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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필 기회가 와도 안피는 사람은

안핍니다. 조회수 : 2,428
작성일 : 2008-10-14 11:46:38
육년전쯤 결혼 2년차쯤일 때 직장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저희 대표님이 무려 저와 띠동갑인데도 이성으로 마음속에 다가 오더군요.
안보이면 보고 싶고 보이면 만져보고 싶은....
급한 일로 휴대폰으로 전화라도 오는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에 설레이기까지...
참 단단히 미쳐서 몇 달을 혼자 내색 않고 비이성적인 감정에 휘몰렸었습니다.
혹시라도 좋아하는 마음이 티날까 조심조심 물어본 적도 없는데 내 남편 무지 사랑합니다를 연발하고요.
남편 많이 사랑했지만 주식에 사업하다 약간의 빚에 현실적으론 힘든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남편에게 느끼는 사랑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그런 감성적인 느낌이요 그게 참 표현하기 힘든 운명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그분이 한번은 나 너랑 연애하고 싶다 하시더군요.
제가 조심스럽게 좋은 인간관계로 승화시키려고 혼자 들었다 놨다 반복하며 묻어둔 마음을 더럽히느냐 마느냐 기로에 선 순간이었죠.
저는 제 인격과 신뢰를 더럽히고 싶지 않아서 농담처럼 거절했습니다.
“그럴까요??? 일단 제 남편한테 허락받아 주시면 사모님께 허락은 제가 받도록 할게요.”
하마터면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사랑 또는 지저분한 불륜이 될 뻔한 저의 마음이 단 몇마디 말로 더욱 명쾌하게 감정정리가 되더군요.
제가 제 마음 다스릴 수 없을땐 남편도 귀찮고 그분이 안보이는 때의 생활은 다 재미가 없더니 제 마음을 내려놓으니 너무나 소중하게 지켜야할 저의 남편이 있었습니다.
남자들도 직장생활 하다보면 그런 마음 드는 사람 안나타 날까요?
그럴 때 과연 감정에 치중해서 달려가는게 옳았을까요?
가을의 문턱에서 커피한잔과 그때 만일 사랑이라 믿었더라면 어땠을까 감상에 젖어보니 헉~~입니다.  평생 저를 훌룡한 직원으로 기억해줄 사장님과 온갖 고생 같이하며 정든 동료들도 잃어버렸을 거구요 저를 누구보다 믿어주는 가족들도 잃어버렸을 겁니다.
제 남편에게 제가 걸렸던 그런 시기가 찾아오면 제가 그랬던 것처럼 그 또한 저와의 사랑이 더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으리라 믿으니까 조용히 기다려 줄겁니다.
IP : 121.134.xxx.237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갸우뚱
    '08.10.14 11:51 AM (121.131.xxx.127)

    익명이라도
    앗 내 주변에 누구인가 보다 할 만한 사연이면
    공개적으로 까발리는 거지만,

    저런 일이 하 많은 세상이라
    까발렸다는 생각 안 듭니다.

    원글님
    잘하셨어요^^

  • 2. ..
    '08.10.14 11:52 AM (211.215.xxx.39)

    추하긴요. 잘 처신 하셨네요.

  • 3. 흠..
    '08.10.14 11:52 AM (119.198.xxx.124)

    본인이 원한것도 아니고, 그저 다가오는 마음인데..
    어디에도 뱉지 못한 마음인데..
    익명게시판의 힘을 빌어서 잠시 이야기하면서 속시원히 털어내면 안되는건가요..?

    제목대로.. 기회가 와도 바람 안 필 사람은 안 피는 것 같아요.

  • 4. ...
    '08.10.14 11:53 AM (218.234.xxx.40)

    정말 살다보면 이런 저런 유혹이 많지 않나요.
    추하긴요...
    원글님 처신 잘 하셨어요2

  • 5. ..
    '08.10.14 11:57 AM (222.237.xxx.220)

    자게에 속마음 터놓는 것이 공개적으로 까발리는 거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첫 댓글님 오늘 뭐 안 좋은 일 있으셨어요?

