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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이들 새배돈 갈취?하지 맙시다

엄마 조회수 : 2,127
작성일 : 2008-02-04 17:07:00
오늘 자게란 많이 읽은 글 중에 정말 부모님께 감사한가 하는 글이 떴네요.

저도 제 상처?를 댓글로 남길까 하다가 설도 가까와지고 하니 새 글로 남기는 게 나을 것 같아 글 씁니다.

저는 어릴 때 돈 관리를 참으로 못했어요. 어른들한테 돈 받아서 제 주머니로 가는 것이 아니고 그냥 앉은 바닥에 두고 오는...

하여튼 돈 욕심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진정한 아이였다고나 할까요.

그런 제가 초등학교-그 때는 국민학교였죠- 들어가 학교에서 통장이라는 것을 강제로 만들게 하면서부터 돈을 모으는 재미가 들렸거든요.

그리고 어느 날 두~둥~ 드디어 8만원이라는 거금이 통장에 찍혔답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 어느 날 제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꿀꺽하셨더군요.

기억해보면 돈이 궁하셨던 건 아니고 내 자식 돈=내 돈이라는 생각에 그냥 쓰셨던 거 같아요.

통장 잔고가 제로인 것을 알았던 날 얼마나 슬프고 억울하던지

온순하기만 했던 제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내 돈 내놓으라고 엄마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답니다.

그런데 엄마 왈, 내가 여지껏 너 키우느라 든 돈이 얼마인데 그깟 8만원에 엄마한테 대드냐고 등짝을 찰싹~

그깟 8만원. 그깟 8만원.. 그깟 8만원....

그런데 엄마한테는 그깟 8만원이었는지 모르지만

저한테는 취업을 하기 전까지 무려 14년 동안 통장을 멀리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엄청난 사건이었거든요.

나중에 어떤 책에서 우연히 봤는데 아이 돈 엄마가 허락없이 쓰는 순간 아이의 경제관념은 물거품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요, 저 엄마가 된 지금 우리 아가 돈에 절대 손대지 않습니다.

아가 옷 사주라고 받은 돈이며 백일 때 받은 돈이며 기타 등등 아가 이름으로 된 통장에 넣고 이 돈은 나한테 없는 돈이다 하면서 잊고 살아요.

물론 앞으로도 주욱 그럴테고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다가오는 설날 아이들 새배돈 갈취?하지 마세요.

그랬다가는 저처럼 돈과 오랜시간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니까요.

82쿡님들 모두 즐겁고 평안한 명절 되시기를 바랍니다...
IP : 211.52.xxx.239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읔....
    '08.2.4 5:16 PM (211.212.xxx.2)

    찔려요 어뜨케요

  • 2.
    '08.2.4 5:18 PM (116.126.xxx.245)

    헐...
    님은 어렸을 때 드셨던 밥값 옷값 엄마한테 내셔야겠어요.
    그런걸 갈취라고 하다니.
    부모얼굴보고 세뱃돈 주고 받는 걸 가지고. 마치 혼자 번것마냥 자기돈이라니.

  • 3. 원글이
    '08.2.4 5:24 PM (211.52.xxx.239)

    윗님은 ?의 뉘앙스를 다시 한 번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부모에게 사전적인 뜻 그대로 갈취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멍청이가 세상에 있을까요
    제 어릴적 경험을 토대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쓴 글인데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고 기분 나쁩니다
    아이들 돈 내 돈이라고 쓰는 거 합리화하는 것으로 들려요 저한테는요

  • 4.
    '08.2.4 5:27 PM (210.123.xxx.64)

    님은 글을 이해를 못하시는 것 같네요.

    그리고 자식한테 밥값 옷값 얘기하려면 낳질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낳아서 당연히 부모로서 해줘야 할 일을 돈으로 환산하면, 누가 낳아달랬냐 소리밖에 더 나오겠어요?

    저도 그냥 아이들 세뱃돈은 놔뒀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사소한 즐거움을 빼앗을 만큼 경제적으로 절박하지 않다면요.

  • 5. 심님..
    '08.2.4 5:28 PM (203.241.xxx.14)

    원글님은 그런의미가 아니신거 같은데..물론 부모님이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그건 금전적 어떤걸로도 보상이 안되는것이지요.

    하지만 이건 그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연관이 전혀없는건데..

    아이가 소중하게 차곡차곡 쌓은 그 애정듬뿍담긴 통장을 엄마는 아이의 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체. 고작 8만원 단지 숫자로만 판단해버리셨다는데 섭섭함을 느낀것이죠.

    마치 어떤사람이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곰인형따위가 아이에겐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보물일 수 있듯이..

