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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으면 뇌세포가 정말 죽나봐요...

우울맘 조회수 : 1,284
작성일 : 2007-04-04 12:01:41
애 둘 연년생 낳고, 4년째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스스로도 너무 느낍니다. 집중력도 너무너무 떨어지고, 산만하고, 잘 까먹고, 칠칠맞게 흘리고 다니고...
한두번 실수는 웃음으로 넘기지만,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스트레스가 되서 어쩔땐 우울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전화기 냉장고에 넣어버리고, 젖병 삶다가 다섯번이나 태워 먹고, 그 중에 두번은 냄비채로 버려버렸죠.
마트가서 장 보려면 매번 한두가지 까먹고 안사오는 것 예사로운 일이고...
하루는 리스트를 적었는데 그만 그 리스트를 집에 두고갔죠.
다음번엔 리스트 적고, 잘 챙겨가지구 마트 앞까지 갔는데 그만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습니다.
가방안에 있던 종이 쪼가리 같은거 버리려다가 그 리스트를 봤는데 차마 뭔지 못알아봤다는... ㅠㅠ 휴..
그거 말고도 뭐 사건은 여러가지가 있지만요....
요새는 두자리수 덧셈뺄셈도 잘 안되요. 자꾸 계산기 찾게 되죠.... ㅠㅠ 저 정말 중증이죠.....
아직 제 나이는 서른도 안됐는데... 주위에서 친구들은 아직 젊으니까 직장을 구해 보던지, 학교라도 다니면은 금새 익숙해 질거라고 하는데, 왜이렇게 자신이 없는걸까요... 겁도 나고...
이제 애들도 만으로 3, 2살이거든요. 일단은 둘다 놀이방 보냈어요. 뭐라도 해 볼까 하구요.
근데 직장도 잘 안구해지고.. 솔직히 직장이 되도 걱정이에요. 실수하다가 짤리진 않을지...
이제와서 뭘 새로 해보려니 자신감 상실때문인지 덥석 뭘 하기가 좀 그러네요....
원래 애 낳고 2-3년은 이러는건지.. 아님 제가 좀 중증인건지...

에혀.... 어제 아직 결혼안한 후배 하나를 만나서 같이 점심먹었거든요.
그 친구는 학교생활 열심히 하고, 직장도 좋은곳으로 다 되서 어느 직장을 갈까 고민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오늘따라 더 우울한거 같기도 하고...
걔한테 제얘기 했는데 걔는 전혀 제 입장이나 이런걸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아직 결혼도 안해봤으니까 그런거겠지만.....

그냥... 우울한 마음에 몇자 적었어요.. ^^;
IP : 68.157.xxx.12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애 낳으면
    '07.4.4 12:05 PM (211.224.xxx.252)

    건망증 심해지긴 하더라구요.
    그렇지만, 조금만 더 신경쓰면 괜찮아요. 자꾸 건망증 있다고 소문내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세요.

  • 2. 누군가 그러던데..
    '07.4.4 12:11 PM (222.117.xxx.90)

    출산하고 건망증이 심해진다는게, 엄마의 모든 관심과 주의가 애한테 집중되니까 다른 분야에 자연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되니까 그런거라구요..거의 본능에 가까운 현상이라는..자꾸 자책하지 마시고, 매사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면 금방 회복하실거예요..

  • 3. 우울맘
    '07.4.4 12:22 PM (68.157.xxx.126)

    두분 감사합니다....
    어제 외워 두었던 영어 단어나 다시 들여다 봐야겠네요...

  • 4. 동의안함
    '07.4.4 12:39 PM (122.153.xxx.162)

    반대로.........할일이 많아져서 더 머리가 좋아지는것 같은데요???

    실제로 주위에서봐도 정작 본인은 학생때 공부못해놓고서 애들공부는 같이 하면서(어른이니 아무래도 이해력은 대폭 높겠죠) 닥달하는 엄마도 많이있구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별거 아닌걸로 우울해 하지 마시구요..........우울하다는게 제일로 사람머리를 나쁘게 만드는것 같아요.

