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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남의 추억
그러니까 거의 15년전 이야기네요.
언제 내가 이렇게 나이 먹었는지..
아래에 7살 연상 만난다는 남동생이야기에 생각나는 남자가 있어요.
제가 대학 4학년때인데요
여름동안 연극을 준비해서 가을에 공연을 했는데
보통 4학년은 참가 안하나 그해에 스텝이 부족해서 제가 음악을 맡았었죠.
그 남자는 1학년인가 2학년 후배의 오빠였어요.
연습하던 극장에 동생보러 왔다가 저를 보고 만나게 해달라고해서
한번인가 두번인가 만났습니다.
아니 한번은 이야기만 잠깐 나누고 한번 정식으로 만났던거 같아요.
그에 대한 기억은 키가 크고 적당히 호리호리 훤칠하며 스타일도 좋았고
동생을 참 살갑게 대했으며 당시 그 후배를 통해 들을수 있었던 그의 가족이야기는
참 유쾌하고 가족애가 남달리 훈훈한 집이구나 라는것이었습니다.
제가 재수를 해 88학번이고 그는 일곱살에 들어간 88이던가??
한살차이였나 두살차이었나 그 기억도 가물가물해요.
SKY에 다녔고 전공이 경영인가 경제인가 그랬습니다.
그때 수방사인가 하여간 서울 ..군대 복무 상황,휴가때 저를 본거죠.
만났을때 아프신 할아버지 수발 들었던거
오래 병석에 계신 할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이야기하는데
아 참 멋지구나..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긴했어요.
그래도 나이때문에 도저히 못 사귀겠다니까 그가 너무나 간절하게 쳐다보면서
한살인데?(안되?)라고 묻고 쳐다보던게 기억이 나요.
사실 그때도 아깝다 싶긴 했어요.
근데 어째요.
저는 그때 정식으로 사귀면 결혼을 염두에 두는데 부족함이 없는 사람하고만 사귄다 생각하고 살았고
한살이라도 어리니 남자로 안느껴진다였던걸요.
그때 좀 만나자고 했을때 싫지 않아서 나가긴했습니다.
대학로에 바로크 음악사라고 있었던거 기억하시나요?
고 바로위층에 슈만과 클라라라고 카페가 있었어요.
거기서 만났더랬죠.
한살인데두 안되?
쭉 존대하다가 그때 답답하다는듯 반말로 했던게 기억나요.
미안해요.안되요
(으유..안되긴 뭐가 안되 바부팅이~)
(아, 나 왜그렇게 후졌었을까 진짜!!!)
그러구는 다시 전화도 없구 그랬습니다.
그때가 가을이었습니다.
겨울에 크리스마스 카드가 왔습니다.
제가 그 사람 만났던 즈음에 가고싶어하던 회사 시험봐서 12월에 합격했거든요.
워낙 입사후 긴 연수와 근무 강도가 높아 고되서 그후 바로 잊었었습니다만 그 카드는 기억해요.
동생한테 들었는지 축하한다고 단정한 글씨로 감동적인 카드를 보내왔습니다.
그 카드 진짜 보여드리고 싶어요.
표지는 어디서 재활용해서 붙인 후진 연하장 같은데 나오는 꽃사슴 그림인데
한장 넘기면 아스팔트 거리가 나왔어요.
그 종이를 또 넘기면 입체적으로 잘 만든 대학로 건물들이 팝업되어 나옵니다.
바로크 음악사,슈만과 클라라 찻집이랑 시계탑이랑..너무 이뻐서 헉,소리 나게 만든 카드예요.
그리고 그 밑에 우리 만났던 날이 써있고...
신자였던지 제가 새로 시작하는 삶에 축복을 한다구...
너무 정성스럽게 만든거라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어떤 남자가 그런 카드를 만들까...
결론은 내가 그때 왜그랬을까?랍니다.
바보같이 그 남자랑 연애 좀 할걸,결혼 안하더라도 연애나 좀 할걸 왜 안된다 그랬나 그겁니다.ㅎㅎ
그후로 바보같이 나 좋다던 남자들 여럿 다가오지도 못하게 꽁꽁 싸고 살며
난 결혼 할 남자 만날꺼야 하면서 은근히 조건도 많이 따져보고
정작 나쁜 남자한테만 끌리는 어리석은 병이 걸려
혼자 맘고생하고 외로운 청춘을 보냈었던것을..
