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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덧을 하면서...엄마에 대한 서운함와 질문

조회수 : 1,010
작성일 : 2007-10-22 15:41:21
결혼 7년만에 어렵게 어렵게 임신을 했어요
나이도 낼모레면 40.
나이들어 한 임신이라 그런지 입덧이 심한편은 아닌데도
몸이 참 힘듭니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뭣보다도 밥해먹는게 참 고역이네요

다들 입덧하면서 어떻게 밥해드셨어요?
친정 엄마나 누가 도와주실 형편이 안되시는 분들도 많을텐데..
저는 먹는건 그런데로 먹겠는데 부엌만 가면 속이 울렁거려서
도무지 뭘 해먹질 못하겠네요
빈속이니 더 울렁거리고
밖에 나가 사먹기도 싫고
- 아마 제가 쭉 직장생활을 해서 그런지 밖의 밥이 영 당기질 않네요

누가 밑반찬하고 국만 해줘도 적당히 차려 먹겠는데
이런 이유로 도우미 아주머니를 불러야 하는지
정말 답이 없어요

엄마한테 서운한 점은  
엄마가 도와주실 형편이 안되는건 아닌데
또 집도 무지 가까운데
영 도와주질 않으신다는 거
제가 유산기가 있다고 해서 병원에서 조심하라 했다고 얘기해도 말로만 걱정하고 무반응...
거의 열흘에 한번씩 잠깐씩 들르시는 정도네요

엄마는 해외 여행도 가시고, 관광도 다니시고, 각종 모임에 할거 다하시면서
전화해보면 모임 약속때문에 바쁘거나 아니면 피곤해서 못오신답니다

엄마에 대해 이렇게 서운한 감정이 드는게 제가 임신으로 예민해져서 인지
아니면 엄마에 대해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라고 기대고 있는 건지

에휴..  이렇게 속끓이는게 태교에도 않좋을것 같아서
아예 엄마에 대한 기대를 접었습니다.

딸도 저 하나이고 평소엔 좋은 관계인데
정말 이번에 너무 놀라고 있답니다.
저도 나중에 엄마 나이가 되면 자식보다
개인 생활이 더 중요할 지 모른다 생각하면서요

암튼 다른 분들은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입덧 기간만이라도 도우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을까요?

전 산후조리도 엄마한테 조금의 도움도 기대하긴 힘들거 같아서
산후조리원이나 도우미를 써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여기라도 풀어놓으니 속상한 맘이 좀 풀리네요  


IP : 59.29.xxx.2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산균
    '07.10.22 3:50 PM (152.99.xxx.60)

    열흘에 한번 정도만 오셔도 국 좀 넉넉히 끓여 달라고 하고 나물같은거 한두가지 해서냉동해두신뒤 드셔도 되고요..
    마른반찬은 좀 오래가니 미리 재료만 준비해두셨다고 해달라고 하세요..
    아님 용돈 좀 챙겨 주시고 식사 좀 챙겨 달라고 애기해보시던지..
    집이 가깝다고 하시니 식사때마다 님이 가시는건 방법일것 같네요..

  • 2. 화아팅.
    '07.10.22 3:57 PM (203.241.xxx.14)

    맞아요.. 일부러 그러시는 게 아니라 님 나이도 있으시니 알아서 잘 챙기려니 하실지도 몰라요.. 먼저 도와달라고 부탁하세요.. 어렵게 임신하신거네 속상해 하시지 마시고 편안하게 부탁하세요.. 화이팅!! ^-^..

  • 3. 토닥토닥~~
    '07.10.22 3:57 PM (220.75.xxx.223)

    친정어머니 옛일을 까마득히 잊으시고 지금 인생이 너무 즐거우신가봅니다.
    저희 친정엄마도 그러세요. 전 혼자서 애둘 키우며 직장다니느라 낑낑인데 가끔은 아이와 함께 셋다 아파서 끙끙 앓아누워 하루종일 쫄쫄 굶어도 친정엄마한테 전화 못해요.
    전화해봐야 바쁘시다며(물론 놀러다니시느라) 못오신다는 소리만 하실테니까요. 그러면서 되려 제게 화내세요.
    그래도 친정어머니께 밑반찬을 만들어주실수 있냐고 부탁드려보세요
    전 임신중에 어릴떄 먹었던 반찬이 너무 먹고 싶더군요.
    아무리 바쁜 인생 사셔도 어릴때 먹었던 도시락 반찬이 먹고 싶다고 전화드렸더니 그건 한달음에 오셔서 만들어주시고 가시더군요.
    그리고 도우미 아주머니도 쓰시고요.
    저도 산후조리도 조리원와 입주도우미 아주머니 썼고, 친정엄마는 출산 다음날 걍 선물들고 오신게 전부예요.

