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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대공계 형사의 추억(펌)

조용한 아침 조회수 : 467
작성일 : 2008-08-08 07:49:23
제 선배들은 물론이거니와 얼치기였던 저보다 열심히 살았던 동기나 후배들은 ‘대공계’ 형사들하고의 인연이 한 자락 걸쳐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제게는 대공계 형사라면 어려서 열심히 보던 드라마 ‘추적’이나 ‘113 수사본부’에서 영웅적으로 그려졌던 형사들 외엔 별 기억이 없습니다.  물론 학교 앞에서 등굣길의 저를 날카롭게 검문하고 가방에서 나온 조국통일 머리띠를 들고서는 일장 훈계를 했던 사람도 대공계일 것이고, 가끔 학교 앞에서 선배들이 ‘저게 오 형사야.’라고 일러주던 반백의 신사도 학교를 담당했던 형사였겠지만, 어두컴컴한 방에서 그들의 취조를 받거나 혹여 제가 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될 정도로 ‘큰 인물’이었던 적은 다행히도 (불행히도?) 없었습니다.

그렇듯 순진한 민간인(?)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고 지금도 선량한(?) 시민으로 살고 있는 제가 과거의 이 ‘대공’ 형사들을 경향 각지로 찾아다니며 면접할 일이 있었습니다.  미처 몰랐던 얘기입니다만 요즘은 아예 ‘대공계’ 또는 ‘대공과’라는 이름이 아예 사라졌더군요.  즉 보안과라는 이름으로 불리웁디다.  제가 만난 형사들 가운데 인천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년퇴직을 1년 앞둔 형사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과 하루 종일 서울과 인천을 쏘다니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됐었지요.  고 박종철씨의 죽음을 덮으려 했던 박모 치안감이 얼마나 유능한(?) 간첩 잡이 전문가였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 고문에 가담했던 조 아무개라는 사람은 대구에서 날고 기는 대공형사였는데 서울로 스카우트(?)된 지 몇 달만에 신세를 조져 버려서 인생만사 새옹지마의 실례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운동권 총동원령이 내려졌던 86년 5월 3일의 인천의 생생한 기억들..... 이른바 한때 ‘적의 심장부’(?)에서 활동하던 늙은 수사관의 회고를 듣는 것은 색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름조차 아득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범인 문 아무개가 지금 뭐하고 사는지 많이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끌러도 풀어도 다하지 않을 것 같은 베테랑 대공 형사의 이야기 보따리 끝에 제가 툭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간첩 잡아 보셨어요?”
“.......  심문은 해 봤죠.”  
“아니 수십 년 동안 많이 잡으셨을 거 같은데.”
“학생들이나 위장 취업자들은 잡아 봤지만.... 걔들은 간첩은 아니고.....”  

별 뜻 없이 하신 말씀이실 수도 있지만 저는 그분의 짤막한 말, “학생이나 위장 취업자들은 잡아 봤지만 걔들은 간첩은 아니고.....”에서 다양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공적(?)을 과장하거나 불려서 늘어놓고 계신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대적했던 사람들에 대해 약간의 연민을 지닌 듯 보인다는 것.  

제 다음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그 중에 젤 기억에 남는 사람이 누가 있나요?”   과연 그 입에서 어떤 이름이 나올지 저는 궁금했습니다.  왕년에 박노해를 길렀노라 기염을 토하다가 지금은 참말이지 보면 토 나올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김 아무개 의원님이나 인천에서 오래 생활했을 노회찬 의원이나 그 외 지금은 쟁쟁한 기라성이 되어 버린 사람들의 옛날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을까 적지않이 기대를 하기도 했지요.
“하나 있네요.  그런데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네. 조.... 뭐였는데 서울대 79인가 80인가, 아니 훨씬 더 아래일 수도 있고.....”  

서울대 법학과 출신의 조 아무개 학생은 학교를 마치지도 않은 채 인천의 어느 공단 노동자로 위장 취업하여 암약(!)하다가 공장주의 신고로 결국 이 형사님한테 덜미가 잡혔답니다.  어쩌면 지금 제 앞에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우지 않는 이 형사님도 당시엔 저승사자같이 무서운 몰골로 그 학생 앞에 섰을 수도 있겠고 맛 좀 보라고 고춧가루 그득 탄 물을 코에 들이부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짐짓 소름이 돋았습니다.  한 개인의 인간성 따위는 처참하게 망가지는 시대의 첨병들 아니었겠습니까.  

