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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아내와 평범한 남편

어찌할까요? 조회수 : 4,684
작성일 : 2008-02-25 01:16:38
제 얘기입니다.
결혼한 지 20년 가까이 되었어요.

전 언제나처럼 책을 많이 보고요, 남들은 저를 박사라고 불러요. 모르는 게 없다고.
실제로 같이 얘기해 보면 정치, 경제, 문학, 상식, 일상생활 등등에서 저보다 많이 아는 사람들(남여 포함)
거의 만나지 못했고요,
한편으론 제가 "언어기술"에 좀 능숙한가? 싶은 생각이 들만큼 제가 하는 말에 반박을 거의 못해요.
저 사실은 깊이 들어가 보면 별로 아는 게 없거든요.
얼굴도 약간 새초롬? 하게 생겨서-이쁘고 도도하게 생겼다고 해요. 전 이런 말들이 싫어요.
사람들이 거리감 느끼는 것 같아서- 접근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말할 때도 전 그냥 하는데 얼핏 제가 느끼기에도 자신감이 넘치는듯한 말투... 능수능란한 언변?
뭐 그런 것 때문인지 엄청 똑똑하다고 하고요... 빈틈이 없어 보인대요...


중요한 것은 남들이 아니고요,,, 제 남편과 아이들 얘기예요.

연애결혼 했고 지금도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 많이 싸워요.

(애들 앞에서 싸우게 되면 제가 잘못한 것은 미안하다고 제가 먼저 사과하고요,
남편이 잘못한 것은 그 자리에서 설명을 해서(의견을 나누자는 차원인데 남편은 그런 걸 싫어하니
제가 설명투로 되어요)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생각을 해보라 해요.
저는 괜찮지만 애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그 사고방식이 애들에게 전파가 되니까요.)

예를 들면 지나가는 사람이 못 생겼다 하면 그냥 속으로 생각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꼭 말로 표현을 하니 그것도 애들 앞에서... 그걸 제가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요.
못 생기면 밖에도 못 다니나? 이런 소릴 하게 되는 거예요... 애들이 그런 사고 방식을 가지면 안된다 싶어서...
그러면 말로 하면 당연히 제가 이기게 되는데 애들 눈엔 아빤 허튼 소리한다고 보여지는 거예요.

외식을 할 때 주문을 할려면 애가 이거 먹고 싶다가도 저거 먹고 싶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변덕스럽다고 해요.
애한테 꼭 변덕스럽다는 말을 해야 하나요?
(이러면 아이의 자아에 대한 인식이 나는 변덕스러운 아이로 자리잡게 되지 않나요?
-심리학 전공하신 분 좀 알려 주세요)
저는 잘 생각해 보고 하나만 결정해서 얘기해 줘. 라고 말하거든요. 이게 더 나은 거 아닌가요?

남편이 먼저 말하면-제가 먼저 말할 틈도 없어요. 먼저 질러 얘기해 버려서-
(아이가 아빠말에 속상해 하는 게 보이지만 말로 표현은 안 하죠, 아니 갑작스레 감정표현이 안 나오죠)
제가 웃으면서 변덕스럽다기보단 두 마음이 다 있는 것 같은데? 라고 말하면
아이는 맞아, 엄마가 더 똑똑해. 이렇게 얘길 해요.
그러면 남편은 애는 아무 생각 없는데 니가 나서서 애 건드린다 고 해요.
이 뿐만 아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비슷한 사례들이 일어나요.

이럴 때 전 어떻게 하는 것이 남편의 위상도 세우고 아이 기분도 안 상하게 하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도록 할 수 있나요?
아이의 기분이 상한 걸 아는 상태에서도 제가 모르는 척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아빠의 위상을 위해 바람직한가요?
아이의 기분을 읽어 주고 표현하게 격려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제가 속상한 것은 남편이 자신의 말로 인해 아이가 상처받는 걸 모른다는 것과
아이가 그런 남편과 저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똑똑해, 아빠는 뭘 몰라 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거랍니다.
  
제가 아이에게 아빠는 참 훌륭하신 분이다라고 말은 하지만 아이도 어느 정도 파악을 하는 나이라-사춘기-
제 말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빠도 훌륭하신데 엄마가 부단히 노력도 하고 책도 많이 보고
우리 **이(아이이름)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니까 엄마 눈에 니 마음이 보여.
그런데 니가 직접 표현을 하면 좋겠지만 표현 안 하면 니가 속상해 하는 게 보이고
아빠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는 것 같아서 엄마가 얘기하게 되는데
다음부턴 니가 직접 표현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 라고 얘기를 해주거든요.

그래도 아빤 멍청해 란 시선을 가지는 것 같아 이게 정말 마음이 아파요. 남편 절대 멍청한 사람 아니거든요.
다만 아이의 교육이란 것에 너무 모르는 게 문제죠.
그래서 남편을 변호하다 보니 아빤 대한민국에서 아주 훌륭한 사람 축에 속하지만 엄마는 좀더 똑똑할 뿐이야.
엄마가 조금 더 아는 것도 있긴 하지만 아빠한테도 좋은 점, 배울 점이 참 많아 라고 하지만
애들은 수긍을 하지 않아요. 눈에 보이는 게 비교가 되니까요.
(배 깔고 책 보고-책상에 앉는 법이 없음-, tv 본다고 정신 없고, 화를 못 참고 막말을 해대고 등)
남편도 참 괜찮은 사람인데 애들을 대하는 방식에 서툴다고 전 생각하는데,,, 애들을 참 사랑하고요...

