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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직장 동료의 전화

난감 조회수 : 3,109
작성일 : 2008-01-28 13:06:47
오전에 오랜만에 예전 직장 동료에게 전화가 왔네요.
입사 동기였는데 개인 사정으로 먼저 퇴사한 친구인데 나이는 저보다 한살 어리지만 말도 잘 통하고
친구 같이 잘 지냈답니다. 뭐 속사정까지 세세히 털어놓는 친구라기 보다 워낙 회사 업무가 빡빡한 곳이어서
술도 한잔 하고 홍대클럽도 가끔 놀러가고 공연도 보러다니고...주로 서로 쌓인 업무 스트레스 풀며 잘 지내던
사이였는데 그 친구가 먼저 퇴사하고 저도 1년후에 결혼 땜에 회사를 그만 두게 됐어요.
그러고 나서 한 2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는데 뭐 서로 잘 살고 있겠거니 하는 마음...그러다 우연히 마주치거나
연락이 오면 반갑고 그런 느낌의 친구랄까?

오늘 오전에 청소중인데 핸드폰에 낯선 번호가 뜨네요...02-555-**** 번호가 범상치(?) 않기도 하고 받으려니
딱 끊어져서 다시 청소 하려는데 다시 전화가 울리기에 받았더니 여전히 쾌할한 그 친구네요.
오랜만이라 반갑고 해서 안부를 묻는데 저는 임신 5개월에 접어들고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남편은 뭐하는지
얘기를 다했는데 그 친구는 결혼 전이고 다른 좋은 곳에 취직했다는 말만 하면서 내일 점심때 시간되면
저 사는 분당으로 놀러 와서 밥이나 먹자고 하는데 그러자고 제가 분당오면 맛난거 사준다고 했구요.
내일 다시 통화하자고 전화를 끊었는데 한 5분쯤 있다가 전화가 다시 와서는 내일 일산쪽에 약속이 잡혀서
혹시 오늘 시간이 안되냐고 그러길래 점심먹고 임산부 수영하러 간다고 내일 안되면 언제든 전화하고
분당에 놀러 오라고 하고 전화를 마무리하는데 좀 다급하다는 식으로 오늘 수영 다녀오면 몇시냐고 물어보네요.
수영다녀오면 4시는 넘으니까 좀 그렇다고 담에 연락하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어요.

제가 일했던 직장이 건축관련업체다 보니 사실 뻔한 바닥이거든요. 본래 현장 외근도 많던 일이라 점심때 시간
내서 친구들 만나 식사할 여유는 있는 곳이어서 별 의심이 안들었는데 그 친구가 마지막에 오늘 수영 다녀와서
라도 보자라는 말이 좀 귀에 맴돌아서...다급한 듯한 느낌도 그렇구요.
구글에서 위에 찍힌 번호로 검색해 보니 변액 보험으로 유명해진 m보험사 본사 사무실이네요...
약간 기분이 멍해지면서 만나면 보험 권유부터 할 거 같은 느낌도 들고 다단계가 아닌게 다행이군 싶은 생각도
들고 별별 기분이 다 드네요.

시댁 가까운 친척분과 제 사촌언니가 보험사에 계셔서 가입한 보험이 꽤 있어서 은근히 한달에 나가는 보험료도
상당한 편인데 만나게 되면 어떻게 말해야 기분 안상하게 보험 권유를 뿌리칠 수 있을까요?
태아보험을 들긴 해야하는데 정해둔 보험회사가 있어서 친구 다니는 업체는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거든요.
대략 홈피에서 훑어보니 보장내용이 좋은 편도 아닌것 같고...
암튼  그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 식사 정도는 할 생각은 있는데 보험 가입하기는 싫은데 어떤식으로 거절해야
모양새 안 나쁘게 그 친구 기분도 고려할 수 있을까요?
그냥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말까요? 고민스럽네요...
IP : 222.237.xxx.29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8 1:11 PM (210.95.xxx.240)

    친척분이 보험회사 다녀서
    거기서 안 하면 집안에서 분위기가 너무 난감해진다고 하세요.

    아님 신랑이 이런거 너무 싫어해서
    부부사이에 큰 문제 생긴다고 하시구요.

    이런 것은 단도직입적으로 확실하게 거절하는게 최고더라구요.
    '생각해보고 연락줄게' 마시구요.