“그런데 왜 기억 나시죠?”
“밥을 주니까, 왜 그 천주교인들이 성호를 긋잖아요?  그런데 걔는 구호 외칠 때 팔 뻗는 거, 그걸 세 번 힘 있게 내지른 뒤에 밥을 먹더라고.  내가 데리고 있었던 내내 그랬어.  구호를 외치는 것도 아니야.  그냥 척 척 척 세 번 딱 하고 밥을 먹어.”
“그리구요?”
“말도 없는 놈이었어요.   샌님도 그런 샌님이 없었어.  주변 조사해 보니까 뭐 의식화같은 걸 시도하지도 못했더구만.  그렇게 수줍어했대. 사람들 앞에서는 말도 제대로 못했다더라고.  위장 취업이라는 것도 좀 붙임성이 있고, 사람들하고 사와리가 좋아야 뭐 하는 거 아니우.  그런데 녀석은 영 아니더라고. ”
“그리구요?”
“잡혀 온 놈들 중에 말 잘하는 놈 참 많았거든.  그런데 걔는 진짜 말 한 마디 안 했어.   취조할 때도 고개를 젓거나 끄덕이거나 그게 다였어.   하지만 그런 느낌 있잖아. 아 이놈은 진짜구나. 겁도 안 먹을 것 같고, 눈치도 안 볼 거 같은 놈.  밥 먹으면서 걔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팔을 뻗었는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그 샌님이 무섭더라고.  좀 말을 시켜도 한 마디도 안해.  마치 벙어리처럼.”

단지 그 이유로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싱겁다 싶었습니다.  말 한 마디 제대로 나눠 보지 못한 사람이 형사 인생 수십 년에 제일 큰 기억으로 남았다는 건 이상한 일이었지요.  서울 법대를 나왔다니 그래도 고시라도 봤을 것이고 어느 동네에선가 인권 변호사 쯤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싶어 지금은 뭘 하는지 아시냐면서 심드렁하게 물었을 때 형사님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죽었어요.”
“네?”
“집행 유예로 나왔거든.  그런데 다른 공장에 또 갔다는 건 들었어요.  어느 날 부평역 앞에서 녀석을 우연히 만났지. 그래 역 앞에서 한 1시간 동안 붙잡고 훈계, 아니 하소연을 했어.  너 제발 이렇게 살지 말아라.  녀석은 강원도 태백인가가 고향이었어.  아버지는 광부였고.   그 아버지가 얘가 서울 법대 갈 때 얼마나 좋아했겠어.  모르긴 해도 동네 잔치를 3박 4일 했을 거야.  막장 인생에서 용 난 거 아냐.  그런데 그런 자식을 내 손으로 잡아 넣었고, 또 그런 일을 한다고 하니까 내 가슴이 다 아프더라고요.  빌었다니까. 걔한테..... 나중에 너 잘 된 뒤에 네가 하고 싶은 일 하면 되는 거니까, 제발 학교로 돌아가라구요. ”

그 만남이 있은 지 달포가 지났을 때 형사님은 동료가 전하는 조 모 학생의 비보를 들었습니다.  위장 취업 중이던 공장에서 밤샘 작업을 하다 깜박 졸았고 그예 컨베이어 벨트에 말려 차갑고 무거운 기계의 금속성 밑에서 그 젊은 피를 쏟고 말았다는 것이지요.  형사님은 그때 자기가 강원도 태백의 고인의 아버지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고 했습니다.  “생각해 봐요. 태백에서 서울 법대 간다고 했을 때 그 아버지 얼마나 좋아했겠어.  모르긴 해도 동네 잔치를 3박 4일 했을걸......  그런데 그 아이가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죽었다......”

그분의 한숨 섞인 회고에 함께 어깨를 늘어뜨리며 지금 살았더라면 그래도 좋은 세월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하고 한 마디를 덧붙이자 그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걔는 그런 깜냥도 없었을 거예요.   그럴 놈이면 그 추운 날 길거리에서 자기 잡아넣은 형사 얘기를 1시간 동안이나 듣고 있겠어?  뿌리치거나 그냥 가버리면 되지.......  지금도 궁금해.  걔가 내 얘기를 듣고 있었던 이유가.......  겁나서 그랬던 건 분명히 아니고......”
        
조 모 학생은 그 1 시간  동안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답니다.  그렇다고 형사에게 대들거나 무시하지도 않은 채 묵묵히 형사의 훈계성 하소연을 듣고만 있었다지요.   “차라리 이 독재자의 개새끼야 뭐 이런 욕이나 하고 가 버렸으면” 그렇게 맘에 아리지도 않았을 텐데 며칠을 라면으로만 때운 걸 증명이라도 하듯 얼굴은 붓고 손목은 말라버린 채 그는 한 형사의 넋두리를 묵묵히 들어 준 뒤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를 한 뒤 헤어졌다지요.  

