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석 칼럼] 광우병 소동 1년 후의 한국을 가다
▲ 강천석·주필앞으로 1년 후 2009년 7월의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내일을 모르는 나라에 살면서 어찌 1년 앞을 내다보겠는가. 그저 상상만 해보는 것이다. 'PD수첩' 제작진이 어느날 회사로부터 갑자기 보름 간의 미국 취재 명령을 받고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다. 미국은 광우병 생지옥이다. 한해 700만마리나 되는 30개월 넘는 소를 도살해 패스트푸드회사와 시중에 유통시키는 무서운 나라다. 오죽했으면 2008년 1월 미국 LA에서 쇠고기 버거를 맛있게 먹던 그 탤런트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입안에 청산가리를 털어 넣는 편이 낫겠다'고 했겠는가. 한국 관광객이 줄을 잇는 뉴욕 곰탕집이나 워싱턴 냉면집 그리고 LA 내장탕집도 이 고기를 안 쓴다는 보장이 없다.
4명의 취재진에겐 3가지 선택 밖에 없다. 하나는 취재진 전원의 15일간 식사를 냉동 도시락으로 장만해 떠나는 것이다. '4명×3때×15일=180'이다. 부피도 부피려니와 이걸 묵는 호텔마다 냉장고에 보관해달라고 부탁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두 번째는 출장기간 내내 하루 세 끼 모두를 채식(菜食)주의자 전용 식당을 찾아가 해결하는 방법이다. 방문하는 도시마다 채식주의자 식당이 있을지도 의문이거니와 풀만 먹으며 무거운 방송 기자재를 짊어지고 다닐 자신도 없다.
문제의 미국 여성 사인(死因)이 인간 광우병이 아닌 줄 뻔히 알면서도 억지로 인간 광우병으로 만드는 게 아니었는데, 주저앉는 소를 TV 화면으로 보여주며 이게 바로 광우병 걸린 소라고 공연히 우길 일이 아니었는데 하고 후회해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 'PD수첩'으로 어린 중학생을 '광우병 때문에 죽는 게 억울해요, 아직 나이도 어리고 꿈도 못 이루고, 이제 막 공부 시작할 나이인데…'하고 울먹이게 해놓고 어떻게 자신들만 슬그머니 빠져나갈 수 있겠는가. 'PD수첩' 끝자락에 '지금까지 미국에서 광우병 소로 확인된 것은 3마리다. 모두 1997년 육골분 사료가 금지되기 이전에 태어난 소다. 한국에선 30개월 이상이냐 이하냐를 문제 삼고 있지만 사실 120개월 된 소 가운데에도 광우병 사례는 하나도 없다'는 부분만 끼워 넣었어도 이런 난처한 처지에 몰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이제와 어떡하겠는가. 마지막 세번째 방법은 억지인 줄 알면서 광우병의 나라 미국으로 가는 취재진은 그 생명의 위험으로 볼 때 이라크 특파원 같은 종군(從軍)기자와 동일한 수당과 보험 가입을 해줘야 한다고 회사에 떼를 써보는 것이다.
이번에는 회사가 고민할 차례다. 광우병의 발상지는 영국이다. 영국에선 미국보다 수십 배 수백 배가 많은 광우병 소가 확인됐다. 다른 유럽지역도 광우병 무풍(無風)지대가 아니다. 아시아 각국을 비롯한 세계 96개국이 미국 쇠고기를 제한 없이 수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회사는 해외취재에 나서는 모든 기자와 PD들에게 종군기자 대우를 하는 수밖에 없게 된다. 경비도 경비려니와 이 소식이 세계 각국 언론의 '요지경 세상'란에 게재될 경우 보통 망신이 아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PD수첩' 제작진은 결국 사표를 낸다.
야당의원들이 미국 유학 중인 자녀를 인간 광우병이 위험하다고 공개적으로 불러들였다가 쉬쉬하며 남몰래 재출국(再出國)시켰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의장이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수입육(輸入肉) 판매점에서 미국 쇠고기를 사들고 나오다 대학생들에게 적발돼 호된 망신을 당했다는 뉴스 같은 건 너무 되풀이돼 끼어들 자리도 없다.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건강을 해쳐 근로조건을 악화시킨다며 파업을 벌였던 민노총도 미국 소비자 단체들이 한국 내 움직임에 자극 받아 한국산 자동차와 전자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고개를 떨군다. 물론 학교 정문 앞에 빛 바랜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플래카드를 여태 걸어둔 심장에 털 난 전교조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이번에도 중심을 먼저 잡은 것은 국민들이다. 유모차를 끌고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보통 주부들은 사태를 알 만큼 안 지금은 TV를 아예 꺼놓고 산다. 2008년 5월 6월 7월 세 달 만에 이런 희극과 비극의 씨앗을 뿌려 이 지경을 만든 무능한 정권도 쳐다보지 않는다. 그저 대미(對美) 무역 흑자 100억달러가 이렇게 허무하게 날아가 버리면 그 비싼 기름은 어떻게 사오나 하고 못난 정부, 양심 없는 민노총을 대신해 홀로 시름만 깊어갈 뿐이다.
[출처] 조선일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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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소동 1년 후
샐리 조회수 : 531
작성일 : 2008-07-04 10:47:52
IP : 61.254.xxx.5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버거킹
'08.7.4 10:50 AM (61.33.xxx.192)아..그냥 글을 읽는데 짜증부터 나네
2. 된장
'08.7.4 10:51 AM (59.29.xxx.152)이런...로그인 하게 만드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래~
3. ㅎ
'08.7.4 10:53 AM (221.149.xxx.238)저거 조선일보 기산데 맞는 부분도 있고 하겠지만
미국현지 소고기랑 한국 수입되는 소고기랑
차이가 있다고 국민들은 보는데
저부분 가상은 좀 틀렸던데?4. 조선답다
'08.7.4 10:54 AM (211.37.xxx.210)니들 바램이겠지.......병신들 육갑떨고있넹.
5. 초야선비
'08.7.4 10:54 AM (59.14.xxx.77)진짜 소설쓰네,,공상소설,,,ㅎㅎㅎㅎㅎ
웃기는 칼럼소설이군6. 기다려라
'08.7.4 10:56 AM (211.215.xxx.44)조선아~
내장수입되는대로 많이 먹여주마~7. 조선
'08.7.4 10:56 AM (58.29.xxx.50)정말 망조가 들었네요.
반성이라는 걸 전혀 모르는 군요.8. 돈데크만
'08.7.4 10:58 AM (118.45.xxx.153)조선의 바램이겠죠 ㅡ,.ㅡ;;폐간만이...방법인듯..
9. ㅎ
'08.7.4 11:01 AM (221.149.xxx.238)저희 경향 한겨례 조선 3개 보는데 조선 광고 도로 많이 늘었던데???
10. 양갱
'08.7.4 11:02 AM (203.244.xxx.254)이런 거 쓸 시간 있으면 가서 잠이나 자는 게 더 생산적일 듯..
조선일보는 진짜,, 전기낭비, 종이낭비, 잉크낭비, 인력낭비.....11. 딸만셋
'08.7.4 11:06 AM (58.140.xxx.70)예라이 삐라보다도 못한 찌라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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