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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퍼지는 밤
저는 많은 나이임에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원룸에 기거하는 상황이랍니다.
지방에 집이 있고 일터가 서울권인지라 그리되었지요.
첨엔 저만 올라와 있다 일손도 부족하고해서 지금은 남편도 저랑 같이 기거하게
됐어요.
혼자일땐 그걱저럭 지낼만 했는데 둘이 있고 끼니까지 챙겨야하니 점점 이건 집인지
창고인지 분간이 안가더군요
짐도 많아지고 한 끼도 대충 때우는건 용납이 안되는 남편인지라 그 불편함은 어찌
다 말하겠습니까?
하지만 지금의 제 상황이 좋지 못하니 참고 또 참았지요.
헌데 최근엔 사람 사는게 이건 아니다 싶어 조금 넓은 곳으로 옮기려고 이것저것
알아본 다음 자식들에게 넌즈시 얘길했어요
자식들에게 도움을 청하는게 아니고 이러저러해서 집을 옮겨야겠다구요
물론 자식들이 용돈을 조금씩 보태주기도하지만 엄마가 이런 상황에서 집을 옮긴다는걸
달가워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기도했구요
제 벌이는 요즘같은 불경기엔 감사해야할 액수지만 아직은 갚아야할 대출도 있고 노후
준비도 해야하니 허리를 졸라메야할 상황이지만 지금껏 살아온 수준(?)이 있다보니
경조사비는 줄일 수가 없어도(받은 만큼 갚아야 하니) 다른건 눈 안 돌리고 살고 있어요.
그런데 이사한다는 제 말에 자식들이 은근히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한게 왜 이리
서운한지요.
즈희들 자랄때 어려움없이 크다 부모가 어려워지니 부모는 허리가 휘더라도 어떤것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싶어 맘이 참 서글프네요.
노여움이 많아지면 노인네거 되간다는 증거라던데 제가 나이듦에 따르는 생각일까요?
괜스레 서글퍼 여기에 주절거렸습니다^^
1. 아꼬
'08.10.14 10:17 PM (125.177.xxx.145)자녀분들이 분가해서 결혼한 상태라면 배우자에게 말해야 하는 난처함 때문에 잠깐 불편함을 감추지 못한 거 아닐까요? 저희 친정엄마를 보면 연세를 드시는 동안 마음이 좁아진다거나 옹졸해진다기 보다는 연로하면 몸도 고장이 잦아서 예민해지셔서 서글픔에 자주 빠지시는 것 같더군요. 고집도 세지시구요. 훗날 저도 그렇게 되려니 합니다. 자녀분들도 아마 그 과정을 가는 동안 공손해질겁니다. 마음 푸세요.
2. ...
'08.10.14 10:18 PM (125.186.xxx.114)동감입니다.
죽을힘을 다해 최고명문고등.대학교를 외국에서 졸업시켰습니다. 그것도 둘씩이나요.
공부에만 돈들어간 것 아니고, 악기에,렛슨에,친구들 파티에,봄,여름방학에 엄청난 돈을
들였어요.
다행히 졸업 후 좋은 직장에 취직되 다 끝난 줄 알았더니 다시 직장 옆에 집 구해야지, 세간살이
시집간 것 이상으로 구입해야 됐었지요.
으이구,,....
지금은 저만 잘나서 다 그리된 줄 알고 큰소리칩니다.
요즈음은요,
절대 제가 돈을 애들에게 허투루 풀지않습니다.
딱 기본적인 것만 해주고 있습니다.
제친구, 절대로 애들에게 공짜 여행도 안시키고 짠순이 처럼 굴었어도
아이들이 대학도 잘가고,엄마한테 도리어 동정을 퍼붓고,엄마돈 많은 줄 아니까
참 잘한다고 합니다.
노후준비 단단히 하시구요,
이제부터 애들한테 돈 쓰지마셔요.
구차한 소리도 마시고 점잖게 가만히 쌀쌀히 계셔보세요.
도리어 눈치보고 신경씁니다.
그래도,,,
부모는 돈이 좀 있어야 대접받는것 같아요.
악착같이 돈 긁어모으세요.
저도 서글퍼집니다.
우리남편만한 곳이 세상에 없네요.3. 맹탕
'08.10.14 10:20 PM (122.35.xxx.30)아이들 학원보낼 돈으로 노후준비하는게 현명하다던데, 현실을 그럴수가 없으니...
4. 그냥
'08.10.14 10:25 PM (117.20.xxx.29)위로 해드립니다..
토닥토닥..힘내셔요.....5. 에고
'08.10.14 10:29 PM (121.191.xxx.210)저도 지금껏 살면서 아이들 뒷바라지에는 안 아까워하면서 살고 있는데....
선배님들 말씀 새겨들어야 겠어요...6. ㅇ
'08.10.14 10:47 PM (125.186.xxx.135)사이트 올라오는 글들만 봐도 충분히 알수 있지요 쫍.
7. 음
'08.10.14 11:01 PM (123.111.xxx.209)요즘같은 세상에 부모한테 손 안벌리고 제 갈길 갈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 아닌가요?
88만원 세대다 뭐다..진짜 다들 너무 어렵잖아요.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지만 힘내셔요8. 딸
'08.10.14 11:05 PM (58.141.xxx.94)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섭섭해하시고 저는 저대로 쌓인게 많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부모님께 따뜻한 말한마디가 가장 효도라는 걸 알면서도 잘 안되요.
뻑하면 부모님께 짜증내고 혼자 속으로 생각하지요.
엄마아빠는 왜 내게 웃으며 말하는 법을 안가르쳤나요?9. 에미
'08.10.14 11:36 PM (222.101.xxx.49)위 딸님 제 딸 같아요^^
가만 생각함 다 고맙지요.
결혼해서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주는 점.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제 몫 묵묵히 해주는 아들 녀석,
나이들어 저 고생은 하지만 젊어서 가족위해 최선을 다해
주었던 남편, 그게 힘들어도 저를 지탱해주는 힘이랍니다
저 또한 성격이 제가 우울하면 가족들 힘겨워할까바 씩씩한
척 속 없는척 웃으려 애쓰다보니 사위녀석들은 장인만 안스러워합니다^^
그래두 아들 딸은 엄마를 많이 이해해주지요.
엄마의 그런 씩씩함을 고마워하기도하구요^
하지만 사소한것에 서글퍼지고 노여워지는건 계절탓도 있을까요?
또 이렇게 흘러가는게 인생이겠지요?
나로하여금 주위 사람이 힘들어하지 않고 주위에 도움을 주며
사는 삶 저의 로망이기도하고 그렇게 살도록 노력할겁니다
모두 감사합니다^^꾸벅10. 좀더..
'08.10.15 2:26 AM (122.34.xxx.188)넓은 집으로 이사하셔요~~
님이 일단 불편하신데.. 경제활동도 하시는듯한데..
왜 자녀분들 눈치를 보시나요..
엄청 좋은데로 이사해 버리셔요~~미워~잉..11. ..
'08.10.15 9:27 AM (222.109.xxx.30)이 글을 보니 비애가 많이 느끼네요... 제 자식도 그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