지금 어렵사리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신 분의 항소 이유소의 한 구절, “가장 온순한 사람들 중에서 가장 열렬한 투사를 만들어' 냈던 시대를 살았던, 정년퇴직을 앞둔 전 대공계 현 보안과 형사는 자신이 잡아 넣었던 한 젊은이, 밥 먹기 전 세 번 팔을 뻗으며 뭔가를 다짐했지만 그 다짐을 한 번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던, 강원도 출신 젊은이의 짧았던 젊음을 토로하며 여러 번의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 한숨에 실린 듯 멍하니 있다 보니 궁금해지는 게 있었습니다.  
“그럼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신 건 없네요? 또 기억나는 건?”
“그렇죠.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하고...... 유치장에서 걔가 부른 노래가 있었는데....  시끄러운 투쟁가 뭐 그런 건 아니었고......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였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요?”  
“그 노래는 걔가 죽은 뒤에 나왔지. 하여간 뭐 그런 노래였어.”

집에 돌아와서 아내가 손톱을 깨끗이 깎아 준 김에 기타를 잡고 뚱땅거리다가 문득 형사가 채 기억해 내지 못했던 고인의 노래가 머릿 속에 들어섰습니다.  아마도 그건 “이 세상 사는 동안”이라는 노래였던 것 같습니다.  C 코드로 시작하는 그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를 실로 오랜만에 읊조리면서 저는 근 20년 전 인천 한 공장의 기계 속에서 생을 마감했던 한 사람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불렀을지 모르는 노래를 1,2,3절까지 다 불러 보았습니다.  원래 1,2절은 찬송가였습니다만 3절은 고인과 비슷한 삶을 선택한 누군가가 덧붙였다고 했지요.  

그 후렴구입니다.... “너와 나 함께 손을 잡고 이 길을 걸으며...... 죽어도 뺏지 못할 생의 자유를 되찾자.”  


IP : 211.38.xxx.20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구름
    '08.8.8 8:08 AM (147.47.xxx.131)

    옛날 생각이 나게 하네요.
    79년에 계엄령하에서 데모를 주도했다가 잡혀갔었는데
    합수부의 수사지휘로 수원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되었지요.
    물론 수사지휘는 수사과에서 합니다. 많이 고생하지요. 다들.
    헌데 대공, 즉 당시의 정보2과, 또는 113이라고 하는데 얘네들은
    패는게 좀 달라요. 수사과는 수사결과만 나오면 되는데
    정보2과는 소위 빨갱이로 몰아가려고 하지요. 지금의 정보과인 정보1과는
    그냥 학원사찰이나 하던 곳이어서 오히려 와서 밥사주고 그러지요.
    여러가지 폭력과 고문을 당하기도 했는데 엄청 감정이 속으로 생기지요.
    하지만, 나오고서는 저들이야 불쌍한 도구 아닌가하는 생각뿐입니다.

    태백출신의 조모군.... 그런 아픈 사연들이 참 많습니다.
    대학다닐때 데모하던 사람들 중에는 가난한 집 자식들이 많았지요.
    이런저런 이념보다.... 잘못된 사회를 고쳐잡아보고저 나선이들이 많았지요.

    법학과라니 조국교수에게 한번 물어봐야겠네요. 누구인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시한번...

    113퇴물형사가 말햇듯이 대부분 간첩사건은 모두 조작이었습니다.
    아마 진짜 간첩은 구경도 못해봤을거에요.
    그것이 박정희의 통치철학이었습니다.
    나에게 반대하는 사람은 전부 빨갱이다. 진짜 빨갱이는 저 자신이었는데도...

  • 2. 조용한 아침
    '08.8.8 8:29 AM (211.38.xxx.205)

    두 아들녀석과 남편을 일찌감치 내 보냈지요.
    셋 다...아침수업이 있어서요.
    우리 아기는 새벽에 과격한 잠꼬대로 온 집안 식구들을 다 깨워놓고
    세상모르고 자고 있고.

    아침에 이 글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참...참기힘든 슬픔이더군요.
    구름님.
    전 80년대 후반을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놀며 보냈습니다.
    동창회에 퀼트에 요리모임에...드라마와 스캔들이 주 관심사였구요.
    요즘 세상의 지탄을 받고 있는 교회 신자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반 한날당 전선에 서있고
    조선폐간운동을 지지하며 참여하고 있죠.
    아마 그것도 철저한 이기주의가 원인이겠죠.
    결국 그렇게 하는것이 내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길이라고 믿는 까닭에 그렇게 하는 걸 겁니다.
    오늘..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한 아들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눈물이 맺히는건 왜일까요.
    나쁜녀석.....
    전 넷째 아이를 임신중이랍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요.

