
    '08.12.3 7:37 PM (222.106.xxx.201)

    그동안 애쓴 건 사실이지만..그동안 남편땜에 저도 맘고생 많이 하고 살았어요
    가부장적인 시부모에게 할도리 다하고도 욕먹고..시엄니 제 흉 엄청해서 남편과 갈등 많았고요
    돈 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집에 와서는 남편역할 아빠 역할 거의 안 하고 티비나 컴 앞에서만
    지냈어요 두 딸 키우면서 목욕 한 번 안 시켜주고 책 읽어 준 적 없어요 제가 운전 못해
    장볼때 운전 해 준것,가끔씩 가족 나드리 간 것이 전부지요
    그래서인지 남편에게 동정이 별로 안 가는 게 사실이거든요

  • 7. 돈 보다도...
    '08.12.3 7:40 PM (222.106.xxx.201)

    시아버지가 평생 시어머니 부려먹고 한번도 살갑게 아끼는 걸 못보고 자라서인지..
    남편은 여자 힘든 거 몰라요..그러면서도 자기가 운전해 주는 건 엄청 생색 냅니다
    딸래미 가방들어 주는 것도 "야 그것까지 아빠를 부려먹냐?"고 해요 아빠가 딸을 사랑해서
    먼저 들어 줄 수도 있는 건데 말이죠.

  • 8. ㅠ.ㅠ
    '08.12.3 8:12 PM (118.221.xxx.23)

    울남편도 실직2개월째인데,
    전 티나게 슬슬 짜증이 나서 미칠것 같네요..
    하루종일 컴만 하고 있으니깐 뒤통수까지 미워지고
    그래도, 요새 자게에 안좋은글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곁에 잇는것 만으로 감사하자...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있네요.
    원글님...또 다시 재취업 하시면 다 잊어버리는일이니깐
    조금만 힘내요...@@

  • 9. 준하맘
    '08.12.3 11:11 PM (211.212.xxx.109)

    원글님, 힘내세요!

    이럴때일수록 새끼들 보고 살아야죠..
    맘이 아프네요..
    원글님 집안분위기 눈앞에 훤하네요...

    아빠와 따님들 관계 멀어지면
    결과적으로 원글님만 힘들어집니다..

    힘드시더라도 부녀간에 사이 너무 멀어지지않도록
    중간에서 많이 도와주세요..

    고삐풀려있는 남편..
    조금 더 두고봐주세요

    언젠간 안팎으로 제자리 찾을겁니다..
    이런말씀밖엔 드릴수가 없네요..

    저도 같은 입장이거든요ㅠ

    하루빨리 댁내 좋은소식있길 기원합니다..

    힘내세요!

  • 10. 저도
    '08.12.4 4:24 PM (119.71.xxx.32)

    지금 같은 입장입니다.
    맨 첨엔 남편 맘이 얼마나 힘들까 옆에서 소리죽여 얼마나 맘이 아팠는데
    저희 남편도 마찬가지에요. 님 딸은 초6이라도 되죠, 유치원 댕기는 울 둘 딸들과 매일 싸우고 큰 소리...첨엔 남편 존중하다가도 저도 슬슬 인내심의 한계를 느낍니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요즘 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좋은 소식있길 기도해요. 요즈음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나중에 먼 훗날에 지금 이렇게 힘든게 좋은 추억이 되길...그 때 그런 날도 있었지...이렇게...

  • 11. 이쁜아짐
    '08.12.4 5:23 PM (210.123.xxx.110)

    10여년전 50호반 작은 할아버지 딸래미 빨래 까지 하드라구요...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던지...원글님 이해되요...... 힘내세요...화이팅~~

  • 12.
    '08.12.4 5:47 PM (124.216.xxx.195)

    저희 남편도 지금 실직하나마나 위태위태한데 넘 걱정이에요 ㅠㅠ
    힘내세요~~

  • 13. .
    '08.12.4 6:08 PM (125.53.xxx.194)

    몇 십년간 일하다가 갑자기 일이없어지니 이젠 집안일들을 간섭하지는거 같네요..
    좀 비용이 들더라도 님도 편하려면 남편을 스포츠센타나 등산에 다니게 하세요.
    몸을 피곤하게 해야 집에서 조용하지요..
    가장 좋은건 취직하시는거고요..

  • 14. 남편분이
    '08.12.4 6:32 PM (121.140.xxx.227)

    노숙하시는분들이 어떻게 사시는지를 모르시는군요 어려울수록 부부는 서로의 단점을 감싸 안아야하는데 힘드시겠어요 차라리 당당하게 말하세요 서로 조금은 선을 그어놓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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