    저도 원글님말씀에 백배 동감합니다. 엄마가 생활이 풍족하지 않았지만.. 친척들이 주신 용돈 한번도 빼앗지 않으셨습니다. 너가 받은 용돈이니 아꼈다가 사고싶은것을 사도록 해주셨고 전 저축하는것에 대한 기쁨도 느낄 수 있었고..엄마가 나를 존중해주는구나(좀 더 나이가 들어서 느꼈지만..) 그런 상호작용이 생겼습니다.. 엄마가 뺏어갈꺼라 생각들면 마구 써버렸겠죠..

  • 6. ..
    '08.2.4 5:29 PM (121.136.xxx.8)

    ㅋㅋ 저희는 이제 120일 된 아이 앵벌이 시켜 세뱃돌 벌라고 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공포 분위기 조성하고 있어요(줄사람 :시엄니, 엄마아빠, 시동생내외,친정남동생)
    애기이름으로 펀드 들어서 태어날때 돈 받은거 다 넣고
    새뱃돈도 넣고, 돌 잔치하면 들어올 돈도 다 넣고~
    남편왈. 우리가 망해도 절대 이 통장엔 손 대면 안돼는겨~ )
    근데 120만원 넣어둔거 90만원대로 떨어졌다는데~ ㅠㅠ 어쩐대요~

  • 7. ㅎㅎ
    '08.2.4 5:34 PM (222.98.xxx.175)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당시 학교에서 통장을 만들어 한달에 한번씩 저금을 시켰죠. 대게 천원짜리 한장정도 했습니다. 가끔 500원짜리 한장도 하고요.
    국민학교 졸업하니 돈이 꽤 모였지요. 뭐 쓸일도 없지만 뭐랄까 뿌듯하달까요.
    그런데 바로 밑 남동생이 그 당시 유행하던 자전거 사달라고 엄마를 졸라대니 엄마가 그 돈으로 냉큼 사주시면서 동생하고 같이타라고 하시더군요.
    뭐라고 말도 못하고...뭐 엄마가 준돈이니 엄마돈이긴 하지만...내게 말씀도 하셨지만 장녀인 저는 엄마에게 NO란 말도 못하고...뭐랄까 그냥 혼자 서운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애기들때부터 통장 만들어 차곡차곡 모아두었습니다.
    만들어 할아버지에게도 자랑했더니 통장에 넣으라고 가끔 돈도 주십니다.ㅎㅎㅎ

  • 8. 오타수정
    '08.2.4 5:38 PM (222.98.xxx.175)

    대게->대개 수정합니다.

  • 9. 일리있어요
    '08.2.4 6:05 PM (61.66.xxx.98)

    제 부모님도 그랬는데 자식들이 모두 결혼전에
    재테크 개념이 없었어요.
    있으면 있는대로 다 쓰고,없으면 없는대로 버티면서 살고...

    아마 어릴때 부터 돈 모아봐야 소용없다는걸 경험으로 뼈져리게 느끼면서
    그리 됐나 봅니다.

    그생각은 안하고 어쨌거나 애들앞으로 온돈이니 애들 통장에 넣어주고
    애들한테는 나중에 너희가 커서 큰 돈 필요할 때 써라...했더니
    애들은 은근히 용돈도 아껴서 저금하려고 해요....

    생활비 조차도 없어서 애들 돈이라도 써야 할 정도로 절박하지 않다면
    애들 돈은 손 안대는게 좋다 봅니다.

  • 10. ...
    '08.2.4 6:12 PM (116.126.xxx.228)

    맞아요.........어렸을때 그 기분 모르는 사람 있을까요.
    자식들돈 모아 준다면서 가져가는 부모님치고 목돈 모아서 주셨단 얘기 들어본 적이 없네요. 가깝게 우리 시부모님, 친구부모님등등....그때야 다 지금보다 어려웠던 시절이니까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이젠 그러지말아야 할것 같아요.

    저도 그래서 애한테 준 용돈은 지나치게 잔소리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끔 주의만 환기시키는 정도로...

  • 11. 멋진 울 엄마
    '08.2.4 6:24 PM (218.148.xxx.33)

    저희 엄마 평소에 돈 10원도 아꼈어요.
    그치만 어렬을때 친척들이 용돈 주고 가면 저희 엄마는 터치하지 않았어요..
    평상시에 사보고 싶었던 문구류도 사고 군것질도 하고 했지요..
    낭비하지 않았죠..
    어렬을때 친척들이 주는 액수야 뻔했고 고학녀이 되고 대학생때는 단위수가 틀렸죠.
    저두 용돈 받으면 엄마께 꼭 말씀 드렸어요.
    누가 얼마 줬다구요..
    (그 용돈이 꼭 저한테만 준게 아니잖아요. 부모님 때문에 받은 돈도 있고 또 나중에 부모님께서도 인사라도 해야하니까요)
    그 다음부터는 제것, 그치만 금액이 너무 클때는 한달용돈 건너뛰거나 삭감은 있었습니다.
    저두 별 불만은 없었고요..
    아직 아이가 어리지만 제 아이가 자라면 저두 그렇게 할거예요..