    한 번쯤 흔들려본 사람이 자기가 가지고 있던 익숙한 것들의 진짜 가치를 알겠죠.
    가을바람이 선선하니 저도 옛날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 6. 추하다니요
    '08.10.14 11:57 AM (122.34.xxx.54)

    살면서 이런 감정 있을수 있는거고
    익명게시판이니 아무에게도 하지못했던말 속풀이 할수도 있는거죠

    지저분하고 추하다는 분 참 넘하네요

  • 7. 원글님
    '08.10.14 11:57 AM (72.136.xxx.2)

    멋져요~ 그런 감정 느끼는건 죄가 아니죠~
    그렇게 쿨하게 처신하실수 있는 님께 박수를 짝짝!!

  • 8. 짝짝
    '08.10.14 12:02 PM (125.187.xxx.189)

    잘하셨어요
    그저 호르몬 과잉으로 옆에 있는 아무 이성에게 눈길이..... 라고 생각하셔요.
    나이들어 보니 남녀 간의 사랑 그거 별 것 아닙니다.

  • 9. 에고
    '08.10.14 12:14 PM (121.151.xxx.149)

    저도 두번정도 그런일 있었는데 그냥 아무렇지않게 대하니까 마음을 접더군요
    기회가없어서 바람안핀다가 아니라
    정신이 제대로 박히지않아서 바람을 핀다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부녀 유부남들이 애인없는사람없다고 하지만 제주변에는 그런사람 본적이없네요

  • 10. 한때
    '08.10.14 12:26 PM (116.120.xxx.6)

    무려 열살가까이 차이나는 사람이 이성으로 느껴지더군요
    헉스~~ㅡㅡ;;
    근데 우째요
    자꾸 보고싶고 하는 제마음을 저도 못잡겠더라고요
    강의를 포기할수도없고
    남편하고 사이가 안좋아 술집에서 그사람한테 전화했더니
    그 먼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왔더군요
    드라이브하면서 그사람이 그러더군요
    진즉부터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고..좋은관계 맺어보자고요
    차를 멈추고 잠시 숨을 들이쉰후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그냥 알던 사이정도로 지내고싶다고 ..
    얼마동안 서먹했지만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니 언제 그랬냐는듯
    제마음이 다 잡아지더군요
    몇년이 흐른지금 그때 마음 돌이키기 너무 잘했다 싶어요
    내가 이세상을 떠나는날 도덕적으로 깨끗이 살았노라 자부할수있기를
    기대해봅니다
    하긴 마음에 간음도 간음이라지요
    부끄럽긴해요 한때나마 그런 마음 품었던 자신이 좀 추하게 느껴질때 있어요

  • 11. 아꼬
    '08.10.14 12:55 PM (125.177.xxx.145)

    일단 제 남편한테 허락받아 주시면 사모님께 허락은 제가 받도록 할게요.” 너무 재밋는 말로 거절하셨네요. 멋지세요.

  • 12. 멋지네요
    '08.10.14 1:14 PM (222.236.xxx.94)

    '제 남편한테 허락받아 주시면 사모님께 허락은 제가 받도록 할게요'
    좋은 말인데...
    저는 써먹을 일이 없네요^^

  • 13. ^^
    '08.10.14 1:33 PM (220.78.xxx.253)

    멋져요^^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눈물이 나는건 왜일까요..

  • 14. 감동
    '08.10.14 8:46 PM (121.169.xxx.223)

    이 가을에 이런 이야기... 아름답게 스며 듭니다.

  • 15. 짝짝짝
    '08.10.14 10:15 PM (121.134.xxx.95)

    너무 멋있습니다. 원글님의 용감함에 박수 쳐드리고 싶어요. ^^

  • 16. ㅋㅋ
    '08.10.14 10:25 PM (211.243.xxx.194)

    어이없이 어려 보이기 때문에(솔직히 전 이것도 남자들 작업 멘트라고 여깁니다요)
    마흔이 코 앞인데도 결혼 안 했냐고 물어보는 남자들이 많습니다.
    일 때문에 명함 주고 받으면 전화 오는 사람도 많아요. 그럼 모합니까??
    아무짝에도 쓸모 없지요. 매일매일 집안 일하고 회사 일 하기도 바빠서 혹시라도 선택할 수 있으면
    다시 싱글로 돌아가고픈 마음이네요. 그리고 솔직히 나이를 먹으니 리비도도 확 떨어져서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멋진 남자를 만나지 못해서 그런가?? 암튼 멜로가 안 맞는 1인.