    힘내세요~~~

  • 4. ^^
    '07.10.22 4:03 PM (121.144.xxx.139)

    생각하기 나름인듯 합니다.
    섭하다고 한 뜻은 알겠지만 각각 어머니들 성격따라 딸 보살펴 주는 거~ 아닌가 싶어요.

    님의 자립을 기본으로..될수 있으면 친정엄마 사는 스타일이 그런 가,,여기는 게 나을듯하네요.
    뭐든...억지로 안되는 거 아닌지요.

    임신중에~아이 2명 데리고 홀로 밥해 먹고 애들 챙겨주는 이도 있고 ,,
    애 하나 ,,아니면 아이 ㅡ없으면서도 홀로 못 챙겨먹는 주부도 있구요.

    나이들어 사시는 분 중에 깜찍하게 강아지 잘 키우는 울 형님 손자 ,,절대 안봐줍니다.
    의아해 물어보면 애 보기 너무 힘들고 봐주기 시작하면 ..기댄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첫 임신,, 3명 낳을 때.. 키울 때 모두 모두 다 이고 지고 홀로서기 했답니다.
    가방메고 병원 갈때 내 처지가..하면서 눈물 좀 흘렸지만..^^

    님 힘내시고 자주 독립 잘 하시길..

  • 5. 에궁~
    '07.10.22 4:07 PM (218.155.xxx.122)

    저도 임신중이라 그냥 지나칠수 없네요~

    제 생각은 입덧기간동안 도우미분 도움을 받으시는게 나을것 같아요.

    어머님도 연세가 있으셔서 우리가 생각하기에 별것 아닌 집안일도 참 하기싫으실때 아닌가요.

    아마 몸도 따라주지 않으실거예요...

    젊은 저도 어떤때는 집안일 내팽개치고 싶은때가 한두번이 아닌데요.

    전 그래서 산후조리도 조리원2주, 도우미2주로 생각하고 있어요.

    조리원 다녀오신분들이 너무 좋다는 말씀이 많아요.

    오히려 친정엄마가 와서 고생하시는것보다 마음도 편하다네요.

    입덧하시는 시기라 힘드셔서 더욱 서운하게 느껴지시나봐요.

    전 요즘 식신이 내려오셔서 자제하느라 이것도 힘드네요...

    좀더 기다리시면 태동도 느끼시고 기쁜순간이 올거예요. 힘내시구요~

  • 6.
    '07.10.22 4:14 PM (59.29.xxx.29)

    네~
    따뜻한 말씀들 고맙습니다.
    저도 이번에 '결국 인생은 혼자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끼네요
    좀 서럽더라도 자립해야죠
    저보다 힘든상황인 분들도 많으실텐데... 아무래도 아침부터 쫄쫄 굶다보니
    갑자기 욱해서 글올렸나봐요 ^^
    뭐라도 찾아 먹어야겠어요 T.T

  • 7. 아마도..
    '07.10.22 4:38 PM (210.222.xxx.41)

    예전 어머님들은 임신중에 누군가의 도움없이 그 기간을 지나셔서 그럴겁니다.
    따님이 도움이 필요한걸 모를수도 있어요.
    친구중에 하나는 입덧으로 고생중이었는데 엄마가 "얘!너는 이렇게 좋은 세상에 애가지고 팔자 늘어졌는데 뭐 ㄴ입덧으로 유세하냐"고 하셔서 집에 와서 대성통곡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자식이라면 부르르 떠는 양반들은 꼬부러진 허리에 손주 매달고 끙끙대고 딸은 귀저귀가방만 달랑 들고 가게 하는경우도 있지만 담담한 엄마들도 많잖아요.
    어느상황이 좋은경우인지는 모르겠네요.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입덧은 금방 잦아 들거예요.