  • 5. 제 생각엔
    '07.4.4 12:48 PM (211.212.xxx.217)

    싱글 적보다 신경쓸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요.
    친구랑 전화 하다가도 아이를 항상 감시해야 하고 어디 나갈 때도 바쁜데 애들 이것 저것 다 챙겨야 하고 그러니 문잠그는 것도 때로는 잊고 가지고 가겠다고 문앞에 챙겨 놓은 것도 두고 가고 하는 것 아닌가요? 연년생이라면 얼마나 더 정신없이 사시겠어요. 정신차리고 살 여유가 없잖아요.
    너무 고민하지 않으셔도 애들 지 앞가림 하면 조금씩 나아지실거예요.

  • 6. 절대 아니예요
    '07.4.4 1:20 PM (61.101.xxx.200)

    누군가 그러던데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저도 오죽 했으면 다른 사람들 만나는 게 무섭더라구요~
    늘상 맘은 애한테 가있나봐요..그래서 적절한 단어 생각 안나는 건 일쑤고 말실수도 많이 했답니다. 용기를 드리자면요, 저 큰 아이 낳고 석사학위 논문 쓰고, 박사과정 중이랍니다. 물론 논문쓰는데 1년 6개월이나 걸렸지만, 건망증도 심하고 머리가 멍해져 전공용어 하나도 생각안나고 공부 포기해야 되나 했답니다.
    다시 공부하는데 감 잡느라 무지 애먹었지만, 시작하고 1년쯤 지나니깐 감 잡히드라구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애한테 집중하고 또 집에 있다보면 애들하고만 있으니 당연히 대화상대도 제한되고 생각하는 것도 제한되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넘 우울해 하지 마시고, 좋아하시는 일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뭣보다 아이엄마가 되고 나니 뱃심이 생기더라구요. 일단시작하면 싱글이었을때보다 훨씬 다부지게 잘해내는 것 같아요. 내 아이들이 보고 있잖아요~^^

  • 7.
    '07.4.4 1:57 PM (147.46.xxx.93)

    아이를 갖고 있는 동안 호르몬의 영향으로 뉴런의 density가 낮아집니다.
    그것이 아이를 낳고 나서도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논문을 읽다가 말아서~~ ㅡ.ㅜ''
    언제 읽냐~ㅋ

    암튼 윗에 님 말씀처럼 임신 기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뉴런을 활성화 시켜주는 자극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시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죠.
    우울해하지 마세요. 저 아래 애 낳기 싫다는 사람한테는 애 낳으라고 다들 그러더니
    이런 것 때문에 애 낳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군요

  • 8. 시골아낙
    '07.4.4 2:38 PM (211.112.xxx.177)

    애기를 낳으면 생각할 것들이 많아져서 잊어버리는것도 그 만큼 많아지는거랍니다.
    아직 애도 없거나 싱글이면 솔직히 자신만 생각하거나 남편,일...가정..이것밖에 없쟎아요.
    그렇지만 애를 낳으면 애로 인해 생각해야 할 것도 많아지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아지고 .
    애 돌보면서 조심해야 하고..뭐 이렇게 생각할 것이 많으니 당연히 그런거예요..
    ^^그러니 넘 우울해 하지 마세요..
    너무 많은걸 생각하려니까 그런거니까요. :)
    엄마는 로보트가 아니고 사람이예요.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할 땐 당연히 힘든거구요..
    우울맘님.. :) 닉네임도 즐건맘님..이렇게 바꾸시구요.. 직장을 가지기보다는 뭔가 배우시는거 어떨까요?
    아니면 애 낳고 돌보느라 지친 몸과 얼굴을 가꾸는것도 좋지 않을까요?? ^^
    그럼 기분도 더 좋아질거 같은데 말이예요. :)

    넘 우울해 하지 마세요. 홧팅!!

  • 9. ...
    '07.4.5 12:00 AM (220.86.xxx.244)

    전 두뇌회로가 바뀐다고 생각했어요...도대체 육아에 관련된 거 말고는 입출력이 안되더라구요..ㅠㅠ..
    바뀌는 게 아니라 아예 회로가 끊긴 거라 봐야겠군요..
    ..그렇게 끊긴 회로속의 세포가 죽는 거겠죠..ㅠㅠ..

  • 10. 저두
    '07.4.5 2:21 AM (70.64.xxx.134)

    위에 음님이 쓴것같은 기사를 본적이 있어요.
    출산후에 메모하는 습관들이고 적절한 공부(육아에 대한것이는 뭐든)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기억력이 향상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애낳고 공부 시작했는데요... 좀 힘들긴 하지만 괜찮은거 같은데요.

    힘.내.세.요. 다 잘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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