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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경한 남편

이제는포기 조회수 : 1,902
작성일 : 2007-06-28 11:31:55
82자게에 매일 눈팅만 하다가 첨으로 글 올려보네요.

2005년 9월에 결혼했으니 이제 결혼한지 만 2년 좀 안되네요.

남편은 회사가 항상 늦게 끝나는 쪽이라 평일에는 10시가 다 되야 집에 오구요. 대신 수요일 하루는 가정의 날(?)이라고 정시(6시) 퇴근을 합니다. 남편 회사는 집이랑 가까워서 수요일 정시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6시 반에서 7시 사이구요.

저는 항상 정시(6시 30분) 퇴근 하는 쪽인데 집이랑 회사가 거리가 좀 있어요. 여유있게 집에 도착하면 8시 쯤 되네요. 퇴근하자마자 전철역까지 거의 뛰다시피 가면 급행을 탈 수 있는데 그거 타면 7시 40분쯤 집에 도착해요.

평일에 같이 저녁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수요일 밖에 없어서 저는 수요일만큼은 약속 안 잡아요. 친구들도 그날 피해서 만나고 회사에서도 같은 팀 분들은 제가 몇 번 얘기해서 수요일 회식은 가능한 피하구요.

남편이 먼저 집에 도착하니까 저녁이라도 챙겨놓으면 좋겠지만 이 사람 절대 그런거 안 해요.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거죠. 제 생각으로는 아마 본인이 한번하게 되면 계속 해야 하니까 애초에 손도 안 되는거 같아요.

평소에는 늦게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바로 티비 앞에 앉아버리는 사람이라 그래도 그렇게 저녁 같이 먹으면 대화도 할 수 있고 데이트 하는 기분이라 수요일 만큼은 열심히 급행타고 와서 나가서 외식이라도 하던가 그래요. 거의 일년 정도 그랬던거 같은데..

문제는 남편 퇴근 시간 맞쳐서 꼭 전화해서 오늘은 같이 저녁 먹자 해야만 같이 먹는 줄 안다는겁니다.

어제는 전화를 안 했어요. 솔직히 남편이 먼저 전화해주기를 바라는 맘도 있었구요. 연락이 없길래 집 앞에 거의 다 도착해서 제가 전화를 했더니 집에서 자기 혼자 전날 먹고 남은 양념치킨으로 저녁을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같이 밥 먹겠다고 뛰어서 급행타고 담날 아침에 남편 출근하면서 먹을게 없을거 같아서 빵도 사들고 허기지는 배 붙잡고 열심히 왔는데요..

어쩌다 한번이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남도 아니고 남편한테 매번 같이 먹는 저녁 미리 전화해서 약속까지 해야한는건가요? 미리 전화해서 같이먹자 하지 않으면 자기 혼자 먹어버리니..

제 성격이 이상한걸 수도 있지만 전 혼자 밥 먹는거 너무 싫어했어요. 혼자 먹으라고 하면 그냥 굶고 말지 이러는 쪽이거든요. 억지로 혼자 먹다가 체한적도 몇 번 있어요. 결혼 초에도 혼자 먹기 싫어서 저녁 안 먹거나 대충 군것질로 때우고 했는데 남편이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왜 혼자 밥을 못 먹냐고.. 자기 먹는거 스스로 못 챙기는게 미친거래요..

그래서 저 미친x 소리 안 들으려고 퇴근하고 혼자 저녁 먹어요. 처음에는 집에서 챙겨먹었는데 혼자 먹겠다고 반찬 만들고 요리하는 것도 번거롭고 먹고나서 그거 치우다 보면 잘 시간이더라구요. 퇴근 후 집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는데 그 시간이 너무 아쉬워서 요즘은 밖에서 먹고 들어와요. 전에는 혼자 식당에도 못 들어갔는데 이제는 혼자서도 잘 해요. 맛있는 집 골라서 혼자 잘 먹고 나오기도 하고..

그래도 매일 혼자 그렇게 먹다보면 대화 상대가 없다보니 외로울 때도 있고 그래서 저는 수요일 저녁 식사에 나름대로 의미를 두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그런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나봐요. 정말 무신경한건지..

