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는 순한 사람입니다.
여태 누구한테 싫은 소리 한번 못했고..
tv에서 조금이라도 안스러운 사람들이 나오면 눈물을 펑펑 쏟는..
평범하고 순한 대한민국의 아줌마였습니다.
그런 제 아내가..어제 밤에 그러더군요
"여보..나 좀 나갔다 올께요"
그때 시간이 10시가 좀 넘었었습니다.
낮에 내내 매장 정리하고 이삿짐 싸느라 피곤했을 텐데..
보통때 같으면..'이 아줌마가 바람이 났나?'
라고 생각 했을지도..
하지만 밤에 밖에 나가는 걸 싫어라 하는 사람이라 의아 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아이를 안고 나온 부모들도 있어요. 그렇게는 못하지만 저기 함께 있고 싶어요.."
하더군요
아이가 자고 있어서 저는 못나갔습니다.
한참을 의논 하고 나서
아내 혼자 내 보냈습니다.
아이가 자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아프리카 방송을 보고 있자니..
걱정이 너무 되었습니다.
연락도 안되고..
점점 험해지는 상황에 걱정이 너무 되었지요
살수차에서 물이 뿜어지고..
'차라리 아이를 깨워서 같이 나갈걸..'
하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었습니다
아는 사람 전혀 없는 곳에 아내 혼자 내 보낸 것을 후회 했죠..
새벽에 아내와 겨우 통화가 되었습니다.
괜찮다고 이제 돌아가는 중이라고
그런데..가는게 쉽지 않을것 같다고..
전경들이 막고 있고..
겨우 겨우 골목을 돌아 나왔는데
집에 올 수 있는 택시가 없다고요
효자동에서 집까지는 꽤 먼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보고 싶다고..
울먹이더군요..
아이는 잘 자고 있었기에 제가 차를 가지고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아내 말이 독립문 사직터널 쪽에도 전경차들이 차량을 통제 한다고하더군요
그래서 독립문 까지라도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아이는 어쩌냐는 아내의 말을 뒤로 하고..(아내가 제가 보고 싶다는 데 어찌 집에만 있겠습니까..)
주섬주섬 차키를 챙겨 나갔습니다.
그리고 거의 1시간여 만에 만난 아내는...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할 말을 잊었습니다.
저 순한 사람이 저렇게 까지...
아무말 않고 아내를 끌어 안고 한참을 있었습니다.
아내도 아무말 못하고 울고 있더군요
너무 추워 오돌거리고 떨고 있는 아내를 걱정하니 아내가 그러더군요
"난 아무것도 아냐..난 그냥 물만 튀긴 정도인걸..
정말 심한 사람들은 눈 뜨고 볼 수가 없어..."
끊임없이 눈물을 닦아내며 하는 얘길 묵묵히 들어 줄 수 밖에 없었던 제 눈에도 눈물이 계속 흘렀습니다.
아내는 자랑스럽고..남편은 부끄럽습니다.
지금 자고 있는 아내를 보며 계속 생각 합니다.
오늘은 함께 할 예정입니다.
사실 시어른들과 함께 살며 쉽지 않은 결정을 했을 아내에게...
그 아내의 용기가 자랑스럽습니다.
오늘은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 되보렵니다.
아내와 함께 아이와 함께 나가 보렵니다.
유모차를 끌고 나와 아내와 함께 있는 사람을 보시면..
인사라도 나누세요..
우린 모두 한 마음으로 모였을 테니까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씻고 나가겠다는 아내를 말리고 좀 재우고 있습니다.
얼마나 떨었는지 열도 좀 있더군요.
제가 좀 이기적이더라도 참아주세요
아내를 좀 재우고 따뜻하게 해 준후에 함께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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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자랑스럽고..남편은 부끄럽습니다.
여보야 미안해 조회수 : 1,003
작성일 : 2008-06-01 10:37:36
IP : 123.109.xxx.2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감동
'08.6.1 10:39 AM (59.11.xxx.199)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눈물이 날것같아요...2. 마침표를찍자
'08.6.1 10:40 AM (125.142.xxx.214)아내는 사랑스럽고..남편은 장하십니다.
3. 고맙습니다
'08.6.1 10:50 AM (124.56.xxx.227)이기적이시라뇨?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감사합니다4. 자꾸
'08.6.1 10:54 AM (211.206.xxx.71)눈물이 납니다..주체가 안 됩니다........님들...
우리 이렇게 있어서는 정말 안되는 일입니다..
최선을 다합시다..조중동박멸!!!!! .....광고주를 더 더 압박합시다.
조중동 논조가 조금 바뀐다고 절대로 속으면 안됩니다.
그들은 박멸대상이니까요........오직 강력에프킬라만 필요할 뿐입니다.5. 눈물이ㅜㅜ
'08.6.1 10:57 AM (220.89.xxx.151)님의 아내도 자랑스럽고
님도 자랑스럽습니다
오늘은 저희 영감도 같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대구도 이제 모이고있답니다
힘냅시다
꺽이지맙시다6. 눈물이
'08.6.1 11:10 AM (125.143.xxx.181)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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