  • 2. 먼저
    '08.1.28 1:13 PM (220.71.xxx.113)

    선수치면 어떨까요??
    반갑다.. 머 인사치레 하고
    요즘 보험료 너무 많이 나간다. 주위에 보험하는 사람들 많아서 미치겠다..
    보험부터 줄여야 하는데.. 이렇게. 분위기를 끌고가면 어떠실지..ㅎㅎㅎ

  • 3.
    '08.1.28 1:13 PM (122.29.xxx.43)

    제 생각엔 안만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식사 정도 즐겁게 할 분위기가 안될텐데, 괜히 나가서 곤란해지기만 하죠.
    보험들 생각이 전혀 없으시다면 영업하는 분인데 괜히 시간 뺏는 거기도 하구요.
    정말 볼 일이 있어 왔다 잠깐 식사하는 자리가 아닌게 분명한걸요.
    얼굴이라도 잠깐 보고 싶다면 만나서 그쪽이 얘기 꺼내기도 전에 시동생이 보험해서 그거 내느라 요즘 살림이 빠듯하단 얘길 미리 꺼내세요.
    요즘 어렵다~ 물가도 오르고~ 시동생은 보험해서 그거 안들어준 게 없다고 죽겠다는 식으로요.
    눈치가 있음 그쯤에서 말 안꺼낼꺼고, 말 꺼내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으니...
    그래도 안만나는 게 좋을 거 같네요.

  • 4. ..
    '08.1.28 1:14 PM (219.240.xxx.111)

    저도 점심에 길에서 우연히 학교 동아리 선배를 만났는데요.
    알고지낸사이도 아닌 몇번 동문회에서 본 사이인데..
    갑자기 무척 친하게 달려와서 인사하더라고요....
    그다음날부터..계속 전화하구....문자에 당장 밥먹자구..
    넘 부담스러워서..고민하던차에 몇번 전화 않받구 회의중이라 미뤘더니...
    한열흘만에 연락않하네요
    몇달전에 돌잔치에서도 모른척하던사람이 갑자기 아침 9시부터 전화를 해대니...
    부담스러워서 그랬네요..
    다행이긴한데..기분이 찝찝해요..

  • 5. ....
    '08.1.28 1:16 PM (211.193.xxx.152)

    선수치세요
    상대방 이야기 듣기전에 결혼해서 임신하고 여기저기 돈들어갈데는 많고
    시누이 보험회사 다닌다고 보험들어달래서 힘들고..(소설을 쓰는거죠,,ㅎ)
    그런이야길 먼저 하시면 상대방이 말도 꺼내기 힘들듯 싶은데요 ㅎ
    저는 오랫동안 소식없던 사람이 뜬금없이 연락오면 일단 경계부터 합니다
    대부분은 돈을 빌려달라거나 보험을 들어달라거나..어려운 부탁을 하는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저도 형편이 좋으면야 부탁을 들어주면 좋겠지만..어렵네요

  • 6. 만나되
    '08.1.28 1:18 PM (211.204.xxx.207)

    친척이 보험한다고 하면, 요즘 세상에 친척 한둘 보험 안하는 사람 어딨냐 그러면 원글님 성격에 거절하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예 보험 이야기 꺼내기 전에 보험 비스무리한 이야기 나오면 안그래도 시동생이나 시누, 아님 시어머니(거절할 수 없는 가까운 사이)가 보험해서 머리 아파다고 얘기를 먼저 꺼내서 입막음을 하면서 어지간하면 하나 들어주고 싶은데 수시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난리난다고 적당한 뻥도 치고 하는건 어떨까요?

    그 사람들 핑계대고 안만나면 끝까지 연락하니까 원글님 스트레스 받으실테니 만나서 말도 못꺼내게 앞으로 다시 안본다는 생각을 하고 얘기하세요.

  • 7. 저도..
    '08.1.28 1:21 PM (203.232.xxx.9)

    예전 직장다닐때 알고 지내던 언니가 한명 있었어요..
    저보다 두살 많았는데도 친구같기도 하고 언니같기도 하고,,얘기도 너무 잘 통해서 제가 참 좋아하던 언니였죠.. 근데, 그 언니 결혼해서 강릉으로 시집을 갔는데, 가끔 전화만 하다가 저도 결혼하고 한동안 연락이 끊겼었죠..
    그러다 예전수첩 보다가 언니네 친정 전화번호가 있길래 전화해서 언니 연락처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 언니네 엄마 기겁하대요.. 혹시 보험이나 이런거 부탁할까봐요.. 왜 그러냐고 계속 묻길래, 그냥 오랜만에 전화통화나 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정말정말 망설이다가 연락처 알려주더라구요.. 그래서 언니네 집에 바로 전화했더니 한동안 통화중이더군요..