어제는 들어가는길에 너무 화가 나는데 이게 화를 내고 따져야 하는 일인지 판단이 안 서서 그냥 들어가자마자 말도 안 하고 작은방에 들어가 방문 닫고 앉아있었어요. 자기 마누라는 밥도 굶고 들어가 앉아있는데 들여다 보지도 않길래 보니까 거실에서 티비 켜놓고 코골면서 자고 있네요. 에휴..

이런일 말고도 남편한테 매번 뭔가 기대하다가 실망하는 일이 종종 있어서 그때마다 아얘 기대를 하지 말자 하고 사는데도 아직도 이러네요. 매번 기대하고 혼자 실망하는 내 자신한테도 화가 나요.
IP : 221.150.xxx.25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과
    '07.6.28 11:35 AM (222.109.xxx.35)

    매 주 수요일은 외식 하는 날로 정 하시고
    님 직장과 남편 직장의 중간 지점에서 7시쯤 만나세요.
    밖에서 함께 저녁 먹고 두분이서 데이트 하세요.

  • 2. ..
    '07.6.28 11:36 AM (210.104.xxx.5)

    알아서 못하면 때려서라도(농담..) 하게 해야죠.
    님 심정을 진지하게 말씀하시고 앞으로는 수요일은 꼭 같이 저녁 먹자고 하세요.
    위에 분 말씀처럼 하시는 게 좋겠네요.

  • 3. ...
    '07.6.28 11:44 AM (125.132.xxx.252)

    남편한테 주저리 주저리 내 감정 얘기해봤자
    남자들의 머리구조상.. 못알아 듣고요.
    맨 윗분 말처럼 딱 정하세요.
    매주 수요일은 데이트 하는 날이다. 중간에서 만나서 밥먹고 데이트 하는 날이다.. 하고.
    그리고 수요일이 되면 어디서 만날지에 대해서 전화하시면 덜 속상하죠.

    남자들은 여자들의 그런 미묘한 감정을 몰라요. --;;
    말해도 몰라요. -_-;;;;
    한 10년 되면 좀 알까... -_____-;

  • 4. 나쁜사람
    '07.6.28 11:46 AM (59.186.xxx.178)

    우리남편도 이남편 못지 않습니다
    저도 포기하고 잘 살다가도 한번씩 남편없이 혼자 사는 여자 마냥 우울할때 있답니다
    아파도 별 반응없고 기분 안좋아 말 없어도 반응 없습니다
    남편에게 이야기해도 달라지는건 없더군요...

  • 5. 그게요....
    '07.6.28 11:57 AM (218.18.xxx.126)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굉장히 무심한 사람이라 그래요...
    본인은 ..왜 그런걸로 ....여자가 화를 내는지...도저히 이해 못해요

    한 20년가까이 ..늘..그런걸로 ..맘상해하며..늘 얘기하고..그랬더니 이제는 좀 알아요...

    자꾸 얘기하세요..오늘같은날은 ...당신이 좀 이래줬음했는데...그렇질않아서 .내맘이 많이 상한다...
    이 상황은 ..당신이 나를 식구로 생각안하는것 같아서 기분이 그렇다..자꾸얘기하면..그래도 ..조금은 나아집니다...

    그리고 본인이 무심한분은 ..우리가 니가 그러면 나도 너한테 똑같이 해주리라...그래서 그렇게 해도 통하지도 안하니 ..그런걸로 에너지소모하시지말고 ..

    몰라서 그런건 용서해줍시다....

  • 6. 진짜나쁜넘
    '07.6.28 11:58 AM (210.180.xxx.126)

    우리 남편 얘깁니다.
    속에서는 천불이 나는데 이 인간 늘상 하는말; 내가 술을 마시냐, 담배를 피냐, 바람을 피냐, 도박을 하냐, 나같음 남편 있음 나와보라고 해라!
    결론은 , 내 발등 내가 찍었죠 뭐. ㅠ.ㅠ

    저 왠만하면 처녀들 한테 결혼 하지마라 합니다.

