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젯밤 인간띠 잇던 유일한 여성의원 김상희 의원 글입니다

ㅠㅠ 조회수 : 920
작성일 : 2008-06-27 22:49:03
어제 시위현장에서 봤는데 민주당의 유일한 여성의원이더군요.

체구도 작고 마르셨던데 스크럼 중심에 서 계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앞으로도 민주당 의원들이 스크럼 딱 짜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김상희 의원 블로그

http://blog.naver.com/shk407






"의원님 이제 그만 앉으시죠!"



촛불집회에서 밤을 새우고 오늘 아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그제 이틀 동안 촛불집회에서 밤을 지키느라 몸은 천근처럼 무겁지만

마음은 묵은 체증이 내려앉은 것처럼 가볍습니다.  



그동안 거의 매일 같이 촛불집회에 참석했지만

가슴에 단 국회의원 뺏지가 부담스러워 차마 시민들 앞에 나서질 못했습니다.

기실 고백하건데 시민들께서 주시는 꾸지람이 너무 부끄럽고 가슴 아팠습니다.

  

“ 사진 찍으러 왔느냐! ”

“ 민주당은 한나라당 2중대다 ”

“ 쇼 끝났으면 집에 가라! ”  



매서운 시민들의 질타에 시민들을 탓하기 이전에

스스로가 민망스러워 감히 시민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물대포와 방패 앞에 맨 몸 하나로 마주하는 시민들을

더 이상 구경만 할 순 없었습니다.

선량한 시민을 폭도로 몰아가는 폭력정권 앞에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온 몸으로라도 막아내야 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저를 비롯한 일곱 명의 동료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전경들 맨 앞에 섰습니다.

여기저기서 많은 지청구가 들려옵니다.

주시는 꾸중이 아팠지만 우리가 잡은 손을 놓을 순 없었습니다.

우리가 맞잡은 손이 시민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산 자여 따르라 ” 는 노랫소리가 광화문의 밤하늘에 울려퍼집니다.

이십여 년 전, 저는 거리에서 목이 쉬게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민주화 이후 다시는 거리에서 이 노래를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믿음은 분노로 변해 있습니다.

멀리 청와대 뒷산이 보입니다.

뒷산에서 국민들이 합창하는 아침이슬을 들으며 뼈아프게 반성했다는 대통령은

이제 그 국민을 폭도로 몰아갑니다.

국민의 외침을 불순분자의 선동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전경들이 우리 일곱 명을 에워 쌓습니다.

시민의 방패막이였던 우리를 시민과 분리시키려는 것입니다.

연이어 물대포가 터졌습니다.

이에 항의하던 안민석의원은

결국 전경들에게 질질 끌려가 집단 린치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분에 겨워 움켜 쥔 주먹이 떨려왔습니다.    



그렇게 새벽이 가고 있었습니다.

시민들께서 우리에게 물과 음료수를 건네주십니다.

경계하던 눈빛들이, 니들이 얼마나 하나 보자,

탐색하던 얼굴들이 비로소 부드러워졌습니다.  



“ 진작부터 좀 이러시지 그러셨어요.”

“ 지금이라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을 열고 주시는 말씀에 비로소 시민들의 눈을 바라 볼 용기가 생깁니다.

국민과 함께 한 그 자리에서 저는 국민이 우리에게 원한 것은

진실한 마음과 행동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때 우리 뒤에 서 있던 한 분이 외칩니다.



“다리 아프죠. 의원님 이제 그만 앉아요.”

그리고 보니 새벽이 될 때가지 우리는 서 있었습니다.

그 말씀이 너무 고맙고 감사해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어느덧 동이 트고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의 집회가 끝났습니다.

우리가 돌아서는 발길에 시민들께서 박수를 주십니다.

우리가 정말 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자 부끄러웠습니다.

한 여성분이 제게 다가와 손을 잡고 말씀하십니다.



“의원님들 덕분에 연행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 분의 손을 잡고 차마 아무 말씀도 드릴 수 없었던 이유는  

헛된 약속 보다는 몸으로 실천하겠다는 다짐 때문입니다.

국민은 결코 폭도가 아닙니다.

국민은 결코 불순 세력도 아닙니다.

국민을 폭도로, 국민을 불순세력으로 만드는 것은 독재정권 뿐입니다.



저는 우리의 정의에 대한 외침과 행동이 더 나은 세상,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는 평화와 정의의 촛불이 하나의 믿음으로 타오르는 동안

바람에 촛불의 흔들림을 막는 바람막이가 되겠습니다.

광화문에서 뵙겠습니다.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김상희 올림
IP : 59.26.xxx.9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씨!
    '08.6.27 10:52 PM (219.251.xxx.220)

    눈물나.ㅠ.ㅠ 이렇게 한분 두분...국민의 뜻을 알고....일어서주신다면...
    이룰수 있는데....국민들의 바램을...뭘 더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지금처럼..그렇게만 살게 해달라는것도 이리 힘이 드니...

