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출처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21...
[명박퇴진] 힘든 싸움에 지쳐있다가 오늘 문득 깨달았어요. [458] 배후세력007 번호 1213798 | 2008.06.17 조회 11851 그 동안 이래저래 서명하고, 댓글은 많이 달았지만...
직접 글을 써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좀 떨리기도 하네요.
안단테군의 탄핵서명이 3300명 정도 되었을때 현 상황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도 물론 '이명박 반대!' 였었지만 ... 그 심각성이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다는 데에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피디수첩을 꼭 보라고 언니에게 전화를 했었습니다.
차마 거절을 하지 못해서 '응~~'길게 내뱉는 대답들... 안보겠구나... 바로 생각이 들더군요.
형부네는 그야말로 영남에... 보수에... 기독교....저랑은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지요.
만날때마다 정치, 종교 문제로 의견차가 심하고.. 그러다 보니 감정싸움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얼마전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게 되었을 때 형부에게 '정치''종교' 얘기는 절대 하지 않기로 제안했을 정도입니다.
피디수첩 하던 다음 날 아무 얘기가 없길래 그러려니 넘어갔습니다.
촛불집회는 죄송하게도 한 번 밖에 참여를 못했습니다.
대구 대백앞에서요.
노무현 탄핵반대집회때만큼이나 많은 인원을 보면서 감동했었지요.
하지만... 아직 어린 우리 아가에게는 좀 무리였던지... 다음날부터 심하게 아픈 바람에 다시 참여하기가 참 망설여 지더군요. 아가 맡길때도 없고 ㅠㅠ
그나마 칼라TV 등을 보거나, 아고라에서 상주하면서 댓글을 달거나...(퍼나르는 건 하려다가 포기... 먼 넘의 금칙어가 그리도 많은지 ㅠㅠ), 숙제를 하거나.... 해서 많은 죄책감 중의 일부를 덜어내는 중입니다.
예, 지칩니다.
광화문이나 시청광장... 전국에서 매일 촛불을 밝히시는 분들 보다야 훨씬 수훨하겠지만...
밤에는 집에서 혼자 촛불 켜고 오늘은 다치는 사람 없어야 할텐데 마음졸이며 새벽까지 아고라에 있다가... 낮에는 아가보고 틈틈이 숙제하고, 서명하고, 다시 아고라... 청소는 조금 게을리 하구요 ^^
대부분의 많은 분들이 지치시기 시작하는 듯 하고.. 저도 그 대열에 서 있는 듯 합니다.
'지지율이 7%면서도 땐땐하게 개기는 이메가'에게 조금씩 단련됐다고나 할까요.
처음에는 '아니 이것이... 오늘은 수도?' '오늘은 또 머래? 의료보험?' 펄쩍 펄쩍 뛰다가도 점점 시간이 지날 수록 '에혀~~ 오늘도 한 건 했네...' '언제 내려가는겨? 저넘은 간이 얼마나 큰겨' 하고 말아버리는군요.
이메가가 원하는게 이런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러던 중에 서울에 사는 후배와 전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광화문에 갔었어요. 근데... 사람들이 많이 없어요." 힘들어 하는 후배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별달리 힘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거리로 나가 함께 하지 못했다는 죄의식에, 희망찬 미래를 제시해 줄 수 없는 선배의 무기력함에...
어영부영 전화를 끊고... 하루종일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는 결론은 내렸습니다.
내 생각이 잘못됐구나...
전형적인 영남보수였던 우리 친정 부모님과 10년동안 싸웠습니다.
뉴스나올때 마다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조금씩 제 의견을 얘기했지요.
빨갱이 소리도 듣고... 대학보내줬더니 데모하러 다니는거냐... 꾸중도 많이 듣고...
하지만 지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찍으셨지요.
광우병 소부터 시작해서 의료보험 민영화까지... 잘못된거라고 확실히 말씀하시고, 경로당 가시면 다른 분들과도 그런 말씀 많이 하십니다.
'정치' '종교' 얘기 꺼내지 않기로 한 우리 형부...
연초에 사회복지 예산 백억단위로 줄이면서, 포항시 운동장 보수공사에 수십억씩 예산배정 했다고 얘기 해 주었을때도 변함없이 명박사랑을 외치던.........
지금은 잘못됐다 하십니다.
대통령이 자기 할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하시네요.
저희집만 해도...
중지했던 한겨레 21 다시 보고 있고, 하루종일 거실바닥에 경향신문 펼쳐놓고 있습니다. 정치에 무진장 관심없던 우리 신랑... 퇴근해서 오더니 '아프리카 사장 구속됐다며?' ... '명박이만 내려가면 되는데..' ........
이렇게나 많이 바뀌고 있는데.. 저는 왜 흔들렸을까요? 왜 지쳤을까요?
