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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어보세요.

자식사랑 조회수 : 368
작성일 : 2008-02-04 09:59:34
아이가 셋입니다.어쩌다 보니 본의 아니게 너무 아이들이 많이 생겼고..저도 나름 꿈도 있고..야망도 있었는데..어쩔수 없이 주부로 있게 되고 너무 힘든 육아에 저만 생각하는 편인 엄마입니다.

너무 바쁘고..힘들고..딸둘은 거의 연년생이고 아들은 두돌입니다.
타지고 도우미 아줌마도 없고..
할만은 한데 정신이 없어서 딸들에겐 공부 하는것도 저녁에만 짬을 냅니다.

그러니 딸들은...어리지만 스스로 잘합니다.
옷입기 신발신기..거의 4세 전에도 혼자서 다 하곤 했습니다.
4세때 어린이 집 보내니..혼자 신발 못신는 애들도 많은데 혼자 신고..물도 잘 떠오고 하니 전 더 속이 상했습니다.

막둥이가 생기니..8살 딸이..질투를 합니다.
동생은 귀여워 하지만...엄마 아빠가..편애 한다고요.
남편은 특히나 아들이고 막둥이라 너무 예쁘답니다.
전 그녀석도 가끔 때리기도 하고 소리도 지른답니다.
그래도 마음은 예쁘고..뽀뽀도 자주 해줍니다.

딸둘은 형편이 어려울때..태어나서 좋은 옷도 못사주고..해서..
아들도 ㅈ지금은 옷사줄 형편이 되나 그냥 얻어 입힙니다.그리곤 딸들에게만 옷 사주는데..
작은 것이나 마음이 그러합니다.


몇일전 온가족이..술먹는 조개집에 가서 조개를 구워먹었네요.가리비로..
우리가 처음이였답니다.애기 데리고 온 부부는.
그런데 큰딸이..'우린 안예뻐해 난 엄마말이라면 듣기싫어 짜증 부터나..."하더군요.

제가 소리질러서..애들 막 시키는 편이거든요.
"막내만 예뻐해."
너네도 애기땐 그랬어 아빠가 안고 다니고 엄마가 뽀뽀하고..
"그렇지만 지금은 안예뻐해...난 막내가 커도 예쁠텐데..우리 커서 엄마 아빠가 안예뻐해"
부쩍..말안듣는 딸이 밉기도 하고..그랬습니다.

어젠 컴하는데 아들이 책상아래서 남편의 옛청진기를 꺼냅니다.

아이가 가지고 놀길래 제 가슴을 대주고..했는데
우연히 제가 귀에 끼고..아들 심장 소리를 듣는데..눈물이 나더군요.
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딸들도..불러놓고..
심장 소리를 한번씩 듣는데..
와..이상하게 아무것도 아닌데..
제가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습니다.



힘든 몇년간 남편하고 싸움도 잦았고..경제적으로 어렵고..
딸아이들에겐 신경쓸 겨를 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선 아이들이 저런생각하는가 싶기도 하고..
아들 막둥이가 태어나서..
다시 화합된 가정이 되어선..가족끼리 외식도 다니고..남편도 달라지고..
참 작은 행복을 느끼게 되었는데..

이리 열심히 뛰는 심장 소리가
감동적이기도 하고..
내가 왜..아이들 먼저 생각하지 못하는 엄마 였나 싶기도 하고..
편애로 인해..이 작은 심장이 상처 받겠구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당연한 작은 심장 소리에 왠지 감정이 너무 복받쳐서..아이들을 와락 안고 보니..
나 자신보다는...아이들을 좀 위주로 생각해야 겠구나 싶습니다.
친정엄마는 늘 저보고...특이한 케이스지만..한국 엄마와는 좀 반대라 하니....저도 애들 먼저 생각하는 엄마가 되려합니다.

딸들 아들들이 속썩이면 그 심장 소리 한번 들어보세요.정말..이상한 감동이네요.


IP : 221.162.xxx.7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팽이네
    '08.2.4 1:46 PM (58.224.xxx.171)

    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합니다. 님의 행복한 감동이 모니터를 지나 제게도 다가오네요.
    울 딸도 좀있음 유치원에서 올텐데, 심장소리 들어야겠습니다.^^ 님 너무 행복해 보여요..

  • 2. 원글님
    '08.2.4 2:42 PM (211.52.xxx.239)

    정말 소중한 경험하셨네요...

  • 3. ..
    '08.2.5 1:31 AM (203.226.xxx.164)

    밑에 여동생, 남동생 둔 큰 딸의 말을 보니
    수십년전 느낌이 살아나네요.
    야밤에 잠이 다 깹니다.

    나도 아직 어린데, 나한테 너무 과도한걸 요구한다는 느낌,
    나도 아직 어리고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딱 보니 부모가 들어줄 여유가 없어서 말도 못하고 어른인척 참아 넘겨야하는 그 느낌이었던거같아요.

  • 4. 눈물짓는 엄마
    '08.2.5 7:38 AM (222.119.xxx.63)

    저두 자다가 애가 넘 조용히 자서.
    가슴에 귀를 대고 들으면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는데
    눈물이 이상하게 나더라구요.
    그리고, 한번씩 생각해 보면
    이 예쁜걸 키워서 뉘집 딸을 주나.. 생각하니
    너무 너무 아까운거예요.
    우리 친정엄마, 저희 자고 있을때
    저 예쁜걸 어떻게 시집보내나 하고
    평생 데리고 있을란다. 했다더만.
    ㅎㅎㅎ.. 엄마 맘은 어찌 이리 같은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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