다른 예를 하나 들어 볼께요.
제가 아이들한테 너희들은 어릴 때 이렇게 자랐어  같은 얘기 해 주거든요.
울 ** 아주 어렸을 때 엄마 품안에 쏙 들어왔는데 이젠 많이 커서 품에 들어오지도 않네.
그 땐 엄마가 요렇게 안아서 엄마 젖도 먹고 방긋방긋 웃으며 눈도 맞췄는데...
이런 얘길 하면 옆에서 남편이 하는 소리.. 나도 엄마(저) 젖 먹는데...
이런 미친! 소릴 한다는 거죠. 그럼 애들이 아빠 변태라고 하죠 당연히.
이럴 때 정말 미치겠어요.ㅠㅠ 정말 변태 소리 들을 만한 말 많이 하거든요.
그럼 제가 가만히 있을수 있나요? 그런 소리 왜 하냐고 한 소리 하게 되죠.
소리 지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즈막하게.
애들이 아빠 변태라고 하는데도 자신이 지금 한 소리가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는 것 같아 정말 미치죠 제가..


수도 없어요... 이런 일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저한테 교육(?)을 받아요.
어떤 때는 제가 마음 먹고 애들 없을 때 애들 마음 좀 읽어 줘라. 안 되면 그냥 들어라도 줘라. 반박하지 말고.
들어주는 게 중요하지 해결해 주는 게 아니다... 뭐 이런 얘기들요.
오죽하면 남편이 나중에 그러더라구요. 자신은 입만 열면 에러라고...

남편도 참 괜찮은 사람인데 왜 애들과의 관계에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저하고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전 애들이 개입되지 않으면 그냥저냥 참고 넘어간다고 얘기하거든요.
실제로 제가 화날 상황임을 남편이 알아 차려도 내가 기분 상한다는 거 알면 됐다.
애들이 개입안됐으니 내가 그냥 넘어가겠다고 얘기하고요.
애들 관계되는 것만 해도 할 얘기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얘기할려니 제가 너무 힘이 들어요.


저 지금, 남편과 애들 앞에서 제대로 처신하고 있는 거 맞나요?
아빠 위신이 좀 서면 좋겠는데 애들 앞에서 말을 에러로 하니 전 정말 미치겠어요.
제가 볼 때는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경우도 많고... 어떤 때는 그냥 모르는 척 하자... 싶지만
결정적으로 아이들 말이나 감정을 무시하는 말을 하거나
아이들의 성격이나 사고방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리를 하니 그냥 넘어간다는 것도 힘들어요...
컵에 물이 반 차있으면 벌써? 라고 생각하나요? 아직? 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런 거 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얘기하자 라고 하는데
남편은 꼭 부정적으로 그것도 저보다 먼저 말을 내뱉어요. 핵심 없는 쓸데 없는 말은 왜그리 많은지...
(평소 말 많은 사람은 아닌데 의견이 제시되는 순간은 좀 나서는 편이예요.)
애들 마음과 생각을 얘기하도록 기다리질 않아요.,

제가 하도 답답해서 아이 양육 관련 책을 좀 읽어 보라고 줬어요.
읽었다고는 하지만 제가 볼 땐 안 읽은 듯한...
다 아는 얘긴데 실천이 안 되어서 그렇지... 라고 해요.
어떨 때는 옆에 앉아서 한 줄 한 줄 같이 책을 읽자고 할까? 싶을 정도예요.

어떤 때는 남편이 참 안됐다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저를 안 만났으면,,, 보통의 수더분한 여자를 만났으면 존경 받는 남편과 아빠가 되어 있을 텐데
(남들이 똑똑하다고 하는-자랑은 아님-)저를 만나 이렇게 저와 아이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어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지요...

저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 좀 해 주세요.
애들은 커가는데 바람직한 부모 모습도 보여주고 싶고, 남편도 좀 바뀌면 좋겠고 애들도 아빠 존경하면 좋겠고...
저 혼자 고민을 하는 건지 남편은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고...
전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    

IP : 122.35.xxx.103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도움은 안될거같은데
    '08.2.25 1:30 AM (211.41.xxx.178)

    저두 자라면서 엄마가 훨씬더 똑똑한줄알았어서요 ^^;;
    나중에 다 자라고보니 아빠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엘리트란걸 인정하게되었지만. -_-;
    머 일단 같이있던적이 별로 없고, 스트레스때문인지 가끔 얼굴보는데도 꼭
    감정적으로야단치고, 유치한 농담?하시고 방귀는 어찌나 뀌시는지..

    그래도 엄마라도 똑똑하다고 인정해주시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원글님 잘하구 계신거같은데요.. 처음 부분 읽을땐, 나같으면 남편한테 지적을
    귓속말로 하겠어! 이랬는데 다 읽고보니 원글님 정도만 해도 다행이겠따싶어서요...

