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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죽어야돼(??)

우울이.. 조회수 : 1,887
작성일 : 2007-11-29 15:37:55
오늘은 저희 친정이야기를 한번 해볼까합니다..

요즘 제가 저도 모르게 자주하는 말입니다.. 늙으면 죽어야돼...
저 못된 딸 맞습니다..  하지만,, 친정부모님들 점점 이해못하겠네요..

지방에 사시는 저희부모님,, 아버지는 71, 엄마는 67.. 다행히 건강에 큰 걱정은 없지만..
지금 사시는건 그다지 행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돈도 쓰실 걱정없이 벌어놓으셨습니다.. 한 30~40억 정도되는 재산 가지고 계십니다.
자식들 결혼 다 하고, 큰 돈 들일없이 이제 노후를 즐기시기만 하면되는데, 왜 이리 뾰족하게 사시는지..
하고싶은 말은 너무나 많지만, 몇 가지만 넋두리 할께요..

몇년전부터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울 친정,, 기름 넣을때보다 훨씬 훨씬 난방비 적게들지만,,
한겨울에도 하루 한시간,,아침에 30분, 저녁에 30분만 돌리시네요..
두분이서 쇼파에 전기장판 하나씩 깔아놓고, 이불 폭 뒤집어 쓰고,TV만 보고 계십니다.
두분이 모두 당뇨가 있으시기는 하지만 많이 심한편도 아닌데, 고기 안 사드시고 채소 그것도 집에서 키운것만 드시네요.. 고기를 안좋아하시는것도 아니에요.. 가끔씩 자식들하고 모일때면 갑자기 너무 많이 드셔서 오히려 탈이 생기더군요..

외식.. 당연히 싫어하십니다.. 밖에 음식은 미원도 많이 들어가고 어쩌고 하시면서 저희가 외식하자고 하면 돈 헤프게 쓴다고 막 잔소리 하시면서 어느집 사위는 장인장모 모시고 가서 50만원치 음식을 쐈다느니..도대체 그런말씀은 왜 하시는지.. 갈때마다 다른집 딸 아들 사위 얘기하시네요.. 주변분들은 효자 효녀만 뒀는지..
부모님 드시라고 한우라도 사가서 구워드리면 질기니 어쩌니 얼마나 타박이 심하신지..
어떨때는 송이버섯도  몇 십만원치 사갈때가 있습니다... 뒤에서 우리가 뭘 바라고 저런다고 씹으신댑니다..

저번에 한번은 점심때 잠깐 들렀더니, 찬밥에 식은 고구마랑 쉰 김치랑 드시고 계시더군요..
생활보호대상자도 그렇게는 안 먹을텐데.. 울 신랑이 기겁하더군요.. 당장 나가서 맛있는거 사드린다고..
그래서 점심, 뭐 비싼것도 아니지만 사드리고 집에 모시고 오는데, 너희는 빚도 있으면서 돈을 헤프게 쓴다고 또 잔소리 하십니다...

두분 정말 아껴서 사시고, 자수성가 하신거 인정하고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신들 기준에서 아니다 싶은것은 칼같이 잘라내시는데,, 자식도 별수 없더군요..
갈때마다 우리죽으면 이 재산 다 너네한테 갈꺼다 하시는데, 그 소리도 듣기싫고..

그래도 예전에 온 가족 같이 살때는 저정도는 아니었는데,, 자식들이 다 먼곳에 살고 있으니
두분만 하루종일 집에서 다른사람 왕래없이 살다보니, 성격이 더 이상해지는것 같습니다..

저희 올케는 차갑게 말씀하시는 저희 부모님 땜에 홧병 걸릴 지경이네요..
그래도 저라도 올케랑 쿵쿵짝 하면서 엄마 아부지 좀 씹어주네요..

오늘은 또 저희 친정언니 전화와서 이야기 하다보니,, 참 희한하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저희 시댁에서는 농사 조금씩 지으시는거 사돈댁에 나눠 먹는다고 가을마다 이것저것 싸서 드립니다..
고추도 한 10근, 마늘도. 쌀도.. 많은양은 아니지만, 저희 시부모님들은 되도록 약을 안치시기 땜에 그래도 건강한 농산물들 이지요..  

그런데, 저희언니한테 엄마가 그러더라네요.. 그 집 고추는 건조기에 말려서 새카매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다구
요..  아~~ 짜증나... 시골에 고추농사 짓는집에는 거의 벌크라는 건조기가 있구요.. 대부분 거기에서 말립니다..
안그러면 그 많은 양의 고추 물러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거든요.. 태양초라고들 하지만, 그거 그냥 비닐하우스에서 2~3일 말리고, 마무리는 벌크로 합니다.. 그래도 우리 먹을거는 물러거나 말거나 몇날몇일 비닐하우스에서 말려서 좋은것만 골라서 사돈댁에 보냈는데,, 엄마가 그러더라네요..엄마네는 고추농사 동네텃밭에 조금 지어서 옥상에 말려서 빛깔이 얼마나 고운줄 모른다고 자랑하면서요..
이번에 혹시 배추값 비쌀까봐 배추보내줄까 물어보니 기겁하면서 싫다고 한것도 배추 알이 제대로 안차서 손질하기가 안좋아서더군요.. 저희 이번 배추 약 한번 안치고 100%무농약이었는데, 배추 크기가 좀 작기는 하더군요..
그래도 얼마나 맛있게 잘 되었는데...

