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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의 아들!

.. 조회수 : 3,028
작성일 : 2008-02-04 16:26:55
저 결혼한지 이제 8개월 지났습니다.

남편 아주 좋습니다. 언제나 제게 열심히고, 저희 부모님과 동생에게 잘하구요.
그런 그 사람 보면 저도 잘해야겠구나..라고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결혼한지 얼마 안되서는 주말마다 시댁에서 잤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남편이 그러더군요..
이제 자고오지말자구요. 왜 그러냐고 물으니 시간지나면 우리가 자고싶지않아도 자야할 날이 있으니..
지금은 그러지말자더군요.

그래서,
주말에 저혼자서라도 시댁가서 몇시간 놀고오고 했습니다.(남편은 주말이 더 바쁜사람입니다)
첨엔 그것도 괜찮았습니다.

헌데,
시어머니께서 계속 "아들"타령을 하시는겁니다.
저보고 아들은 꼭 있어야한다구요.
저 결혼하는 날에도 대놓고 "아들만 둘 낳아라" 하시던거 제도 대놓고 그러기 싫다고했습니다.

혼자 주말에 가면
누구집 며느리 딸낳아서 하나 더 낳아야된다.
어느집 며느리 녹용먹고 아들 낳았다.(그래서 저 녹용도 먹었습니다)
어떤집 둘째며느리는 아들 낳고, 첫째며느리는 딸만 둘인데.. 그 둘째며느리가 계란말 꼴깍 먹어서 아들 낳았는데, 첫째며느리가 자기도 그리해서 아들을 낳았다.

계속 그러십니다.
당신 아들있을때는 그런 말씀 전혀 없으십니다.
그러니 남편도 당신 어머니께 먼저 그런말씀 못드리지요.

어제도 저 혼자 시댁가서 있으니...
그리 아들아들 아십니다.
그래서 말씀드렸지요.
저는 어머니처럼 자식욕심 없습니다.(이건 제게 당신이 자식욕심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딸이든 아들이든 둘만 낳아 잘 키울겁니다.
어머니는 어머니 아들 있잖습니까!
세상이 어떤세상인데 아들아들입니까!
저는 건강하기만 하면 감사합니다.
저희 아빠는 저희보면 얼마나 귀하고 이쁜 딸들인데..라고 하신다고..

그러지마시라고 했더니..
계속 그러십니다. 아들은 꼭 있어야한다.
저 계속 .. 어머니는 아들 있으니, 마음 비우세요.
저는 제 애기 낳으면 건강하기만해도 좋습니다..

라고 계속 그랬어요.

나중에는 그래그래..아들이든 딸이든 낳기만 해라 .. 하시더군요.

남편이 퇴근후 시댁에 와서 식사하고 둘이 친정으로 갔습니다.

친정으로 가는 길에 남편한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얘기했습니다.
남편은 그러더군요.
"당신한테 미안하지만, 연세드신분이시니까...아주 연세 많으신 분들이시니까...당신과 생각이 많이 다를겁니다."
"그냥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리세요" 이러는걸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나 싫다고 했습니다.
너무 존심 상한다구요.
내가 딸이라 내 부모님께 사랑 못받고 큰것도 아니고..
왜 내가 아들이네..딸이네 라는 말도 안되는걸로 이렇게 스트레스 받아야하냐구요.
당신한테 말 안했지만, 나 꿈에서 딸 낳고 서럽게 운 꿈 몇번이나 꾸었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이 그럽니다. 지켜주지못해 미안하다고..
이제 자신이 말씀드리겠다구요.

그래서 제가 이번을 마지막으로 참겠다.
그 후에 당신이 나서달라..했습니다.


정말...
서글픕니다.
IP : 125.208.xxx.2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
    '08.2.4 4:32 PM (210.123.xxx.64)

    있는 자리에서는 안 그러신다 하셨고, 남편이 자기 없을 때 혼자 시댁에 가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혼자 다녀오셔서 싫은 소리 계속 들으시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갑니다.