  • 2. ....
    '08.2.25 5:11 AM (125.178.xxx.15)

    수더분한 여자는 안똑똑할까요?
    똑똑한 여자는 딱딱딱 ...소리가 나지만
    지혜로움과 현명함이 있는자는 조용하게 처리를 잘하죠
    수더분한 여자는 님의 남편같은 이를 왜 존경할거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것 부터도 당신은 똑똑하지도 않다는걸 알려주는데요...
    책몇권 읽고 그곳의 내용을 좀 알았다고 똑똑해지는 것도 현명해지는것도 아니죠
    부부된지가 20년이면 서로가 닮아졌을때가 한참 지난거 같은데...
    왜 아직 남편은 그럴까요?
    다큰애들이 ...사춘기이라니... 하는 말이 고작 엄마는 똑똑해 ...그런 대화말이나 하고
    그런 비교말은 안하는거라는걸 아이들에게 교육안시켰군요
    그건 당신의 평소 언행이 그리 교양있지는 않았다는 거죠
    당신의 언행이 좀더 지혜롭고 현명했다면 남편도 벌써 저런 사람은 아니었을거예요
    당신과 같이 있으면 남편이든 누구든 언행을 조심하게 되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좀더
    노력하세요
    저도 88년도에 결혼했으니 ...20년의 결혼생활을 했지요
    제자식들은 엄마와 얘기할때는 항상 말에 신경 쓰이게 된다고 합니다
    엄마가 말을 함부로 안하니 자기도 신경이 쓰인다고....
    제남편은 제앞에서는 온갖 애교 다 부리지만
    직장에나 사회에서의 지인들이나 시댁에서나 남편에게 말을 조심해서하죠
    그러니 시댁식구들은 덤으로 저에게도 말한마디도 조심해서해요
    특히 제 시누이는 버릇도 없고 올케들을 막 대해도 우리부부는 어려워 해요
    말이나 행동에 조심하게 된다는거죠
    펜 끝은 날카롭되 혀끝은 부드러워야죠...하긴, 아주 어려운 것이지만요
    노력하면 안되는게 어디 있겠습니까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힘내세요

  • 3. ...
    '08.2.25 5:19 AM (58.226.xxx.38)

    어휴,,,,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시네요.
    저는 님처럼 똑똑하지는 않고 철없는 남편을 두고 있다는 점이 공통이에요.
    남편 행동도 마음에 안들지만 나오는 말들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요.

    아이가 물이나 우유를 엎질렀다 하면 넌 왜이렇게 조심머리가 없니..
    다른 잘못을 저질렀을 때 넌 왜 매사 그러니, 왜 맨날 말썽이니...
    내 쫓아버린다.... 이런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어제도 가족이 보드게임을 다같이 했어요. 이긴 사람은 소원을 말할 수 있는데
    만약 소원을 안들어주면 내쫓아버린다... 또 이래요.

    어느날 아이가 조용히 저에게 그러더라구요.
    엄마, 난 왜 조심머리가 없지?
    엄마, 난 왜 집중을 못해?


    나중에 남편에게 그랬습니다.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제발 아이를 단정하는 말좀 하지말아라... 그러면 어떤 식으로 혼을 내냐고 묻네요.
    그냥 그 잘못한 상황만 짧게 얘기만 해라. 물 흘렸네, 걸레 가져다 닦아라... 이렇게만 해도 충분하다... 남편은 알았다, 조심하겠다 말하지만 계속 반복되네요.

    윗분님... 남편분 기 살려주라구요. 저도 남편이 잘못 말할 때 입 다물고 있으려고 하는데
    남편은 제가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자기 방식으로 더더욱 애들을 대해요.
    전 그 방식이 마음에 안들구요.
    (협박성 발언, 조건부 칭찬, 질타, 비아냥, 놀림성의 발언이 정말 입만 열면 주르륵....
    남편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 영향이 더 커요)

    남편과 저의 결정적인 차이는 저는 육아서를 끊임없이 읽으면서 배우려고 하고
    남편은 육아서를 전혀 읽지 않는다는 거죠.
    한 권 정도 읽어서는 전혀 마음에 와닿지 않지요.

  • 4. 이어서
    '08.2.25 5:28 AM (58.226.xxx.38)

    점 네개님 말씀대로 엄마는 똑똑해... 아이들이 아빠랑 엄마를 두고 이렇게 말하면 안되죠.
    엄마가 아빠보다 우리 마음을 더 잘 이해해줘... 이렇게 말해야 되지 않을까요...

  • 5. ....
    '08.2.25 5:50 AM (125.178.xxx.15)

    아이들 마음은 읽어 주어야한다는건 아시면서
    남편 마음은 읽어주시지 않은것 같군요
    남편이 못난 사람을 얘기했을때 님이 한말은 비아냥 거리는 말이라는건 아시죠
    만약에 당신 아이가 그런 말을 했을때 당신은 뭐라고 아이마음을 읽어 줬을거 같으세요
    그답을 남편에게 사용해 보세요
    변덕스러운 먹성을 남편이 비난했던걸 님의 아이가 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아이마음을
    읽어 줬을거 같으세요 그걸 남편에게 사용해보세요
    아빠를 무조건 훌륭한 분이라고 얘기하면 아이들의 사고에 문제가 생긴다는건
    모르세요 왜냐면 아이가 어리다면 아빠의 언행이 훌륭한것이라 여기고
    모범답안처럼 생각할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컵의 물이 반차 있을때에 ...아직과 벌써는 때에 따라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요
    님은 남편의 말에 대해서 항상 비아냥이나 비난을 했다는걸 모르시죠
    아마 결혼 원년부터 님의 아이에게 해야하는걸 남편에게도 했다면
    지금쯤은 남편은 다른사람이 되었지 싶어요

  • 6. 점 네개님
    '08.2.25 6:40 AM (125.152.xxx.246)

    "아마 결혼 원년부터 님의 아이에게 해야하는걸 남편에게도 했다면
    지금쯤은 남편은 다른사람이 되었지 싶어요"
    결혼 원년부터 그걸 아는, 더군다나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은 정말 드물죠.
    제남편이랑 너무 비슷해서, 원글님 심정 백배 이해 갑니다. 제 코가 석자라 도움은 못 되어 드리겠지만...