  • 17. 원글님
    '08.10.15 12:01 AM (121.116.xxx.252)

    정말 박수 짝짝짝이에요.
    잘 하셨어요.

  • 18. 저도
    '08.10.15 12:05 AM (221.143.xxx.25)

    어느날 초등학교때 혼자 짝 사랑 했었던 남자동창을
    초등학교 동창모임에서 만나고 부터

    예전에 감정들이 살아 나서
    님처럼 보고 싶고 설레이고 그러더라고요

    남편을 무지 사랑하면서도요
    그런데 그 남자 동창도 제 느낌을 알았는지
    넌지시 ,은밀이 언질을 농담처럼 주더라고요

    제가 오 케이 하면 연애가 되는 것이고
    제가 발끈하면 농담이라고 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요
    저는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지
    끝에 말로를 너무 잘 알거던요

    그리고 여자는 숨기지만
    남자들은 연애를 하면 자랑하고 다닌답니다
    그리고 그친구는 저를 사랑하기 보다는

    그냥 사랑놀음 하려고 하는거겠죠
    정말 사랑하면 본 부인과 이혼하고 오겠죠

    그런데 우리 남편은 성실하고 가족만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거던요
    이 세상에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내 남편이라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잠시 마음이 설레였던것이 웃읍더라고요
    아무리 남자 동창이라지만 오다가다 만난사이나 마찬가지인데

    내 사랑하는 남편하고 비교가 안되더라고요
    그리 생각하니 마음이 정리되면서

    저도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그 남자 동창을 보면 마음이 덤덤하더라고요
    그냥 나혼자 잠깐 스쳐가는 광풍이었다가
    꺼저버렸어요

    그리고 우리남편한테 웃으면서 이야기했어요
    초등학교때 짝사랑했던 남자 동창이 잘되서 나타났는데
    마음이 무척 설레이더라고.....

    그냥 우리 남편 웃더라고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거나 아니면 이해하거나죠
    원래 과묵한 사람이라서 자기 속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니까요

    그뒤로 세월이 13년이 흘렀어요
    일년에 동창 모임이
    4번 있어요
    제 딸 결혼식에도 남자동창들이 와주고
    서로 애경사에 참석하고
    좋은 친구로 잘 지내요

    친구는 영원하다잖아요

    "순간의향락이 오랜 탄식" 이라는 말도 있어요

    사람이 감정에 동물이다 보면
    인생을 살아 가면서 남편이나,저나 그런 감정이 있을수도 있어요

    감정이 순수해도 가정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은 불륜이지 멋진 로멘스는 아니라고 봐요

    그런 감정이 잠시 내 마음에 파도 처럼 일다가 나가는 자체는 죄라고 보지는 않해요
    사람이기때문에 그런 기회가 여러번 올수도 있고

    내남편 아닌 사람때문에 내마음이 설레일수도 있어요

    다만 그것을 슬기롭고 지혜롭게 대처햐야되요

    저는 지금도 그때에 이야기를
    우리 시집간딸 한테 웃으게 소리로 이야기 한답니다

    저도 살아온 환경이 보수적이고
    여러가지가 심지가 굳어서라고 봅니다~

  • 19. 저두 한마디
    '08.10.15 11:03 AM (210.101.xxx.100)

    저도 회사 다니면서...남자친구가 있어도 그런 마음이 유부남한테 들더라구요.
    한때..(한 일주일쯤?)) 괜히 눈물나고 보고 싶고 이랬는데...
    단호히 거절하고...마음 정리하니까 지금처럼 좋은떄가 없네요..
    살면서 그런 유혹 더군다나 직장생활하면서..없을 수가 없는것 같아요...
    님...추억으로 간직합시당..ㅎ

  • 20. 올가을향기
    '08.10.15 2:54 PM (203.122.xxx.187)

    넘 너무 멋져요. ^^*

    지혜로운 처신에 박수 보내 드려요.

  • 21. 손뼉도 마주쳐야
    '08.10.16 2:15 PM (218.48.xxx.182)

    소리가 난다는 말...
    역시 그대로입니다.
    원글님 잘하셧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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