  • 7. ...
    '07.6.28 12:18 PM (125.177.xxx.18)

    여자랑 남자랑 생각하는게 달라요

    딱 말해주는거 만큼만 하지 혼자 생각해서 하는일 절대 없고요 단순하죠

    구체적으로 수요일은 절대 약속 잡지말고 같이 외식하는 날이다 정해주시고요 다른것도 꼭 집어줘야 합니다

    그냥 알아서 하겠거니 하면 나만 더 속 상하죠 내가 편하려면 이렇게 생각하고 어느정도는 포기도 하고 그래야 해요

  • 8. 열열이
    '07.6.28 12:19 PM (211.178.xxx.176)

    요즘의 내모습.
    우리는 몇달 째 이야기를 안합니다. 아주 간다한 대화 뿐. 시작이 뭐 였는지 알 수도 없지만 .그 또한 물어 보지도 않습니다.

    다른 사람 한테는 조언도 잘 하겠는데 내문제는 도저히 해결이 안납니다.
    그가 조금만 변해도 조금만 노력해도 생각은 .......

    참 희안한 부부입니다....
    이렇게 살기도 하내요. 그 말로만 듣던 쇼윈도 부부 .....제 모습입니다...

  • 9. 낯간지럽지만,
    '07.6.28 12:20 PM (210.90.xxx.2)

    자꾸 얘기하세요.
    그러다 보면, 조금씩 달라집니다.
    결혼 후, 15년 정도 지나면... ㅎㅎ
    내어다 버릴 수도 없고
    함께 평생 살려면
    귀찮고 치사해도 자꾸만 옆구리 찌르고
    절하라고 하세요.
    꼭요.
    어느 순간 달라져 있는 남편을 보시게 될 겁니다.
    아들들 잘 키웁시다!!!

  • 10.
    '07.6.28 12:20 PM (125.178.xxx.131)

    나쁜 성격이라기보다 무심한 스타일이라서 그래요.
    울 남편 보는거 같네요..^^;;
    원글님이 혼자 밥 먹는거 싫다는거 아셔도 깜빡깜빡하실거예요..
    말하면 아!!하고 속을 긁죠..ㅋㅋ
    처음에 그것때문에 자주 싸웠거든요. 난 속상하다고하고 남편은 왜 속상한지 모르고..
    왜 속상해하는지도 모르니 더 속상해서 싸우고..그럼 무조건 미안하다고하고..
    왜 미안하냐고 하면 뭔지 모르지만 화나게 해서 미안하다고하고.. ㅋㅋ
    그냥 저녁 같이 먹는 날이면 미리 말씀해주세요.
    전 생일도.. 힘든건도 다 말해요. 말안하면 모르고 그럼 내 속만 상하니 말하고 챙겨달라고하자~가 되더라구요.

  • 11. 바로 윗분
    '07.6.28 1:11 PM (211.53.xxx.253)

    얘기가 맞아요.. 그냥 남자들은 배고프면 혼자 먹는게 당연한걸로 생각해요..
    서로 기준이 다른거지요...
    그걸로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그저 수요일날은 별일 없으면 저녁 같이 먹는걸로 하자
    이렇게 하세요.. 원글님 화 풀린 다음에 남편분에게 차분하게 담담하게 얘기하세요.
    일주일에 수요일은 서로 일찍오는편이니 따로 얘기안하면 같이 밥먹는걸로 하자.
    비난하지 마시고요.. 그저 생각과 기준이 다른것뿐입니다.

  • 12. 원글님..
    '07.6.28 2:56 PM (136.159.xxx.175)

    절대 혼자 밥 못먹는 남자보다 훨씬 나아요.
    그런 남자도 아주 미치게 합니다.
    밥도 시간 맞춰 갈수도 없는데
    혼자 밥도 안먹고 삐져있다고 생각해보세요...

  • 13. ..
    '07.6.28 4:47 PM (203.233.xxx.196)

    내남편 얘기

    저도 따라서 무심하게 해주자 였는데.. 무심하게 해 주는건지 모르는겁니다. 그게 더 짜증이예요.ㅜㅜ
    에구 에구.. 제 얘기 같아서 ....
    암튼 그걸 못 고치고 결혼 8년쨰 그냥 저냥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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