  • 7. 아빠와
    '08.2.25 8:42 AM (211.52.xxx.239)

    똑같은 수준의 엄마가 아니고
    긍정적이고 아이 마음 이해하려는 엄마가 있어서
    원글님네 아이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변태스러운 발언도 그렇고 아이한테 변덕이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전혀 현명하지도 않고 아이에게 존경받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 바보스러운 아빠네요
    보통의 수더분한 여자 만났어도 존경받는 남편과 아빠는 못 되었을 것 같습니다

  • 8. .
    '08.2.25 11:07 AM (121.143.xxx.232)

    똑똑하고 평범하고의 차이가 아니라, 님은 아이들을 존중할 줄 알고 남편 분은 그렇지 못하신 것 같아요. 성숙하지 못 한 인간이랄까요.
    제 형부가 딱 그런 편인데 옆에서 보면 아무리 부모라지만 왜 말을 저렇게밖에 못 하나 싶고, 가정교육 얘기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형부의 어머니(사돈) 보면요.

  • 9. 아...
    '08.2.25 11:37 AM (125.134.xxx.189)

    저하고 많이 같은 상황입니다. 원글님.
    저도 답은 못드리고... 많이 힘드시겠네요...

    우리집 차 옆에 주차한 차가 너무 바싹 붙어 주차되어 있으면
    그냥 "이렇게 가까이 대어 놓다니 너무 하네...' 이 정도 중얼거리면 될것 같은데
    애들이 보는 앞에서 그냥 그 차를 발로 차 버립니다. 욕도 같이 하면서.

    그러나 이런 사람도 애들은 엄청 사랑한다는 거...

    저는 제 남편 싫어 집니다. 저런 행동 하나 하나 볼 때마다 더욱 더...

  • 10. 저위에
    '08.2.25 12:22 PM (220.72.xxx.71)

    점 네 개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지만 지식은 충분하실지 모르나 지혜는 부족하신 것 같아요.

    혹여 원글님께서 '난 남편보다 많이 알고 많이 똑똑해'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셨던 것은 아닐까요?
    진심으로 남편을 존중하고 사랑했다면
    그리고 남편이 아내를 존중하고 사랑했다면
    아이들은 그 마음을 느끼고 자랐겠지요.

    저 역시 책 많이 읽는 아내이고 남편은 일 년에 서너 권 읽을까말까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부분과 남편이 더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다른 것이지요. 그건 육아에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정말 지혜로우신 분이라면 내가 아이들에게 엄마가 아빠보다 더 똑똑해, 엄마는 내 마음을 더 잘 알아 라는 말을 듣는 대신에, 남편이 잘 할 수 있는 육아의 다른 것들을 찾아내어 그 부분을 강조시켰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편도 자기가 잘 할 수 있다면 더 신나서 했겠지요.

    예전에 읽은 책에서 '하느님은 아이 하나에 두 부모를 주셨다'라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전 정말 똑같은 부부는 같이 살기 어려운 거 같아요. 서로 다른 점이 있어서 보완하고 같이 기대어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육아는 더더욱 그렇지요. 엄마의 장점과 아빠의 장점을 같이 배우고 또 부모의 단점을 같이 보완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요?

  • 11. 원글님
    '08.2.25 12:41 PM (211.176.xxx.165)

    똑똑하다는 기준은 머리 속 지식의 양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저위에님의 말씀에 전 정말 공감합니다.
    남편분께서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조용한 말로 하지만
    원글님의 태도에선 다분히 경멸의 태도가 묻어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라고 하셔도 똑똑한 아내, 평범한 남편이란 생각이 머리 속에 있으셨다면
    그럴 수 밖에 없지요.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읽는 안테나입니다.
    부모가 서로 진심으로 존중하는 지 아이들은 이성이 아니라 그냥
    마음 속 안테나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마음 속에 엄마의 마음이 전해진 건 아닌가 깊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빠의 황당함도 유머로 돌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원글님의 또다른 아이가 아닙니다.
    마음 속에서 남편을 잘 가르쳐야겠다는 마음을 버리시기 바래요.

  • 12. 배움
    '08.2.25 1:02 PM (211.106.xxx.53)

    댓글들 보면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제 남편과 저는 같은 대학을 나왔지만 남편은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사람이다보니
    기초지식이 많이 딸립니다. 독서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성격도 불같아서 화를 잘 내곤 합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보다 더 나은 사람인줄 알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부부싸움을 하다보니 남편눈에 비친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저와 많이 다르더군요.
    남편과 나는 잘하는 분야가 서로 다른거고, 내가 너무 교만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글님 댁과 똑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남편의 장점을 찾아서 마음으로 인정해 주세요.

    그리고 저는 남편이 아이들 앞에서 실수하면 우선 남편의 입장을 아이에게 납득 시키고
    남편과는 따로(아이들 없는곳에서) 이야기 합니다.

