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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1아들

시험기간 조회수 : 1,111
작성일 : 2008-04-26 23:58:48
저도 고1아들 델구 삽니다

평상시엔 각자 스케줄대로 살다가

시험때가 되면 좀 달라져요

고등학교 가서 첫 시험이긴 한데 스타일이 엄청 생소하네요

무슨 시험을 하루에 한 과목씩 본답니까? 그것도 일부러 주말 끼워서...

중학교때도 여덟과목 이틀이면 볼 수 있을 것을 굳이 세과목씩 삼일에 보더니만...


우리 옛날에는 최소한 하루에 네과목씩 봤잖아요

대전에서 학교다녔다는 친구는 중간, 기말 모두 하루에 전과목 봤다던데...


각설하고... 가뜩이나 집돌이인 제 아들... 셤 한시간 보고 쪼르르 달려오니

집에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요

그래도 공부 한다는데... 기특해서 밥이라도 맛있게 해주자고

저 덩달아 외출 삼가하고 하루에 쌀 세 번씩 씻습니다.

제가 원래 혼자 있을 때도 밥이라도 맛있게 먹자며 새로 밥을 해먹거든요

어제 메뉴  

아침; 흰 쌀밥에  야채 카레      점심 : 삼겹살 구이와 부추 무침, 현미밥      저녁 ;  신김치 넣고 비빔 국수

오늘 메뉴는

아침 ; 김치찌게      점심 ; 알감자 조림과 고등어 구이          저녁  ; 불고기에 상추쌈  

중간에 간식으로 과일 한 번, 샌드위치 한번, 라면도 한번 끓여줬어요 헉헉....

적고 보니 뭐 중뿔나게 특별한 메뉴도 아니구만 전 정말 하루가 바쁩니다

내일은 또 뭘 해줘야할지...  틈만 나면 키톡에 들락날락...

저만 이런 벌 서고 있나요?  


그나마 다행인건 아들 아이가 밥 먹을때마다 고마워하면서 방글방글 웃으며 아부성 발언도 던져요

(제 아이가 넉살이 좋거든요. 우스개 소리도 잘하고)



좀 전에 토마토 갖다 주면서 보이까 집에 있을땐 거의 잠옷 패션인 아이가 잠옷을 웃도리만 입고 있길래

"바지는?"

"더워서"

(난 으슬으슬해서 위 아래 다 긴 옷 입고 얇은 가디건까지 입었구만!)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괜찮아  더우면 졸린단말야"

다 큰 사내놈이 긴소매 잠옷에 트렁크 팬티만 입고 있는 꼴이 웃겨서

숨어서 웃었어요 ㅋㅋ


이러니 열심히 밥차려주지 않을 수가 없네요...

조금만 싸가지없게 굴면 즉시 나가버릴라고 맘먹고 있는데


낼 아침 여덟시에 밥차려줄라면

이만 자야겠네요



제 아이가 초등 3 학년때인가... 학교 갔다와서 이런 소리를 했어요

"엄마, 선생님이 오늘 아침밥 먹고 온 사람 손 들어봐, 하셨는데  다섯명밖에 안들더라?"

"그~~래?"

"그러니까 선생님이 그럼 우유 한 잔이라도 먹고 온 사람도 손 들어봐 하시니까 반쯤 손들었어"

속으로 난 뉴스에서 들어서 다 아는 이야기네 뭐, 했죠.

그런데 다음 말이 가관이대요

"선생님이 왜 아침을 안먹고 오냐고 일일이 물어봤어. 근데 엄마가 안차려준다는 애가 무지 많더라 ** 엄마는 귀

찮다고 그냥 가라고 한대"

저 뜨아했습니다. 어찌 애한테 그런 말을....

"난 엄마가 맨날 아침밥 차려놓고 먹으라고 강요하는게 귀찮았는데.."

안그래도 아침마다 실갱이 하는게 짜증나서 나도 적당히 포기할까 했는데

제가 평생 엮이는 순간이었어요

"정 싫으면 아침 먹지 마"

"아냐, 엄마 앞으로는 잘 먹을게. 계속 차려줘. 엄마가 아침 차려주는 거 무지 고마운거네."









IP : 218.48.xxx.19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헤미안
    '08.4.27 12:03 AM (211.117.xxx.11)

    고마운 일이죠.. 때론 밥먹고가라고 매달리은 어머니가 귀찮게
    느껴질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어머니는 밥의 영양가가
    아니라 매일 아침마다 사랑을 먹이고 있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날이 올겁니다 ^^ 수고가 많으시네요..

  • 2. 중 1인
    '08.4.27 12:19 AM (125.176.xxx.155)

    아이도 중학교 첫 시험이라고 얼마나 열공 하는지 나름...
    도서관 다니면서 몇시에 밥 주세요, 몇시에 데리러 오세요
    간식 담아 주세요....헉 헉
    더불어 동생한테 공부 안 한다고 핀잔주고 하네요.
    고 되면 어쩔라나 싶은데요. 전...

  • 3. ..
    '08.4.27 12:22 AM (61.105.xxx.156)

    ^^
    저도 키톡 드나들며...삼시세끼 차리고 있습니다.^^
    정말..헉헉..입니다.^^

  • 4. ㅎㅎ
    '08.4.27 3:03 AM (211.207.xxx.179)

    저도 담주부터 시험이네요.
    두 녀석들 밥주러 집에 붙어있으려구요.
    따뜻한 밥먹고 시험잘봤으면...
    들은얘긴데요 . 아들이 공부잘해 좋은 학교보낸엄마가 하는말이 아무것도 해준게 없었대요.
    아는게 없고 일나가느라 바빠서.. 그래서 오로지 해준건 금방지은 꼬슬한 밥만 먹인게 다래요.
    밥짓는 정성이 대단해요....

  • 5. ...
    '08.4.27 8:46 AM (211.245.xxx.134)

    고등학교에서 시험길게 보는거 아이를 위해서 좋은겁니다.

    꼼꼼하게 공부하면 그게 다 모의고사 수능으로 연결돼서 나중에 좋은대학
    가는데 일조하거든요

  • 6. 하인즈 워드
    '08.4.27 11:00 AM (218.48.xxx.123)

    신문기사로 읽은 이야기인데요
    하인즈 어머니가 형편이 안좋아서 빈민가에서 아이를 키웠잖아요
    그 당시 일자리를 세 개씩 뛰느라 몸이 녹초가 되는데도
    아이 끼니는 절대 거르지 않고
    사이사이 따끈한 식탁 차려주고 점심도 차려놓고 다녔답니다
    그 동네 다른 흑인 아이들 아무거나 대충 먹고 사는데
    (주로 패스트푸드)
    하인즈 자신은 엄마 손을 거치지 않은 그런 음식 먹지 않았다네요
    부모 자식 관계를 돈독하게 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우리도 엄마를 떠올리면
    엄마가 맛있게 해준 밥상이 같이 생각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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