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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과의 관계-웬일인지?

내공? 조회수 : 1,812
작성일 : 2008-01-14 17:59:06
저희 시어머님 연세 이제 80이고 지방에서 평생 농사짓고 사시던 분이라 배움이 짧고 좀 무지하십니다.
거기다 고집 세고 어렵게 살아 오셨던터라 항상 불만과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오기랄까 뭐 이런게 많으신 분이죠.
반면 장점은 부지런하시고 한국사의 어려운 시기를 겪으신 분이라 알뜰하시구요.

그런데 이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저한테 늘 잔소리와 금전적인 얘기 그리고 아프단 소리 하시면서 한달에 한두번 찾아 뵙는것도(지방 소도시 같은 지역에 삽니다.) 살가운 얘기 없으시고 심퉁 부리는듯한 말투와 행동에 참 찾아 뵙기 싫었거든요.
그런데 엊그제 시댁 갔더니 웬일로 좀 다르신것 같아요.
예전에 말씀이 무척 많으셨는데 말수가 줄고 좀 살갑게 대하시네요.
돌아가실때가 되었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 소리에 제가 돌 맞을것 같네요.
특별히 몸이 어디 많이 아프신것 같지 않은데... 요전에 와사병 앓고 마음이 약해지셨나....

한두달전에도 옆에 붙어 사는 시숙이 연골 수술해 드리면 15년까지 수술효과가 간다고 하시길래 제가 어머님이
15년까지 사실것 같냐고 말 실수를 했는데...
옆에 사는 시누도 자기모친이지만 아프단 소리 너무 듣기 싫답니다. 시어머님이 40대 부터 이것저것 수술 계속해 오셨다네요. 그리고 조금만 아파도 엄살이 심하다 그러구 지금도 수술하시는거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이젠 결혼7년차 접어드니 그 동안 시댁과의 갈등도 당신들 잘못도 있다고 생각하시는건지 시누가 솔직한 얘기를 하네요. 저희도 외벌이고 신랑이 힘든일 하는터라 연봉이 꽤 되어도 나이들수록 힘들텐데..
자식 키운게 대단한 유세라 잔소리에 돈 아쉬운 소리 늘 듣기 싫었고 대 놓고 싫단 소리는 못하고 저도 가슴앓이 하면서 꾹 참고 모른척 했어요. 그러니 이젠 자꾸 해봤자 소용없단 생각하셨는지...

어쨌든 이젠 제가 좀 살것 같구 시누는 어머님 2-3년 밖에 살것 같진 않으니 생신상 꼬박 차려 드리고 싶다고..
생신이 구정 좀 지나서예요.

저한테 쓴 소리 하실 분 계시겠지만 연세가 많아 사실날 멀지 않으니 맘은 편한건 사실이예요. 그만큼 정이 없다는 거겠죠?
IP : 61.34.xxx.8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여사
    '08.1.14 6:16 PM (211.217.xxx.66)

    싫어하시는건 이해하는데, 죽을날 가까워서 좋다니...님은 부모 없으세요? 무섭다...

  • 2. 10년차
    '08.1.14 6:25 PM (124.56.xxx.128)

    저도 솔직히 시어머니가 워낙 고생많이 한 분이라 그런지 성격이 무지 까다롭고 뭐든 토를

    달고 하고픈말 그대로 다 하는 분이라 제가 마음 고생이 심했어서 그런지 혼자 되신 지금은 시어머니도 얼른 가셨으면 하는 생각이 솔직히 많아요.

    잘해드려도 잘했다 고맙다는 말 보다는 이건 왜렇네 저건 왜 저렇네 탈 잡으려고 사는 사람 같거든요. 돈도 너무 밝히구요.