  • 13. 글쓰신분이
    '08.2.25 3:18 PM (218.148.xxx.183)

    한마디로 헛똑똑인거죠, 머리로 지식은 많아도 남편에대한 이해나 배려가 부족한걸로
    보여집니다,

    이해나 배려는 머리로 하는것이 아니고 진실된마음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칭 똑똑하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엄마의똑똑함이 남편을 이상한사람만들고 , 입으로는

    아빠가 훌륭한사람이라고 아무리 말한들 엄마의 그말엔 아빠에 대한 감동이 없기에 아이들에겐
    먹히지않지요

    엄마가 굉장히 자의식이강하고 나름대로 잘살아왔다는 자부심도느껴지고 (글 초반에)

    한마디로 자기세계에 빠져있는거죠

  • 14. 원글입니다.
    '08.2.25 4:22 PM (122.35.xxx.103)

    제가 헛똑똑이란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 났다는 것보다 남들이 나에게 그렇게들 얘기한다.
    알고 보면 그리 잘 아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씀드렸고요...
    그렇지만 남들의 저에 대한 평가가 저를 그런 식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여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한테 똑똑하단 말 제발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솔직히 그런 말 들을 때 기분이 안 좋아요...ㅠㅠ

    저와 공감하시는 분들 많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께도 위로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만...
    저에게 질책을 주시는 분들이 정말 소중합니다. 한 말씀 한 말씀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남편에게도 잘해 줄려고 노력합니다만...
    제가 현명하지 못해서 남편의 좋은 점을 잘 발견하기가 힘이 들어요...
    눈 앞에 보이는 사소한 것들로 제가 스트레스 받으니까요...
    이런 때 현명한 여자라면 어떻게 할까? 하는 게 언제나 의문입니다.
    그래서 똑똑하다는 말은 똑똑하긴 해도 현명하진 못하다 로 제 귀에 들려요...
    그런 말도 제겐 스트레스예요... 전 현명하고 싶거든요...ㅠㅠ

    여기에 제가 잘하고 있는 건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글을 올린 거고요...
    많은 질책의 말씀들, 조언들 좀 부탁드립니다.
    제가 잘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마다, 남편과의 관계를 개선해야겠다고 느낄 때마다
    여기 글을 보며 제 자신을 다스리겠습니다...

    저도 한 성질 하는 편이라... 다지고 다지고 해도 남편한테는 잘 안 되네요.
    바로 제 눈 앞에서 애들 윽박지르고 부정적으로 말하고 막말하는 모습들이...
    저의 시부와 오버랩 되어(저의 시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픈 말투를 쓰십니다)
    내 아이의 아빠는 그렇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더 주실 말씀들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제 마음을 다지는 말씀으로 깊이 새기겠습니다.

  • 15. 공감
    '08.2.25 4:48 PM (218.152.xxx.67)

    원글님 헛똑똑이라고 하시는 의견도 있는데요.
    전 원글님 어려움에 너무 공감가요.

    저희 남편이 아이한테 하는걸 보면 저도 화가 치밀어오를때가 많거든요.

    남편도 애를 많이 좋아하긴 하는데....사려없는 행동으로 제 마음을 철렁하게 할 때가 많아요.

    힘내세요 원글님

  • 16. 김수열
    '08.2.25 5:08 PM (59.24.xxx.148)

    원글님 말씀 이해해요.
    제 남편도 가끔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합니다.
    본인은 그 순간 아이행동/말투가 마음에 안드는데 달리 표현을 못하는것 같아요.
    매 번 나중에 제가 이건 이렇고 저건 젏지 않겠냐고 얘기해야되니 피곤하고 지쳐요.
    속상하기도 하구요.

  • 17. 이해는..
    '08.2.25 6:30 PM (128.134.xxx.85)

    이해는 갑니다.
    헛똑똑이든 어쨋든, 모두들 그런 상황이면
    진정 똑똑하게 되는게 얼마나 힘들지..
    암튼,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
    남편의 말을 막을 수는 없는거고,
    아이들에게 남편이 안좋은 영향을 주는것을 막아보자,
    그것도, 남편의 위신을 낮추지 않으면서!
    그게 요점이신거죠?

    너무 어렵지만, 저라면 어떨지 생각해봤어요.
    예를 들어, 길가다가 누가 못생겼다 말한다면,
    "아빠는 너무 솔직하다, 그치?
    안듣는데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는데 우리끼리는 솔직히 얘기하지 뭐!"
    메뉴 고르는데 변덕이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원래, 변덕쟁이야~ 그게 아이들이지뭐
    엄마 어렸을때도 이러이러~~ 변덕이었는걸!"
    젖에 관한 농담은, 남편분에게 따로 부탁을 하심이 나을 것 같구요.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건,
    남편은 변하게 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건,
    아이들에게 남편이 어떤 아빠가 되느냐는거죠.
    그런데,
    원글님 글을 읽다보면
    남편의 잘못을 "지적"(그것이 직접적이든, 아니면 나름 원글님이 우회적으로 하시든)하려 한다는 것이
    잘 드러나는 것입니다.
    눈치가 빠른 아이들은 훨씬 잘 알겠죠,.
    엄마가 아빠의 저런 말을 싫어한다는 것도,
    엄마는 아빠 "편"이 아니라는 것도..
    하지만 육아에서 엄마는 아빠와 한편이어야해요.
    아빠의 말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아이는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남편을 변하게 하실 자신이 있지 않는한요..