  • 12. ..
    '08.2.4 7:05 PM (125.177.xxx.43)

    우린 아이 통장 만들어서 본인이 직접 저금해서 돈이 늘어나는거 보게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금 재미도 알고 알뜰해져요
    세배돈 주마다 주는 용돈 때때로 어른들한테서 받는 돈 다 넣어줘요

    엄마가 뺏는 아이들 보니 아껴야 소용없다 다쓰고 보자 생각하더군요

  • 13. ㅋ~찔리는데요
    '08.2.4 9:17 PM (59.6.xxx.207)

    저도 가끔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이쁘다고 받아온 돈 야금야금 꺼내 썼는데.
    ㅋ~~원글님 글 제목보고 뜨끔했습니다.
    아나 울 둘째녀석이 보면 여기 엄마 보면 참 교훈되는 글 있다 외쳤을 것 같네요.
    맞아요. 아이들 돈 아무리 어려도 그냥 꿀꺽하면 안됩니다.
    반성하고 갑니다~

  • 14. ^^
    '08.2.4 11:44 PM (218.48.xxx.21)

    아이 여섯살때부터 그리하고 있습니다.
    근데... 비교대상이 없으니 고마운줄도 모르네요
    입학 졸업 어린이날... 이런 날 통장 엄청 뚱뚱해집니다.
    돈 쓰고 싶어 안달인데
    대학 들어가면 쓰라고 꼬시는 중입니다.
    아이 친구 중 어떤 엄마는
    대학 들어가서 첫 등록금 내라고 했다는군요

  • 15. ㅠ.ㅠ
    '08.2.5 12:29 AM (124.54.xxx.85)

    저도 어렸을 때 심부름값이며 세뱃돈이며 차곡차곡 돼지저금통에 모아서
    배 갈라 엄마 손 잡고 은행 가서 통장 만든 기억은 있는데 그날 이후로 그 통장을 본 기억이 없어요.
    몇 번을 당한 이후로 돈은 항상 모아서 지갑에 들고 다니거나 책상 구석에 숨겨두곤 했었는데
    그러다 고모들이 저더러 구두쇠라고 해서 마음의 상처가 컸어요...ㅠ.ㅠ
    먹고 싶은 과자 참고 갖고 싶은 메모지(어렸을땐 메모지 수집했거든요) 안사고
    어렵사리 모은 돈인데 그렇게 사라지는게 너무 원통했거든요.
    저는 아직 아이가 없는데 이런 저런 돈 가져가지 않고 꼭 모아줄꺼에요.

  • 16. 저희
    '08.2.5 8:34 AM (203.241.xxx.14)

    삼남매도 명절이며 세배돈으로 받은돈들 엄마가 다 압수 했었답니다. 명절을 멀리서 지내게 되니 돈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희 세배돈이 다 교통비 뭐 이런걸로 대체가 됐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돈 모았으면 난 뭘샀을까? 하는 생각해봅니다. 커서는 (고3 이후) 친척들이 주시는 용돈도 커졌고 그런거 모아서 미니카세트 뭐 그런거 샀던거 같아요. 저도 임신중인데 아기때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경제관념이 생기면 돈 안뺏을껍니다. 모아서 원하는거 하도록 해주고 싶어요. 경제관념도 가르치고...

  • 17. 슬포
    '08.2.5 10:23 AM (121.132.xxx.148)

    저도 원글님 맘 이해되는데.. 심부름 값, 아이스크림 사먹어도 될돈, 세뱃돈.. 꼬박꼬박
    저축한거 하루만에 사라진거 충격이 오해가죠... 돼지는 반으로 갈라져있고
    당시 형편이 어려운것 다 알긴 아는데 한마디 양해만 구했어도 내가 모은 돈이 갈취가
    아닌 집안에 도움이 됐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을텐데..

  • 18. 원글이
    '08.2.5 4:55 PM (211.52.xxx.239)

    저처럼 아픈 기억 가지신 분들도 계시고 멋쟁이 부모님 두신 분들도 계시네요
    하여튼 댓글님들 모두 '아이들 돈은 소중하다' 입을 모아 말씀하시니
    적어도 댓글님들 자제분들 중에는 제 어린시절처럼 통장과 전혀 친하지 않은 아이는 없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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