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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가 정부에서 살아 남는 법

알뜰절약 특급비법 조회수 : 865
작성일 : 2008-09-02 10:48:22
[달인에게 듣는다]알뜰절약 특급비법


*해외 인터넷 쇼핑의 달인 박임효
“너무 저렴해 충격을 받았던 해외 인터넷 쇼핑,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



안양에 사는 박임효(29) 주부가 해외 인터넷 쇼핑을 시작하게 된 건 유기농 화장품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한국에서 유명한 독일 유기농 화장품이 해외 사이트에서 1/3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던 것.
“친구 소개로 해외 사이트에서 유기농 화장품을 싸게 사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1/3밖에 안 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죠. 그래도 처음에는 불안했어요. 결제나 배송 등 물건이 오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잖아요. 그런데 한번 제대로 구매하고 나니 멈출 수 없던데요?”

최근 젊은 아기 엄마들 사이에 해외 인터넷 쇼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수입이 대부분인 아기용품에 거품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유기농 화장품, 유모차, 카시트, 유기농 천 기저귀가 인기 품목이다.
박임효씨는 올 3월에 결혼한 새댁이다. 그가 해외 인터넷 쇼핑 덕을 톡톡히 본 건 혼수 장만과 신혼여행 준비 때였다.

“휘슬러 냄비가 한국에서는 굉장히 비싸잖아요. 보통 세트로 50만원이 넘죠. 독일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독일 사이트에서 헤매다가 한국에 구매대행이 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 사이트에서는 같은 제품이 30만원 조금 넘더라고요. 60~70% 정도 가격으로 산 거죠. 백화점에서 행사할 때 헹켈 칼을 18만원 주고 산 적이 있어요. 그때는 싸다고 샀는데 인터넷으로 알아보니까 15만원이 채 안 되더라고요.”

신혼여행이야말로 거품이 많다고 생각했던 박임효씨. 그는 배낭여행시 호텔 예약을 했던 경험을 되살려 푸케트의 리조트를 직접 예약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여러 커플과 몰려다니는 신혼여행이 싫어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따로 예약을 했어요. 항공권과 리조트를 각각 예약했죠. 나중에 따져보니 여행사에서 제시하는 가격보다 각각 50만원씩 저렴해 모두 1백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어요.”

해외 사이트에서 물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할 때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문제가 생겼을 때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문의나 항의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호텔을 예약하고 난 뒤 나중에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가격이 낮춰져 있더라고요. 저에게도 그 가격으로 적용시켜 달라거나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어렵잖아요. 다행히 그 사이트는 실시간 채팅 시스템이 있었어요. 채팅을 하기 전 하고자 하는 말을 영어로 미리 써놓고 채팅창에 붙였더니 알아서 처리해주더라고요.”

그가 가장 큰 덕을 본 건 바로 콘택트렌즈. 하루 착용 렌즈를 쓰는 박임효씨는 렌즈 값에 많은 돈을 투자하곤 했는데, 이제는 가뿐하다고.

“콘택트렌즈 전문 사이트가 있어요. 한국에서 유명한 아큐브 렌즈부터 다양한 렌즈가 모여 있죠. 가격은 1/3 수준이었어요. 저는 한번 구입할 때마다 1년분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매우 만족스러워요. 시기만 잘 맞추면 무료 배송도 가능하고요. 그런데 검안증이 필요하니 구입할 때 주의하셔야 해요.”

한번 빠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는 해외 인터넷 쇼핑. 그러나 언어의 장벽과 사이트에 대한 신뢰, 결제 등에 걱정이 앞선다.

“유럽 사이트 같은 경우는 영어 지원도 되는 곳이 많아서 그리 어렵지 않아요.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구매대행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죠. 유모차나 유기농 분유 등으로 인기 있는 카모마일몰은 구매대행이 아닌데도 한글이 지원되는 사이트라 편리해요. 구매는 비자나 아멕스 등 카드로 가능하지만 가끔 페이팔(paypal)이라는 결제시스템을 원하는 곳도 있어요.”