  • 18.
    '08.2.25 7:00 PM (222.106.xxx.159)

    이해는 가지만,,
    원글님 내면에 자신에 대한 자만심? 교만? 이런 게 가득 찬 느낌이
    글에서 흘러 나옵니다.
    아이 교육 중요하지만
    가정내에서 가장의 권위를 세워주는 것,,
    중요하지 않을까요.
    평소 부부간의 대화가 필요한 듯 싶습니다.

  • 19. 똑똑하고
    '08.2.25 7:25 PM (210.123.xxx.64)

    안 똑똑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원글님은 말을 듣는 상대를 배려하시는 것 같고 남편분은 배려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시는 분인 것 같네요. 시아버지가 그런 분이라니 왜 그런지도 이해가 갑니다.

    저런 사람들은 진짜 솔직한 것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해서 남에게 상처가 된다면 하지 말아야 하는데, 나는 솔직하게 얘기했다고 하고 대화를 끝내버리는 거죠. 솔직한데 왜 상처를 받느냐는 식입니다. (저희 친정 아버지가 저러십니다)

    듣는 입장에서는 미치죠. 할 필요 없는 얘기를 왜 굳이 해서 듣는 사람 속상하게 하고 분란 만드나 싶은데, 본인은 그게 문제라고 생각지도 않고 고칠 생각도 않습니다.

    원글님이 중간에서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아이들 눈이 정확하기 때문에, 원글님 남편분이 바뀌지 않으면 이 상태는 절대 나아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계속 아빠를 무시하게 될 거고 아빠는 격분해서 아이들에게 또 말 함부로 하겠죠.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남편분에게 계속 말씀하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도 아빠에게 계속 말해야 하구요. 이제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아빠를 내놓고 무시하게 됩니다. 그때 서러워지면 조금 고쳐지겠죠. 그 전에 좀 고쳐지면 좋겠지만요.

  • 20. 그런남편들
    '08.2.25 7:38 PM (211.41.xxx.172)

    주변에 여럿 있어요..제 친구 남편들..
    사회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 전혀 아닌 의사,변호사,교수등 잘나가는 남편들인데
    밖에서는 성공가도를 달리며 사회생활 잘하면서
    아이앞에서 말조심 안해서 조마조마해서 죽겠다고들해요..
    한마디로 어른이 쓰지않을 유아기적 수준의 말들을 많이 한다고..
    아이들은 상처받으니 엄마가 막으면 아이들 앞에서 면박줬다하고.

  • 21. .
    '08.2.25 7:38 PM (202.30.xxx.28)

    원글님은 아이들만 위하시고 남편을 배려하지 않는 분 같아요
    그리고 행간에.....남편을 무시하는 마음이 많이 보여요
    아이들이 엄마가 더똑똑해 라는 말을 하게 만든건 원글님의 잘못된 처신같은데요
    앞으로 어떻게 하셔야 할지 그건 잘 모르겠네요
    (아빠를 무시하는 마음은 교육적으로 좋지 안잖아요)
    도움이 안돼 죄송합니다

  • 22. .
    '08.2.25 7:39 PM (202.30.xxx.28)

    아 그리고 엄마젖 먹고 자랐다고 말하는게 뭐가 이상한가요?

  • 23.
    '08.2.25 8:46 PM (211.108.xxx.67)

    원글 전문에서.....

    "전 언제나처럼 책을 많이 보고요, 남들은 저를 박사라고 불러요. 모르는 게 없다고.
    실제로 같이 얘기해 보면 정치, 경제, 문학, 상식, 일상생활 등등에서 저보다 많이 아는 사람들(남여 포함)
    거의 만나지 못했고요,
    한편으론 제가 "언어기술"에 좀 능숙한가? 싶은 생각이 들만큼 제가 하는 말에 반박을 거의 못해요.
    저 사실은 깊이 들어가 보면 별로 아는 게 없거든요.
    얼굴도 약간 새초롬? 하게 생겨서-이쁘고 도도하게 생겼다고 해요. 전 이런 말들이 싫어요.
    사람들이 거리감 느끼는 것 같아서- 접근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말할 때도 전 그냥 하는데 얼핏 제가 느끼기에도 자신감이 넘치는듯한 말투... 능수능란한 언변?
    뭐 그런 것 때문인지 엄청 똑똑하다고 하고요... 빈틈이 없어 보인대요..."


    면전에 대고 똑똑하다고 칭찬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가봐요
    얼마나 똑똑하면 그렇겠습니까만...

    전 내용을 쭉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전혀 안드는게 왜일까요??

    저도 책 좀 읽습니다만, 책만 많이 읽는다고 똑똑해지지는 않을 듯 한데요

  • 24. 공감
    '08.2.25 9:29 PM (211.178.xxx.30)

    아무리 엘리트 남편이라도 성질머리땜에 아이들한테 상처주고 못난모습 보일때가
    있는건 다들 같나봐요. 우리 남편은 마지막에 "애들한테 상처는 당신이 더 많이주고있다"
    면서 쏘아붙여요..