점점 갈수록 없는 사람 무시하고, 자식들한테도 몹쓸 소리만 자꾸하고.
노망이 든것도 아니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지면 내 부모지만 정말 싫어질것같아요..

저희신랑도 저희부모님한테 벌써 두손두발 다 들었네요..
10년도 전에 저희 조카 (오빠네 딸..)가 심장이 안 좋아서 첫돌무렵에 심장수술을 크게 한적이 있는데,
그때는 결혼한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여유자금도 없었던 오빠가 엄마한테 부탁하니,,'니 새끼 수술비를 내가 왜 부담해야하냐고 .. 궁합안좋다고 반대한 결혼 너네가 알아서 했으니, 수술도 너네가 알아서 하라고'가슴에 못받던거
그때도 이해 못했지만,, 제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해 못하는게 아니라 이상한 사고방식이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그때당시 저희 부모님 임대수입만 6천만원 정도 되었거든요.. 오빠는 첫 직장잡아 겨우 자리잡고 있는 상황..
저희 올케 참 많이도 울었지요..에고..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죄송하네요..
아무래도 다음에 또 이런글 올리게 될것같아요..
한번 엇나가기 시작하니,, 걷잡을수가 없네요..

IP : 203.232.xxx.15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07.11.29 3:43 PM (61.66.xxx.98)

    평생 그렇게 살아오신 분들이니 앞으로 변할 가능성은 없고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시면
    앞으로 가끔 오셔서 털어놓으시고 마음 추스리세요.

    같이 안사니 다행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셔서 자식들에게 손 안벌리시니 다행이다..생각하시면서요.

  • 2. ..
    '07.11.29 3:48 PM (125.177.xxx.162)

    제목이 좀 심하긴 했지만. 충분히 공감가는 얘깁니다.
    무슨 유세하려고 자식 낳은것도 아니고
    재산좀 있고, 건강한 분들은 그렇게 유세을 하십니다.
    (없으면서, 바라는것 많다고, 여기 게시판에 올리는 글 많지만, 그런 글은 올리면서도 맘속으로 무시라도 하지요. 아무리 까칠하신 분들이라도 한쪽으론 기가 많이 죽어계십니다.)
    위로라면, 원글님 부모님 아직 재산도 있으시고, 건강도 좋으시니 그러시는겁니다.

    그냥 저 늙으면 그러지는 말아야지...하고 사는거죠.
    저희 친정도 마찬가지 였지만, 사업망하고 오갈데도 없어지니 180도 달라지십니다.
    한편으론 불쌍하고, 저희가 짊어져야할 경제적 부담에 힘에 부칩니다.

    저희 시댁 친정보단 훨씬 나은 성품이지만
    며느리에게 감자 하나라도 보태주려고 애쓰시고, 해 준 만큼은 꼭 받으려는 분들입니다.
    차라리 안받고 안주는게 낫지
    당신들 맘대로 주시고, 생색은 어찌나 내시는지...
    (돌아가신 후에 혹시 집이라도 물려받을지 모르겠는데, 그 생색까지 지금부터 내십니다.아직 창창하신 분들이 말입니다.)
    그냥 좋게 생각하는게 건강에 좋아서
    그래도 친정처럼 안망하는게 고맙다 하고 삽니다.

  • 3. 그런식
    '07.11.29 3:54 PM (121.168.xxx.208)

    으로 자식들한테도 칼같이 해서
    돈버신걸 겁니다.
    그런 사고 방식요.
    한두푼에도 벌벌 떠는 누군가와 닮으셨네요.
    그냥 돈있으니 자식들한테 안벌리는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 4. ...
    '07.11.29 4:07 PM (222.232.xxx.180)

    그래도 님 부모님은 있으면서 못됐는데
    여기 없으며서
    못된 사람도 있답니다.

    매달 아들에게 60-70만원 타다가
    기집질 하는 시아버지...
    있어서 주냐구요?
    없어도 줍니다.
    애들 학원 줄이고...