해외 인터넷 쇼핑시 배송료가 비싸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또 관세도 어려운 부분이다.
“사이트마다 배송료를 체크해야 돼요. 어떤 사이트들은 구매하는 가격에 맞춰 많이 살수록 배송료를 적게 책정해주는 곳도 있고, 무게당으로 계산해서 책정하는 곳도 있어요. 무게로 하는 곳 중에서도 무게를 좀 더 세분화해서 배송료를 책정해주는 곳이 유리하죠. 구매 금액이 15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20% 관세가 붙으니 15만원에 맞춰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해요.”


박임효 주부가 추천하는 해외 인터넷 쇼핑 사이트
휘슬러 냄비 구매대행, 수입 판매 사이트
http://www.425425.com(한글)
유기농 화장품 판매 사이트
http://www.bce-europe.com(영문)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아기 옷,
유기농 식품 등 판매 사이트
http://www.biologisch24.com(한글)
http://www.camomile-mall.eu
(한글 지원)
콘택트렌즈 구매 사이트
https://www.coastalcontacts.com
(영문)
유명 화장품을 면세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사이트
http://sasa.com(한글 지원)
해외 호텔 예약 사이트
http://www.agoda.co.kr(한글)
http://www.asiarooms.com(영문)


*마트 쇼핑의 달인 강연주
“할인 카드, 포인트 카드, 장바구니 지참은 필수! 마트에서도 가격 흥정할 수 있어요”



스스로 부산새댁이라 소개하는 강연주씨(26)는 결혼 7개월 차 신참 주부다. 그러나 마트 장보기 노하우는 베테랑 주부들이 듣고 놀랄 정도. 할인, 포인트 적립, 차비 등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모이면 생각보다 많은 돈이 된다.

강연주씨의 장보기 횟수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 몰아서 장을 보곤 한다.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달인의 노하우가 숨어 있다.

“마트에 갈 때 필수품은 할인 카드죠. 저는 우리은행 V카드를 이용하는데 한 달에 세 번 5%할인 혜택을 받아요. 이 횟수에 맞춰 한번에 몰아서 쇼핑을 하는 거죠. 또 5만원 이상 구입할 때는 라면 같은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자주 있거든요. 그러니 조금씩 자주 사는 것보다 몰아서 장을 보는 것이 유리합니다.”

할인되는 신용카드만 가져간다고 해서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제할 때 카드와 함께 각 대형 마트에서 발급받은 포인트 카드를 제시한다. 이마트에서는 OK 캐쉬백이 적립되고, 롯데마트는 롯데포인트, 홈에버는 이랜드 포인트를 각각 적립해준다. 특히 홈에버의 경우 더 유리한 쇼핑 방법이 있다고 한다.

“우리 카드와 현대 카드에서 나오는 이랜드 신용카드가 있어요. 이 카드는 사용 실적에 따라 홈에버에서 최고 7%까지 할인받을 수 있어요. 또 이랜드 적립 카드는 현금 결제시 금액에 0.6%, 카드 사용은 0.1% 적립받을 수 있죠.”
참고로 OK 캐쉬백의 경우 현금, 카드 상관없이 0.1%가 적립되고, 롯데 포인트는 0.2%가 적립된다. 적은 포인트에 만족할 수 없다면 OK 캐쉬백 쿠폰을 모으자. 보통 100점, 200점에 달하는 포인트들은 한 판을 모을 경우 7백~1천원까지 적립된다. 꽤 많은 적립률이다.

카드를 챙겼다면 이제 장바구니를 챙기자. 장바구니 사용은 일회용품을 줄여 환경을 보호한다는 좋은 뜻과 더불어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장바구니를 지참하면 한 개당 50원의 할인 혜택이 주어져요. 저는 아직 신혼이라 남편과 함께 마트에 가거든요. 장바구니 두 개를 들고 가면 1백원이 할인되죠. 그리고 집에 있던 봉투라도 두 개 들고 가면 1백원을 할인받으니 모두 2백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마트의 경우 덤으로 주는 경품이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이럴 때 강연주씨는 냉정하게 용량당 가격이 얼마인지를 따져본다.

“우유 같은 경우 1000ml 하나에 200ml 한두 개를 붙여 주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엄밀히 따져보면 경품을 준다고 해서 싼 건 아니더라고요. 경품이 하나 붙은 우유를 산 적이 있는데 1000ml인 줄 알았던 우유는 900ml였고, 경품으로 주는 우유는 겨우 180ml였어요. 그럴 때는 꼭 100ml당 가격을 환산해봐야 제대로 된 가격이 나와요.”

