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에 매달리는 사립大 운영
입력: 2008년 10월 13일 01:03:27
ㆍ자산 크게 늘어도 법인 전입금은 ‘쥐꼬리’
ㆍ124개교는 ‘수익용 기본재산’도 기준미달
국내 사립대학들의 자산이 지난 10여년간 수십조원 증가했지만 대학의 재정 운용을 책임지는 학교법인의 전입금은 거의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사립대 10곳 중 7곳이 기본적인 ‘수익용 기본재산’조차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금에 의존한 대학 운영이 등록금 폭등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거듭 확인된 셈이다.
◇ 사립대, 등록금 수입 갈수록 늘어 =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12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15개 일반 사립대의 최근 10년간 자산현황에 따르면 총자산(법인회계+학교회계+산학협력단회계)이 1997년 약 17조원에서 2007년 45조원으로 28조원(2.6배)가량 증가했다.
대학들의 자산 증가는 등록금 인상 영향이 컸다. 이들 대학의 2007년 등록금 수입은 총 8조762억원으로 97년 3조5212억원과 비교해 10년 새 4조5549억원 늘었다. 반면 법인전입금은 97년 3803억원에서 5398억원으로 159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세대·고려대·홍익대·건국대 등은 1조원 이상 총자산을 늘렸고, 조사대상 사립대 중 67.0%(77개교)가 1000억원 이상 자산이 불어났다.
그럼에도 대학의 등록금 의존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운영수입과 비교한 등록금 비율은 97년 66.7%에서 2007년 65.1%로 조금 낮아진 수준이다. 법인전입금의 비율은 같은 기간 7.2%에서 4.4%로 크게 줄어 대조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법인이 단 한 푼도 기여하지 않은 대학도 4곳 중 1곳(29개교)꼴이었다. 절반가량 대학(55개교)은 법인기여도가 1%도 되지 않았다.
특히 연세대·성신여대 등은 수도권에 위치한 이점으로 자산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법인기여도는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매년 등록금 인상이 거듭되면서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크게 늘고 있지만 사학법인은 별다른 수고 없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산 증가를 이루고 있다”며 “등록금에 매달려 대학을 운영하기보다는 법인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돈 없어도 사립대 운영? = 전국 사립대 10곳 중 7곳은 법령에서 정한 ‘수익용 기본재산’ 없이 운영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를 보면 2007년 현재 185개 사립대학 가운데 67%에 해당하는 124개 대학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이 ‘대학설립운용·규정’에 명시된 1년치 학교운영수익총액에 못 미쳤다.
법정기준 50%에도 못 미치는 재산을 가진 대학도 89개교(48%)로 절반에 달했다.
권 의원은 “기본재산이 없으면서 일단 학교를 세우고, 등록금을 거둬서 학교를 운영하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갖고 있는 수익용기본재산도 수익률이 낮은 토지·임야인 경우가 많았다.
법령은 학교에 대한 지원을 위해 수익용기본재산에서 연간 3.5% 소득을 내야 한다고 규정했으나, 185개 대학 중 수익기준을 지키는 대학은 76개교(41%)에 불과했다.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
출처: 경향신문(2008년 10월13일자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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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에 매달리는 사립大 운영
리치코바 조회수 : 169
작성일 : 2008-10-13 12: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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