  • 5. ..
    '07.11.29 4:07 PM (116.120.xxx.130)

    저희시부모님도 정말 아무것도없는상황에서자주성가하신 편인데
    아무도 허물지 못하는 당신들만의 고집과 가치관이있구요
    자부심이 있으세요
    강자앞에는굽신굽신 ..나보다못한것 같으면 아무렇게나 하대하고
    매사에 좋은게없고 작은돈에 부들부들
    무조건 내가 가진것 내가먹은것 내가가본곳에 최고고
    내주변인중에 나랑 비슷하면 깍아내려야 속이편하고
    심지어자식들에게도 더잘해라 왜 요것밖에 안되냐 늘 채찍질만 하시죠
    막상 다른부모님보다 어린시절 학창시절 해주신것도별로없으시면서
    가난하고배운것없이 험한세상 살아내다보니 그런식으로 방어력을 다졌구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질어지고 이기적이지 않으면 없는 살림에 자식 먹여서 키우고
    살림일구기 힘드셨겠지요
    내손에들어온돈 틀어쥐고만 사셧으니 쓸줄도모르고
    아무리 내주머니가 두둑해도 잔돈이라도나가는건 본능적으로기피하는버릇이생기고
    오로지 그세월 보상받는것은
    내가지금 얼마를모아뒀고 수입이얼마고
    땅이랑 건물이어디고
    내 자식은 나같이 안커도둬게 내가 잘살았구나 하는자부심이죠
    그래서 나보다 못한 사람이 고기사먹고 옷잘입고 하면 한심해보이고
    고생이라곤 안해본것 같은 자식들이 돈쓰면 혼내지만
    밖에가서 자랑은 해야하고 또 가르켜야 한다고생각해서잔소리잔소리
    그냥 불쌍하다고 생각하세요
    전쟁에 보릿고개에 기리 걸려가며 사신적도잇으신분들이니
    그저 올케분이나 다독거리시고
    고기사드리는것보단 사드시라고 용돈드리는걸 좋아하실것 같네요

  • 6. ..
    '07.11.29 4:21 PM (125.177.xxx.43)

    자수성가한 분들이 좀 그래요
    돈 있어도 못쓰고 자식맘에 못 박고
    본인들 고새하시고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사람 안 바뀝니다

  • 7. ..
    '07.11.29 4:35 PM (58.121.xxx.125)

    이런 분도 있구나..... 그러니 신이 모든걸 다 주지는 않는게 맞나봐요. 돈은 주셨으나 그걸 누릴 복은 안 주셨네요.. 그래도 없는 사람보단 낫겠네요..ㅠ

  • 8. 그런데요..
    '07.11.29 5:48 PM (59.27.xxx.81)

    그런 시부모님께 얼만큼 해야하나요??
    저희 이제 한국 들어온 지 1년 되어가는데, 제대로 시작하시고 계세요.
    저는 앞에서는 절대 말 못 하고, 집에 와서 아프고..
    이러다가 제 명에 못 살 거 같은데, 안 된다고 말씀드리는 기준은 어디서부터인가요???

  • 9. 저도궁금
    '07.11.29 6:11 PM (58.77.xxx.109)

    정말 이런 자수성가형 어른들은 어떻게 ㅎ대해야 하는지 노하우좀 알려세요,,
    저도 당할만큼 단련되어서 왠만큼 욕먹어선 끄떡안하고..멧집만 늘어나요..아효~

  • 10. 친정마부지
    '07.11.29 10:04 PM (219.248.xxx.93)

    저결혼할때 tv 25인치 산다고 눈흘기시고 해서 21인지로 샀습니다
    돈주고 화장한다고 눈 흘기시고 해서 울면서 결혼했어요
    남동생네 아들 돌잔치에 올케 머리 올리고 화장도 했더라구요
    이뻐 죽습니다 아무리 친정 아버지라도 정이안가요
    혼자서 정 떼는 연습합니다

    친정엄마도 그래요
    동생들 결혼할때마다 축의금 신혼여행비 다 주었어요
    그랬더니 이번에 막내 결혼하는데 남동생이 누나 보다 더 내겠다고 했다며
    좋답니다 나는 때마다 3번째고 동생은 처음이자 마지막 인데 지가 내면 얼마나
    낸다고 결혼한 딸 후벼파는 부모도 있어요

    저희 친정 부모는 아들 며느리 호강하고 살것 꿈꿀꺼여요
    저결혼하고 16년인데 참기름 2번 얻어먹었구요 주실때 일장 연설이지요
    얼마나 힘들게 농사지은지 아냐며 반면 올케들에겐 더 주지 못해 안달이지여
    눈물나요 좋은맘 안들어요

    병원 입원하고 퇴원은 딸집으로 몸조리 하러 '''
    당연하고 며느리가 고아준 사골은 고마워 자랑자랑 누가더 힘들겠냐고요

  • 11. 베푸
    '07.11.29 10:31 PM (220.238.xxx.157)

    자수성가 하신 분들 보통 그렇긴 하지만
    나이들이시면 더 베푸실 줄 알아야 하는 데요.
    그점이 좀 아쉽네요. 가끔 톡 쏘아 주세요~ 궁상 떨지 마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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