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쏟아질 뿐입니다..
무탈하셔야 합니다.. 문규현 신부님, 수경스님...
간간이 사진이 있습니다. 링크된 주소로 가시면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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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 8일차> 아이고 죽겠어..도저히 못하겠어...
분류없음 2008/09/12 08:59 자유롭게놀자
(구암제 저수지를 지나가고 있는 순례단)
하루 종일 길을 가도 그 자리입니다. 잠시의 휴식 시간 마다 고개를 들어 어느 정도 왔는지 돌오보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한 걸음에 저만큼 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순례는 여전히 땅을 기어가는 지렁이처럼 꿈틀거릴 뿐입니다. 순례는 자연의 순환처럼 느리기만 합니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를 잊어버린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부터 속도를 중심하게 되었고, 남보다 빠르게 결과를 얻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가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우리 사회는 그렇게 기어가는 법과 걸어가는 법을 잊고 한 걸음에 달려가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5분을 줄이기 위해 직선의 도로를 만들고, 산을 파헤치면서 우리는 즐거워했습니다.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로만 계산하는 방법을 배웠을 뿐, 그 자연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기쁨과 감동을 주는지는 모른체 했습니다. 경제적 부만 얻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이제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인간의 얼굴을 가진 사회를 바라며>
수도권 지역에는 비가 온다 하더군요. 이곳 순례단이 지나는 구례도 기상 예보로는 비가 온다더니 비는 오지 않고 하루 종일 햇살만 가득했습니다. 가을 곡식도 여물기를 바라는 하늘의 바램 때문인지, 오늘은 하루 종일 햇살 가득한 시골길에서 순례가 진행되었습니다.
어제밤 ‘구례 우리밀 가공공장 농촌교육관’에서 여정을 풀었던 순례단은 구만제 저수지 전방 200m 지점에서 순례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침 6시 식사 후 8시에 가까워진 시간. 비 소식은 고사하고 햇살이 벌써부터 대지에 흔적을 남기더군요. 진행팀 모두 ‘아 오늘도 덥겠구나.’하면서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출발 이후 계속 무더위를 벗 삼아 순례를 계속하다보니,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아스팔트 차도의 열기는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생명이 살아있는 대지에 비해 인간이 만든 아스팔트 차도는 햇살에 비해 일찍 달구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조금 속도의 미학을 찬양하면서 사방팔방으로 통해는 도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출발 장소에서 구만제 저수지 구간을 통과하는데 거의 하루가 소요되었습니다. 어제까지의 경로에 비해 차량의 소통이 많아 진행이 어려웠고, 더위에 진행 속도가 더디었기 때문입니다. 오체투지로 순례를 하는 순례자들은 아스팔트 차도가 전하는 열기를 그대로 호흡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차도의 분진이 바람에 날릴 때면 어김없이 순례자의 거친 호흡 속에 마른 기침이 뱉어져 나옵니다.
요즘 순례단은 그러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오전 8시부터 11시30분까지 순례를 진행하고, 이후 정오 무렵의 더위를 피해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순례를 진행합니다. 오늘 역시 오전 11시 30분에 오전 순례를 마무리했습니다.
오전 순례를 끝낼 무렵 인근 가게의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주인께서 소식을 들었다며 몸 건강하게 잘 진행하라 격려하더군요. 어제는 지나가는 순례단을 붙들고 음료수를 공급해주신 분도 있고, 급하게 식수가 필요하다는 말에 한통의 물을 들고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는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며, 우리 사회가 가야 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희망의 네트워크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큼 힘이 될 것입니다.
점심시간. 비가 올 것을 예상하였던 진행팀은 비를 대비하여 교육관에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국수를 준비하였습니다. 진행팀의 조항우님과 김희님이 맛있는 국수를 준비하였는데,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님이 너무나 아쉬워합니다. 음식을 많이 먹게되면 오체투지 순례에 부담이 되어 소식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국수를 좋아하는 수경스님은 점심시간 내내 못내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15명의 순례자와 진행팀을 위해 준비하였던 40인분의 국수는 금세 동나고, 새로 국수를 삶아야 했으니 마음껏 못 드신 두 분에게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오후 시간. 진행팀은 오전과는 다른 상황 때문에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루 순례에 참여하신 분들 중에서 일부가 오체투지 순례를 하시면서 순례 대열이 길게 지체되었기 때문입니다. 대열이 길어지면서 인원이 부족한 진행팀은 차량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그런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오체투지를 하시던 분들이 오래되지 않아, ‘아이고 죽겠어, 도저히 못하겠어..’ 하시며 중단하였기 때문입니다. 하루 순례길에 참여하여 일정 구간을 그렇게 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두 순례자는 여전히 그 고통을 온 몸으로 받아 안으며 길을 가고 있습니다.
