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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원 강사지만 이건 아니죠

조회수 : 865
작성일 : 2008-01-31 01:53:42
영어학원 강사인 저로서는 개인적으로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거시적인 나라발전 방향을 생각해 볼 때는 솔직히 참담하기 그지없군요. 저는 그다지 큰 학원은 아니지만 조그만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학원 강사입니다. 저는 제 작년에 호주에서 TESOL Qualification을 획득하고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학원 강사보다야 안정된 학교선생님이 훨씬 더 매력적이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인수위에서 TESOL시험을 거친 사람 중에서 영어선생님을 확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느 정도 고무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이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문제점 몇 가지를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제일 먼저 예상되는 것이 기득권층의 반발이겠죠.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영어만을 전담하여 가르치는 선생님은 안계십니다. 즉 완전히 영어 교육만을 위하여 추가로 선생님을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 인데, 이렇게 되었을 경우 학교의 재정적인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선생님이 되기 위하여 오늘도 임용고시를 준비중인 많은 예비교사 여러분들이 결코 가만있지는 않을것 같군요. 힘들게 사범대 나와서 임용고시 치루고 선생님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하여 나가고 있는 많은 분들께는 청천병력과도 같은 일일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미 선생님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는 일선 교사 여러분들께서도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거라 생각되는 군요. 어떻게 보면 특채가 아니겠습니까?

둘째, 앞서 말씀드린 기득권층의 반발이야 학생들의 영어교육을 위해서 희생되고 감수 할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이것은 공교육의 효율성 향상을 전제로 하였을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말이 좋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교육이지 실상 학원에서 가르치는 경우에도 진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입니다. 하물며 영어를 몰라서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영어로 가르치라니요... 참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가르치기야 가르치겠죠. 하지만, 과연 얼마나 이해하고 진도를 따라올지... 또한, 제가 영어로만 수업을 한다고 생각해 볼 때 상당히 난감한 부분이 도대체 이 아이들을 이해시키려면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하루 종일 단어만 가르칠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전문 용어를 남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깝하기 그지 없더군요.

셋째, 많은 분들이 우려 하는 부분이겠지만 공교육의 황폐화가 되겠죠.
학교진도를 쫒아갈수 없는 학생들은 결국 학원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될 것입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시작한 영어교육이 오히려 영어학원을 활성화 시키는 어처구니없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사전에 충분히 논의되고 검토가 되어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제가 잘먹고 잘살자고 이런 눈에 보이는 부작용에 박수를 쳐 줄만큼 제가 아직까지는 심하게 모질지 못한 모양입니다. 하긴 이런 천성 때문에 손해 보면서 사는 일이 대부분 이지만 어쩌겠습니까 천성이 그런 걸 말입니다.

넷째, 우리의 아이들은 실험용 쥐가 아니라는 것이죠.
검증되지 않은 교육정책들의 무분별한 적용이 가져온 폐단은 작년 치러진 수능등급제를 통하여 충분히 느끼시지 않으셧습니까? 기본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실행 단계에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정치적인 의도와 사학들의 반발등 주변의 여건에 따라서 풍비박산이 나버리고 결국엔 누구도 바라지 않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해 버린 수능등급제지만 이것또한 5년이라는 노력의 산물이고 보면, 인수위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몰아 가고 있는 영어 교육정책이 얼마나 검증되지 않은 아마추어적인 발상인지 여실히 느낄수 있는 단면이라 할 것입니다.

이런, 할 말은 많은데 지면 관계상 이쯤에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군요. 강의 시간도 다가오고 말입니다. 아무튼,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제발 좀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과 우리의 교육미래를 위한것이 무엇인지 심사숙고하고, 또한 달면 삼키고 쓰면 밷는 정책이 아니라 쓴 소리 또한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경청할 수 있는 성숙된 정치환경과 교육환경이 조성되길 바랍니다. 오늘도 우리의 아이들 가르치시느라 고생하고 계시는 일선 교사 분들과 학원강사 여러분들의 앞길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 드립니다.
IP : 58.102.xxx.1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신좀
    '08.1.31 2:08 AM (203.235.xxx.25)

    인수위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두 아이들의 장래 때문에 정말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타고난 머리도 있는 것 같고, 심성도 반듯한데,
    나라가 엉망이라 꿈을 펼치지 못하면 어쩌나 날마다 걱정입니다.

  • 2. 글쎄...
    '08.1.31 9:39 AM (218.48.xxx.75)

    전 아이도 없고 주변에 교사도 없고 그렇다고 인수위 근처에도 아는 사람 전혀 없는데요...

    완전영어수업 잘 모르지만 초등학교에서의 영어수업은 좋을것 같아요.
    전과목 영어수업을 하는 어떤 사립초등학교는 서로 들어가려고 안달이시잖아요. 어느집 아이 다닌다 그러면서 지방에서도 올라와 신청하는 분들도 있다던데..