한 달에 두세 번 마트를 방문하다 보니 구매 목록은 필수, 마트 전단지는 알뜰 쇼핑족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정보지다.

“물품이 필요할 때마다 메모지에 기록한 뒤 가져가요. 마트에 가자마자
가장 먼저 할 일은 입구 쪽에 비치되어 있는 전단지를 가져다가 제가 구매하려는 상품이 있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입구 쪽에 비치된 쿠폰도 요긴하죠.”

강연주씨는 마트에서도 흥정을 한다. 마감 시간은 특히 흥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좋은 시간대다.
“1만5천원 하는 굴비가 있었어요. 마감 시간이었는데 살까말까 고민했더니, 마트 사원이 1만1천원에 주겠다고 해서 얼른 사온 적이 있어요. 수제 돈가스나 수제 소시지, 양념된 고기는 마감 시간이 되면 50%까지도 할인해줘요. 세일 시간대에는 아무거나 사지 말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사면 실패할 가능성이 줄어들죠.”

흥정뿐 아니라 덤으로 끼워주는 제품도 노릴 만하다. 강연주씨는 없는 덤도 생기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세제의 경우 코너에 있는 판매 사원에게 견본품을 더 챙겨달라고 해요. 말만 잘하면 몇 개 더 주거든요. 그것만 모아도 굉장한 이득이죠.”

달인의 노하우는 쇼핑이 끝난 후에도 빛을 발한다. 바로 최저가격보상제를 노리는 것. 마트들은 서로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다른 마트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조금이라도 비싸면 그 차액과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또 캐셔가 계산을 잘못 했을 경우에는 그 차액뿐 아니라 5천원짜리 상품권도 받을 수 있으며, 간혹 진열이 잘못되어 물품 가격에 혼동을 빚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연주씨는 달인으로서 마지막 조언을 했다.

“작은 것을 받기 위해 필요 없는 물건을 사는 건 정말 잘못된 쇼핑 방법 이에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경품에 현혹되지 마세요. 제가 예전에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할 때 갈치를 샀는데, 반년이 지나도록 아직 다 먹지를 못했거든요.”


*카드사용의 달인 한은영
“카드를 안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에요. 제공하는 혜택을 똑똑하게 누리는 것이 경제적인 소비죠”



요즘 TV 광고를 보다 보면 두세 번에 한 번은 카드 광고를 접하게 된다. 내로라하는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거나, 누구나 동경할 만한 멋진 생활을 보여주면서 ‘포인트 잘 쓰는 법’, ‘상황에 맞게 카드 쓰는 법’, 심지어는 ‘할부로 사랑을 하는 법’까지 소개한다. 국민 한 사람당 기본적으로 3~4개의 카드를 가지고 다닌다는 요즘, 카드 사용은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됐다. 소비의 대부분이 카드로 이루어지는 한, 자신의 신용카드 사용 습관을 점검해보지 않고 물가 절약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쓰는 것이 ‘똑똑하게’ 소비하는 것일까.

초등학교 선생님인 한은영씨(26)는 ‘쓸 카드를 귀신같이 알고 있는’ 카드 사용의 달인이다. 하지만 수십 장의 카드를 가진 것도, VIP 회원으로 대접받을 만큼 카드 사용을 많이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항상 자신의 카드 사용 습관을 점검하고 부지런히 공부하는 꼼꼼함이 돋보였다. 특히 카드별 주요 혜택을 작게 써서 프린트해 카드 뒷면에 붙여둔 것이 눈에 띄었다.

“어디서 내 카드를 써서 할인받을 수 있을지 일일이 다 기억하기 어렵잖아요. 자주 쓸 만한 부분만 적어서 카드에 붙여두면 결제할 때 골라 쓰기 편해요. 사실 신용카드는 무조건 안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하지만 오히려 아예 안 쓰는 경우 신용도가 증명이 안 되니까 좋지 않고,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생겨요.”

그는 개인당 3~5개의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현재 그도 5개 정도의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중 세 가지는 한 회사에서 발급받았고 종류만 다른 카드다.

