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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엄마아빠께서 이혼하실 것 같은데.. 조언 좀 부탁드려요

고민녀 조회수 : 3,256
작성일 : 2007-11-10 23:39:55
우선 전 대학교 다니는 여학생입니다


저희 아빠 신용불량자세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약 3~4년 전) 카드 돌려막기 하다가 결국 갚지 못하고 신용불량자 되셨구요
집에 빨간 딱지도 붙고 그랬는데 신용회복절차 밟고 있어서 곧 괜찮아질꺼라고 생각했었어요


아빠가 택시 운전 하셔서 한 달에 월급은 한 50만원 정도이고
하루 일하고 사납금 내고 남은 돈 있으면 몇만원씩 하루에 갖고 오고 그러시는데
제가 중학교 다닐 때부터 예전부터 돈 문제로 엄마 속을 많이 썩혀서
월급도 잘 안갖다 주고 그래서 예전부터 많이 싸우셨어요


몇 년동안 아빠 빚을 갚아도 갚아도 좀 있으면 아빠가 또 사고 치고 그 돈 엄마가 메꾸고 그랬는데
(저희 가족은 아빠의 빚을 바다이야기나 도박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문제는 엄마도 일을 나가고 계시긴 하는데 정식으로 고용된 입장이 아니고
아는 분 가계에서 일 도와주시면서 한달에 한 백정도 받아오시는걸로 전 알고 있는데
은행에서 신용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서
항상 엄마 명의 신용 카드로 현금서비스 받아서 아빠 사고 친거 갚아주고
주위 친척들에게 당장 급하게 돈 빌리셔서 메꾸곤 했어요


근데 문제는 아빠가 사고를 쳐도 엄마한테 어디에 이런 돈이 필요하다라고 속시원하게 털어놓질 않고
맨날 그 때 그 때 변명하기에 급급하니까 엄마가 몇 번이나 이혼하자고 했는데
그래도 며칠뒤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곤 했어요


아까 위에서 아빠가 신용회복절차 밟고 있다고 했었는데
신용회복 하는데 법원에 매달 50만원씩 내야되거든요
근데 그걸 3달동안 안내서 결국 법원에서 기각처리 됐데요....


요 몇달간 아빠가 50만원 하는 월급도 제대로 안갖다줘서 엄마가 불안불안하다고 했었는데
결국 법원한테 기각 통보 받아서 잘못하면 곧 카드회사에서 추심 들어올지도 모르겠다고
엄마가 굉장히 걱정하시네요


아빠가 상고한다고 하긴 했는데... 솔직히 지금 돈도 없는 입장에서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르겠고....
예전에 신용회복 심사 받는 중에 카드회사한테 추심 들어와서 집에 빨간딱지 붙은 적이 있었는데
또 집에 빨간딱지 붙을까봐 굉장히 걱정됩니다


거기다가 가족이 아직도 전세 2천만원짜리 살고 있는데 또 이 아파트가
재개발 예정지라 겨울에 집 비워줘야 하는데
며칠전에 임대아파트 당첨돼서 안심하고 있었더니 이런 날벼락이 또 떨어지네요


어제 제가 친구들이랑 엠티 갔다오는 바람에 집에 없어서 몰랐는데
엄마가 오늘 일하러 갔다 오시더니 위의 문제 때문에 저한테 진지하게 진짜 아빠랑 이혼할꺼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오늘 작은 이모랑 다 얘기하고 왔고 이모 통해서
큰 외삼촌(엄마의 오빠)한테 이혼할꺼라고 대신 말해달라고 하셨다네요


솔직히 말해서 전 이제 엄마 아빠 이혼한다 그래도 별 충격 받거나 그렇진 않아요...
몇년전부터 이런 문제가 끝없이 반복돼왔었고
이제 한달쯤 뒤면 제가 만 20세가 되기 때문에 친권자도 필요 없고...


나이가 나이인 만큼 엄마가 아빠 때문에 불행하면 갈라서도 된다고 보고 담담하게 생각하고 있고
비록 제가 학교 다닌다고 학비 대출받은게 좀 있긴 하지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생각이라 만약 취직하고 난다면 갚는데는 시간 문제일꺼라고 생각되고
적어도 앞가림은 할 수 있으니까 별 지장은 없는데 제 남동생이 너무 걱정되네요


얘가 안그래도 아빠를 굉장히 평소에 원망하고
아빠를 그냥 우리집에 세들어 사는 아저씨라고 생각할 정도로 미워하고 있어요
얘가 초등학교 1,2학년일때 IMF 터져서 아빠가 실직하셔서
얘가 한번도 어린 시절을 풍족하게 보낸적이 없어요...
그래서 아빠 때문에 지금 자기가 굉장히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피해의식이 심하거든요


제 성격은 굉장히 낙천적이고 둔감한 편이라서 큰 일 있어도 금방 털어내버리는데
동생은 남자인데도 굉장히 성격이 예민하고 섬세해서 속에 다 쌓아두는 타입인데....
동생도 엄마한테 아빠 사고치고 나서 이혼하라고 말은 했지만
솔직히 또 막상 이혼하시면 충격 많이 받을 것 같아서 젤 걱정돼요....


아빠도 굉장히 걱정되구요...
이런 문제를 만드는 아빠가 굉장히 밉지만 몸도 굉장히 안좋은 편이시고
만약 엄마랑 아빠랑 진짜 이혼해서 아빠가 혼자 나가시게 되면 어떻게 생활하실지 걱정도 되네요....