  • 8. ..
    '07.10.22 4:40 PM (211.179.xxx.13)

    엄마가 입덧도 안 해보시고 임신중에 어려움이 없으셨나 봅니다.
    전 작은 아이가 이제 고교 졸업반이니 입덧이 있었더라도 다 잊어 먹을 나이기도 하지만
    저는 임신중에 정말 편하게 살았거든요 두 아이다 입주 도우미 아줌마 두고 살아서
    입덧이 뭔지 모르고요 먹고 싶은것도 다 먹어봤거든요. 그래서 입덧한다, 자다가 뭐 먹고 싶다 그런 사람에게 별로 호응을 못해요. (욕해도 할 수 없어요 솔직히 내가 안겪었으니 모르는게 당연하지요? 그건 이해 하시죠?)그냥 그러갑다.. 하지요. 엄마도 그래서 님의 고통을 모르시고 지나가겠거니, 과정이거니.. 할 지 몰라요. 부탁거리가 있으면 구체적으로 시키세요 엄마! **가 먹고 싶으니 **좀 만들어 주세요. 이렇게요.

  • 9. 그냥
    '07.10.22 4:59 PM (203.244.xxx.2)

    힘내세요.신랑이 잘해주면 그게 더 좋잖아요 ㅋㅋ ...
    아마 호르몬 때문에 더 감상적으로 되셨는지도 몰라요..임신 축하드려요.저도 35세 이후 초산이라 엄청 걱정했는데, 운동 많이 한 덕분인지 아기도 건강하게 태어났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체중 조심하시고, 짠거 조심하시고 화이팅!!

  • 10. 그래도
    '07.10.22 5:16 PM (219.249.xxx.238)

    친정엄마 돌아가시고 안계신 저같은 사람보다 더 서럽겠습니다.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 위로 받으세요.
    저는 결혼할때 입덧할때 보다 애낳고 조리원나와서 몸조리할때 무지 많이 울었네요.
    친정엄마 생각나서...
    제 친구중에도 친정엄마가 받는건 무진장 챙겨받으면서 정작 친구 힘들때는
    나몰라라 해서 속상하다고 오히려 나처럼 엄마없는게 속편하다고 막말 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그래도 그런 엄마라도 살아계신게 저는 부러워요.

  • 11. 힘내자!!
    '07.10.22 5:17 PM (124.61.xxx.96)

    당장 기분나쁘시고 서운하시겠지만, 그냥 맘접으시고 도우미 아주머니라도 부르셔서
    맛난거 드세요. 저도 막달까지 친정엄마한테 귤한봉지 받아보지 못했어요.
    내심 얼마나 서운하던지...그런데 아기낳을때 되고 낳고 나니
    다른엄마랑 자꾸 비교하게 되고...남들보니 막달에 아기이불도 손수 만들어서
    친정엄마한테 선물받고 그러더라구요..
    아기낳고도 특별히 다른게 없었어요.ㅡ.ㅡ;;
    다른곳에 봉사활동 잘다니시는데 전 육아에 지쳐도 한번와서 아기봐주시시지도 않고.....
    그냥.......맘접고 엄마 원망하지않고 제가 다해요..
    지금부터 이젠 내가 엄마다 강해진다 생각하고 맛난거 잘챙겨드세요
    힘드시면 도우미아줌마 도움받구요.전 주말부부여서 남편도움도 많이 받지도 못했는데..ㅠ,ㅠ
    힘내시고 이쁜 태교하세요^^

  • 12. 에공
    '07.10.22 9:52 PM (59.16.xxx.152)

    제 친정어머닌 일을 아직까지 하고 계시지만(경제적으로 어렵다기 보다는 본인이 놓질 않으심...)
    제가 입덧할 때도 시어머니한테 가서 해 달라고 해라...
    심지어 산후조리(전 당연히 산후조리원과 도우미로 해결할 생각이었으나)를 왜 돈쓰냐며 시어머니에게 가라고 했다는.....(이로 인해 엄청나게 속상하고 엄마와 말도 안했던 좀 못난 딸이였네요)
    원래 독립적인 면을 중시하는 스탈이라...그려러니 했지만 섭섭한 마음은.....

  • 13. ...
    '07.10.22 10:25 PM (194.80.xxx.10)

    임신 축하드립니다!

    이런 말 하면 섭섭하시겠지만

    나이가 낼 모레면 40인데, 이젠 어른아닌가요.

    부인이 입덧때문에 고생하면

    남편이 팔 걷어 부치고 부엌에 들어가서 음식하는 게 맞지 않나요.

    남편더러 도와달라고 하시고 안 된다 하면 도우미 쓰세요.

    정신적으로 독립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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