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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성격, 감당 못하겠어요.

지쳤어요. 조회수 : 3,524
작성일 : 2007-12-13 12:03:50
결혼 8년차예요.
며느리 셋에 제가 둘째 며느리지요.
시어머니 본인은 시할머니의 시집살이 때문에 홧병이 깊다고 하시고
남하고 말싸움도 제대로 못하는 마음 약한 사람이라고 하시지만
툭하면 자식, 며느리 손주들 앞에서 시아버지께 소리 꽥꽥 지르시며 할 말 다하고 사십니다.
그 시할머니께선 작년 이맘때 돌아가셨구요,
시어머니는 할머니를 모시고 사시지도 않았어요.
"내가 우울증때문에 미치겠으니 나 좀 병원에 데리고 가줘." 라고 하셔서
작년부터 신경정신과에 모시고 다니고, 시골에서 못오시면 제가 대신 약을 받아서
부쳐드리고 했어요.
뭐, 어느 어른들이나 그렇듯이 자식들에게 돈 많이 바라시고요,
했던 얘기 또하고 또하기, 본인 좋은 쪽으로 편집해서 생각하기,
세 며느리에게 따로따로 다른 며느리 욕하기,
(며느리들끼린 어머니 분위기 이상하다 싶음 서로 전화해서 물어보는 편이라
어머니가 이번엔 내 욕을 하셨구나 라는 걸 다 알게 됩니다.)
나만 딸이 없어서 속깊은 얘기 나눌 사람이 없다는 푸념,
내 아들이 최고니까 넌 아파도 내 새끼 밥은 새로 해서 차려주고 누워라 하는 명령,
본인은 농사짓는 시아버지 혼자 뭘 해드시던 상관없이 일년에 몇 번씩
자식들 집 순회하시며 용돈, 선물 챙기기,
수틀리면 친정엄마 들먹거리면서 며느리 속 뒤집어놓기,
물건이나 옷 사드리고 좋은 얘기 들은 적 없구요,
생신이나 어버이날 등등에 돈으로 10만원씩 드리면
"내가 새끼들 기르느라 그 고생하고 겨우 10만원짜리 밖에 안되는구나." 하며
대놓고 역정내십니다.
명절 때는 30만원씩 드리는데 확 펴지는 얼굴 표정을 못숨기세요. -_-;
더 드리려해도 어머니 기분맞추려 무리할 수는 없는거고 절대로 만족못하실 분이라...
고모님들이나 다른 어른들과 얘기 나누실 때는 또 그렇게 인자하시고 자상하신
시어머니가 없습니다. 본인이 꾸며낸 이야기에 심취해서 우실 때도 있어요.
며느리들이 옆에 있는대도 그러시는 걸 보면....

1년 정도 우울증 약을 드시면서 불같이 화내시는 건 많이 가라앉긴 했는데요,
의사보다 본인이 자기몸을 더 잘안다며 '이건 수면제인데 요샌 잠 잘자니 필요없다 하면서
알약을 빼서 모아놓으세요. 그러다가 한 번에 여러알 드시고요.
엊그제 병원가서 물어보니 그것이 수면제가 아니고 신경안정제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 며칠 새 시어머니 덕에 며느리 셋이 엄청난 폭풍을 맞았는데요,
형님댁에 계시다가 형님에게 굉장하게 퍼부으시고 밥상차려드린거 밀치시고
형님이 충돌을 피하려고 외출했다 돌아오니 국냄비를 싱크대에 팍 엎어놓은 채로
시골집으로 가셨더래요.
저는 그 시간에 어머니 약 때문에 신경정신과에 가있는 상황이었어요.
상담대기중에 형님이 밖으로 피신(?)해서 저에게 전화해서는
어머니가 또 시작했는데-_- 내가(형님) 안받아줘서 아마 동서에게 전화해서 퍼부을거라고
알아서 재주껏 피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상담하러 들어가고 의사와 인사를 나누고 앉는데 시어머니 전화가 왔어요.
오오.... 과연.....
의사와 같이 있는게 위안이 되더라구요.
혼자 있을 때 그런 폭언을 들으면 막 미칠 것 같았을 텐데
이건 뭐, 본인 약 때문에 며느리가 병원에 가있다는데도 일방적으로 소리지르고 끊으시니
의사가 어머니 목소리를 다 듣고는 픽 웃더라구요.
"이번엔 오래 가겠네요. 남편에게 도와달라 하시고 며느리는 나서지 마세요." 하면서요.


어머니 인생 불쌍하다고도 생각해봤고,
마음깊이 이해는 안되어도 그러실 수도 있다고 이해하려 노력도 해봤고,
내가 머리잘쓰면 어머니랑 부딪힐 세월을 줄일 수 있을테니 잘 지내봐야겠다 했고,
시어머니때문에 남편과 부부싸움할 필요없다 생각해서
시어머니와의 문제는 내 가족생활과 분리시키려고 노력했고.......
나름 도를 닦았다 싶으면 어림도 없다는 듯이 이렇게 뒤집어놓으시니 참 힘듭니다.
아이구..... 정말 끝도 없이 이러실런지......
엊그제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최대한 사실 위주로, 어머니가 이해 안된다 이런말은 아예 하지도 않았어요.)
굳은 얼굴로 아무 말 없더라구요. 자기도 나보기 창피해서 그러려니 싶네요.