  • 2. mimi
    '08.6.27 11:04 PM (116.126.xxx.195)

    다른의원들......자유선진당 니들 대체 뭐니? 진짜 챙피해.....................

  • 3. 홍이
    '08.6.27 11:06 PM (211.206.xxx.95)

    http://blog.naver.com/shk407

  • 4. 아직
    '08.6.27 11:47 PM (211.200.xxx.133)

    저런 의식있는의원들이 민주당 내에서도 세가 약하고 힘이 없어니까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고있어요. 지금 민주당 최고위원,원내 대표들 모두 반 싸꾸라들이예요. 특히 손학규 같은 사람 자신의 자리 ,세력 유지에 급급하면서 이 쪽 저쪽 눈치나 살피면서...답답해요.
    통합하기 전 열린 우리당 쪽 사람들이 더 나은 듯하네요

  • 5. 의원님
    '08.6.28 12:43 AM (219.248.xxx.244)

    멋져요. 든든하네요.

  • 6. 참신한~
    '08.6.28 1:04 AM (121.170.xxx.83)

    블로그 가서 글 남기고 왔습니다 ..

  • 7. ...
    '08.6.28 7:44 AM (203.235.xxx.90)

    자유선진당 노친네 시민을 폭도라고 몰아 부치더군요
    더러운 노인네..

  • 8. 눈물나네요
    '08.6.28 11:30 AM (218.52.xxx.18)

    그자리에 함께 못해서이기도 하구요
    늦게라도 그분들이 그자리에 함께 해주셔서이기도 합니다
    무엇을 위해 시민이 그자리에 있는지..생각이란걸 한번 해주면 좋으련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9623 여러분 보셨어요? 7 별이 2008/06/27 893
209622 빌레로이 그릇이요 4 고민 2008/06/27 782
209621 꼭 보세요..두장의 사진.. 19 ㅠㅠ 2008/06/27 4,448
209620 KBS뉴스라인? 2 궁금 2008/06/27 553
209619 좃선 구독신청(중요) 10 조카일보 2008/06/27 706
209618 한총리....사...이..코 또순이 2008/06/27 460
209617 이와중에요..매실장아찌 거품 안나면 설탕 더 안 넣어도 되나요? 2 초보매실.... 2008/06/27 878
209616 뜬금없이 든 생각이긴 한데... 3 촛불 2008/06/27 381
209615 (아골펌)형사 출신이 말하는 과학수사대의 진실 9 낼꼭참석 2008/06/27 807
209614 물대포에 최류탄을 섞겠다니.. 6 이게무슨 2008/06/27 457
209613 아고라 펌 이거 정말인가여? 사실이면 정말 개그다 5 마이클럽에서.. 2008/06/27 1,126
209612 펌)★ 내일(28일 토요일)82cook 만남 장소가 <<소라광장>>.. 8 내일 2008/06/27 454
209611 한나라당을 성추행 동호회라고 부르는 이유 1 씨알의 터 2008/06/27 498
209610 정운천장관 7 미친명박 2008/06/27 762
209609 정말 궁금해서 여쭤보는 건데요.. 법에대해 잘 아시는분~~ 6 noctur.. 2008/06/27 444
209608 동네이웃을 초대해서 간단히.. 15 모임 2008/06/27 1,113
209607 기차영등포역에서 나오면 지하철영등포시장 역인가요? 8 길 문의 2008/06/27 429
209606 다음 뉴스에 댓글 안달립니다.. 9 ... 2008/06/27 571
209605 어젯밤 인간띠 잇던 유일한 여성의원 김상희 의원 글입니다 8 ㅠㅠ 2008/06/27 920
209604 근혜양은? 40 ? 2008/06/27 3,094
209603 28일서울]정몽준 버스비70원 베스트올려주세요!!!! ..펌>> 12 홍이 2008/06/27 1,181
209602 일본사는 아고리언 무료버스대절 18 아고라펌 2008/06/27 773
209601 과거 정부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빨갱이로 몬 적이 있었어요? 17 궁금 2008/06/27 862
209600 크라운 1 새콤달콤 2008/06/27 358
209599 MBC보시나요? 5 지금 2008/06/27 963
209598 방송 끊겼네요. 아프리카 2008/06/27 294
209597 명박Lee가 사는법 평촌촌놈 2008/06/27 347
209596 의사들이 뭔 일이래요? 16 ... 2008/06/27 1,757
209595 idiom 문의 1 죄송한데요... 2008/06/27 310
209594 이혼시 아파트(공동명의)를 주는것도 증여로 해야하나요? 4 어던 세금을.. 2008/06/27 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