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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예산과 집행에 관해서(협력업체의 비애)
저희 회사의 경우, 1년 예산을 세우기는 하지만 예산을 다 썼다고 해서 거래처에서 올해년도로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내년으로 발행해서 다시 보내달라는 요구는 하지 않습니다.
근데 이 대기업은 번번히 그런 요구를 하네요. 2007년 공사를 하고(얼마 되지도 않네요. 올해 건 겨우 2500만원 가량이니)12월 30일자로 세금계산서를 가져갔더니 2007년 예산을 다 써버려서 줄 수가 없으니 2008년으로 갖고 오라는 겁니다.
2007년 공사이니 당연히 2007년으로 끊은 것 아니냐, 결제야 어차피 2008년에 되는 건데 외상매입으로 잡으면 안되는 거냐고 했더니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더군요.
저희 회사 매출도 준데다가 작년에 저 대기업 하청공사를 하다가 사고가 나서 '방송에 나면 우리 회사가 큰일이니 니네가 먼저 사고처리를 하고 후에 얘기하자'(저희 회사야 방송에 나가거나말거나 상관없는데 하도 호떡집에 불난 양 하니 별 수 있나요. 사실 그 자리에서 시시비비를 따져야 일이 수월하게 풀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으나 하청업체가 뭐 힘이 있어야지요)고 해서 저희 회사에서 비용이고 뭐고 궂은 일을 모두 처리하니까 나중엔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싹 씻는 일이 있었습니다.. 얘기가 기니까 뭐 이건 이쯤 하고요..
하여간 이 사고 때문에 적자가 엄청나게 발생해서 회계상 적자폭이 엄청 커지는 겁니다. 그래서 회사 입장에서는 2007년도 회계장부상의 숫자에서만이라도 적자폭을 줄여보고자 했던 건데 이 대기업에서는 2007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세금계산서받기를 거부하더군요. 2008년으로 갖고 오지 않으면 결제를 해줄 수가 없다며.
저도 대기업에 다닌 적이 있긴 하지만 재정하고는 전혀 상관없던 분야라서 도대체 '2007년 세금계산서를 받으면 2007년 예산이 바닥난 상태에서는 올해 집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년 걸로 끊어와라. 내년 예산은 있으니까'라는 게 이해가 안 가요. 대기업 장부는 다른 건가요? 외상매입이라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도 안 된다?
요며칠 이것때문에 기가 막히고 손에 일도 안 잡혀서 고민고민하다가 울면서(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약자의 설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행태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결국 2008년으로 발행했어요. 비용을 안 주겠다는데 어째요. 할 수밖에요.
사실 이 공사만 해도 담당자가 엄청 늑장을 부려서 늦었지, 원래 12월에 끝나는 것도 아니었는데... 자기땜에 손해본 게 얼만데 2007년으로 발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오죽하면 그러겠냐(매년 이런 일이 있어서 그때는 미뤄달라면 미뤄주기도 하고 때로는 금액을 쪼개기도 해서 발행을 했거든요. 올해는 그걸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그랬던 건데)고 통사정을 했더니 오히려 '나를 얕보는 거냐'며 화를 버럭버럭 내는 겁니다. 2008년으로 끊지 않으면 못 준다며.
저 좀 이해시켜 주세요. 대기업은 꼭 예산 내에서 집행해야만 할 수밖에 없나요? 이해가 되어야 머리랑 마음이 가벼워질 것 같아요.
1. ...
'08.1.24 12:18 PM (121.146.xxx.92)대기업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일단 예산집행과 관련된 일을 했는데요.
2007년에 사업시작을 했다면 2007년 사업계획과 그에 따른 예산이 잡혀있었을테구요
2007년에 사업이 시작되어 마무리가 되었다면 그 예산또한 집행되어야지요.
그 사업년도에 예산을 다 써버렸다면 사업계획과 그에 따른 예산집행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착오가 생겼을테데요...
대기업이래서 2500백만원정도규모의 사업은 꺼리도 아닌가봐요...
담당자분이랑 술을 한 잔 해야될듯...(이건 제 분야쪽 습성...^^)2. ㅎㅎ
'08.1.24 1:26 PM (118.36.xxx.252)저는 대기업(?)의 영업관련부서에 있어서 그런 내용을 쪼금은 압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전달 예산마감을 해버리면 무조건 익월로 돌릴수밖에 없어요
자금 지출을 개인이 하는게 아니라 본사에서 전사적으로 총괄 통제를 하기 때문에
지출업무를 하위부서에서 한다고 해도 해당 부서에 할당된 전월의 예산을 다 썼을 경우에는
절대로 전월 예산항목으로 받을 수는 없지요..
저희는 모든 예산통제가 전산으로 이루어지는데 전산이다보니 그런 융통성이 더 없어요.
익월에 소급 추가해서 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당근 계산서도 익월로 받아야...
특히 이번같은 경우는 부가세 신고 기간이라 더더욱 그럴수 있을거 같은데요.
뭐 그래도 어떻게 뚫을 방법이 있을지 모르니 그 담당자께 살살 얼러 보시는것도.. (저도 역시 제 스타일..ㅎㅎㅎ)3. 궁금해요
'08.1.24 5:17 PM (218.154.xxx.175)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사람, 스타일이고뭐고 없습니다. 쓸데없는 곳에서는 지나치게 꼼꼼하고 신속정확하게 처리해야 할 곳에서는 엉뚱하게 시간낭비하는 스타일이에요. 게다가 지키지도 못할 약속남발까지...... 상대방 회사 기가 턱~ 막히게 하는 재주가 있지요. 오늘 전화하는데 통화대기음에서 '...지난 일은 모두 털어버리고..'라는 식의 가사가 나오는데.. 열이 확 오르더라구요,
오늘까지 결제해준다고 해서 해준건데 아직 안 되어서 화를 삭이는 중입니다.
와... 정말 이거 윤리경영 어쩌구 하는데에 직무태만으로 신고를 할까 했더랬지요.
근데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이랍니까.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직무태만으로 신고한 후, 그 동료들이 저희 회사와 거래를 과연 하려고 들까요? 아예 관계를 끊고자 마음먹고 덤벼들면 또 모를까.
정말.. 특히 올해에는뭐하나 제대로 유연하게 처리되는 일이 없으니... 소위 담당자라는 사람이 계약서 숫자, 것도 계약액을 잘못적어 제때 작성못했고(미안하단 소리도 못들었지요...), 한 달이나 늦게 공사를 시작해서(그때는 '공사가 1월로 넘겨진다고 해도 내가 잘못해서 그런거니 꼭 해주겠다'고 했지요) 겨우겨우 12월에 끝내놓고 세금계산서를 들고갔더니 한다는 소리가 '예산이 없다'고..
오늘은 '분명 4시 전에 원본 세금계산서를 받았을텐데-우체부아저씨가 문서수발실에 1시반에 전달- 왜 결제가 안된거냐(이미 며칠 전에 스캔한 것은 들어갔지요)' 했더니 문서수발실에서 문서가 4시 이후에 넘어왔기 때문에, 즉 자기 손에 들어온 게 4시 이후라 안된다고 하는군요. 결제는 4시에 딱 한 번만 되는 거라 10분차이로 결제를 할 수가 없댑니다. 하... 이것도 대기업의 거대한 시스템에 굴복해야 하는 거겠지요.
이 사람, 분명 저보다 월급은 훨씬 더 받을텐데 일하는 자세는 영 어리버리하네요. 자기가 뱉은 말엔 책임을 지던지, 아예 약속을 하질 말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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