이번에도 며느리들이 먼저 전화해서 풀어드리고 해야하는가 한참 생각해봤는데
도저히 그러기가 싫어요. 형님은 아예 언제까지고 전화안할거라고 합니다.
남편에게
"나는 무서워서 전화못하겠다. 잘못한게 없는데 뭘 어떻게 풀어드릴지도
모르겠고, 자기 엄마니깐 자기가 더 잘알잖아, 이번엔 자기가 좀 해결해봐." 했더니
"니가 전화하기 싫음 하지마. 어떻게든 되겠지뭐." 이럽니다.
허허허허........

에라 모르겠다, 나도 전화안할란다, 하는 마음이 생기는 걸 보면
저도 예전의 맘약한 새댁은 아닌가봐요. ㅋㅋ
그냥 이런 문제가 끝도 없이 반복될 거라는게 괴롭습니다.


IP : 116.121.xxx.17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2.13 12:08 PM (61.66.xxx.98)

    어머니는 환자다,고 생각하세요.
    어머니께서 병드신거 맞고요.
    정상적인 분이 아니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하세요.

    제 어머니께서 시어머니(할머니)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하셨는데요.
    치매 환다니까... 하고 생각하시니 불쌍하기도 하고
    속이 덜 상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자기 마음대로 약 끊으면 우울증이 낫지 않는데...
    의사가 직접 대면하셔서 약 설명을 하시면
    꼬박꼬박 챙겨드시지 않을까 싶네요.

  • 2. 저도
    '07.12.13 12:20 PM (211.204.xxx.117)

    결혼8년차.
    3형제의 장남.
    어머님 신경정신과 다니십니다.
    그래도 요즘은 병원 다니시면서 많이 좋아지셨어요. 얼마전까지는 병원에 왜 가냐며 그것때문에 난리였습니다.
    그 동안 저도 상처 많이 받아서, 저도 신경정신과 다니고 싶었어요.
    지금은 마음의 고리를 떼어내니 좀 낫습니다.
    정말 사람 잡죠.

  • 3. 시부..
    '07.12.13 12:52 PM (59.11.xxx.11)

    시아버지가 우울증이라고 신경정신과 다니시더군요..시모왈 ..아무소리도 못하게 하고 한마디
    라도 하면 고래고래 소리지루고 화만 내시고 고집대로 하신다고..휴~10년간 시모에게도 정은
    다 떨어졌지만 시아버지는 더해요..아무리 자식이나 며느리가 좋게 좋게 설득해도 들을만 한것도 벽창호이고..아주 보는거 전화오는것도 이젠 끔찍합니다..그래도 시댁이 뭔지 억지로라도
    좋은 말투로 대하지만..솔직이 언제까지 제가 참을수 있을지 이젠 저도 모르겠어요..친정부모님도 연세 많으셔서 그런 감이 있지만 한번 서로 부딛히면 한동안 조심하거나 조금씩 개선은 되는데..이건뭐 시댁은 완전 대책이 없어요..

  • 4. 시부..
    '07.12.13 12:54 PM (59.11.xxx.11)

    요즘같이 살아나가기 힘겨운 세상..부모가 경제적인 도움까진 못되더라도 자식들 맘이라도 푸근하게 듬직하게 ..버텨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부모도 나름인듯..세상 살며 여러 스트레스가 있지만..어른스럽지 못한 부모 둔 자식들은 그부모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제일 큰듯 해요~

  • 5. 지쳤어요.
    '07.12.13 1:16 PM (116.121.xxx.177)

    원글이예요.
    저와 같거나 저보다 심한 경우를 겪으시는 분들도 많네요.
    마음이 참.... 어찌 이리 이기적인 부모님들이 많을까요......
    저희 어머닌 '내가 약먹는다고 무시하냐'고 시시때때로 역공하시는 것에도
    능하셔서 약 잘 챙겨드시라고 말하는 것도 겁납니다.
    상담도 몇 번 하셨는데 매번 입을 삐죽거리시며
    "의사하기 쉽구만. 위안이 안된다. 내가 더 낫다." 이러시거든요.
    의사앞에선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척 하시구는.....

    골아파요.

  • 6. 저도
    '07.12.13 1:26 PM (211.204.xxx.117)

    원글님 만나서 푸념이라도 하고 싶어요.
    저는 어디서 하소연도 못합니다.
    내 얼굴에 침밷기라...
    저 여기 자게에 글 쓰시는 것 보면 너무 부러울때도 있어요.
    저는 하도 기막혀서 말도 안 나와요.
    어른이라고 다 어른이 아니죠. 미성숙한 어른은 아이만도 못합니다.