    물론 영어수업진행 어렵겠죠. 여러가지 측면에서...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영어학원 안보내시는거 아니잖아요. 학원 레벨테스트 받으려고 과외시키고 들어가서는 숙제때문에 개인선생 붙이고 그러다 차라리 외국나가지..하면서 유학보내시고..

    물론 전국민이 영어 잘할 필요 없죠.
    그리고 발표해놓으면 알아서 처리되고 환영만 받을꺼란 생각에 이리저리 찔러보는식의 인수위의 그릇된 진행방식과 일처리도 문제있고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영어 잘하고 싶어하고 아이들 잘하게 하려고 다양한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시고 계시잖아요.

    그런 모습들 보고 듣다보니 영어수업진행 자체에 대해서는 그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다는 생각이 들던데..
    저만 그런가봐요.

  • 3. 글쎄님과
    '08.1.31 9:45 AM (125.134.xxx.111)

    거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인수위의 영어 정책을 100% 찬성하는건 결코 아니지만
    저는 우리 아이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어 교육을 받게 하는 것에는 동의 합니다.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들 하는데
    이러나 저러나 사교육 시킬 사람은 시키고 못시키는 사람은 못시키고
    안시키는 사람은 안시키고, 다들 자기 주장과 역량대로 할 몫이라고 생각 합니다.
    인수위의 영어정책 말만 나오면 미친 짓이라고 극적인 대립주장을 펼치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쨌거나 제 생각은 위에 적은 것과 같습니다.

  • 4. 글쎄요..
    '08.1.31 10:12 AM (211.178.xxx.121)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영어를 몰라서 영어배우려 하는데, 영어로 가르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은 영어를 제법 할 줄 안는 사람에게 영어듣기, 말하기 연습을 시켜준다는 차원에서나 의미가 있습니다.영어로 하는 수업의 전제조건은 듣고 있는 학생들이 이미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죠. 한 마디로 모순입니다. 영어로 수업을 했을 때의 수혜자는 외국에서 살다온 학생, 사교육으로 이미 영어가 완전히 학습이 되어 있는 학생이지 학교에서의 수업만이 영어수업이 전부인 학생은 아닙니다. 그것도 교사의 영어가 완벽하다는 가정하에서죠. 그리고 학생들이 설사 알아듣는다 해도 감으로 대충 짐작하는 것이지 정확히 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에 대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I am happy. 라는 문장을 선생님이 가르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영어를 또 다른 영어로 어찌 표현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선생님이 막 웃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오바도 좀 했죠. 이게 happy한 것이다 를 얼굴표정으로 보여준 것이죠. 참관수업이 끝나고 참관 했던 한 교사가 학생하나에게 슬쩍 물어봤습니다. I am happy.가 뭐냐고. 학생이 말하더랍니다. I am happy.는 미쳤다라는 뜻이라고요. 우리말로 한 마디면 끝날 것을 이렇게 힘들게 그리고 오해를 이해로 착각하면서 수업을 해야 하는지요?

  • 5. ..
    '08.1.31 12:16 PM (61.254.xxx.52)

    가르치는거 좋습니다. 2년후 갑자기 어느날 뚝떨어진 선생말고요. 향후 10년이라도 내다본 교육이라면 찬성입니다. 전 아이가 2있고요. 큰아이는 어릴때부터 조금씩 해준 상태이고 원어민 말도 잘 알아듣는데요. 그런 아이들을 가르치는데는 정말 전문성을 요하는거고 발음이나 문법이나 많은 부분이 정확해야 합니다.어떻게 내후년부터 영어수업을 시작한다는 겁니까?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면 왜 자기아이들은 돈내고 외국으로 학교보냈을까요?
    밀어붙이는게 아니라 대중의 말도 귀기울이고 다른대책도 세우고 하란말입니다. 무슨 테솔인가 뭔가만 나오면 다 영어시키고 영어할줄알면 아줌마도 가르치고 이런거 말고요.
    다르사이트가니 이젠 아줌마들이 선생하고싶다고 난리더만요. 영어는 잘한다고요. 이게 제정신인 나라입니까?

  • 6. 저는
    '08.1.31 8:14 PM (121.138.xxx.63)

    미국의 쉰 몇번째 주로 합방되자고 데모할까 해요.
    이러다가 학교에서의 영어교육뿐 아니라 1910년 후의 그 시절처럼
    영어를 모르면 아무 것도 못 하게 하려는 건 아닌지...
    뭐 차라리 미국의 식민지가 되던 주가 되면
    구태여 미국 갈 일 없으니(여기가 미국이 되니까0
    인수위 말대로 기러기 부모 없어질테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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