문규현 신부님의 형님이시며 ‘길위의 신부’로 불리우시는 문정현 신부님은 동영상을 촬영해 이 분들의 뜻을 알리겠다고 하면서도 가까이 다가가면 순례자들의 거친 호흡과 고통어린 몸짓을 바라보기 힘들다 합니다.
그렇게 오늘도 순례는 계속되었습니다. 가을이 익어가면서 대지와 함께하는 노동의 소중함을 알고 햇살과 바람, 비와 자연의 순환에 감사함을 배우는 수확의 계절이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계절입니다.
자연의 순환처럼 우리 사회 공동체가 인간의 얼굴을 가진 사회로 선순환하고, 인간의 자존감과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존중,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평화를 배울 수 있는 순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오체투지 순례단 진행팀에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있습니다. 어제는 진행팀 막내 최유진씨 소개에 이어 오늘은 마웅저(Maung Zaw) 님을 소개합니다. 현재 순례단 진행팀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마웅저 씨는 버마 8888 항쟁 당시 고등학생으로 시위에 참가한 후 버마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왔다 합니다. 1994년 군부권력의 탄압을 피해 버마를 탈출하여, 한국에 왔다 합니다.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며, 버마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결성에 참여했고, 현재는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활동 중입니다.
마웅저 님은 오체투지 순례 출발행사였던 노고단 천고제를 보며 “저는 처음 천고제를 마치고 오체투지를 시작할 때 눈물이 났습니다. 분위기 때문에도 그랬지만 많은 일들을 하셔야 할 분들인데 한분이라도 몸이 아프면 어떡하나 하고 왠지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두 분들의 판단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이란 몸과 마음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며 며칠간의 순례 소감을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마웅저 님은 “저도 버마에 돌아가면 오체투지 방식의 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버어마는 소수민족문제, 다양한 세력 다툼, 군부독재, 종교갈등 등의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분이 하는 운동방식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이루는 화합과 평화를 이루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마웅저님이 삶의 터전이었던 고향의 하늘과 햇살, 바람과 대지를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 윤병일(서울) / 김광철 목사(구례 수평교회) / 홍숙경(마중물) / 김형근(평화동 성당) / 이행은, 신연숙(국시모) / 문정현 신부(평화바람) / 유재흠 외 2명(부안 농민회) / 방상복 신부 외 9명(유무상통 미리내실버타운) / 김영식 신부(정의구현사제단) /신현숙(곡성, 문화유산 해설가) / 김진원(부안) / 황수진(온양) / 김동균(구례)
<일정 안내>
● 9월 12일(금) : 외산리 내온마을(시작) - 산동면소재지(경유) - 현천마을 입구(계천교)
● 9월 13일(토) - 9월 16일(화) : 휴식
● 9월 17일(수) : 산동면 현천마을 입구(계천교. 시작) - 19번국도(경유) - 신 밤재터널 입구(종료 예정)● 9월 18일(목) : 신 밤재터널 입구(시작) - 주천면 호기리(범실매운탕 인근. 종료 예정)
기도-사람의길,생명의길,평화의길을 찾아서...오체투지순례단 (http://cafe.daum.net/dhcpxnwl)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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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오마이블로그 펌..) <오체투지 8일차>
무탈하십시오.. 조회수 : 226
작성일 : 2008-09-12 13:23:27
IP : 125.178.xxx.8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무탈하십시오..
'08.9.12 1:23 PM (125.178.xxx.80)2. 따스한 빛
'08.9.12 1:31 PM (124.50.xxx.3)아고라에서 봤는데 눈물나더이다.
그 와중에도 인간같지 않은 것들이 딴지걸고.
암튼 촛불과 비 촛불은 인간성 자체가 아주 달라요.
살인미수 칼부림한 인간이나 촛불든 사람들 죽이겠다고 자동차로 돌진한 미친인간을
영웅시 하는 그 사람들 악의 무리 맞습니다.3. 푸른나무
'08.9.12 2:40 PM (221.143.xxx.225)정말 모두 무탈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으로뿐이지만요...
4. ...
'08.9.12 9:00 PM (122.36.xxx.19)부디 무탈하시길..
그리고 우리의 기도가 하늘에 부디 닿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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