“카드는 단순히 몇 개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카드사를 두고 따져봐야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카드 3개가 각각 혜택이 다르지만 한 회사 상품이라 발급받을 때 신용정보 조회도 따로 하지 않았고 포인트 관리하기도 쉬워요.”

요즘은 한 회사에서도 소비 타깃을 세분화해 각각의 특성에 맞춘 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이를 고루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귀띔한다. 특히 회사마다 주력 상품이 있어서 새로운 카드가 나오면 기존 카드 혜택은 조금씩 줄어들게 마련인데, 이 경우 ‘이제 별로 쓸 데도 없으니 해지하자’고 하지 말고 새 상품으로 교체 발급을 받는 편이 낫다.

흔히 카드를 관리할 때는 결제 일자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월급 날짜에 맞춰 카드 결제일을 정한다. 하지만 한은영씨는 조금 다른 방법을 제안했다.

“요즘은 CMA통장 많이들 쓰시잖아요. 며칠 맡겨놔도 이자가 꽤 붙는데 월급 들어오자마자 카드 값으로 빠져나가면 이자는 거의 못 받게 되죠. 오히려 월급날과 결제일을 떨어뜨려놓으면 그 기간 동안 이자가 붙어요. 그리고 흔히 자기 카드 사용 기일을 잘 모르고 쓰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6일에 결제를 하기 때문에 한 달 사용이 이달 6일~다음달 5일로 끊어져요. 결국 ‘한 달 동안 두 번 할인’과 같은 혜택을 받을 때 그 한 달이라는 것이 1~30일이 아니라 6~5일 사이라는 거죠. 달이 바뀌었다고 기한이 끝났겠구나 생각하지 마시고 자신의 카드 사용 날짜를 꼭 확인해서 다 찾아 쓰도록 하세요.”

그만의 숨겨진 카드 사용 노하우는 또 있다. 바로 현장 할인과 추후 할인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 영화관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점 등을 이용할 때 할인 카드는 많지만 보통 중복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중 할인 폭이 가장 큰 한 가지만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 추후 할인 카드로 결제를 한다면 현장에서 통신사나 멤버십 할인을 받고 신용카드로 또 한번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청구서 할인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이중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이용하자.

또 휴대폰 요금을 카드로 납부할 경우 일정 비율을 할인해주는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인터넷 사이트에서 물건을 살 때 휴대폰 결제를 하면 좋다. 책이나 옷을 사더라도 휴대폰 대금에 포함해 납부하는 것이므로 결국 할인받는 셈이 된다. 다만, 이 경우 ‘10만원까지’와 같은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전화 요금과 쇼핑 요금을 합쳐서 상한 금액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소비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거예요. 쇼핑을 주로 하는지, 여행을 즐기는지, 장을 볼 때 카드를 주로 쓰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혜택을 누릴 수 있겠죠? 절약은 누구나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천이 잘 안 되잖아요. 어려운 것 말고 간단한 것부터, 자신에게 가장 쉬운 방법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카드 사용 내역을 수시로 확인해보고 포인트 합산 체크를 하는 것부터 해보시면 어떨까요?”

*가계부 쓰기의 달인 이경수
“빼먹지 않고 꾸준히 기록하는 것이 관건이에요. 지출을 점검해서 미리 소비 계획도 세워둡니다”



저마다 ‘절약하는 노하우’, ‘돈 잘 쓰는 법’을 알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실 방법은 간단하다. 불필요하게 새는 돈을 막는 것. 절약한다고 해서 무조건 소비를 줄이거나 혹은 무분별하게 저축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기에 슬금슬금 빠져나가는 비용을 막기 위한 그물을 쳐두는 것이 우선이다. 가랑비같이 새는 돈을 잡는 가장 강력한 그물은, 바로 가계부다.

주부 이경수씨(29)는 햇수로 5년째 가계부를 쓰고 있다. 결혼하기 전부터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만의 가계부를 만들어 씀씀이를 기록해왔다. 한 달 동안 내가 얼마만큼의 돈을 벌어들이고 쓰는지를 한눈에 봐야겠다 싶어서 쓰기 시작한 가계부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긴 지금까지도 이경수씨의 가장 가까운 친구다.