    몇 분 있다가 전화하니 언니가 전화 받더군요.. 엄마하고 통화했다고..
    아무래도 제가 무슨 부탁할까봐 미리 전화해서 당부를 해놓았나봐요..
    다행히 제가 부탁을 하려고 전화한게 아니기때문에 기분이 많이 상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우습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저는 정말 옛생각이 나서 언니 목소리 듣고싶어 전화한거 뿐이거든요.. 가끔씩 옛사람이 그리울때도 있잖아요..

    님도 그 분이 무슨일 때문에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무조건 거부하기는 좀 그런게 아닌가싶네요.. 혹시 1%라도 순수하게 님이 보고싶어서 연락했다면 너무 섭섭하지 않을까 싶네요..
    잘 생각해보시고 연락하세요..^^

  • 8. .
    '08.1.28 1:48 PM (222.111.xxx.76)

    이건 정답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딱 잘라서 거절하는 방법밖에 없더군요..
    정말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려고 애매하게 알았다고 생각해보겠다고 하면..
    계속 전화와서 만나자, 어떻게 하기로 했냐.. 그러더군요..
    정말. 그 분이 괜찮은 분이라면.. 이렇게 라도 연락이 돼서 가끔 만나서 밥이라도 하고 그러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 보험이 주 내용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미안하다고 지금 들어가는 보험도 많고,,
    그러나.. 대개는 이럴 경우.. 보험증서 갖고 오면 다시 설계해주겠다.. 이러더군요.. ㅜㅜ
    그럼 원글님 현혹돼서.. 그렇게 해줄 수도 있으니..
    만나면.. 확고하게 말씀하셔야 해요..
    보험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요

  • 9. 별걱정을 다하십니다
    '08.1.28 1:49 PM (203.244.xxx.2)

    ^^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시고, 뭐 부탁하면 되면 되고 안되면 안된다... 태아보험도 좀있다 더 생각해보고 하겠다.. 이렇게 말하시면 안될까요? 너무 심하게 부탁하면 담엔 몸이 안좋다는 핑계로 안만나시면 될거고, 그건 그때가서 고민하시구요^^ .. 구글에서 까지 전화번호를 검색하시다니... 너무하십니다ㅋㅋ ... 너무 미리 걱정 많이 하지마세요.아기 생각해서라도, 대범하고 우아하게 일처리 하시길..

  • 10. 글쎄요...
    '08.1.28 2:11 PM (221.161.xxx.26)

    원글님이 어떤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구글검색까지 해본 거 아닐까요?
    대개 그 느낌 그대로인 경우가 많죠.

    원글님~~~
    아무리 좋게 말해도, 모든 거절은 기분 상합니다.
    그냥 원글님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만나기 싫다면 적당히 핑계대고
    그분 얼굴이라도 보고 싶으면 약속 잡고
    만일 보험이야기를 꺼낸다면 '생각없다고'딱 잘라 말하세요.

  • 11. 원글이
    '08.1.28 2:31 PM (222.237.xxx.29)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잘 읽었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쯤인가? 갑자기 연락온 친했던 중학교 친구가 다단계를 권유해서 너무 놀랐던 적이
    있어서 좀 경계를 하는 편인 거 같아요. 저도 회사 다닐때 기술영업쪽 일을 했기 때문에 물론
    보험사 영업이랑은 상당히 다르지만 사회생활도 오래한 탓에 눈치와 느낌이란게 있어서 더
    경계심이 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구글 검색하면서 저도 이게 잘하는 짓인가 싶더라는...
    암튼 제 성격상 딱 자르듯이 말하는 편도 아니고 좋은 이미지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고민이 많이 됐는데 댓글들 읽고 대략 정리가 되었고 우선 그 친구가 다시 연락이 오게 되면
    분위기를 봐서 잘 얘기해봐야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 12. 입덧중
    '08.1.28 5:17 PM (221.145.xxx.16)

    저도 아는 언니가 보험한다고 연락이 왔었네요...
    저 임신했다는 얘기듣고.. 태아보험 들어야지 그러길래 벌써 들었다고 그랬어요..