    정말 힘든사람은 얼른 가셨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것도 사실이랍니다. ㅎㅎ;

  • 3. ..
    '08.1.14 6:38 PM (221.161.xxx.202)

    시어머니때문에 가슴앓이 하던일이 갑자기 사람이 바뀐듯이 행동하니 오래 살 날 얼마남지 않았나 싶어 가슴응어리를 털어내신 것 같은데 그렇다고 죽으라고 고사지낸것도 아닌데 댓글이 좀 그렇네요,
    얼른 돌아가시라고 비는 것도 아니고 돌아가셔도 그동안 지낸 정이 눈물 안나올 정도라면 그것도 인력으로 안되는 거구요
    사실 시부모 돌아가셨는데 내 부모같이 눈물이 주룩주룩 나오는가요?
    며느리 전성시대 보니 사실 좀 오바 아닌가 싶던데요...

  • 4. 부모가
    '08.1.14 6:53 PM (210.123.xxx.64)

    있으니 저런 소리 하는 거지요. 부모라면 저럴까, 싶은 생각이 안 들겠습니까?

    자신이 남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오만입니다.

  • 5. 사람나름
    '08.1.14 6:53 PM (121.136.xxx.161)

    윗님은 시부모 돌아가셔서 눈물 안나실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습디다.
    정말 우리 부모님 돌아가셔도 이정도로 맘 아플까 싶게 눈물이 납디다.
    살아생전 너무나 잘해주신분도 아니고 무뚝뚝하시긴 했지만 표현하지 못하던
    자식에 대한 마음이 진정임을 알았고, 또 성실하셨지만 힘들게 사신
    그 분 인생이 인간적으로 너무 측은해서 쉴새없이 눈물만 납디다.
    시어머님 때문에 가슴앓이 했던 사람도 미운정 고운정 들다보면
    오버가 아니라 진짜 슬퍼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나온 세월에 대한
    자기 연민일수도 있겠지만.

  • 6. 참내
    '08.1.14 6:59 PM (221.164.xxx.25)

    오만이고 뭐고 다 떠나서요

    솔직한 맘이라는 핑계로 사람을 빨리 죽길 바란다는 글이라니...
    그 시어르신 얼마큼, 죽이고 싶을 만큼 잘못을 하신 분인진 모르겠지만요
    여기가 아무리 속맘 터놓는 자게라지만요
    내가 아는 어느 어르신 빨리 가셨음 해놓곤 웃음이 나십니까?
    잔인하시고 무섭네요.

  • 7. 저는
    '08.1.14 8:00 PM (218.53.xxx.227)

    이해합니다. 딱 저희 할머니시네요...
    병원 가서 엑스레이 사진 보고도 "저것 봐라, 내 가슴이 저렇게 썩어들어가지 않느냐...!!!!!"
    의사도 어이없어 아무말도 못하던...ㅡㅡ;;; 당해보지 않으면 결코 모릅니다.
    저는 피붙이인 손녀딸이지만서두 그 심정 이해합니다.
    그간 저희 친정엄마가 당한 고통은 오죽했겠습니까...
    다른 자식들 집에 가서도 한달을 못 계십니다. 작은엄마들 당장 이혼한다 소리 나오거든요.
    그럼에도 할머니는 항상 당신 잘못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금 연세가 90이 넘으셨는데, 저희 엄마가 더 건강이 안 좋습니다.
    저희 엄마는 할머니 때문에 뇌출혈로 큰 수술까지 여러번 받으셨거든요.
    저희 엄마가 못 모시니 지금은 완전 이집 저집 떠돌이 신세지요.
    그럼에도 저희 엄마 병원 가는 돈 아깝다고 맨날 징징거리십니다.
    정말 안 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함부로 원글님께 돌 던지시 마십시오.
    댓글 다신 분들 그런 시어머니 며느리로 한 달만 살라고 하면 당장 집 나갈겁니다.
    저는 우리할머니처럼 늙는게 세상에서 제일 무섭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 친정집 식구들 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8. 글쎄
    '08.1.14 8:19 PM (123.248.xxx.94)

    제가 이해하기는....
    원글님께선 사이 안좋던 시어머님이 약한모습 보이시니까
    살날 얼마 안남으신듯하고 정은 없지만 생일이라도 차려드리고 해야겠다...
    라고 쓰신것 아닌가요?

