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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인 친정 엄마

이러면안되는데 조회수 : 836
작성일 : 2007-08-16 12:06:48
7월 초 친정엄마가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하셨어요
왼쪽 마비가 오셨구요
맨처음에는 언어 마비가 좀 있으셨구 손에 힘이 없으시다 해서 병원으로 직행
뇌경색 판정 받고 바로 입원
2주 정도 계시다가 퇴원하고 재활병원으로 다시 입원하셔서 지금까지 병원에 계셔요

입원당시 본인의 상태가 수긍이 안됬는지 계속 우시더라구요
저희가 3남매인데 오전, 오후, 야간 해서 3교대로 엄마 병수발을 했어요
저녁에 오빠가 병원에서 자는데 1시간마다 화장실 가고싶다고 오빠를 깨우신데요
담날 일하는 사람한테 그러는 것도 좀 심하신거죠
2주 입원에 저희 3남매 나자빠졌어요.
그런데도 조금만 수발 안들어주면 우세요. 서운하시다고
죽고싶다고 하시기도 하구요
가정이 있구 아이들이 있어서 하루정도 간병인 썼는데 그날 친정엄마 무진장 서운해 하시더라구요

재활병원으로 입원하고 4일 정도 있었는데 애 아빠랑 병원에서 4시간정도 있다 왔어요
(재활병원에서는 공동간병인을 두었어요)
저녁 10시쯤 엄마 전화를 받고 얼마나 속상했는지...
'나다. 낼 당장 퇴원시켜주라. 나 집에가서 정리하고 죽을란다'
그리고는 대성통곡.~~~
그날 오빠와 조금 다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엄마가 입원해있는 병실이 5인실인데 전부 중증환자들입니다.
식사도 유동식만 하시고 엄마는 일반 식사가 제공되고요
옆에 할머니가 유동식을 드시는데 '꺼억 컹컹' 이런소리를 내서 밥을 못드시겠다는거예요
다른 병실로 옮길려면 간병인을 쓸수가 없어서 할수 없이 그병실에 계시는 거랍니다.
근데 간병인을 쓰고 싶으시고 옆에 그런 환자가 있는것은 싫고...

결국 10일 만에 간병인이 없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초기에 발견되서 비교적 회복속도도 빠르고 지금은 걷기도 잘하십니다.

문제는 제가 엄마한테만 다녀오면 맘이 진정이 안된다는 겁니다.

아이같이 말하고 행동하시는데 미치겠더라구요
이제는 부탁하는것도 전부 명령조로 말씀하시고요
남들한테도 반말로 말하시고
본인 생각만 하시는거죠
얼마전 남편이 해외출장다녀와 좀 바빴어요
그래서 연락을 못했어요.
그랬더니 언니와 통화중에 제가 연락안해서 속상했다고 하더라구요

오전에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제가 미운딸로 됐데요.
그래서 제가 평소에 전화도 잘하더니 왜 안했냐고 했더니 병원에 아파 있는사람이 어떻게 전화하냐고...
하시더라구요
저희 엄마 엄청 자주 전화 하셨거든요
할말이 없고 그래서 전화를 끊고 가만히 있는데 서운하더라구요
제 입장에서는 엄마한테 한다고 하거든요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 힘들어할때도, 남들은 옷도 잘 해입는데 그런다고 하면 회사다니는 저는 못 사입어도 엄마는 백화점가서 '마담포라' 이런데서 옷 사들기고 그랬거든요
결혼해서 남편과 있는 시간보다는 엄마와 있는 시간이 비슷했구요
항상 저희 집에서 저녁드시고 가셨어요
혼자 드시면 외로울까봐...

저희 할머니하고 닮아가는 엄마를 보면 속상해요
할머니가 자식들한테 가서 흉보시고 그랬거든요
그거 싫어하시더니 결국 할머니 닮아가는 모습을 보니 저도 그렇게 될까봐 걱정되고 속상하네요.

점점 어린아이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울 친정엄마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IP : 123.111.xxx.3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8.16 12:40 PM (61.84.xxx.156)

    성인 군자나.말 그대로 천사가 되는 수 밖에요.

    겪어봐서 아는데 환자도 보호자도 어찌 말로 표현 할수 있을까요.

  • 2. ....
    '07.8.16 12:42 PM (58.233.xxx.85)

    뇌경색이시면 감정조절이 본인의도와 같지 않으실겁니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마시고 초연해지시길
    (참고로 저 딸이지만 부모님 임종지킨 사람입니다겪을거 다 겪은 사람이란뜻)
    긴병에 효자 없다고 ...좀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대처하셔야 온가족이 지치는일을 예방하실겁니다

  • 3. 뇌병변에 대해
    '07.8.16 1:36 PM (147.46.xxx.211)

    조금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관련 대학원 다니면서 병원 신경과에서도 일을 조금 했고요.
    어머님께서 그러시는 것도 뇌병변의 일부라고 생각하시는게 편하실 것 같아요.
    담당 의사에게 '성격이 바뀐 것 같다'고 문의하시면 얘기를 해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관련 서적 보면요.. 뇌를 다치고도 멀쩡히 잘 사는데 성격만 이상하게 바뀐 사람들의 예를 많이 볼 수 있어요. 책으로라도 그런 사례를 확인하신다면 위안이 되지 싶습니다.

    아~ 그나저나 힘드시겠어요.
    환자 본인보다 수발 드는 자녀들이 골병 들어 힘들어 하는 케이스를 종종 봐온지라...
    형제들끼리 대화 많이 나누시고, 서로서로 힘을 합쳐 어머님 이해하고 서로 위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4. ...
    '07.8.16 1:52 PM (61.97.xxx.249)

    저희 아버지도 초기에 발견하셔서 한달정도 병원에 계셨어요
    원래 한성질 하셨지만 그때는 장난 아니셨어요. 만만한 엄마를
    얼마나 힘들게 하셨는지---
    병에 대한 걱정에 혹시라도 뒤따라 올지 모르는 제2, 3의 마비
    걱정에 혹 오진은 아닌지(병원만 3군데서 다시 진단받으셨어요)
    퇴원후에도 1년정도 식구들 힘들게 하셧던거 같아요
    지금도 몸에 좋다는 약은 계속 사들이십니다.
    시간이 지나면 차차 조금씩 나아지실거예요.
    나이가 드시면 애들이 된다는게 맞는얘기같습니다.
    많이 위로해드리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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