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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자 사위인 내 남편에게 쬐끔 서운하네요.

며느리이자딸인제가 조회수 : 848
작성일 : 2008-01-16 21:15:10
저는 결혼하면서 부부간에 왠만한건 다 상의해서 살자 싶었습니다.
그래서 양가에 명절이며 생신때 맘을 쓸때도 팔이 안으로 굽는것 억지로 펴가면서
균형을 맞추려고 했었구요. 다행히 친정이 더 넉넉한 편이라 그렇게 하면서
맘이 아프거나 하진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은근히 시댁에는 좀 더 신경을 썼습니다.
같이 사는 남편, 결혼하고 부쩍 효자가 되서 엄마 못 잊어하길래
제가 맘을 더 쓰면 좋겠거니 하고 그렇게 했었어요.
6년쯤 살아오면서 그냥 그렇게 해왔습니다.
시댁에는 서운한게 좀 생겨도 친정이 있으니 그렇게 오래 가지도 않았구요.
(친정 없는 사람은 맘 아플때 어떡하나 싶어요.)
그런데 요즘은 좀 융통성이 있어야 하나 싶습니다.
몇년전엔가는 정말 돈이 똑 떨어져서(아마 전세값 올려주느라 닥닥 긁어서 그랬던거 같은데요)
명절에 용돈은 못드리고 카드로 양가에 선물을 했습니다.
그리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사정얘기도 드리고 했던것 같아요.
명절전에 신랑앞으로 온 갈비며 선물은 미리 신랑 손에 들려 시댁으로 보냈었구요.
그런데 신랑이랑 술 한잔 하면서 얘길 하다보니 그때 가서 저몰래 돈을 드리고 왔더라구요.
남편들은 마누라도 자기 몰래 처가에 드리려니 생각하는걸까요?
저는 그때 꽤 서운했었어요.
그래도 그냥 그러고 지나갔는데 요즘은..사소한 것들이 서운합니다.
그래서 시시콜콜 남편이랑 상의하고 말고 할게 아니라
그냥 친정 부모님들 필요하신것들(큰 돈 드는건 아닌데 사소한 심부름 거리들이요)은
해드리고 해야될라나봐요.
남편은 상대적으로 처가에서 많이 받았어요.
시댁에는 바란적 없습니다. 저나 남편이나..제 생각엔 두분 건강하게 사시면 좋겠단 바램뿐이에요.
남편은 많이 받은 처가에 마음으로 감사하며 지금까지 참 잘 해왔어요.
마음이 그러니 말로는 늘 고맙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제 말로만 고맙다고 할 단계는
지났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여전히 받기만 하네요^^
스스로 좀 움직여 주면 좋으련만..
요즘은 그런 남편이 좀 서운합니다.
크게 무슨 사건이 있는건 아니지만, 사람이 받기만 하면 어느 순간부터는 당연하게 안다던데
지금 그러고 있는건가 싶거든요.
현명하게 제가 움직여야 할것 같은데요. ㅎㅎ
그냥, 푸념처럼 말할곳이 필요했습니다..
IP : 121.53.xxx.8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그머니나
    '08.1.16 9:22 PM (61.77.xxx.134)

    이제서야 파악하시다니...
    남편이 알아서 해주길 바란다는 자체가 우리가 남편들을 잘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남편들 말하기 전에 절대 모릅니다.
    때론 알아도 귀찮아하구요.

    저는 친정 받는거 많지만 드리는 거 별로 말 안합니다.
    받는거는 다 잊드라구요. 남편들은...
    친정가서 나름 얼굴설려면 그냥 알아서 하세요.

    공연히 남편 기다리다 맘 상하지 말고..

  • 2. 동감
    '08.1.16 9:26 PM (211.58.xxx.176)

    저도 치사한 것 같아 넉넉한 친정에서 해주는 것에 대해 말을 안했더니 항상 삐죽이 옆으로
    받을 줄만 알더군요.
    이번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면서 남편이 동생욕은 안하고 매제한테 섭섭하단 식으로 말하길래 잘되었다싶어 역지사지하라고 이야기했더니 굉장히 무안해 하데요.
    이번 처음으로 외국가시는 아버지한테 용돈 오백불을 드리더군요.
    남자들은 그때그때 이야기해야하나봐요. 넉넉하다고 인사치례를 안해도 되는 건 아닌데.

  • 3. 울 남편도
    '08.1.16 11:34 PM (58.78.xxx.2)

    그전까지는 전세금 보태주시고,,급전필요할때 턱하니 빌려주시고..
    애들 때때마다 옷사주시고,,
    집에 갈때마다 휴게소 들러 뭐 사먹으로고 10만원씩 주시고..사위 생일 꼬박 꼬박 챙겨주고..
    내내 받기만 했네요..
    시댁엔 내내 드리기만 했구요..
    시어머니 생신선물 수십만원짜리 사달래서 사드릴때..
    친정어머니 생신엔 좌판에서 산 머리핀 한개...
    제가 참 잘못했죠..제탓이죠뭐...

    암튼,,얼마전부터 남편이 장인 장모님께 잘해드려야 하는데..
    한번씩 입으로 말하더군요..
    이번 장모님 생신엔 자기가 직접 미역국도 끓이고..
    장인어른 생신때도 시간이 나서 찾아뵐수 있으면 미역국 끓인답니다..

    예전에 처가에서 뭐 받을때는 면목이 없어선지 고맙단 말도 제대로 못하더니..
    오늘은 제가 아버지 안 신으시는 mbt 자기발에 맞으니 얻어올까 하고 말했더니.
    입이 귀에 걸리네요..
    그래도..그동안 마누라가 자기 부모님 형식적으로나마 했던 만큼
    자기도 이제는 진심으로 몸으로 떼우니
    그동안의 섭섭함이 좀 가라앉습니다..

    울남편.. 잘생기고 착한거 하나만 보고 진짜 방울 두쪽만 가진사람 데리고 와
    애둘 낳고 산 보람이 이제 슬슬 생기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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