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만약 청와대로 진출하려하지 않았더라면

걱정 조회수 : 892
작성일 : 2008-06-02 01:12:01
토요일 저녁.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집에 와서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시위 현장에 9시쯤 도착했어요.
시청 앞에선 누군지 모를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어디어디로 행진을 시작하라고 외치고 있었구요.
2열로 줄을 맞춰 뛰어가는 예비군 부대를 따라
플라자호텔 - 조선호텔을 지나 을지로 - 광교 - 조계사를 지나
안국동으로 접어들었죠.

뿌듯했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이와 엄마가, 노년의 부부가, 어린 학생들이
삼삼오오 손을 잡고 평화롭게 행진하되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히며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
대통령 때문에 불행하다며 뛰쳐나갔지만,
잠시 내가 그 대열에 있다는게 벅차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안국동에 접어들었을 때,
닭장차가 거리를 차단한 걸 보았어요.
사람들은 조금씩 격앙되었고, 차를 거세게 흔들고, 사다리를 놓고 넘어가기 시작했죠.
이윽고 삼청동에 다다랐습니다.
이 저지선에서도 역시 긴 충돌이 있었어요.
차를 흔들고, 사다리를 가져와서 차 위로 올라가고,
코 앞의 전경들에게 욕을 하고,
그 와중에 일부 시민들은 차가 넘어가면 뒤쪽의 전경들이 다치니 자제하자고
소리를 질렀어요.

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격앙되어 있었습니다.
뚫어라! 뚫어라! 하며 점점 앞으로 몰려왔고, 돌발 행동이  이어졌어요.

물론 이러한 행동들이 살수차로 사람 눈을 멀게 만들고, 군화발로 짓밟고,
방패로 어린 여학생을 찍은 것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어제 그 대열 안에서 혼란스러웠어요.
경찰들이 이 많은 성난 시민들에게 저지선을 순순히 내어줄 리 만무하다는 건
시위하시는 분들도 잘 알고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만약에 저지선이 뚫린다 해도 청와대로 진입한 다음엔요?
더 큰 폭력과 더 무자비한 진압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요?

왜 이렇게 기를 쓰고 청와대로 진입하려고 하는지,
저지선 앞에 몇 시간이고 앉아서 구호를 외치며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를 기다리거나,
그럴 순 없는건지.
청와대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우리의 뜻이 관철될 수 있다고 믿는건지,
저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저들에게 폭력 시위라는 둥, 정당한 진압이었다는 둥
이런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뜻을 관철시킬 방법은 정녕 없는건가요?
무조건 청와대로! 만이 해결책인가요?

누군가 좀 속시원한 답을 내려줬으면 합니다..

IP : 125.177.xxx.13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청와대
    '08.6.2 1:13 AM (220.117.xxx.32)

    는 상징적인 의미인거죠. 그래도 자기 사는 바로 앞까지 시위대가 들어와서 나오라고 하면 좀 긴장감을 타지 않을까라는 의미인거겠죠.

  • 2. 그렇죠
    '08.6.2 1:15 AM (116.120.xxx.130)

    설마 청와대진입해서 뭘어떻게 해보겟다가아니라
    상징적인 의미가 있죠
    자기 영역근처까지 침범당해봐야 사태의 심각성을 절실히 깨닫죠

  • 3. ...
    '08.6.2 1:16 AM (222.109.xxx.36)

    그렇게 해도 말을 들어줄까 말까 입니다. 상징입니다. 상징적인 의미죠.


    http://ozzyz.egloos.com/3767277

    읽어보세요. 우리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4. ...
    '08.6.2 1:16 AM (67.85.xxx.211)

    2mb의 결단만이 해결책이라 생각됩니다.

    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30개월이상 쓰레기 쇠고기를 먹느냐 마느냐 입니다.
    님은 어떤 타협을 하시겠습니까? ;;;

  • 5. 음..
    '08.6.2 1:17 AM (116.42.xxx.39)

    청와대 앞까지 가지는 못했겠지만..어찌됐건 쥐새끼한테 보고가 됐을거고
    그래서 조금이라도..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겠죠(쥐머리로 생각해봤자같습니다만)

  • 6. ...
    '08.6.2 1:18 AM (211.187.xxx.197)