제가 이런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요?
진짜 난감합니다....
IP : 58.239.xxx.3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1.11 12:46 AM (211.37.xxx.92)

    힘든 상황에서도 굳세고 꿋꿋한 아가씨네요. 참 장해요...
    원글님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냐고 물어보셨지만
    쓰신 글에 이미 본인의 입장정리가 다 돼어있는걸요.
    문제는 아직 성인도 안된 어린 아가씨가 모든 가족의 짐을 떠맡을려고 한다는 거에요.
    원글님이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헤쳐나가듯이
    어머님도, 아버님도, 그리고 동생도 인생은 각자의 몫이랍니다.
    지금까지 가정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책임감없이 살아온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감당해야지요. 그 뒷치닥거리를 언제까지고 가족이라는
    미명하에 대신 떠맡을수는 없지요. 그리고 이제껏 뒤치닥거리를 떠맡은 어머니의
    인생도 그분의 선택이었던 겁니다.
    아직 어리고 예민한 동생도 충격도 받고, 상처도 받겠지요.
    가족이었으니 걱정도 되고 안쓰럽겠죠. 타인인 저도 글만 읽어도 안쓰러운데
    원글님은 오죽하시겠냐만은 그저 안쓰러워하시는 마음만 전달하시면돼요.
    그걸 원글님이 어찌하려고 하지 마세요.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무얼 어찌해주려고 하시면 그건 그 사람인생을 책임져주는 겁니다.
    그렇게돼면 원글님도 그리고 그 사람도 불행하게 돼는 거에요.

    가족이라도 따로 또 같이, 본인의 인생을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살아하고
    좋은 일은 같이 축하해주고 힘든 일은 위로해주고 거기까지만 하시면 돼요.

    짐작컨대 힘든 가족상황에서 장녀로서 늘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하며 사셨을거에요.
    지금부터라도 본인을 더 많이 챙기시고 사랑해주세요.
    그게 원글님께서 취하실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 2. 음음..
    '07.11.11 1:19 AM (123.109.xxx.161)

    그러게요..나이 많은 제가 다 부끄러워 질 정도로 침착하고 바른 성격이시네요. 위에 답글 써주신 분 말대로 가족이긴하지만 다 끌어안고 가시려고 하기에는 님 나이도 이른 듯하네요. 부모님 걱정은 잠시 뒤로 미루시고 우선은 동생만이라도 잘 다독여 주실 생각만 하심이 좋을듯해요. 동생이 몇살인지는 모르겠지만 피해의식이라는게 정말 오래가고 사람의 성장과 발전을 막는 아주 커다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 거인것 같아요. 그래도 동생한테 이렇게 똑똑한 누나가 있으니 조금은 안심이네요.

  • 3. ....
    '07.11.11 11:37 AM (58.233.xxx.85)

    안타깝네요 .엄마는 그 그늘에서 벗어날수있으려나 모르지만 저런 부모 자식에겐 일생짐인데
    ...같은 연령대 자식을 둔 부모로서 그냥 위로만 드립니다

  • 4. 살궁리....
    '07.11.11 7:24 PM (222.101.xxx.216)

    지금이라도 부모는 현명한 방법으로 자식들이 살수있는 방법을 택해야해요....
    부모가 같이산다고 다해결되는것은 아니예요.부득이한경우 이혼하고 누구앞으로 하는것이 더 좋은방법 인지를 의논해야 할것 같아요....인생이 자기 뜻대로 돼지 않듯이,저희도 가게하다 다잃고 신불자되 서류상 이혼하고 정부에서 보조받을수 있는것 다해요...자식을위해 할수있는일 얼마든지 있어요. 딸은 엄마에게 많은 위로를 주더라구요.엄마와 대화 많이하셔요.

  • 5. 스페셜키드
    '07.11.11 10:17 PM (218.53.xxx.95)

    착하네요. 부모님 원망하면서 나쁜길로 갈수도 있는 나이인데
    남동생은 지금보다는 더 시간이 지나야할것 같고
    아버님은 건강이 안좋으시다니 그렇습니다.
    하지만 따님이니 엄마의 입장을 제일 많이 이해하게 되지요.
    엄마가 희생했던 세월의 무게도 생각해보셔요.
    만약에 서류상으로나 아니면 그냥 형식상의 별거라도해서
    아버님의 습관이 고쳐진다면 또 엄마가 정말 이혼하실맘이라해도
    엄마의 입장도 헤아려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분이 헤어진다고해도 어느 한분의 딸이 아니고 두분의 딸일것처럼요.
    많이 안타깝네요.

  • 6. 용기내세요
    '07.11.12 11:01 AM (218.48.xxx.226)

    대견한 따님 입니다. 성격도 좋으시구...

    저희 부모님이 비슷한 경우인데 서류상 이혼하시고 한집에 사세요.
    아빠 내쫓으려구 해봤는데 물고늘어져서 안나가서요...그리고 얼마후
    가벼운 뇌경색 오셔서 그냥 눌러앉아 살게 되었지요.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없구 언어만 약간 부족한 정도...)

    윗분들 말씀처럼 집안의 책임 다 떠맡으려고 하지마세요, 절대로...
    그건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요. (궁금하면 한번 해보세요...정말 허무해요...
    제가 실제로 해본 적도 있음)

    다들 자기 일은 알아서 합니다.
    내버려두면 다 좋은 길로 갑니다.
    꼭 참견해야할 때는 참견해야 해요.
    일단 이혼까지는 님이 관여하셔야 하겠네요.
    법원에 가서 신청하면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합니다.
    (거주지 해당 법원으로 가세요. )
    부모님 두 분 다 가셔야 하고, 두 분만 보내지 말고
    님이 꼭 동행하세요. 저두 그렇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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