    힘든 일은 상대가 잘못일 수도 있지만 내가 그런 상황을 만들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혼자 가서 계속 잔소리 듣고 시어머니에게 내 생각 얘기하는 건 똑똑한 거구요.
    혼자 안 가고 남편과 가서 잔소리 안 듣다 오는 건 현명한 겁니다.

  • 2. 주말에
    '08.2.4 4:32 PM (211.52.xxx.239)

    혼자 시댁에 안 가시면 되겠습니다

  • 3. 그냥
    '08.2.4 4:35 PM (220.76.xxx.116)

    한귀로 듣고 흘리세요..
    저희 시어머니도 그러시거든요..? 애를 둘 이상은 낳아야한다느니.. 뭘 어째야한다느니..
    당신도 첫째 아들 둘째 딸..셋째 아들.. 이렇게 삼남매 두시고서도.. 둘째로 딸 낳았을땐 속상해서 아버님께 알리지도 않았다는 분이에요..;;;;
    저도 첨엔 스트레스 받았었는데요.. 아들이건 딸이건.. 하나 낳고 끝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 임신중인데..
    시어머니 병원 갔다 올때마다 성별 뭐냐고 물으십니다.. 신경을 쓰지 마세요..
    어머님이 님 인생 대신 살아주실것도 아닌데요 뭘~

  • 4. ;;
    '08.2.4 4:38 PM (125.142.xxx.100)

    시어머니 그런분인거 아시면서 왜 굳이 혼자 주말에 시댁에 가시나요
    가면 그런소리 듣는건 뻔한데..
    그소리 들을거 알고 가서 그소리 들었다고 화내는건..좀..
    그리고 가만히 계시다 아이가 아들이면 그냥 넘어가도 될일같은데
    어머니 사고방식을 뜯어고치고 싶으신건가요?
    그냥 그러게 놔두시고 되도록 두분만 따로 계시지 마세요
    아이가 아들일지 딸일지 모르는데
    벌써부터 그리 스트레스 받으시나요

  • 5. ..
    '08.2.4 4:38 PM (61.97.xxx.249)

    그래도 저희 시어머니 보다는 나으신걸요.

    전 남편없는곳에서 저보고 시어머니가 소근소근 하시는 말씀
    자기 친구분 아들은 주제도 모르고 애들 줄줄 낳고 지지리 고생한다면서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식으로 길게 말하셨는데요.

    안그래도 아기 안생겨 몇년동안 맘고생하는 며느리에게 아들 돈벌이가
    별볼이 없으니, 맞벌이나 하고 아기는 낳지 말라는 시어머니도 있답니다.-_-;

  • 6. 혼자서
    '08.2.4 4:41 PM (218.148.xxx.194)

    절대 시댁 가지마세요..
    아무리 노인네들 나이 많아 그렇다지만...
    할말도 하고 사시구요..

    그리고!!!
    아들 낳는게 여자 탓인가요???!!!
    시어머니 또 아들 손주 타령하시면 아들한테 직접 씨 잘 뿌리라고 하라하세요!!!
    나원.... 아직도 아들 딸 결정이 여자한테서 되는 줄 아니.....

  • 7. 에구
    '08.2.4 4:43 PM (61.33.xxx.130)

    그래도 남편분이 참 좋으시네요.
    그런 상황에서 덮어놓고 시어머니 편만 드는 남편도 세상에 많답니다.
    그리고 의외로 아들있었으면 하는 남자들도 많구요.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든든한 남편 믿고, 시댁에 가는 횟수는.. 조금씩 줄이세요.

  • 8. 남편이
    '08.2.4 4:44 PM (61.38.xxx.69)

    협조적이시니
    남편과 같이만 시댁가세요.
    가서도 남편과 같이 있으시고,

    혹시 시모랑 두분 부엌에서 계실땐
    시어머니가 아들 아들하시면

    남편에게 큰 소리로 물어보세요.
    당신 생각은 어때 하고요.
    어머니가 그러시네 하면서요.