다시 돌아갈수 있다면
그때 제가 먼저 돈 버니 키 크고 학벌도 좋고 집안도 좋고한 그 학생(?)이랑 데이트하구
고달픈 사회생활 위로받고 외롭지 않고...
스타일 좋았던 그 남자 ,외국 다니다가 이쁜거 좋은 거 있음 사다주고 맛있는 것도 내돈 내고
같이 사먹으면서 데이트 할거 같아요.
아 진짜 아깝다.
그런 연애 다시는 못하겠지..
괜시리 그때 그랬더라면..
생각만해도 가슴이 설레네요.
정신차려라 이 아줌마야...
아휴 오늘 그 사람 생각이 왜 갑자기 났을까
아 아깝다 느므느므 아깝다.
그러네요.쩝.
그 사람은 저를 기억할까요?후후
지금 어떻게 나이들어 있을까요?
아, 이제 그만 그런 카드는 평생 만들꺼 같지 않은 재미없는 남편 밥해주러 그만 일어나봐야겠습니다.
히힛..
1. 그러게요
'08.12.3 6:52 PM (59.5.xxx.115)그 남자 말처럼..1살차이면 암것두 아닌데...넘 애석하시겠네요...
2. 완전 동감
'08.12.3 6:52 PM (221.162.xxx.86)저 좋다던 동생들...그냥 데이트라고 하면서 이쁜 추억이나 많이 만들걸;; 합니다 ㅋㅋㅋ
3. ^^
'08.12.3 6:56 PM (222.233.xxx.141)넘 순진하셨던게지요...ㅎㅎㅎ
아깝네용~~그래도 이쁜 추억이니까
두고두고 꺼내 생각하시면 좋잖아요
아우~~아까비..ㅋㅋ4. 88
'08.12.3 6:56 PM (211.187.xxx.247)저도 꿈나무 학번입니다. 전 연하는 아니고 동갑이지만 매일 테레비보면서 .....ㅎㅎ 저남자랑 만약
결혼했다면...가끔 생각합니다. 그남자 저한테 편지에 학보 꼬박꼬박 보내고... 꽤사궜어요.
가끔 대학동창모임가면 아직 그소리 하는 인간도 있습니다. 정말 미워요....
간혹 예능프로 할때 제 이야기하나 유심히 보기도 한답니다. 참...그땐 왜그랬을까요?
아깝기도 하고......남편한테는 이야기 안했지만..저 혼자 미소짓네요.5. 어머
'08.12.3 7:03 PM (221.162.xxx.86)88님 이렇게 쓰시면 너무 궁금하잖아요~ 힌트 쫌만 주시면 안되요? ㅎㅎㅎㅎ
6. 너무 얌전해서...
'08.12.3 7:04 PM (122.46.xxx.62)1 살차이면 생일까지 따지면 몇 개월 차이일 수 도 있었는데 너무 아까워라. 안 봐도 진짜 멋진 남자인데...님이 너무 얌전해서...
7. 88
'08.12.3 7:15 PM (211.187.xxx.247)조금이라도 힌트주면 동창들도 여기 들어오는사람있을텐데 그러면 내 실명까지 공개되잖아요.
그거땜 동창회도 잘 안나가는데요...몇년 그러고 사귀고 나니 학교에서 휴우증이 아주 오래 갑디다.
그냥 조용히 혼자 ..아님 무슨 프로그램에서 첫사랑찾는다거나 보고 싶은 친구 찾는거 있음
아주 열심히 한동안 봤어요...뭐 이제와 이런소리 하면 뭐합니까?
전 당장 년말에 돈나갈 생각에 골머리가 아프네요. 어휴 내팔자야~8. 제가슴에도
'08.12.3 7:17 PM (123.248.xxx.54)잊었던 불씨를 활활 댕기시는구나요~~~ㅎㅎㅎ
전 이상하게 연하한테 인기가 좋았어요. 나이많은 남자들은 별로 저를 안좋아하요... 너무 철없어 보였던가? 지금 남편은 동갑이랍니다.
한살, 세살 어린 남자랑 사귀어봤고... 심지어 26살때는 19살 청소년(?)이 몇년있다 저랑 결혼할거라고...아 너무 감사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하하... 나른한 일상속 휘파람같은 추억들.9. 전 4살 연하
'08.12.3 7:20 PM (220.75.xxx.164)제 나이 27살때 4살 연하남이 절 쫓아 다녔지요.
