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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질)남편이 시댁 앞으로 이사를 가자고 하네요

소심맘 조회수 : 1,098
작성일 : 2007-09-06 12:49:26
남편 직장이 강남 끝인데 신혼때 잠깐 노원구에 살다가 전세가 너무 올라서 고양시 화정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전세 올려준 것보단 사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지요. 그리고 작년에 33평 아파트를 대출을 많이 끼고 근처로
넓혀 이사를 왔습니다. 물론 남편의 동의를 얻었고 집값도 매매 당시보다 1억 정도 올라서 만족하고 살았었죠.
한데...갑자기 주말에 시댁에 간 남편이 이사를 하겠다는 겁니다. 저하곤 한 마디의 의논도 없이...
그것도 시댁 앞으로 오겠다는 거예요. 시댁이 하계동인데 강남 출퇴근하긴 그닥 멀지 않거든요.

물론 힘들고 거리가 멀어서 차량 유지비가 많이 드는 건 알겠는데요, 전 참 그 행동이 괘씸하더라구요.
부부가 뭔가요? 이런 큰 문제는 의논이 필요한 거 아닌가요? 그 한마디에 시댁 뒤집어지고 시누이들 전화 걸어서
집 잡아놨다...팔 수 없으면 전세 놓고 전세 들어와라...환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시어머니하고 전화로 대판 싸웠습니다. 이사를 가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급하게 통보받는 식으론 못 가겠습니다라고...의논 한마디 없이 이런 식으로 일 진행하는 거 절대 수긍할 수 없노라고...
그랬더니 노발대발 하시면서 니가 집에서 하는 게 뭐가 있냐...애들 둘 다 유치원에 놀이방 보내놓고...@@@

저 기가 막혔습니다. 저희 결혼할때 남편 돈하고 제 돈 합쳐서 전세얻었습니다.
예물로 동네 금은방에서 장난감 같은 쓰부다이아 하나 받고 사파이어 소꿉장난 같은 세트 하나 받았어요,
집도 씽크대 다 부서지고 방충망도 없는 집에서 살았습니다. 도배해주시면서 주방은 좋은 장판이니까 그냥 살라고 해서 누리끼리한 모노륨같은 비닐장판 밟고 살았습니다. 수도물 틀면 타일이 부서져내렸구요.
시댁에 부도 난거 남편이 아무 말도 안 하다가 나중에 알려져서 청첩장 불태우라고 하시면서 말리던 결혼이지만
지금의 남편이 아버지께 빌고 빌어서 한 결혼이었습니다.

망한 집안에...볼 거 하나 없는 집에 정직성은 밥 말아드신 집안에...제가 뭘 믿고 시집을 왔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제 정신이 아니었고 결혼이 깨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아주 심했기때문에 주저하다가 이리 된 거 같아요.
물론 남편 성실하고 경제력 됩니다. 공무원이고 연봉 7천인데 이제 빚 갚아가며 살만 합니다.
문제는 뻑하면 멀어서 못 다니겠다...이사가자...라고 합니다. 그럼 작년에 이쪽에 집사는 걸 말렸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1년만에 이사비용, 복비...마련해서 옮길만한 여유자금도 없구요. 시댁이 어쨌든 서울이라 전세금이
모자라 대출을 또 받아야 하는 형편입니다. 신용이 나쁘진 않지만 더 이상의 대출은 여력도 없구요.

시부모님은 저희 부부하고 다른 형제들한테 받는 용돈으로  겨우 사십니다. 물론 모자라지만 알아서 하시든가
그 생활비 모자란 거 대드릴만큼 마음의 여유도 없어요. 그러구 싶지도 않구요. 저도 사람입니다.
지금 아주버님이 명예퇴직을 해서 힘든 관계로 이젠 믿을 자식이 저희 밖에 없습니다.
시누이들 잘 사시지만 출가외인이구요. 가끔 용돈 드리지만 어쩌다 드리는 것 같습니다.
저희 먹고 살기도 힘들어죽겠는데...시댁 앞에 가면 수발 드는 것도 환장하겠지만 병원비, 생활비 저희가 절대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은데 남편은 단지 직장과의 거리때문에 저런다는 게 이해가 안 갑니다.

남편이 효자는 절대 아니구요. 시댁도 제가 가자고 하면 갑니다. 이번에도 시어머님이 입맛이 없으시다고 하셔서
열무김치, 장조림, 젓갈..이걸 싸가지고 기분 좋게 갔는데..그런 걸 보고 정말 남편이 사람 같지가 않았습니다.
어쨌든 남편이 제게 사과를 하고 시댁엔 알아서 하겠단 말씀을 드려 사건을 무마했지만...계속 불안합니다.
남편이 성실하고 애들한테 잘 하지만 워낙 까칠한 성격이라 변덕도 심하거든요. 얼마 안 가 또 이사가자고 할 겁니다. 맥주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길 했고 2-3년 후에 돈이 모이면 서울로 이사가겠다고 했거든요.
남편이 알겠다고 수긍을 하긴 했으나...8년을 살아온 저로선 절대 믿을 수가 없어요.

