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 커녕 이런 '寒가위'는 30년만에 처음"
한국일보 | 기사입력 2008.09.02 03:30 | 최종수정 2008.09.02 09:02
30대 여성, 대구지역 인기기사
'불황 직격탄' 재래시장의 우울한 추석맞이
"손님발길뚝…그나마 가격만 묻고 돌아가기 일쑤"
아예 日관광객 겨냥한 업종 전환 가게도 줄이어
"과일을 박스째 사가던 단골들이 요즘엔 사과 1개 배 2개 이런 식으로 사니까, 추석이라도 매출은 절반도 안 나와. 딱 상에 올릴 만큼만 사거든. 창피하지만 하루 매출이 20만원이나 될까…."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린 1일, 서울 경동시장에서 만난 청과상 이 옥(62)씨는 추석 경기를 묻는 말에 손부터 회회 내저었다. "'추석 대목'이라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했다. "여기서 과일장사 30년 했지만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고도 했다.
같은 날 광장시장에서 만난 지모(61ㆍ수원상회)씨는 "추석이라도 사람들이 워낙 드문드문 들리는 형편이라 올해 '대목' 보기는 애당초 글렀다"고 했다. 할아버지대부터 광장시장에 자리를 잡아 한창 좋을 때는 추석 대목 한달 전부터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이며 제수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시장 골목이 북적북적하는 것을 보고 컸지만, 요즘은 사람 구경하기조차 힘든 게 현실이다. 지씨는 "우리는 그나마 코리아하우스(한국의 집)에 납품하기 때문에 유지하지만 소매만 하는 가게들은 너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추석이 열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는데도, 재래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채 썰렁한 모습이다. 연초부터 물가가 치솟아 소비자들이 지갑을 꼭꼭 닫는다는 사실을 모르지야 않지만, 추석을 앞두고도 좀처럼 매기가 일지 않아 상인들의 한숨만 가득하다. 그나마 나쁜 경제상황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백화점보다 30~40% 가량 싼 재래시장으로 돌려주진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명절 대목이면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과 제수 준비를 하려는 사람들로 불야성을 이뤘던 남대문시장도 한산하긴 마찬가지다. 이날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한복상인 김모(52)씨는 "5년째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요즘엔 아이들 추석빔으로 한복 사러 나오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기와 돗자리 등 제사용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모(53)씨는 "제기 가격을 꼬치꼬치 묻고는, 비싸다고 그냥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허다하다"며 "추석 앞두고 시장 왕래하는 사람들이 좀 많아지면 (매출이) 나아질까 싶지만 크게 기대는 못한다"고 했다.
오히려 추석 대목보다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유입 여부가 상인들의 더 큰 관심사다. 요즘 남대문시장의 청과업체는 대부분 철수했고, 그 자리에 일본 관광객을 겨냥한 건강기능식품, 가방, 속옷, 아동복, 가발 등 다양한 공산품 가게가 들어왔다.
건어물과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전모(36)씨는 "요 몇 년 새 일본인 관광객이 남대문시장 주요 고객의 50%를 점한다"면서 "그런데 최근 일본도 경기가 좋지않은지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 매출이 30~40% 가량 떨어졌다"고 전했다. 추석 명절에 목을 매기보다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축제 등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 게 이곳 상인들의 한결 같은 얘기다.
겁 없이 치솟은 생활물가도 상인들에겐 부담이다. 가격이 비싸지면 그만큼 매출이 줄기 때문이다. 올해 야채류 값은 별다른 변동이 없지만, 추석상의 기본 메뉴인 과일 육고기 해산물 등의 가격은 작년 이맘 때보다 크게 올랐다. 이른 추석으로 사과(홍로)의 출하에 맞추기가 어려워지면서 사과 값이 지난해 대비 평균 500원 이상 올랐고, 배도 개당 2,000~4,000원을 호가한다.
한우와 돼지고기 등 육고기 가격도 상승세다. 쇠고기 산적용 등심이 200g에 8,000원 내외, 돼지고기 삼겹살(200g)은 2,600~3,100원선. 유가 폭등에 따른 조업량 감소로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 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작년 2,000원선이던 고등어가 올해 3,000~5,000원, 조기는 5,000~6,000원으로 올랐다. 오징어, 병어, 삼치, 갈치 등도 1,000원 정도 올랐다.
불황의 그늘이 짙지만, 그래도 실낱 같은 희망을 아예 놓을 수는 없다. 광장시장에서 6년째 생선장사로 터를 잡은 신촌상회의 주인 부부는 "그래도 대목이니까 평소보다 2배 정도 물량을 더 들여놓았는데 잘 팔릴지 불안하다"면서도 "요즘 민어로 만든 선물세트가 그나마 인기가 있어서 부지런히 선물세트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광장시장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상가 차원에서 추석할인행사나 이벤트를 진행할 만한 예산은 없지만, 개개 업체별로는 참치캔, 홍삼, 올리브유와 같은 추석선물세트를 마련하고 있고, 농ㆍ수산물도 2~3배 정도 더 들어온다" 며 "소비자들이 값싸고 품질 좋은 재래시장에 좀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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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영세한 재래상인들이 사정이 너무 안됐긴하지만
경기가 얼어붙은걸 어떡합니까?
이명박이 시장경제 살린다 했다고 재래시장 살린다는 말인줄 알았나보죠
6개월전에 노무현 때문에 나라 망하고 경제가 망했다더니
이제야 진짜 경제가 죽은게 어떤건지 몸소 체험하고 계시나봐요...
앞으로 더할텐데 어쩝니까
비단 이분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당장 올해 추석을 맞이하는 서민들 대다수가 한숨 나올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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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 커녕 이런 '寒가위'는 30년만에 처음"
재래시장 조회수 : 458
작성일 : 2008-09-02 10:45:33
IP : 116.36.xxx.19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9.2 10:52 AM (116.39.xxx.70)요즘 추석물가 정말 살인적인데다가..
그마저도 쓸돈도 씨가 마릅니다.
상대적으로 생산지의 가격은 바닥을 치는데
소비자쪽의 가격은 비싸더군요... ...
생산지쪽 이야기를 들으니.. 호박밭을 갈아엎은곳이며
배추 갈아엎은곳이며.. 사과,배.. 판로가 없어서 어쩌나 하며 한숨 쉬시는 소리를 들었더니.. --;2. 요즘엔
'08.9.2 11:01 AM (218.50.xxx.178)시장가기가 겁나거든요.
결혼 9년차지만 둔하디 둔한 저는 물가가 이렇게 올랐다는 걸 느끼는 게 처음입니다.
웬만하면 안 가요.
집 앞 마트에 가보면 제가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에 할인판매를 많이 하기 때문에
가는데 사람이 줄어든 게 눈에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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