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컬럼을 하나 옮겨봅니다.
오늘 기사를 보며 분노에 부르르르.. 떨다가 신문을 던져버렸지요.
그러다가 들어온 문화면 컬럼 하나..
한 번 읽어보십시오.
기득권이 내세우는 '참신한 착각'이라니;;
자기만 옳다는 ‘참신한 착각’
한승동 기자
한승동의 동서횡단 /
<아사히신문> 장기연재물 ‘역사는 살아 있다’에 등장한 테사 모리스 스즈키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교수는 ‘제1차 조선전쟁’ ‘제2차 조선전쟁’을 10대 사건에 넣었다. 그가 말한 1차 조선전쟁의 시기가 1894~1905년인 점이 흥미롭다. 이른바 청일·러일 전쟁이 벌어진 19세기 말 20세기 초 10여년간을 연속적인 하나의 사건으로 파악한 것이다. 그는 그 전쟁을 “한반도에서 일어난 ‘동북아시아 전쟁’”이라고도 했는데, 그런 시각으로 보면 “이제까지 잘 보이지 않았던 측면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실로 참신하다. 그는 덧붙였다. “19세기 이후 …항상 … 한반도의 운명에 따라 일본-중국 관계, 나아가 지역 전체의 구조가 결정됐다. …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다. 앞으로의 일본-중국 과계는 북한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주한 일본대사를 지낸 오구라 가즈오 일본국제교류기금 이사장도 거기 등장하는데, 역시 흥미롭다. 그는 나폴레옹이 침략자인지 아닌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조선을 집어삼킨 이토 히로부미 암살사건을 ‘테러’라고 했다. 그러니까 안중근은 테러리스트인 셈이다. 그러면서 이런 설명을 붙였다. “(안중근의 테러는) 일본의 한국병합을 위한 절호의 구실이 됐다. 민족운동이 궁지에 몰려 테러로 치닫게 되면 탄압하는 쪽에 좋은 구실을 주고 운동은 좌절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중동 테러와도 관련해서 생각해봐야 할 점이다.” 이런 발상도 참으로 참신하다. 그런데 거꾸로 뒤집힌 게 문제다. 그는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지만 않았다면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도 없었을 것이라 주장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에게 문제는 일본이 아니라 안중근이다.
얼마 전 한 친구가 촛불시위 얘기를 하면서 미국 소는 유럽 소와는 달리 변형 프리온의 종간 전이가 되지 않는데도 미국산 쇠고기를 위험시하는 건 잘 몰라서 그런 것이고, 도살 소의 0.1%에 지나지 않는 미국 광우병 검사도 정확한 표본검사여서 일본의 전수검사와 다를 바 없다고 정말 완강하게 주장했다. 독도 문제에 대한 과거 미국의 책임론도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그럴 수밖에 없었고 미국 덕에 다 잘살게 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반론이나 이의 제기가 무의미한 그 대화 끝에 악수를 하고 헤어지면서 그는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게 아니라 모두 다 자기 이해타산을 배경에 깔고 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최근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반대가 모두 이익집단, 정치집단의 불결한 꿍꿍이속에서 나온 파렴치 행위라고 그는 정말 믿고 있는 듯했다.
역시 참신한 발상이었다. 그런데 촛불시위 참여자가 파렴치범이라는 발상보다는 ‘모두가 이해타산을 깔고 있어’라고 그가 말했을 때 그 ‘모두’에 자신은 쏙 빼놓는다는 점이 더 참신했다. 자신은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어느 편도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건 절대진리였다. 그런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모두가 이해타산을 한다. 그게 인간이다. 그걸 서로 인정해야 거기서부터 토론하고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걸 염두에 두지 않은 토론은 무의미하다. 고압적 자세로 대중을 몰아붙이면서 훈계를 늘어놓는 유력신문과 권력자들의 그림자를 그한테서 봤다.
한승동 선임기자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3031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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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화 컬럼 하나..
.. 조회수 : 317
작성일 : 2008-08-09 19:02:13
IP : 211.244.xxx.5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8.9 7:02 PM (211.244.xxx.58)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303153.html
2. Kelzubiles
'08.8.9 7:05 PM (218.51.xxx.6)사람마다 입장이야 다르다지만 이건 코에붙이면 코걸이고 귀에붙이면 귀걸이군요.
3. 원글
'08.8.9 9:32 PM (211.244.xxx.58)제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으려 하시고
제게 당신 생각을 말씀하시지도 않았던 저희 아버지가 생각났었네요..
혹시나 어르신들 세대와의 대화를 풀어볼 방법이 없을까 싶어 달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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