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5살, 3살 늦깍이 엄마예요. 딸둘이구요.
큰녀석 얼마전 유치원 체벌 사건이후론 유치원은 절대 안간다고 설레발을 쳐서 집에 데리고 있은지 두달 되었구요. 힘든 거 생각해도 다시 보내기가 어려운게 아이 문제로 심리 치료 선생님까지 만났었는데 당분간 아이가 안심을 할 때까지는 유치원은 보내지 않는게 좋다고 하셔서 데리고 있데요.
딸둘이어도 둘째 녀석 9개월 남짓부터 걷기 시작해서 웬만한 사내아이보다 용감 무쌍하네요.
욕조에 물받아 목욕시키면 거꾸로, 바로 다이빙 해대고, 놀이터라도 데리고 가면 철봉에 매달리다 무대뽀로
뛰어내리고, 하루에도 몇번씩 책상에서 바닥으로 뛰고,
큰녀석 집에 데리고 있으니 혹여라도 넘 심심하고, 다른 아이에게 뒤질세라 매일 오전엔 점토 놀이, 책읽기, 그림 그리기 뭐 이러 저러한 걸로 놀아주고.
아, 엄마 노릇도 힘드네요.
먹이기도 밥세끼 챙기기 힘들고, 하루 한끼는 빵만 빼곤, 분식이나 떡, 고구마 뭐 이런 거 주기도 하고.
또 큰아이 놀이 친구 만들어 주려 시작한 품앗이로 일주일에 한번은 수업준비해야 하고,
집에 오면 하루 종일 전쟁터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온 남편 따뜻한 집밥 맛나게 해줘야 하고.
맘 속엔 이러 저런 한 일들이 다 절 압박하는데 하나도 제 맘에 흡족하게 하는 게 없네요.
이러다 지쳐버리면 남편에가 투정하고 싶지만 언제 부턴가 남편도 잘 받아 주지 않는 것 같네요.
언젠가 한번 남편 왈"여자들은 참, 이상하다. 남자들이 직장일이 자기 일이라 힘들어도 불평안하고 최선을 다해 감수하고 하는 것 처럼 여자들도 집안일, 육아 자기에게 맡겨진 을 당연히 묵묵히 해야하는 거지 왜 남의일 대신해주는 것도 아닌데 불평, 불만을 하냐'고 하더라구요.
울 남편 가정적이고, 좋은 사람이라 아이들 목욕도 시켜주고, 집안 청소도 간혹 도와주곤 하는데 이런 말을 하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그 이후론 맘이 터놓아 지질 않고. 제가 지칠 땐 오히려 맘을 닫게 되네요.
다시 불평하고 투덜데도 투정하면 남편이 듣기 싫어할 것 같고. 또 아무것도 제 생활은 달라지는 것도 없을 것이고.
그냥 몇일 이렇게 지내다 다시 심기일전해 지내야 겠죠.
미용실가서 파마도 하고 싶은데 두아이 달고 도저히 갈 엄두가 나질 않고.
주말엔 미장원에 사람도 많고, 아이들 몇 시간씩이나 남편한테 맡기고 나가자니 맘이 편하질 않고...
이래 저래 전 왜 이렇게 사는 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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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맘은 누가 받아주나요
어휴 조회수 : 520
작성일 : 2008-10-14 02:38:33
IP : 116.122.xxx.24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펌쟁이
'08.10.14 5:44 AM (218.156.xxx.229)어느 집이나 다 똑같아요... ^^;;;
2. 그래도
'08.10.14 8:38 AM (220.70.xxx.230)가끔 아이들 목욕도 시켜주고, 집안일도 도와주신다니 ~ 정말 부럽네요 !!
집안일은 커녕 아이들 단 5분도 돌봐주지 않는 집도 있답니당 ~~ 바로 요기 !!!
저도 둘째 4살때 파마 첨 해봤네요 그것도 시엄니께 맡기고 겨우.... 에효3. .
'08.10.14 2:47 PM (218.237.xxx.224)저도 그맘때 방문 잠그고 한30분 엉엉울다가
나와 다시 돌보고.쩔쩔매면서 둘을 키웠는데요.
지나고 보니 남편마음을 들여다 봐주지못한게
미안해지더군요.그이도 참 외롭고 힘든시기였던거 같았거든요.
아프지 마시고요,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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