    그럴려고 했지요..하지만 꿈쩍도, 듣는 척도 안했잖아요?
    그래요..한 100만명 모여서 촛불키고 얘기 좀 들어줘...하면 앗"뜨거 하겠죠.
    하지만 님이 가신 그저께..저도 새벽까지 있었어요..전 청와대에 가는 것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방법도 상대 봐가면서 써야죠..
    님이 원하시는 시위 하고 싶으시면 100만명쯤 데려와보세요..
    누군 그 위험을 무릅쓰고 그러겠어요?
    그리고 님도 보셨다시피 앞장 섰던 애들 다 20대 대학생애들이 젤 많았어요.
    그 나이에들 겁 없어요. 젤 걱정인게 사망자 나올까봐요..근데 이대로 가면
    나올꺼예요. 그때가 되야, 부모들이 움직일겁니다. 자식들 죽어가는 것
    요즘 부모들 예전 부모보다 더 극성이라 그꼴 못보니까요..
    아이들도 한둘밖에 없는 세대의 아이들인데 다 귀한 자식들인데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없는 총도 만들어 나갈겁니다. 그 상황이 되면 그야말로 민란이지요..

  • 7. 압박
    '08.6.2 1:21 AM (219.253.xxx.166)

    압박을 가하는 거죠. 타겟에 대한 직접적 압박, 그리고 메시지 전달.

    시청 앞에서, 청계천거리에서 촛불집회하면서 자유토론하고 노래하고 소위 문화축제만 한다면 그게 무슨 압력이 되겠어요. 세상 아무도 눈도 꿈쩍 안 할껄요.

  • 8. 나쁜*
    '08.6.2 1:34 AM (124.111.xxx.234)

    수만명 모여서 촛불집회 하는 것 쯤은 우습게 알잖아요.
    귀가 어두우면 가까이 가서 고함이라도 질러야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0228 시골에 빨간 고무통(?)대신 스텐으로 된걸 사다 드릴까 하는데 8 김장할때 2009/11/27 879
390227 전 아이리스가 누군지 압니다 11 아이리스 2009/11/27 5,431
390226 동대문 시장에서 털실 얼마 하나요? 3 소프트베베 2009/11/27 1,455
390225 서비스맨이 여고생을 덥쳤다는 기사... 23 산낙지 2009/11/27 4,869
390224 월말이라 다들 분주하시죠.. 환희 2009/11/27 200
390223 4KG의 배추 1통를 절이면 3 김장 2009/11/27 467
390222 미국에도 귤이 있나요? 11 아바 2009/11/27 1,549
390221 유자차 보관.... 2 마귀할멈 2009/11/27 896
390220 인터넷쇼핑몰에 구매대행이 뭔가요? 2 쇼핑 2009/11/27 679
390219 밥알이 날라다녀요 1 앗 실수! 2009/11/27 327
390218 시아버지가 입원 중이신데...무슨 음식을 좀 해갈까요? 1 .. 2009/11/27 382
390217 서울프라자호텔 2층 레스토랑 가보신 분 질문요^^ 3 크리스마스 2009/11/27 515
390216 남편 사무실 직원하나. 19 상담 2009/11/27 3,761
390215 동물병원 강쥐 치료비 좀 봐주세요~ 11 강쥐보험원츄.. 2009/11/27 598
390214 혹시 굴소스 대신 조미료 넣어도 되나요? 2 ;;; 2009/11/27 2,378
390213 렌지후드 켜고요리하세요? 21 소음 2009/11/27 2,378
390212 김치냉장고 김치, 어떻게 보관하세요? 7 김냉 2009/11/27 992
390211 수삼에서 두남자 매력있네요 2 수삼좋아 2009/11/27 470
390210 신문지, 잡지,박스 버릴 때 노끈으로 안 묶으세요? 11 대문에 걸린.. 2009/11/27 3,356
390209 김장 속 만들고 있는데...난감하게 되었어요..(컴앞대기중) 5 김장초보 2009/11/27 767
390208 제가 엄마라는게 참 한심하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3 허브 2009/11/27 902
390207 엄마가 쉔픽스 이온정수기를 사신다고... 4 pangi 2009/11/27 1,460
390206 자식없이 살수있을까요? 23 소망 2009/11/27 2,649
390205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보면 이명박 정권의 말로가 보이네요 4 이효리 2009/11/27 866
390204 골든듀 핀왔어요 3 핀이 좋아 2009/11/27 1,406
390203 울산에 사는 언니는 울산강동젖갈이 그리 맛나다 하는데... 4 노래를 불러.. 2009/11/27 547
390202 김치 주문을 하려는데요... 5 갈등 2009/11/27 563
390201 경남 양산 시장이 왜 자살했을까요? 5 2009/11/27 1,854
390200 (엄마에게 사드릴) 밥솥추천 좀 해주세요~ 3 경:) 2009/11/27 391
390199 히어로 보시나요? 넘 재미나답니다. 5 히어로 2009/11/27 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