싸우다보면 또 그 이야기가 나올 거고...넌 집에서 뭐하냐...그런 식의 말투, 애가 공부 안 하는 건 엄마 탓이다...
란 말들...7살이 공부를 해봐야 얼마나 하겠습니까? 4살짜리 애는 놀이방에 안 가겠다고 징징대면 거기서
뭔 일이 있는거냐...또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한 마디로 니가 집에서 직접 애를 봐라...이거죠.
전 준비하는 일도 있고 조만간 결실을 맺을 거 같은데...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 못 참겠습니다.
기분 좋으면 뒷바라지 해줄테니까...성공해보라고 합니다. 농담삼아 셔터맨 좀 하고 살자고...(진담이겠죠?)

말이 길었습니다. 남편을 어찌 다스릴지...난감하고 그냥 눈 딱 감고 이사를 해야하는 건지...모르겠어요.
시어른들 나쁘진 않지만 돈이 없이 사니 늘 궁하고...병원비에도 쪼들리는 형편입니다. 시어머니가 좀 편찮으시거든요. 교통사고 당한지 6년 정도 되는데 후유증이 워낙 심해서 잘 못 걸으십니다. 위도 안 좋으시구요.
제가 나쁜 며느리일까요? 남편은 담배는 많이 피지만 운동을 꾸준히 해서 아직 건강은 좋은 편입니다.
시어른들은 저러다 아들이 길에서 돌연사할까봐 난리들입니다. 정작 해주시는 건 아무것도 없으시면서...
여러분들의 지혜를 모아주세요...흑흑...
IP : 121.163.xxx.11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9.6 12:56 PM (210.104.xxx.5)

    이사하실 상황은 아니신 듯 한데요.
    직장이 멀어서 못다니겠으면 직장 코 앞에 전세를 얻어야지 왜 하계동이랍니까.
    남편이 뭐라든 가지 마세요.
    지금도 거의 짊어지신 분위긴데 시댁 뜻대로 이사갔다간 옴팡 쓰시겠습니다.

  • 2. 일단 지금은
    '07.9.6 1:12 PM (211.53.xxx.253)

    마무리가 되신거네요.. 남편분이 마음이 바뀔지 모르지만..

    일산에서 강남 출퇴근 정말 힘듭니다. 원글님 말씀대로 그때 동의했다고 지금 안힘든건
    아니니까요. 물론 원글님과 상의해서 결정할 일들이니 남편분이 사과하셔야 하는건
    당연한거구요..

    제생각엔 시댁근처보다는 강남출퇴근이 용이한 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해보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시댁으로 들어갈거 아니시라면 너무 가까이 서로 힘들게
    사는거 보다는 조금 떨어져서 도리를 다하는게 좋을테니까요.

    성동구 - 금호, 행당, 왕십리 근처로 알아보세요.
    다리만 건너면 강남이라 비교적 교통이 좋습니다

  • 3. 헉..
    '07.9.6 1:20 PM (61.108.xxx.2)

    남편이 좀 심했네요. 아내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통보를 하다니...
    출퇴근이 힘들면 직장과 시댁 중간정도로 이사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되겠어요.
    근데...샛길로 빠져서...연봉이 7천이나 되는 공무원은 무슨 직종인가요? 연배도 어려보이시는데...^^;;

  • 4. ..
    '07.9.6 1:57 PM (122.40.xxx.8)

    저도 연봉 7천의 공무원이 궁금해요.
    5급 사무관 정도인가요?
    30대에 그런 직장의 남편...님이 부러워요.

  • 5. 저두요
    '07.9.6 2:00 PM (218.48.xxx.239)

    연봉 7천인 공무원이 도대체 어느 직책인지?
    신이 내린 직장?

  • 6. 결론
    '07.9.6 3:24 PM (222.107.xxx.135)

    간단히 말해서 가지 마세요
    친정도 가까이 안가시는게 관계가 더 좋은데 하물며 그런 시댁은..

  • 7. 그래도
    '07.9.6 5:53 PM (203.234.xxx.207)

    이사는 가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도시 좋아하시는 분들 많지만,
    전 하루에 여섯시간씩 통학/출퇴근 해보면서 신도시란 곳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빛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얻었습니다.

    시댁 근처만 아니라면 서울 재입성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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