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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말 다툼...너무 우울하네요.
신혼이라면 신혼인 1년차 새댁입니다.
부모님들 주선으로 중매로 결혼했지만 남편은 어른들이 말하는 소위 [듬직한 신랑감]으로
집안도 괜찮고 경제 능력도 괜찮으며 성격도 서글서글한 붙임성 좋은편이었죠.
선보고 좀 이른감이 없지 않았지만 붙임성 좋고 저한테는 참 다정한 남편이 내심 마음에 들었고
또 부모님들의 강격한 후원(?)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지금까지 크게 싸운적도 없고 남편은 나름대로 저한테 잘해줘요.
친정 식구들한테도 싹싹하게 굴고 시댁분들도 저한테 부담 안주십니다.
평범하다면 펑범한 그런 신혼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사소한 말다툼때문에 정말 힘들어지고 있어요.
정말 생각하면 너무 어이없는것들....제가 자주쓰는 말버릇.행동들...
그런것들을 일일이 지적하면서 무조건 제가 다 잘못했다.나쁘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네요.
물론 제가 다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말다툼 거의 대부분 남편은 거의 자기는 다 옳다면서 제가 다 나쁘다는쪽으로
대화를 끝내버립니다.
게다가 자기가 화나 날때면 아주 옛날일들까지 일일이 다 꺼내며 따져요.
솔직히 그 당시에 말 안하고 넘어갓던것들-전 다 잊어먹고 있다던지 그 상황에서는 그냥 농담으로
넘어갈 수 있던것들...남편 역시 그때는 웃으며 지나갔던 그런 사소한 일들-을 자기 기분 상할때는
다 끄집어 내밀며 기분이 나뻤다고 따집니다.
어쩔때는 제 주변 사람들은 이렇다 저렇다...평가도 종종 하면서 누구는 이런점이 나쁘니
거리를 둬라....누구는 왜 연락을 안하냐...등등.
제 성격이 장녀 컴플렉스같은게 있어서 힘든일 있어도 그냥 혼자 삭히고 남들하고 되도록
큰소리 안내고 혼자 참는버릇이 있거든요.
화가 나도 그냥 속으로 꾹 참고 혼자 삼켜요.그만큼 말수도 적어지구요.
차라리 입 열면 다툼만 더 커질까 해서 그냥 참자...입 다물면 왜 자기 무시하냐며 또 기분 상해합니다.
어제는 정말 모멸감이랄까요.주변 친구들 지인들까지 일일이 얘기하며 절 훈계식으로 다그치더군요.
제 말은 다 변명이고 말도 안돼는거고..남편은 본인말만 맞다고 하니..정말 힘들어요.
본인도 잊어먹은 일...다 끄집어 내서 이러쿵 저러쿵...듣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남편이 너무 원망스럽고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아무말 못하고 그냥 눈물만 흘렸습니다.
가끔씩 이렇게 억지 쓰지만 않으면 참 좋은 남편이에요.
제 일도 잘 도와주고 반찬타령같은것도 안하고...애교도 잘 부리고 다정한데...
고지식한 자신의 가치관을 너무 저한테 강요하는것이 힘듭니다.
요즘은 정말 내가 나쁜 사람인가?내 인간관계는 정말 잘못된건가?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갈수록 기분이 저조해지고 마음이 무겁네요.
배부른 투정일까요?
어디다 툭 말도 못하겠고 답답합니다.
스트레스때문인가 최근 얼굴에도 뭐가 막 생기고 가슴이 막 답답해요.
뭘 먹어도 자꾸 체하고 물만 먹힙니다.
어떻게 해야 남편한테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지금 제가 이런 생각 가지고 있는것 조차도 이상하다고 생각할텐데요....
1. 딸기조아
'08.3.21 2:18 PM (61.42.xxx.13)저는 결혼한지 십년이나 되었는데... 왜 이따위로 살고있는지 ...
요즘 심리상담 받고있습니다..(정떨어져서 못살겠단 미친남편 -같이 사는 나는 뭐냐;;)
제가 자신감이 너무 없답니다 내면의 힘을 키우라는데...
왜이리 남편한테 의지하고 사는지 ㅜ.ㅜ 상담선생님이' 생활속의 심리이야기'란책을 추천해주셨어요 (여러사례중 내게 해당되는 부분이 많네요 책내용중에 나-전달법 '당신때문에 내가 미치겠다'가 아니라 당신이 나에게 이러이러한 말을 했을때 너무 서운했어요)2. 슬슬
'08.3.21 2:43 PM (221.149.xxx.238)이제 슬슬 본색 드러나게 된답니다.
다른부분 90% 만족 하시면 10% 맘에 안드는거 맘에 담지 마시고 그려러니 하시고 사세요.3. 나비야~
'08.3.21 3:09 PM (118.128.xxx.46)딸기조아님
작가좀 알려주세요~
***24 쳤더니 두 권이 있네요.4. 이해...
'08.3.21 5:46 PM (58.127.xxx.21)"어떻게 해야 남편한테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이 대목에서 로긴하네요.
저와 남편이 평화를 얻은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널 이해할 수 없다. 너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각각 남이다.'
라는 의견에 함께 동의하게 된 다음 부터랍니다.
아! 저희는 꽤 만족스러운 교감을 나누며 살고있는 12년차 부부이지요.
이해하는 척 혹은 이해한다는 착각으로 나름 상대 입장을 가늠해볼 순 있지만
온전히 그 사람을 이해할 수는 없다는 거...나는 그가 아니니까...
제게는 소중한 깨달음이고, 저희 행복의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게 될 때 관계의 많은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어쩌면 지금의 갈등이 남편과 관계를 정립해나가는 진통일지도 모르지요.
남편분께서는 원글님을 자신과 동일시하려 하시는 듯...
부부 일심동체란 생각보다 오묘한 이치이지요, 아니면 환상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