    전 시집살이는 없지만 괴팍한 할머니랑 엄마를 봐와서 원글님 이해가는걸요
    바로 윗글님이랑 참 비슷하네요
    할머니는 90이시고 엄마보다 오래사실듯 해요
    제 할머니도 젊어서부터 병치레 잦으시고 몇년 앓고 일어나신 분입니다

  • 9. 무섭다
    '08.1.14 9:19 PM (121.155.xxx.190)

    원글님 같은 맘 갖고 있는 사람이 점점 많아져서 섬뜩하네요.우리도 언젠가 그 길을 밟고 늙어갈텐데... 늙으면 우리는 그렇게 안할거라 다짐해도 젊은 세대 보기엔 또 추한 모습을 보이겠죠. 맘을 좀 넓게 쓰면 안 될까요? 자식 키워 결혼시키면 퇴물이라 생각하고 입 닫고 쥐죽은듯 살고 남 듣기 좋은말만 하고 우린 그렇게 살 수 있을까요?

  • 10. ...
    '08.1.14 10:14 PM (211.175.xxx.31)

    안무서워요...
    저게 인간의 모습인걸요...
    가식적으로 무조건 며느리니깐 시부모님께 잘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더 무서운거 아닌가요?

    후에 제가 늙어가면서 저렇게 안늙도록, 내 자식들에게
    절대로 기대지 않도록, 지금부터 열심히 찬 냉수 들이켜 마시는 한이 있더라도
    열심히 책 읽고, 뉴스 보고, 아이들보다 컴퓨터 실력 뒤떨어지지 않도록
    책도 아이들만큼, 오히려 그 이상 계속 읽을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고 살면 되겠지요. (영화, 미술, 연극 기타 등등...)

    물론, 돈도, 아이들에게 무조건 다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노후생활 할만큼은 생각하면서 그 한도내에서 투자해야겠구요.

    내 자식일지라도, 결혼하고 나면, 딸이고, 아들이고간에
    다 독립된 개체들입니다.

    그들에게서 무조건적인 사랑이나, 내가 하는 행동에 상관없이
    무조건 이해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무섭고, 오만한거겠죠.

  • 11. 무섭고 눈물나는
    '08.1.14 10:35 PM (118.45.xxx.220)

    글이군요...ㅜㅜ;;
    열심히 삽시다..
    절대 늙지 않도록 아니 늙혀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걸 느낍니다...

  • 12. 글쎄
    '08.1.15 12:48 AM (124.50.xxx.149)

    그렇지 않아요..
    저희 시어머님도 정말 날개없는 천사표,, 평생 시집살이하셨는데, 저 시집가고 구순할머니 돌보면서 늘,, 할머니돌아가셨으면 하셨어요,,
    인간이 육십칠십도 아니고 팔구십 되신 노인들..때되서 가셨으면, 가셨으면 ,,, 하는거
    전 섬뜩할일 아니라고 봐요,,
    구십노인이 더 짱짱하게 젊은 며느리 피말려가며, 투덜대는게, 전 더 섬뜩해요,,

  • 13. 무서운 게 아니라
    '08.1.15 1:07 AM (116.37.xxx.156)

    절망스러운 글입니다.
    드러 내놓고 얘기할 게 있고 차마 얘기 못할 게 있는 겁니다.

  • 14. ..
    '08.1.15 6:31 AM (125.177.xxx.26)

    글쎄요 댓글에서 하는 말 처럼 빨리 돌아가셨음 좋겠다 .. 는게 아니라

    살날이 얼마 안남으셨는데 별 정이 없어 슬프진 않다 그런 내용이신데..

    저도 위에 글쎄님 말씀에 동의 합니다
    너무 장수해서 90 넘어 자식 손주 앞세우고도 나는 살아야 겠다 하시면 약 드시는분 말씀듣고 저도 무섭더군요

    우리도 80 넘어 식물인간으로 몇년째 누워 계시고 자식들 재산 나 쓰고 사이도 나빠지는거 보니 정말 적당한때 곱게 떠나는것도 복이다 싶어요

    어른들 자식 결혼시키고 나면 기도 하는게 고생안하고 돌아가게 해달라는거 라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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