  • 25. 그러니까
    '08.2.25 9:54 PM (125.177.xxx.141)

    아이들이 아빠를 무시하는 상황을 바꾸고 싶다는게 요지인가요?
    20년이나 살고도 전혀 변하지 않은 남편을 지금부터라도 바꾸라고 말씀드리긴 어렵네요.
    남편분이 언행을 바꿀 의지가 전혀없거나, 원글님이 남편분을 바꿀 능력이 없거나
    어차피 알것 다 알고, 엄마가 뭐라고 해도 자기들 눈에도 아빠가 모자라 보이니 엄마가 말해도 소용없는 상황이라구요?
    원글님 20년 결혼생활이 어땠는지 알 수도 없거니와
    여러 댓글님들과 같지 제 짐작에도 아이들 면전에서 엄마가 아빠를 무시하는 태도를 많이 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게 맞다면 지금이라도 원글님 태도를 고치시면 되겠네요.

  • 26. 혹시
    '08.2.25 11:02 PM (116.39.xxx.156)

    원글님 부부의 성장배경이 다르지 않나요?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부모에게서 배운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엘리트들도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었다면 평소 행동이 올바르지 않지요. 집에서는 긴장이 풀어지니 몸에 밴 행동이 그대로 나오니까요.

    원글님의 남편은 아마 원글님의 말투(약간 낯간지러울 수도 있어요)가 가식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구요, 불편할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엄마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골에서 자라셨는데 항상 엄마의 말투에만 익숙해져 있다가 요즘 엄마들이 아이들한테 하는 말을 들으면, 저 스스로 낯간지럽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어요.

    아이의 심정을 헤아려서 아주 나긋나긋하게 말하지요. 하지만 옛날 엄마들은 버럭버럭 소리지르고 이 새끼 저 새끼하는 집들이 많았어요. 제 주변에는 그랬어요.

    그런 집 아이들도 다 공부잘하고 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살지요. 여자들은 스스로 절제하려는 모습이 있어서 언어를 다듬지만 남자들은 아무래도 덜한것 같아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옆집 남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내리면서 부인에게서 걸려온 핸드폰에 대해 말을 하는걸 들었어요.

    그런데 교통체증이 심했다고 얘길 하면서, "이런 개**"하려다가 저를 의식하곤 말을 끊더라구요.

    남편분의 태도를 보면, 원글님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거슬리는 것 같아 보이네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원글님이 알아내셔야겠지요.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서 보고 듣던 모습과 많이 달라서일수도 있구요. 아니면 평소에 원글님의 말과 행동에 괴리가 있어서 위선적이라고 느껴져 그런 걸수도 있고.. 다른 분들 말씀처럼 아이에게는 자상하나 남편에게는 무심해서 일수도 있고요.

  • 27. 혹시
    '08.2.25 11:06 PM (116.39.xxx.156)

    그리고 남편들은 아내들과 교육에 있어서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공부 뿐만 아니라 가정교육 전반에 있어서요. 아예 아무 생각이 없다고 하는 쪽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 28. 글쎄요
    '08.2.25 11:39 PM (59.10.xxx.169)

    아이들 맘 그렇게 잘 읽는 원글님, 아이들이 그런 말 들었을때 상처 받는 것은 빨리 캐치되시죠?

    그럼, 면박 당하는 말 들을 때 남편 감정도 빨리 캐치되시나요?

    아까 적으신 것처럼 자꾸 단정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이 그렇게 믿을까(예를 들어 자신이 변덕스럽다고 믿는다거나...) 걱정하셨듯이, 남편도 자꾸만 그렇게 아내에게 지적당하면 '원래 말 함부로 하는 사람'으로 스스로 단정하게 됩니다.

    그러니 더더욱 거리낄 게 없지요.

    지혜는 말로 자꾸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이랍니다.

    제 남편 존경받는 전문직에 정말 책 많이 읽고 박학다식하지만 제 말이나 행동이 자신의 맘에 안들어도 그 자리에서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다 제방으로 간 뒤에 조용히 아까의 일에 대해 조언합니다.

    욱하는 성질의 저도 처음엔 그 말 들을때 너만 잘났냐, 나도 잘났다 하며 제 화를 못이겨 말을 생각나는대로 막 뱉곤 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많이 자제가 되더군요.

    특히나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남편이 늘 행동으로 보여주므로 저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아이들도 제 의견과 맞지 않는 말 들어도 끝까지 듣고 있다가 반박합니다.

    지혜로워지시기 바랍니다.
    원글님이 생각하는 바가 정답이 아니거든요.

  • 29. 조심스럽게
    '08.2.25 11:50 PM (121.131.xxx.127)

    원글님의 댓글보고 용기내어 적습니다

    저도 원글님과 아주 유사한 괍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거 싫다는 거 공감해요
    그게 싫어서 곰곰 생각해보니
    아마도
    매사에 논리적이여야 하고,
    매사에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하고
    가 많아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또 곰곰 생각해보니
    그것도 일종의 편견일 수 있다는 생각이 어느날 들었어요

    예를 들자면요
    남편분이 아이들에게도 지혜롭지 못하게 처신하고,
    아이들이 들어서 좋을리 없는 말을 한 건 맞지만,
    아버지의 모습이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요

    아내의 똑똑한 면을
    가부장적으로 윽박지르지 않는 너그러움을 지닌 면을 지녔다고 볼 수도 있지요^^

    장점은 다 뒤집으면 단점이 될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지요

    아이들에게 변덕스럽다고 하는 거
    아이들도 기분 나쁘고,
    기왕이면 좀 더 의사결정을 신중하게 해라
    라고 말해준다면 더 좋겠지만

    아이들도
    가족은 결점을 인정하고 결점에도 불구하고
    내게 소중한 사람
    이라는 것도
    배울 필요가 있는 일 아닐까요^^

    저는 똑똑하다는 소리도 듣지만(저희 아이들은 이 표현대신 엄마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뒤집어보면
    이성적으로 납득해야만 받아들여지는 팍팍한 면도 있답니다.