  • 3. 휴.
    '08.8.8 8:45 AM (211.253.xxx.34)

    아침에 이 글 보고 먹먹해지고...또 아랫글 보며 눈물지었습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82...

  • 4. 메지로
    '08.8.8 8:53 AM (211.218.xxx.16)

    아침부터 눈물이 나오네요. 그렇게 만들고 지켜온 민주주읜데.
    어느 쥐가 하루 아침에 말아먹으려고 하네요.
    지켜야죠. 질기게 지켜가야지요.

  • 5. 음화화화
    '08.8.8 9:24 AM (203.247.xxx.100)

    아침부터 왜이렇게 침울할까요..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아침부터 사무실에서 이러면 안되는데..

  • 6. 우쒸...
    '08.8.8 9:35 AM (59.7.xxx.101)

    가슴이 먹먹하네요...
    말하지 않는 그 가슴속이 어떨지...
    아침부터 속이 속이 너무 상합니다.

  • 7. 조용한 아침
    '08.8.8 9:43 AM (211.38.xxx.205)

    그런데요..그 녀석을 생각하며 흘리는 눈물이
    이렇게 마음을 씻어 주네요.
    우리가 기억하는 한...추억을 하는 한...그는 사라지는게 아니라지요?
    그 순박한 태백청년.
    저도 그 형사처럼 가슴에 남기고 기억하겠습니다.
    꼭 제 자식처럼 느껴져서.....

  • 8. 아꼬
    '08.8.8 9:46 AM (221.140.xxx.106)

    투사 열사 이야기보다 더 울컥하는 아침입니다. 이렇게 기억에도 올려보지 못한 죽음이 얼나나 많은지요. 꼭 의기소침해지면 아고라에 어느 분이 독립투사 처형되는 사진, 5.18항쟁의 현장사진을 올려놓으셔서 지금 후퇴하는 것은 배신이라고 내리 꼿아 주십니다. 그동안의 제 안위와 평안이 수월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소인이지만 시대앞에서 고맙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특히 선방에서 연행되시고 지금도 고초를 겪는 양심인들께 너무 고맙습니다. 좋은 글 잘 새겼습니다.

  • 9. ㅠㅠ
    '08.8.8 9:49 AM (59.16.xxx.52)

    반제동맹 사건 관계자인 조정식 열사 같네요.
    광부의 아들이었으니 가난과 불평등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겠지요.
    이분에게 이런 면모가 있었네요.
    슬프네요.

  • 10. 솜사탕
    '08.8.8 10:40 AM (125.182.xxx.16)

    이 세상 사는 동안

    이 세상 사는 동안 내 흘릴 눈물들
    이 생명 다한 후에 다 씻어지리니
    이 길을 가는 동안 지쳐 쓰러져도
    그 보다 더욱 귀한 건 생명을 봄이라
    곤한 내 혼아 눈을 들어 저 빛을 향하여
    아무도 뺏지 못할 생의 자유를 되찾자


    이 세상 사는 동안 내 받을 상처들
    이 몸이 묻힌 후에 다 잊혀지리니
    이 길을 가는 동안 지쳐쓰러져도
    그 보다 더욱 귀한 건 자유를 봄이라
    곤한 내 혼아 눈을 들어 저 빛을 향하여
    아무도 뺏지 못할 생의 자유를 되찾자


    아무도 뺏지 못할 생의 자유를 되찾자


    위 얘기에 나오는 노래 가사입니다.
    오랫동안 마음 속에 꾹꾹 억누르고 잊고 살았는데....아침부터 눈물이 나네요.

  • 11. 아...
    '08.8.8 11:29 AM (116.121.xxx.29)

    넘 마음이 아파요...뭐라고 말할 수가 없네요..

  • 12. 이 얘기를
    '08.8.8 11:40 AM (211.108.xxx.166)

    보니 25년 전 중학교 때 간첩이라고 잡혀가신 지리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서울대 지리학과 나오신 키가 작달막 하고, 수줍게 웃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 애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수업도 잘 하시던 선생님이셨는데
    어느날 간첩이라고 잡혀가셨어요.

    그 때는 참 충격적이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정말 간첩(?)이 아니었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선생님도 엄청 고문을 당하셨을텐데...

  • 13. 잊지말리라
    '08.8.8 12:52 PM (121.179.xxx.71)

    내 가족만 생각하고 사는 이 아줌마를 깨어나게 해줍니다.
    맑은 샘물을 마신 기분이네요.
    정신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게도 빛나던 청춘, 계산없던 청춘 시절이 있었답니다.
    지금 그 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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