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결코 우리집이 넉넉한 것은 아니었는데 어머니는 항상 즐겨 우리들의(언니와 나) 간식을 만들어 주었지요.
간식은 도너츠나 밀가루빵 부침개 어쩌다가 큰 맘 먹으면 탕수육 같은 것이었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간식을 만들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다음에 크면 우리 아이들에게 하루에 한가지씩 간식을 만들어 주어야지 라는 이상한 생각을 하곤 했답니다. 아, 그리고 더 나아가서 맨날 손님치르고 그래서 맨날 음식만들어야 하는 그런 집으로 갔으면 좋겠다라는 정말 이상한 생각을 했답니다.(그래서 까페에서 일을 하고 또 제사도 지내야 하고 그런가봅니다..전에는 일일주점 같은 것은 도맡아 했지요)
어머니가 음식을 준비하느라 왔다갔다 하는 모습, 도마에서 음식이 썰어지는 소리, 무언가가 익어가는 냄새 이런 것들은 내 어린시절 굉장히 풍요롭고 편안했던 기억으로 항상 남아 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가정, 가사책에 나오는 요리(라기 보다 음식만들기)를 모조리 집에서 두루 섭렵하고 내가 만든 것을 식구들에게 맛보이고 먹이고 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지요.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밥하고 반찬만드는 것조차 힘겹게 느껴지는 것이 요즈음의 생활입니다. 만들어진 반찬과 인스턴트음식을 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그때마다 어렸을적 어머니의 음식만들기가 저에게 주었던 따뜻함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주고 싶어 인사동과 경복궁, 관악산을 한바퀴 돌고 피곤하지만 저녁에 먹을 근대된장국을 끓이는 이유이지요.
돌아오는 길에 전철역에서 선전문구를 보았습니다.
<음식은 꿈(dream)입니다> 모 식품회사의 카피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음식은 사랑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음식만들기를 엄마만 하지 말고 아빠도 같이 했으면 하는 것이지요. 물론 아이들도 같이 할 수 있다면 더욱 즐거운 일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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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만들기
러브도림 조회수 : 230
작성일 : 2008-07-03 13:20:36
IP : 211.47.xxx.16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러브도림
'08.7.3 1:21 PM (211.47.xxx.166)가입하니 뭔가 내 이야기를 하고 싶더라구요..관악에 사는 아이둘 엄마예요^^
2. 촛불잔치
'08.7.3 2:18 PM (59.187.xxx.140)럽도림님 !
님글을 읽으니 제마음까지 따뜻해 지는것 같아요
가입 축하드리고요
하루빨리 마음편히 오늘은 뭘 먹지?만 고민해도 되는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러브도림님 어머니 참 좋으신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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