“요즘은 인터넷 가계부 사이트에 가입해서 가계부를 쓰고 있어요. 아무래도 종이 가계부에 비해서 인터넷 가계부는 한눈에 돈의 흐름을 볼 수 있잖아요. 게다가 검색 한번에 항목이 다 찾아지니까 ‘아, 이 품목은 얼마가 올랐구나’ 하고 물가 비교하기도 수월하구요. 계산이 자동적으로 되니까 다음달 예산도 과학적으로 짤 수 있어요. 종이 가계부는 지나고 나면 다시 읽기 힘든데, 인터넷 가계부는 찾기 쉬워서 썼던 것을 자주 꺼내 보거든요. 더 자주, 냉정하게 소비 분석을 하게 되더라고요.”

가계부를 매일 쓰는 것이 귀찮아서 빼먹는 일은 없는지 물어보니 “그런 일은 거의 없다”며 성실한 가계부 쓰기의 달인다운 면모를 비췄다. 하루 이상 집을 비워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할 때면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 그날의 지출 내역을 간단히라도 적어두고 돌아오자마자 컴퓨터에 옮긴다고 한다. 지난해에 결혼 1주년 기념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도 수첩을 들고 다니며 가계부를 썼다고 하니 정말 알뜰 주부답다.

“가계부를 쓰다 보니까 ‘내가 돈을 이렇게 쓰는구나’하고 알아보게 되더라구요. 정말 재밌어요. 요즘에는 제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가계부 사이트에서 1년 동안 꾸준히 쓴 사람에게 상품권을 준다고 해서 그거 받으려고 더욱 열심히 쓰고 있어요(웃음).”

이경수씨가 말하는 ‘가계부 쓰기의 제 1 수칙’은 바로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마트에서 장보기-5만원’이 아니라 ‘콩나물 2천원, 바나나 우유 2개 1천8백원’과 같은 식으로 기입한다. 그래야만 불필요한 지출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구입한 장소도 빠뜨리지 않고 함께 적고, 그때그때 특징이 있다면 모두 기록해둔다.

“예전에는 색색으로 표시를 했어요. 충동구매한 것은 빨간색, 이런 식으로. 그런데 별 효과가 없더라구요. 물건을 산 장소나 그때의 상황, 할인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옆에 적어두는 것이 훨씬 도움이 돼요. 저는 할인 쿠폰이나 포인트 카드 혜택을 받은 경우에는 ‘3만원(5천원 할인 쿠폰 사용)’이라고 꼭 적어둬요.”

꾸준히 가계부를 써온 그가 보기에 요즘 물가가 올라도 너무 많이 오른 것만은 사실이라고 한다. 그 탓에 이경수씨 가족의 가계부 중 저축 비중도 함께 줄었다. 그나마 가계부를 쓰는 습관이 확실히 몸에 배고 나니 쓰기 전보다 20~30% 정도 새는 돈을 절약하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단다.

“남자들은 가계부에 무관심하잖아요. 제가 열심히 가계부를 쓰고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애쓰니까 남편도 많이 동참하려고 해요. 같이 가계부를 보면서 얼마나 썼나 확인도 하고, 남편에게 용돈을 주면 가계부를 쓰지는 않더라도 매일 점검을 하더라구요.”

가계부는 단순히 기계적으로 지출을 기록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가계부를 쓰는 근본적인 이유가 다음달에 경제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서이므로 가계부를 검토한 뒤 매달 지출 예정액을 정해두고 고정 지출을 뺀 금액으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보통 카드 지출액을 따로 떼어 기록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드도 엄연한 생활비 지출의 일부인 만큼 지출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가계부를 쓰고 나서는 지갑에서 돈을 꺼낼 때마다 한 번씩 더 생각하게 됐어요. 충동구매가 많이 줄었죠. 미리 예산을 잡아놓은 선에서 쓰려고 하구요. 특히 간식비로 많이 지출한다거나 상황에 휩쓸려서 옷을 사는 경우가 크게 줄었어요. 이제는 가계부를 똑똑하게 잘 써서 저축을 더 늘리려고 해요. 태어난 지 80일 된 우리 예쁜 아이를 위해서, 더 현명한 소비를 하는 부모가 돼야죠.”
IP : 119.196.xxx.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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