  • 9. ㅜㅜ
    '08.2.4 4:48 PM (59.13.xxx.51)

    이제 4개월된 울 딸내미......3개월되기전부터...쉬는날 시댁가면...엄지손가락 빨아야 남동생본다고..주먹빨고있는 딸내미 손가락 펴서 엄지손가락 물려 놓으십니다..ㅡㅡ;;;;
    머리숱이 별로 없는 딸내미...."아이구~여기에 고추만 하나 달고나왔으면 딱인데!!"이러시고
    둘째는 꼭 아들낳아야한다고하고.....또 딸이면 하나더 낳으라는...ㅡ,.ㅡ
    둘째까지는 어찌어찌 생각하고 있었는데...자꾸 아들아들 하시니 아예 이번으로 끝낼까
    싶습니다........TV에서 아픈 아가들보고...얼마전에 주변에서 한달된아기가 하늘나라로
    간 소식을 들은지라 건강하게 자란 울 꼬맹이 너무너무 이쁘고 감사하기만한데....왜
    자꾸 아들아들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 10. 원글이..
    '08.2.4 4:59 PM (125.208.xxx.24)

    좋은글들 감사합니다.

    저 한달만에 시댁갔습니다.
    안가려했는데.. 자꾸 전화오셔서 오길 원해서서 갔지요.
    이젠 남편퇴근시간에 맞춰서 가야겠습니다.

    제가 제 무덤을 파고 있었네요..
    감사해요

  • 11. ...
    '08.2.4 6:05 PM (147.46.xxx.156)

    저도 결혼하면서 부터 시할머니께서 아들 삼형제 타령을 하시는데요,
    첨에는 엄청 스트레스 받아가지고 막 얼굴 굳어지고 그랬어요.

    그러다 문득 생각했지요.
    제가 약자가 아니라 강자라고.
    할머니가 아무리 아들타령을 하셔도 내가 낳으면 낳는거고 안낳으면 안낳는거지
    그렇게 잔소리를 하신들 저희를 강제로 아들낳게 하실 수는 없잖아요.
    아이를 낳고 안낳고, 하나 낳고, 둘 낳고는 다 내마음이니
    할머니가 저한테 잘 보이셔야 하는건데 ㅋㅋ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괜찮아졌어요.
    님도 강자라고 생각해보세요. 뭐라고 한들 내 맘대로 할거다!

  • 12. ...
    '08.2.5 10:16 AM (222.98.xxx.175)

    솔직히 상처 받는건 다분히 님의 성격탓인거 같아요.
    저도 저희 시어머니 상당히 아들아들 하셨는데 전 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흘려들었거든요.
    전 원래 좀 무심합니다요.ㅎㅎ
    아니 옆에서 아무리 말씀을 하셔도 아들이고 딸이고 선택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냥 심심하니까 하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하시고 넘기면 되지 그걸 맘에 담아두시고 상처 입으시고 나중에 그걸로 한판 하시기까지 하시고...
    전혀 그럴 문제가 아니란 말이지요.
    낳는건 바로 난데요. 아무리 옆에서 백만번 말씀하신다고 뱃속아이의 성별이 바뀌겠습니까? 막말로 딸이 나오면 갖다 버리시기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냥 넘기세요.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어머님이 아무리 말씀하셔도 아예 댓구를 안하시고 맘에 담아두지 않으면 되실 일이십니다.

  • 13. ^^
    '08.2.5 10:28 AM (121.162.xxx.230)

    아들타령하는 시모님께 꼭꼭 말을 붙이세요.
    '아들 만들기는 남편에게 달린거라네요..
    그이한테 꼭 좀 잘해보라고 당부좀 해주세요~~ 저도 꼭 아들은 있어야 되겠는데
    남편탓으로 안생기면 어째요"

    아들아들은 꼭꼭 남편하기 나름이란 걸 다짐다짐 해놓으세요. 꼭꼭...

  • 14. 며느리
    '08.2.5 1:59 PM (221.162.xxx.78)

    ㅇ인 원글님이 잘하네 보네.
    그러니 아들 아들 하지.
    아들 며느리 한번 못해 보세요.돈만 달라하고..

    "아들 있어 별 효과 못봤다 너네는 딸만 낳아라 "하실 겁니다.아마.

  • 15. ..
    '08.2.5 2:13 PM (58.121.xxx.125)

    아직도 그런 시어머니가 있단거죠? 흐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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