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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 옛날생각이

.. 조회수 : 389
작성일 : 2008-07-24 12:25:15
19살 대학 1학년때 소개팅으로 만났었어요.
언니꺼 살구색 원피스 빌려입고 화장하고..
만나면서 2번 헤어지고 군대도 가고 그랬어요.
2번 헤어지건 제가 먼저 그만 만나자 했죠
만난지 6개월정도에 1번, 군대 가있을때 한번..
전투경찰로 서울에 있었는데 80년대 후반 서울 대학가에 최루탄,화염병이 날아다닐때였죠.
휴대폰도 없을 때였는데 하루도 안빼놓고 전화하겠다 하더니 정말 매일 저한테 전화를 했어요. 시위현장에 나가면 다른사람한테라도 대신 전화하게 했었어요.
집안형편이 어려워 군대 제대하고 1년동안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등록금 벌어서 복학했어요.
건축이 전공이라 좋은 경험이 됐다고 얘기했었어요. 다들 예뻐해주신다고. 안힘들다고
저도 대학 졸업하고 직장을 다닐때였죠.
친구들도 하나둘 결혼하고 저도 이친구가 기다려줘 이말 해주길 기다렸어요. 그땐 결혼들을 빨리 했어요.
그리 오래 만날 동안 손도 한번 안잡았어요.
25살때였던가..
봄에 시립도서관 꽃길 걷다 제가 모른척 팔짱을 꼈는데 그게 처음이었어요..
팔짱끼고 한시간을 넘게 걸었는데 그냥 그뿐이었어요.
졸업하면 열심히 일해서 나중에 자기가 집을 지을거라고 그집에서 자기랑 살자고 그말은 한번 했었죠. 그런 말 할정도면 손이라고 한번 잡아줘야 했던거 아닌가요.
4학년 2학기가 되니까 취업준비 하느라 거의 학교에서 살다시피했어요.
그때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회사도 힘들고. 집에서도 힘들고.. 그냥은 집에서 못나오니까 결혼해서라도 집에서 나오고 싶었어요. (아버지가 술드시고 오면 엄말 때렸어요)
그 친군 졸업하고 2-3년 돈벌고 결혼하고 싶다했어요.
우리집 상황이나 내 맘은 몰랐죠. 그친군.
그 무렵  같은 회살 다니던 애아빠가 절 좋아하며 따라다녔어요.
재밌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적극적인 애아빠가 싫지 않아 만나게되고 결혼도 했어요.
근데 결혼하고나서 근 2년은 그친구 생각이 정말 많이 났어요.
내가 좀더 기다려야했던건 아닌가..
내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은 그친구였구나.. 그런.
소개팅해줬던 친구가 제 대학친구라 지금도 만나는 친구예요.
제 친구는 그친구랑도 연락이 되나 보더라구요.
이젠 저나 그친구도 나이가 40이 넘었고 소식이 궁금해 물어보면 절대로 얘길안해줘요.
잘살아. 너 걔 좀더 기다려야했어.. 이런 말만 하죠.

이젠 그친구 생각 거의 안하며 살긴 해도 가끔 그친구 다니던 대학근철 가거나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이상하게 그친구 생각이 많이 나요..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마음이 괜시리..
다른 님들도 이런 사연 하나쯤은 있으시겠죠..
IP : 116.123.xxx.2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밥통
    '08.7.24 12:33 PM (68.81.xxx.196)

    아... 그런 아름다운 추억이... 그분은 지금 어떻게 사시나 저도 궁금 합니다. :)

  • 2. 흠..
    '08.7.24 12:59 PM (122.35.xxx.18)

    여고시절 너무 이쁜 정원을 바라볼수 있던 교실에서 3년을 보냈어요.
    일본식 정원가꾸기에 몰입해있던 학교이사장님이 엄청 공들여 가꾸던 정원이었는데
    마침 이사장님사저가 학교담장옆에 붙어 바로 댁에서
    정원처럼 바라볼수있어서기도했구요.

    운이 좋게 제가 3년내내 있던 교실 전면창이 정원으로 나있었어요.
    비가 들이칠까 처마도 교실창위에 있었는데 그 교실에서 비오는날
    바깥 바라보면 정말 좋았어요.
    어느 비오던날 가정선생님이 첫사랑얘길 해주셨는데 글 읽고있자니
    그때 생각나요.^^전 그 가정선생님이 그리워요.
    그리고 전 비오니까 일하러 나가있는 남편생각만 나요.재미없게.^^

    학교 일찍

  • 3. ..
    '08.7.24 1:07 PM (218.52.xxx.199)

    저도...전 원글님같은 추억이 있어요..
    원글님보다..한 십년정도 어린듯하구요^^

    음...원글님은 손한번 안잡아 보았다고 하셨는데.
    저흰 손만 잡고 다녔어요...

    대학1학년 중간고사끝나는날 소개팅으로 만나...졸업할때까지..
    친구라는 이름하에....누구는 그러더라구요..손잡는거..이상 진도가 나갔다면..
    둘이 결혼하지 않았을까..

    전 직장다니며...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지금의 남편도 많이 사랑해서 결혼했답니다.

    그 남친과는 원글님처럼...미래를 약속한 사이도 아니고..
    그냥 친구처럼..없음 허전하고..편안한...아주 익숙한...밥과 같은 존재였는데..

    자연스레..직장생활하면서...환경이 바뀌면서...잊혀지고..전 제 삶을 찾게 되구요..
    지금의 남편을 아직도 가슴설레게 사랑하고..믿고..가끔은 존경도 한답니다.

    그러나...
    아주 가끔....그놈이 생각이 나네요..

    진한 커피를 마시면서..드는 생각이...대학4년 내내 손만 잡아서..
    아쉬움에 비만 오면 생각나는건 아닐까...하는 억측을 해봅니다^^

  • 4. 비슷
    '08.7.24 1:48 PM (203.244.xxx.254)

    저는 가끔 생각이 나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정말 편안한 친구사였는데 그 친구가 저를 5년동안 죽자사자 쫓아다녔는데
    제가 거절했어요. 그 이후로 가끔씩 연락이 오더니 몇년전부턴 소식을 몰라요.
    딱히 사귄것도 아닌데 제가 아직 미혼이다보니 가끔 생각이 나요.
    역시 사랑은 타이밍인가봐요. 지금이라면 제 맘이 움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 5. 나비야~쥐잡아라
    '08.7.24 2:27 PM (211.216.xxx.203)

    원글님 글보니.....비오는날의 수채화 영화가 생각이 나네요....ㅎㅎ

    아랫지방은 비는커녕 햇볕만 쨍쨍거려서 너~~무 더워서 그어떠한 놈도 생각이 안나요...ㅋㅋ

  • 6.
    '08.7.24 2:35 PM (122.40.xxx.157)

    저도 햇볕이 쨍쨍한데 이 글 읽으니 좀 서글펐어요.
    제가 깨트린 추억 속 그 녀석은 뜻대로 이국땅에서 전문의가 되었는 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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