  • 7. 제 생각에는
    '07.12.13 2:40 PM (211.237.xxx.232)

    시집살이를 심하게 하셔서 홧병이 우울증으로 나타난 것 같아요
    정신이 조금 허약한 사람은 고통이 심하면 정신장애로 나타납니다
    이해하세요
    정신병도 육체의 병과 마찬가지로 환자입니다
    우리 암환자가 힘들다고 하면 일 안시키는 것처럼
    정신병도.. 힘들다고 난리치는것을 병이라고 생각하고 지켜주세요
    어쩔수 없습니다
    병에 걸려서 그런거니 이해하시고 넘어가세요
    달래서 사시면 발작이 줄어듭니다

  • 8. 딱..저희어머니네요
    '07.12.14 1:31 AM (58.146.xxx.245)

    결혼 4년차 외아들이네요..
    더하면 더하시네요.. 툭하면 혈압오르신다고 죽는다고 문걸고 나오지도 않으세요..
    차라리 병원에라도 모셔갔음 싶어요..
    약이라도 드시고 치료받으시면 본인도 가족도 좀 나을텐데..
    오히려 병원가면 의사를 설득시키시려하네요..
    지금도 당신 아들한테 얼굴 안보고 산다고 어긋장 놓으시고 계십니다.
    내엄마같음 뭐라고 하고 할것같은데..
    원래 효자인건지 참.. 아무소리 못하고 당하는거보면.. 참 속이 속이 아닐듯..

    "시집살이를 심하게 하셔서 홧병이 우울증으로 나타난 것 같아요"
    저희어머니 시집살이 심하게 하셨다는데 지금 모습을 보면 전혀 믿기지 않으네요..
    그성격에 하는 말이 절로나오니..

    그런데 저도 아들 키우면서 나중에 어머니처럼 그런 모습일지 걱정이 너무되네요..
    시어머니는 당신은 시집살이 안시킨다라고 생각하시는데..

    제속은 속이 아닌걸.. ㅠㅠ

  • 9. ...
    '07.12.14 10:06 AM (118.45.xxx.127)

    tv에서 옛날에 언뜻 본것 같은데요..
    시부모님이 살아계실때는 긴장을 하면서 사니까 우울증이 덜하다가..
    돌아가시게 되면 심하게 나타나게 된데요..
    그동안 마음에 담았던 모든걸 표출하게 된되요..
    위에 아무도 없으니 고스란히 자식들 한테로 그 분풀이를 하겠죠..
    마음의 병은 어쩔수가 없어요..
    어떻게 보면 남편들이 그동안 부인들한테 잘못해서 그런거 같아요..
    말한마디라도 잘해서 위로하면 시댁식구들도 덜 미울텐데...

  • 10. 원글
    '07.12.14 11:05 AM (116.121.xxx.177)

    그렇다면... 저희 시어머닌 독특한 케이스시네요. -_-;
    시할머니 살아계실 때 시어머니의 횡포가 더 굉장하셨구요,
    돌아가시고 좀 잠잠해져서 이제 차츰 나아지시는구나 싶었었답니다.
    시아버님이 참 안됐어요. 그냥 묵묵히 농사만 지으시는 촌로이신데....
    시어머닌 시할머니께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 할 때도 나몰라라 하시고는
    형님댁(큰며느리)에 가셔서 얼굴 검버섯 뺀다고 병원다니시다가 시할머니 돌아가셨거든요.
    참..... 웃지못할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어제 제가 친정엄마 전화받고 울었더니
    (우리 엄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발신경이 죽어서 장애 5급입니다.
    자궁암으로 적출수술도 했고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뇨관이 녹아서 3개월마다
    인공뇨관교체수술도 합니다.
    이번엔 십이지장궤양으로 쓰러져서 병원실려갔다왔다고...
    그래도 자식한테 전화안하는 미련한 엄마예요...)
    이번 주에 친정다녀오라고 하더라구요.
    "어머닌 어쩌고? 거기 가야하잖아." 하니까
    자기 엄마 문제는 가만히 있음 그냥 나아질거라고
    모르는 척 하고 장모님에게 다녀오라고(남편은 주말에도 출근해서 못가구요)
    그러면서 내 등을 툭툭 두드려주는데 그냥 그걸로 어느 정도 위안이 됩니다.
    이사람이 차츰 내 속을 알아가긴 하나부다 싶구요.
    시어머니의 부당한 처사에 같이 분노해주지 못하는 건
    태생이 효자인 우리나라 남편들의 딜레마라고 생각한지 오래됐습니다. ㅋㅋ

    저도 아들만 둘 있는데
    난 이 녀석들에게 집착하지 말고 의지하지 말고 독립해야지 결심했답니다.
    나이들면 남편과 서로 의지하면서 해로할거예요.
    그래서 남편과는 앞으로도 계속 사이좋게 지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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