    저희 남편은
    느리고 게으르고 권위적이지만
    동시에
    저보다 신중하고, 여유있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지요

    아버지의 결점을 받아들이는 것도 가르쳐야 하고,
    단점 곁에 있는 장점을 읽는 방법도 가르쳐주신다면

    후에 아이들이 결혼생활을 할때
    훨씬 원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어디선가
    서로 자신에게 없는 면 때문에 끌리는 게 진화의 입장이라고 읽었습니다.
    내게 없는 유전자를 보강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지만,
    바로 내가 가지지 못한 면을 이해할 수 없는게 결혼이라더군요

    남편분의 결점만 보지 마시고
    그 옆에 님이 잊은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남편에게 그 장점들을 찾아내 보여주세요
    ^^

  • 30. 예멘마타리
    '08.2.26 12:46 AM (58.239.xxx.195)

    아직 결혼은 안 했는데요,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처신 잘못 하시는 거예요 ^^;;;
    전 어렸을 때,
    왜 엄마는 아빠와 동등한 어른인데 아빠를 가르치려고 할까, 하는 생각 많이 했거든요..
    학력도 엄마가 더 좋으시고, 지적 능력도 월등하긴 하셨어요..
    지금은 아니지만 저 은근히 아버지 무시하는 마음 있었거든요..
    매사에 어머니는 아버지를 아이 다루듯이 하시니까 자식한테도 그렇게 느껴졌던 거죠..

    다른 인간관계에서 내가 그 사람보다 좀 더 똑똑하다고,
    그 사람이 면전에서 잘못하는 행동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순 없는 것처럼
    부부라도 해도 일정 부분 인간적인 존중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뎅..

    법륜스님 주례사에서 부부관계에 최선을 다해서
    상대방 모자란 부분을 내가 채워주면서 보듬어주면서
    부부를 최우선 순위로 살면 자식들은 따라온다는 말이 인상적이던데요..

    전 다 크고 나서 알았어요..
    저희 엄마는 똑똑하지만 자기가 젤 옳다고 생각하는 성격이고
    아버지는 배움은 짧으시지만 한없이 너그럽고 큰 가슴을 가지신 분이라는 걸..
    (전 아빠때문에 남자는 여자한테 화낼 줄 모르는 줄 알았어요 ㅋㅋ)
    전 두 분 중에 굳이 하나의 성격만 고르라면 저희 아버지 성격을 고를래요, : )

  • 31. 지나가다....
    '08.2.26 8:54 PM (211.226.xxx.145)

    저의 가정은 원글님네와는 어느정도 반대상황입니다
    저는 제가 부족한 부분이 넘쳐남니다
    남편은 그반대고요 아이들에게 너무 잘하죠 모든면에서요
    대학생인 딸이이는 저보다 아빠하고 더 잘놉니다
    저는 제 기분대로 아이들에게 합니다 화나면 성질도 내고 말도 막하고
    늦잠 자서 아이들 지각시키고 아이들하고 얘기하다 꼭 잔소리에 충고 따라들어가 아이들이
    입 닫아 버리리게 하고 남편이 아이들 크면서 서로 존대말 하잖고 헀는데 싢다고...
    울 남편 제게 그렇다고 강요하지 않았어요
    제가 직장이 있어 아이들에게 많이 신경 쓰지 못하기도 하지만 원래 아이들에게 집중이
    잘안되어 시험때도 잘 모를 때도 있었어요
    정말 여러가지로 많이 부족한 엄마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남편 제게 뭐라 한적 한번도
    없었어요 그냥 제가 아이들에게 실수하면 유머스럽게 넘겨줘요
    엄마가 원래 좀 유니크 하잖냐 라면서 말이죠 그리고 우리 아이들 저 무시하지 않아요
    제가 그래도 아이들은 무지 사랑하거든요
    완벽한 부모란 없다고 봅니다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아요
    원글님이 현명하시고 지혜로우시니 아이들에게 아빠의 부족함이 그렇게 크게
    문제 될 것 같지 않네요
    다만 원글님의 남편에 대한 생각과 태도그리고 남편을 보는 시선들을
    아이들이 따라 가는 것이 어쩌면 더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까요 ?
    저는 누워서라도 책 한자 보지 않습니다 (남편은 책을 끼고 살아요)
    쇼파에 누워서 티비보는것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체놀이예요)
    쓸데 없이 말 많은 것 두서도 없죠? ( 남편이 저더러 그럽니다 나만 입다물면 우리집 참 조용 할거라고 그러면서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조용하면 너무 심심하지 합니다)
    부족한 부모라도 아이들에게 대한 깊은 사랑만 있다면 아이들에게
    그렇게 크게 문제될 일은 없을 거라 봅니다
    우리아이들에게 현망한 아빠가 있어 다행이듯이 원글님의 아이들에게는
    지혜로운 엄마가 있으니 다행이잖아요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시고 남편을 그대로 존중해주세요
    그럼 아이들도 따라 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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