저도 그땐 어린 남자랑 연애하면 큰일 나는줄 알았던 순진했던 시절이었어요.
생긴건 좀 그렇지만 서울대 출신에 어찌보면 제게 과분하던 아이인데 나름 저에 대한 분석 다하고 뒷조사까지 했더군요.
집착도 강한 성격이라 전 한마디로 무서워서 피하고 도망다니고 떼어 놓느라 애 먹었습니다.
그리고 더 어린 6살 연하의 대학 2학년생이 절 뜨꺼운 눈빛으로 훔쳐보며 다가서는데 민망해서 그학생때문에 모임 나가기 망설여지기까지 하더군요.
제가 어딜가면 눈에 확띠는 퀸카 수준도 아니고 능력이 있는것도 아닌 그냥 평범하고 25살 될때까지 제대로 연애도 못해본 바보 수준이었거든요..
다 때가 있나봐요. 그 해에는 정말 어린 남자들이 꼬이더군요.
29살에 5달 먼저 태어난 동갑남자 만나 결혼했네요. 동갑이라 참 다행이다 싶을 지경이었죠.10. 힝
'08.12.3 7:24 PM (118.223.xxx.66)저도 4살 연하와의 추억이 있어요.
연애 좀 해볼껄 싶네요. 그 나이가 뭐라고 그렇게 밀쳐냈을까... 이제는 아쉬운 추억으로 묻어뒀지만요.11. 옴마나
'08.12.3 8:22 PM (211.187.xxx.163)저 82학번이거든요? 제 주변 친구들 많이 연하남들 혹은 동갑들과 결혼했어요..저도 띠론 하나지만 햇수론 2년 차이나는 남편이랑 사는데...저보다 어리신데 이상하다...우리 때만도 그 정도 아니었는데...ㅎㅎㅎ
12. 엥엥
'08.12.3 8:42 PM (220.117.xxx.104)1살이면 동갑이다 싶은데요. 제가 일찍 들어간 1월생이라 전 보통 위아래 한두살 쯤은 맞먹고 지냈거든요. 그래도 의외로 연하랑은 안 사귀었었는데, 어쩌다가 4살 연하랑 사귀게 된 이후로는 이상하게 그쪽으로만 풀려서 결국은 4살 연하랑 결혼했지요. 그러고보니 11살 어린 애가 들이댄 적도 있었는데 그땐 저도 참 어이없더라는...
13. 저도 88
'08.12.3 9:03 PM (119.70.xxx.136)저도 후배들이 그리도 꼬였다는 ㅎㅎ
그중엔 진짜로 아까운 ? 아이도 있었는데
학교에서 조금 알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 제 위치 때문에(별건 아니고 )
사귀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말았다는 ...
지금도 가끔 학교 동문회나가면
그때 몇몇놈들 ㅎㅎ
잘나가고 있더군요
아직도 선배 선배 하면서 잘 지내고는 있는데
아주 가끔 생각해보면 우습기도 합니다
아 ,, 신랑이 부르네요 ㅎ
과일좀 달라고 ................
깜짝 놀랬습니다^^14. 저도 88
'08.12.3 11:07 PM (124.50.xxx.22)전 따라다니던 녀석이 두 살 연하라 거들떠도 안봤는데, 어쩌다보니 지금 네 살 연하랑 살고 있답니다. ^^ 코 묻은 돈으로 생활비로 씁니다 그려.
막상 사귀기 시작했을 땐 좀 그랬는데 사귀고 결혼하고 보니 결혼 생활에 나이는 별로 상관없네요.
다만 남편 선배들도 대부분 저보다 어리다는 게 좀 그렇고.. 겉으론 존대하면서 속으로는 '녀석들 귀엽구만'하면서요.15. 도무지 이해가 안가
'08.12.4 1:01 AM (115.136.xxx.192)전 지금 만41세인데 9살 연하남이 좋다고 쫓아다니네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ㅠㅠ
좋아해야 하는건지, 싫어해야하는건지....
도무지 감이 안잡히네요^^16. 위에 88님
'08.12.4 2:45 AM (121.186.xxx.168)혹시 윤종신씨 아닌가요?
왠지 그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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