촛불이 많아지면서 곧 내려오겠구나...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요?
한 나라의 대통령을 내리는 일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걸까요?
쇠고기에, 수도, 전기, 의료보험, 언론탄압, 강경진압...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거리(?)에 지레 질겁한 걸까요?
아고라를 보면서, 기존 언론이나 정치인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국민들이 앞서가고 있구나, 아, 언론들이 기존 정치인들이 뒤따라가고 있구나...
21세기 새로운 웹 2.0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결국은...올바른 정치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정국을 주도하는 현실...
정체된 언론과 타락한 정치가 뱁새걸음으로 따라가려니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돈 있다고, 권력있다고, '배째라' 거리기도 하는 이 현실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고민도 해야 됐고....
주동자(?)가 없는 상황에서 한 곳으로 가기 위한 여럿의 발걸음이 얼마나 힘든지.. 깨달아 보기도 하고...
이럴 때 단결점, 구심점이 있었으면 편하고(?) 좋을텐데... 생각도 해보고...
'내려갈 때 됐는데 왜 안내려가나' 이래저래 초조해져 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이 해 보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던 제 머릿속의... 진실...
복잡한 머리를 식히려 냉수 한 컵 들이키다가 문득 깨달아버립니다.
'아~ 이게 바로 민주주의구나!'
제게 있어서
민주주의는 감정이군요.
민주주의는 생활이군요.
교과서에서도 배웠던 민주주의.... 이날 이때껏 많은 역사적 전환점이 있었고, 그 때마다 민주주의가 발전해 왔다는 걸 알면서도... 익히 알면서도....
왜 저는 지금에서야 민주주의가 뭔지 깨달았을까요?
민주주의는 머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왔던 제가... 깨닫게 된 건
민주주의는 머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사람하는 내 가족이, 이웃이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고,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안먹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라면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농심대신 삼양을 고르고, 고기도 많이 먹어야 되는 우리 아가를 위해 햄이나 소세지 대신 집에서 햄버거나 돈가스를 만드는 것...
병원비, 약값만 일년에 백만원대를 훌쩍 넘으시는 친정 부모님을 위해...의료보험 민영화 반대의견 하나 올리고..
그 마음에서 부터 제 민주주의는 시작이 된거였습니다.
조선일보가 당장 안망한다고...
이메가가 당장 안내려온다고...
제 민주주의가 퇴보하는건 아니군요....
단지 시간이 좀 더 걸리겠네요.
전 쉬렵니다.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아가랑 컴퓨터 앞을 오락가락 하지도 않고...
쏟아지는 잠 떨치려 커피도 들이키지 않고요.
오늘은 !! 아무것도 안하고 (피디수첩만 보고...) 일찍 자렵니다. 푹 잘겁니다.
마음도 쉬고, 몸도 쉬고...푹... 쉬고.,..
내일 다시 심기일전...
제 나이 아직 30대 초반.... 갈 길이 멉니다.
오늘 안된다고.. 풀죽어서 포기하기에는.. 제 인생, 우리 가족의 인생이 너무 소중하군요.
------------------------------
헉!
틀린 글자가 있어 고치고 있었는데...
베스트에 올랐네요 ...
관심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가 생활이 되고,
그 생활속의 민주주의가 당당한 내일을 살겠습니다.
우리 아가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살게 해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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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힘든 싸움에 지쳐있다가 오늘 문득 깨달았어요.
식빵 조회수 : 900
작성일 : 2008-06-17 17:11:46
IP : 121.124.xxx.9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6.17 5:15 PM (58.236.xxx.79)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21...
2. ^^
'08.6.17 5:30 PM (58.141.xxx.146)저랑 같은 심정이네요.. 이분..
그러나 오늘도 힘내봅니다.3. 놋떼
'08.6.17 5:41 PM (211.108.xxx.251)저도 요즘 할 일 다하며 숙제합니다.
가끔 마실도 다니고, 살림도 열심히..?
안그럼 지쳐서 오래 못가거든요.
길고 오래 하려면 잘먹고, 잘쉬고, 숨도 돌리고...
가능한 빨리 끝나길 바라지만
길게 끌어도 지치지 않으려구요. 화이팅!4. 다같은
'08.6.17 5:43 PM (121.132.xxx.49)마음이겠지요..
5. 냄비아냐
'08.6.17 5:43 PM (125.142.xxx.205)길~게 봅시다. 우리생애만 생각하면 지칠수도있지만,우리 자식,우리손주대까지
생각하면 어찌지치고,어찌 주저할수있겠습니까.투쟁(비장모드^^)은 계속되어야한다.쭈우~욱6. 우리가 좀
'08.6.17 7:02 PM (210.113.xxx.141)급하긴 한데 그분께서 워낙 일을 치고 다니시니--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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