    보험하는게 맞는거 같으니.. 만나지 마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 13. 보험
    '08.1.28 6:12 PM (121.161.xxx.113)

    들으라고 설득하려면 최악의 상황을 설명하게되고
    듣다보면 기분이 무지 나빠져요.
    한번에 거절해도 자꾸 설득하고
    더 심한 상황을 가정해서 설명하고
    대화 자체가 불쾌해지는 만남이 예상됩니다.
    임신중이시라면 안만나시는게 좋겠어요.

  • 14. 원글이
    '08.1.28 6:20 PM (222.237.xxx.29)

    수영장 갈때 전화기를 집에 두고 갔는데(제가 잘 깜빡해요 ^^) 3시 34분, 4시 17분에 부재중 전화가 왔구요.
    4시 19분에는 ...무슨역(저희단지 앞) 근처인데 일 다 봤는데 시간되면 차나 한잔 ? 아니면
    내일 점심 같이 먹어요...연락해요... 이러고 문자가 오고 그후로도 5시 넘어서까지 2번더 부재중
    찍혔네요...수영갔다가 마트에도 잠깐 들렀더니 5시 40분쯤에 집에 왔거든요.
    괜히 5통이나 찍힌 번호를 보니 마음도 심란하고 더 연락하기가 싫어서 안하고 있어요.
    내일 전화오면 설때까지 한동안 바쁘고 날도 추우니 봄 되면 한번 보자고 미뤄야겠네요..이휴...

  • 15. ^^
    '08.1.28 9:59 PM (219.249.xxx.180)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낸 동창이 10년만에 전화했더라고요. 연락처 우연히 알아서 전화했다면서 만나고 싶다길래 너무 반가운 마음에 근처오면 전화하랬더니 오늘당장 오겠다더군요.
    그친구 맘이 정말 고마우면서 잊고 지냈던 동창들얼굴 하나하나 회상하며 친구 기다리는데 왠아주머니랑 둘이서 저 일하는 사무실에 와서는 한참 암웨이 선전하고 권하고 그아주머니한테 1시간동안 교육받고 했습니다. 유리창딲는 세제 한통 주고 가대요. 울고 싶었습니다.

  • 16. 월말이라서
    '08.1.29 9:57 AM (222.98.xxx.175)

    월말이라서 마감시한이 되어서 급해서 연락하시나 봅니다.
    이럴때 상대방도 급하니 필사적을 매달리게 됩니다.
    원글님이 기분좋게 거절해도 들어먹히지 않게되는 상황이 오지요.
    결국 서로 기분 안좋게 끝날게 뻔한데...

    저도 회사 다닐때 저보다 윗직급인데 집가는 방향이 같아서 제 차로 퇴근할때 여러번 데려다준 분이 있어요.
    저 결혼하고 몇년간 연락 없다가 갑자기 너무 반가운 소리로 전화하더니 자기 보험한다고 한번 만나러 가면 안될까...이러시는데 참 난감하더군요.
    다행히 그 뒤로 연락 안왔어요. 그분이 화통하고 카리스마(?)도 좀 있어서 한번 말리면 끝이거든요...-.-;;
    저도 영업해봤지만 그게 아는 사람에게 하는건 아니라고 봐요. 서로의 관계를 망칠뿐이잖아요.

  • 17. ..
    '08.1.29 12:13 PM (125.129.xxx.96)

    저라면 전화상으로 물어보겠습니다.
    넌 뭐하고 지내니? 등등해서 그 쪽이 얘기를 꺼내도록 유도한 다음,
    보험은 친적이 있고, 애기보험은 벌써 다른데 들었다고 말하겠어요.
    전화상으로 그냥 끝내는 게 편할 거 같아요.
    만나서 얼굴보고 거절하는 것보다는,,

  • 18. ...
    '08.1.29 12:22 PM (58.226.xxx.27)

    만나는 것부터 피하세요.
    시댁에 일이 있다, 친정에 일이 있다...
    남편 부부 동반모임 준비한다...
    근데 너는 무슨 회사 다니는 거니 보험회사? 헹여 나한테 보험들어달라는 말 하지마라
    친정 언니 때문에 보험들어주고 남편이랑 대판 싸웠다...
    이렇게 늘어놔보세요.
    친정 언니 보험 들어준것도 뭐라고 하는 남편인데
    직장 동료 보험을 가만히 보겠어요?

    (음 쓰고 보니 내가 거짓말 선수인 거 같네요.
    보험 몇달 들어주는 돈, 너무 아까워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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