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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 신부님들께 내부로부터의 압력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시청 앞에 계시던 사제단 대열에는 합류하지 않으셨을지라도 심정적으로 함께하시는 신부님들이 많으십니다.
그 분들께선 나름대로 자신들의 본당에서 시국미사를 집전하시며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교육을 하신다든지
인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조촐한 지역 촛불 행사를 마련하시는 방법 등을 통해 동참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보통 그런 시국 미사에는 나이드신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집전하시는 특별 미사인데도 미사라면 빠짐없이 참석하는 분들이 대거 불참하신 겁니다.
그중에서는 젊은 신부님들의 진보적 성향을 대놓고 불편해하시며 반대하시는 분들이 상당수입니다.
저도 가톨릭이지만 가톨릭은 신자들이 더 특별히 도덕적이거나 나은 집단은 결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나마 가톨릭이 깨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 같은 분들의 헌신과 열정 덕분이랄 수 있지요.
김수환 추기경마져 성향이 보수적인 분입니다.
다만 그 분 아래서 보좌하는 많은 젊은 신부님들이 깨어 있으시기에 암울했던 시대에
좋은 목자 역할을 다행히 몇 차례 떠맡으실 수 있었던 것 뿐이지요.
현 추기경님을 비롯한 가톨릭 상층부의 보수적 세력의 사제단에 대한 압력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신부님들은 사제가 되는 순간 자신의 직속 주교에게 순명을 다짐하는 서약을 하게됩니다.
아무리 억울함이 있더라도 이 순명의 도리가 가장 우선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 박홍이라는 사제같지 않은 사제가 한 발언들 기억하실텐데...
고마했으면 이제됐다 그만 내려온나....하는 부류의 압력이 사제단에게 적지 않았을 겁니다.
또 하나는 보수적인 신자들로부터의 압력입니다.
저번 시국미사에서도 신부님들이 진땀을 빼시며 왜 사제단의 촛불 집회 참여가 정당한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더군요. 단식중인 동료 사제들이 빨갱이로 몰리는 현실 앞에
동료 사제로서 그분들을 변호하고 제대로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이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를 뒤집어보면 그만큼 신자들로부터의 압력이 거세다는 얘기겠지요.
사제의 본질적 직무 가운데 하나인 순명의 의무...
그리고 그분들이 사제의 삶을 살아가는 이유이기도한 신자들로부터의 압력...
그런 복합적이고 말못할 사정들이 사제단에게 있었을 겁니다.
단 한 마디의 변명도 없으셨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 분들이 겨우 그런 것쯤에 쉽게 굴복할 분들은 아니니 걱정 마십시오. ^^
각자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 신자들을 설득하고 바르게 깨우치도록 하는데
자신들의 열정과 재능을 쏟아 최선을 다하실 겁니다.
그리고 정말로 묵과할 수 없는 불의한 일이 목도되면 언제라도 다시 분연히 떨쳐 일어나실 겁니다.
저는 사실 그분들이 빨갱이라 욕먹고 따가운 시선속에 촛불 집회를 지지하시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그런 지탄과 비방의 목소리로 인해 그 분들이 더욱 바른 길을 가시는 거라 확신했습니다.
칭찬받고 박수만 받는 길이라면 오히려 더 의심스럽고 불안한 거지요.
오히려 그런 비난과 야유의 목소리를 감수한 선택이시기에
그분들이 진정 정의롭고 올바른 길을 걷는 분들임이 더 분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가톨릭과 개신교를 망라한 기독교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자신들이 믿고 있는 신, 예수가 지금 십자가에 어떤 모습으로 달려 있는지 보이냐구요.
자신들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는 그 예수가
백성을 선동했다는 반역죄를 지은 정치범으로서
세상의 권력과 결탁한 타락한 기성 종교인들의 고발에 의해
공권력에 의해 비참하게 처형되어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냐고 말입니다.
지금 예수가...
이 시대 한국에 오신다면 과연 어디에 서계실 것인지 자신들의 양심에 대고 조용히 물어보라구요...
예수가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에게 축복 기도를 내리겠습니까?
아니면 시청 앞에서 단식을 하며 시민들이 방패에 찍히고 다치지 않게 보살피고 있겠습니까?
일부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의 본질적 정체성을 정말이지 너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삽자가의 죽음을 선택한 예수의 삶의 혁명성을 말입니다.
아니면 자신들이 믿는 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가 어떤 삶을 살다 갔는지는 전혀 상관 없이
그냥 물질적인 축복만 내려주는 존재면 내 편이고 아니면 가차 없이 내팽개치는 것인지...
예수 예수 하지만 말고...
그 예수가 누구였는지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먼저 들여다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예수라는 이름을 파는 기독교란 허울을 벗어던지고
물질축복교, 나만잘산면그만교 같은 것이라고 솔직히 커밍아웃을 하던지...
1. ㅇ
'08.7.7 9:51 AM (125.186.xxx.132)일부 교인들은 애초부터, 신앙생활에 관심이 없었을거예요. 그저 종교를 이용한 인맥만들기..종교를 이용할 생각이었던 거지요. 뭔가 강남 대형교회 다니면, 특권층이 되는거같은 기분이신가봐요.
2. 박쥐
'08.7.7 9:52 AM (118.127.xxx.207)진정 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님은 진정 위대하신 분들입니다.
이제까지 무교였던제가 종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처음했으니깐요.
금요일날 법회가 끝나고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을 만나 뵈었습니다.
눈물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렸더니..
손을 꼭잡아 주시더군요...
아직도 그 손에 진실한 마음이 느껴져요...ㅠ.ㅠ
님의 말씀이 아마 맞을것같아요.
저의 어머님도 천주교신데 못마땅해 하시더라구요.
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님에게 힘이 되어드리고 싶네요...3. 고민중
'08.7.7 9:54 AM (211.178.xxx.135)저희 본당에 서품받고 바로 오신 젊은 신부님이 계신데요. 전에 새벽미사에 강론하실때 들어보니 신부님한테도 돈자랑하면서 윽박지르시는 분들이 계신가보더라구요. 내가 돈이 이렇게 많고 잘난사람인데 어린 니가 알면 얼마나 알겠냐.. 그 신부님이 그래도 그분들은 제대에는 못올라오시지 않겠습니까? 하시면서 웃으시던데.. 정말 이상한 사람들 많습니다.
4. 저도 ...
'08.7.7 9:57 AM (220.3.xxx.185)전 지금 외국에 살아요 여긴 카톨릭이 그다지 신자들이많지않구요 성당을 가도 외국인들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있답니다. 어제도 성당에 다녀오면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그냥 멀리서 해드릴건 없구요 맘속으로 같은 마음으로 두손모아 기도하고왓어요 정의구현사제단님들 꼭 힘내시기바래요
5. 황야의 봉틀이
'08.7.7 10:00 AM (121.200.xxx.249)정말 잘쓰셨네요..
저희 어머니도 권사시지만 .....세상 교인들보면 부끄러운 모습많습니다..
기독교가 얼마나 부패햇으면 이명박 같은 자가 하나님을 팔고 양심을 속여서 버젓이 대통령이 되엇을까요..그가 대통이 되엇다는 것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소망교회 금란교회 여의도 순복음교회 ..그런 목회자들이정치 참여를 하고 빨갱이 , 사탄운운하는걸 보며 정말 큰 슬픔을 느낍니다..
정말 순수한 믿음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는 목회자님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마치 전체의 모습으로 비춰지니 타종교인들과 하나님께 너무 부끄럽습니다.6. 마리아
'08.7.7 10:34 AM (121.179.xxx.34)신부님 수녀님 존경 스러운건 평생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는것 평생 혼자 살면서 병든자 보살피며 사시는것이 우리 평신도 보다 존경 스러운점 아닐까요 시부님 수녀님 사랑합니다
7. ..
'08.7.7 10:43 AM (121.131.xxx.43)정말 글 잘쓰셨어요..
정의가 빨갱이로 치부되어야 하는 세상. 이번에 꼭 종식되기를 기도합니다.8. 진진이네
'08.7.7 10:49 AM (121.161.xxx.28)네, 맞아요. 예수는 혁명가였습니다.
불의에 굴복하지 말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위해 하느님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라는 혁명가셨지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9. 읽고
'08.7.7 11:20 AM (58.77.xxx.87)새로운 힘이 굳혀지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10. ...
'08.7.7 11:42 AM (218.237.xxx.252)좋은 글 잘 봤습니다..
박홍 신부님- 이 분이 나서서 주사파 어쩌고 할 때.. 종교란 과연 무엇일까 이 현실과 동떨어진 머나먼 저 세상의 얘기일까.. 정말 많은 회의가 들더군요.
전 카톨릭 냉담자였습니다. 종교와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면서부터 성당에 가서 얌전하게 그저 나 하나 마음 잘 다스리게 해 달라는 말씀을 듣는 것이 너무 싫었었습니다.....
이런 제게, 이번 시국미사에 용감히 참여해 주신.. 신부님들께 너무 감사드렸었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이런 신부님들이 이끄시는 종교라면, 난 다시 성당으로 돌아가고 싶다 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11. .
'08.7.7 12:41 PM (222.97.xxx.233)이번주 미사때 정의구현사제단을 위한 2차 헌금 하지 않으셨어요?
부산교구만 한건가요?
저는 그 2차헌금을 통해 교회 내부의 지지를 확신할 수 있었는데요.
2차헌금이란게 교회에서 허락하지 않으면 거둘수 없는 거잖아요.
저희 본당신부님께서도 정의구현사제단 소속이세요.
60세 가까이 되신 분인데 평소 환경과 유기농 그리고 도시빈민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이시죠.
미사 후에 신부님과 여러가지 얘길 나눴습니다.
신부님도 시청 행사때 계셨다더군요.
신부님의 이런저런 말씀을 들으니 더욱더 존경스러움과 감사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82쿡에서의 사제단과 시국미사에 대한 분위기를 말씀드리니까
따뜻한 시선으로 보아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하다시더군요.12. 맞는 말씀입니다
'08.7.7 12:53 PM (121.131.xxx.127)저도 천주교 신자입니다.
성세때 드린 맹세대로
모든 교회법에 따르려고 하고,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릅니다.
그러나 어디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지요...
이번 일이 아니라도
성당안에서도 권력을 누리고, 사제들에게 압력을 넣는 사람들 많이 봅니다.
종교의 사회적인 역활,
포용의 자세
주교회의쪽은 그런 문제들을 감안할때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신자이면서 사제에게 압력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볼때
우울합니다.
신자이신 분들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보수적인 지역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론 남의 눈의 들보가 선명하게 보여서 괴롭습니다.13. ...
'08.7.7 2:31 PM (61.98.xxx.12)원글님 말씀 구구절절 다 맞는 말씀이네요.
교구에서 일하고 있기에 사정을 조금 알고 있습니다만, 일부 성직자들을 제외하고는 가톨릭 아주 보수적인 집단이고, 더더욱 보수화 되는 것 같습니다. 권위주의적인거 말도 못합니다.
그 중에서도 깨어있으신 분들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
종교의 의미를 모두 다 같이 다시 한 번 새겨보고 반성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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